Fantasy My Mom Is an Alien?! RAW novel - chapter 5
“받아요? 혹시 아는 사람이라는 그 사람이 준 거예요?”
“응, 맞아.”
“혹시 뺏은 건 아니죠?”
“어머나, 빼앗기는 오히려 내가 준 걸 대가로 되돌려 받은 거지. 오히려 아직 덜 받은 상태인걸. 절차가 복잡해서 조금은 미뤄두고 있어.”
“어쨌든 당장 가진 돈은 많다는 거네요?”
“제법 많을 거야. 그것 때문에 며칠간 귀찮았거든. 여긴 돈을 넘겨주는 것도 뭐가 그리 떼가는 게 많은지 모르겠다니까.”
투덜거리듯 말하는 엄마의 말에서 난 일단 돈이 많다는 것에 마음 편히 옷이나 고르자는 마음이 들었다. 솔직히 돈을 준 이에 대해 호기심은 들었다. 하다못해 지금 사는 집도 아는 이에게 받은 거라고 하지 않았던가. 뭔가 과거에 단단히 투자라도 해준 모양이었다.
어쨌든 그건 나중에 알아보면 되는 일이기에 옷부터 사기로 했다. 잠시 둘러보니 제법 괜찮은 남성복 매장이 보였다. 난 엄마에게 저곳으로 가보자는 듯 이끌었고 우린 그렇게 옷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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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
“어서 오십시오. 찾으시는 물건이 있으십니까?”
몇 명의 점원들 가운데, 깔끔한 옷차림인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 점원이 우릴 향해 다가와 정중히 인사를 건네며 뭔가 필요한지 물어보는 모습이었다. 이에 난 고개를 끄덕이는 한편 매장 안에 있는 옷들을 둘러보고는 말했다.
“제가 입을 옷 좀 사려고 하는데요. 외출하기 좋은 셔츠나 겨울용 코트 좀 보여주시죠.”
“어머나, 그러세요? 여기 보시면 최근에 출시한 제품들이 많답니다.”
한쪽을 가리키며 말하는 여성 점원의 말에 난 가리킨 곳으로 시선을 주니 확실히 다양한 셔츠들이 옷걸이에 줄지어 걸려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에 다가가 살피니 점원이 옆에서 감탄하듯 살짝 엄마 쪽으로 시선을 주고서는 말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물주를 제대로 본 모양이었다.
“남자친구분께서 굉장히 잘생기셨네요. 무슨 옷을 갖춰 입어도 잘 어울리실 거예요.”
“저 남자친구 아닙니다.”
“네?”
살짝 당황한 점원의 모습이었다. 내가 딱 잘라 남자친구가 아니라고 말하니 당황한 모양이었다. 이에 난 담담한 목소리로 엄마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오해하든 상관없었다. 엄마가 엄마라는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는 진실이었으니 말이다.
“제 엄마입니다.”
“아, 엄마요..?”
“네, 맞아요. 우리 아들이에요. 우리 아들 정말로 잘생겼죠? 호호호.”
옆에서 엄마가 밝은 목소리로 내 팔짱을 끼면서 말한다. 어찌 이런 모습을 보고서 모자 사이로 볼 수 있을까? 점원의 표정을 보니 대충 새엄마로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오해를 정정할 필요가 있지만, 굳이 변명하고 싶진 않았다. 한다고 해도 어차피 다른 곳에서도 똑같이 해명해야 할 터였다.
“붙지 좀 마요. 저 이거 골랐어요.”
“어머, 벌써 골랐니? 좀 더 천천히 살펴봐도 되는데?”
“이게 마음에 드네요.”
난 가볍게 입을 수 있는 셔츠를 살폈다. 옷걸이에 걸린 옷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대략 100만 원대를 가리키고 있었다. 무슨 놈의 셔츠 하나가 이리도 비싸냐고 할 수 있지만, 이곳이 명품매장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당연한 가격일 수밖에 없었다. 예전이라면 침을 삼킬 가격일 테지만 지금은 딱히 아무 생각이 없었다.
“한번 입어보시겠어요?”
“아뇨. 괜찮습니다. 그냥 이걸로 하죠.”
“예?”
“저에게 딱 맞겠네요.”
몸에 맞을 수밖에 없었다. 이미 아레스가 내가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치수를 측정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내 말에 제법 당황한 점원이지만 상관없었다. 그때 옆에서 엄마가 주변에 똑같은 옷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있는 것들이 지금 우리 아들이 잡은 옷들과 다 같은 디자인 거죠?”
“네. 맞습니다. 색깔만 다를 뿐입니다.”
“같은 치수로 모두 다 주세요.”
“아, 알겠습니다.”
표정부터가 밝아지는 점원의 모습이었다. 셔츠의 색깔은 대충 봐도 10가지였다. 그 말은 단번에 1,000만 원의 이익을 거둔다는 의미였다. 이에 난 왜 쓸데없이 많이 사는 거냐고 말했지만 엄마는 번갈아 입을 옷들도 있어야 할 거고 드레스룸도 채워야 하지 않겠냐고 말을 했다.
“그것도 그렇네요. 10개라고 해도 공간이 많이 남아 별로 채워지진 않겠어요.”
“아까 겨울용 코드도 말하던데, 이번엔 코드 좀 보자꾸나.”
“사모님, 저기로 가시면 올해 나온 겨울용 신상 코드들이 있습니다.”
점원이 다른 곳을 가리키며 말하자 엄마는 나를 이끌면서 코트가 줄지어 걸려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다양한 디자인으로 된 코드가 보였다. 옆에서 점원이 뭐라고 떠들지만, 솔직히 그 내용에 대해서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내가 입으면 편한 그런 코트를 찾을 뿐이었고 곧 마음에 드는 코트를 고를 수 있었다.
‘이건 380만 원이네?’
명품매장이라 코드도 확실히 비싸다고 할 수 있었다. 이 정도 돈이면 알바를 대체 얼마나 뛰어야 하는 걸까? 한순간에 돈이 돈이 아니게 되었다는 생각과 함께 난 걸려 있는 코드를 잠시 살펴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에게 말했다.
“이걸로 할게요.”
“그걸로 할래? 색깔은 이것만 있나요?”
“아닙니다. 아이보리색을 비롯한 다양한 색깔로 총 일곱 개가 있습니다.”
“그럼, 같은 사이즈로 다 골라주세요.”
“물론이죠. 예린씨! 어서 재고품을 가져오세요!”
주변에 있는 다른 점원에게 도움을 구하며 움직이는 점원의 모습이었다. 그나저나 한순간에 2,660만 원을 고르다니. 이러면 이곳에서만 총 3,660만 원 치를 고른 셈이었다. 어쨌든 나로서는 잘 샀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입고 있는 셔츠가 아마 만구천구백 원이었지?’
인터넷 쇼핑에서 최저가로 구매한 기억이 있었다. 배달료가 무료가 아니었으면 절대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쨌든 구매한 옷들을 포장하는 모습이었고 이런 모습을 보고 있을 순간 다가온 점원이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저, 모두 직접 들고 가실 건지요? 아니면 배달로 하실 건지요?”
“배달로 할게요. 살 게 많으니까. 손이 모자라겠네요.”
“주소를 적어주시면 직접 배달해 드리겠습니다.”
“여기 이곳 적성타워 80층에 있는 8001호로 배달해 주세요.”
“어머나, 여기 적성타워에 사시나 보네요?!”
이곳 적성타워에 산다는 것 자체에서 직원의 표정이 더욱 달라졌다. 이곳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사회적 직위나 돈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상 가장 작은 평수에 가장 작은 가격대만 해도 50억 원에 이르는 곳이 이곳이었다. 이곳에 산다는 것 자체가 보통 신분이 아니라는 증거였다.
“총 합쳐서 3,660만 원입니다.”
가격을 말하는 말에 엄마가 가지고 온 백에서 지갑을 꺼내 카드를 내밀었다. 상당히 고급스러운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이 보통 카드는 아닌 모양이었다. 이에 받아들며 계산을 마친 점원의 모습이었다. 이러한 모습에 난 할부는 안 하나? 싶었다.
사실상 이곳을 찾는 손님 중 할부를 하는 이들은 많이 없었다. 그런 질문 자체가 자존심을 상해한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그런 이유로 계산을 마치며 두 손으로 조심히 카드를 내미는 점원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허리를 숙이며 명함을 주며 인사를 건네왔다.
“저희 매장을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도 찾아주신다면, 그땐 따로 전화만 주신다면 얼마든지 물건들을 개인적인 공간에서 보여드릴 수 있게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따로 이곳 매장이 아닌 VIP 전용 공간에서 안내를 받게 해드리겠단 말에 난 그저 건성을 듣고는 곧장 엄마와 함께 매장을 나섰다. 뒤에서 여러 직원이 잔뜩 인사를 건네오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나오자마자 주변을 둘러보던 엄마가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서 바지도 사고 저기서 신발도 좀 사는 게 어떻겠니.”
“그렇게 해요.”
그렇게 우린 다른 매장으로 향했고 당연히 그곳에서도 극진한 대접을 받아가면서 바지 등을 구매했다. 신발 매장에 가서도 제대로 질러버리는 행보를 이어나갔다. 쓴 가격대만 2천만 원을 훌쩍 넘었다. 말 그대로 손을 물 쓰듯이 써버린 것이다.
‘5천만 원이 넘는 돈을 이렇게 단기간에 써버리다니 진짜 가능하긴 하구나?’
드라마 같은 곳에 부자들의 삶이 이렇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해보니 정말 되긴 되는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동시에 앞으로 이런 생활이 계속 이어지리라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기로 했다. 내가 나라는 존재를 각성한 이상 더는 과거와 같은 나는 존재하지 않게 된 셈이다.
그렇게 내 물건에 대해서 구매한 이후로 다음으로 간 곳은 엄마가 필요로 하는 여성 매장들이 즐비한 층이었다. 곧장 한곳부터 들어간 곳에서 엄마는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그대로 골랐다. 얼마나 많은 물건을 구매한 걸까? 어느 순간 백화점 측에서 전담 매니저까지 찾아와서는 극진히 안내하는 지경에 이르러 있었다.
아마 지금까지 쓴 돈만 해도 대충 4억 원 이상은 될 것 같았다. 내 물건 보다 오히려 엄마가 신나게 쇼핑한 것에서 난 순수 이젝트인인 엄마가 쇼핑을 참으로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원하면 얼마든지 제조할 수 있으시지만, 물건을 구매하는 것에 오는 즐거움을 느끼시는 모양입니다.〉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아레스의 설명에 나도 전적으로 동감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사실상 얼마든지 합성을 통해서 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에서 인간의 물건을 구매하는 건 낭비에 불과할 뿐이었다. 아무래도 엄마의 인간화는 제법 많이 진행 중인 모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백화점을 이용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아무쪼록 좋은 식사 자리가 되십시오.”
전담 매니저라는 사람이 우릴 향해 허리를 숙이는 모습에서 우린 알겠다는 듯 백화점 내부에 자리한 고급 레스토랑으로 들어섰다. 쇼핑을 끝냈고 우린 시장기가 들었기에 점심을 먹기 위해 이곳 레스토랑을 찾은 상황이었다. 이미 연락이 닿았는지 정중한 모습으로 우릴 맞이하는 식당 매니저의 모습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자리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될 수 있으면 조용한 자리로 부탁해요.”
“물론입니다. 이리로.”
안을 가리키며 하는 말에 우린 걸음을 옮겼고 내부로 들어가니 은은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며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 식사하는 모습이었다. 이곳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향했다.
외국인에 가까운 엄마의 외모도 그렇고 내 모습에도 사람들의 시선이 모여들기 충분한 모습이었다. 이 같은 시선 속에 우리가 안내를 받은 곳은, 창가에 있는 자리였다. 의자를 빼주는 직원들의 행동 속에서 자리에 앉은 우리였고 곧 메뉴판에 있는 것 중 하나의 음식을 골라서 주문하였다. 직원이 물러나는 모습에 우린 대화를 이어갔다.
“쇼핑하니까. 재밌네. 호호호.”
“얼마 만에 하는 거예요?”
“글쎄. 내 기준에서 보면 고작 몇 년 안 지났을 거야. 네가 태어난 이후에 가보지 않았거든. 너 아빠와 함께 가본 게 마지막이었네?”
“그때도 물건을 그렇게 많이 구매한 거예요?”
“아니, 그땐 너 아빠가 사준 거야.”
“아버지가요?”
생각지 못하게 아버지가 백화점이라는 곳에 와서 물건을 사주었다는 것에 조금은 놀란 마음이 들었다. 내가 왜 놀랐는지 아는 건지 엄마가 웃으시며 말했다.
“후훗, 사실 그때의 난 정상이 아니었거든. 그래서 돈조차 얻을 수 없어 네 아빠가 나를 데리고 옷을 사주신 거야. 그땐 난 너 아빠의 행동에 관찰하느라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몰랐었지.”
“그래도 백화점 같은 곳에서 사주었다니, 아버지로서는 큰 결심을 한 거겠네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나에 대해선 지극정성이었거든. 절대 시장 같은 곳에 옷을 입히진 않았어.”
“아버지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되니 정말 재밌네요.”
그렇게 말하던 난 엄마가 과거에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아버지를 만났다는 것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질문하려다가 말았다. 나에게 지금까지 말해주지 않는다는 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순간 방광 쪽에서 신호가 오는 걸 느꼈다.
“화장실 좀 갔다 올게요.”
“그래, 갔다 오렴. 그보다 그렇게 화장실을 간다니 너로서는 정말 힘들겠구나.”
“저에겐 익숙한 겁니다. 괜찮아요.”
사실상 혼혈인 나에게 단점이 없을 수는 없었다. 뛰어난 두뇌와 함께 완전한 우주선을 보유하긴 했지만, 인간의 가진 소화작용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즉 난 화장실을 늘 가야 한다는 것이다.
몸속에서 음식물을 모두 소화해 에너지원으로 만드는 엄마의 육신과 달리 이건 인간과 거의 똑같다고 보면 되었다.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난 난 곧장 화장실로 향했고 그곳에서 오줌을 눈 이후 손을 씻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근데, 화장실로 갔을 때와 달리 불청객이 하나 있었다. 어떤 젊은 사내놈 하나가 엄마에게 접근해 말을 걸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치근덕거리는 게 확실했다. 아직은 내가 다가오는 걸 보지 못하는 모양인지 계속해서 엄마에게 번호 같은 걸 물어보고 있었다.
“번호 좀 주시죠. 그쪽이 아주 마음에 들어서 그럽니다. 제가 누구냐면..”
“어머, 아들, 왔니.”
“아들?”
갑자기 아들이라고 말하는 엄마의 모습에서 당혹해하는 사내의 모습이었다. 이에 나를 향해 시선을 돌린 그였다. 내가 다가오는 모습에서 사내는 뭐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뭔가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은 표정이었다. 그 모습에 난 확인사살을 하듯 엄마와 장단을 맞춘다는 듯이 말했다.
“네, 엄마. 근데 이 사람 누굽니까?”
“자꾸 나보고 마음에 들었다면서 번호를 달라고 하네.”
“엄마 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