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04)
104화. 수확제가 열리다.(6)
104화. 수확제가 열리다.(6)
뺙!
꾸엥…
뺙친 흑토끼가 쿠데타를 도모한 꾸엥이를 갈구는 동안
“테오, 그 방어는 어디서 났어?”
세준이 방어를 손질해서 봇짐에 넣고 있는 테오에게 물었다.
“아. 이거 말이냥? 이건…”
테오가 불꽃이가 잡은 방어에 대해 설명하려 할 때
[주인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불꽃이가 서둘러 세준을 불렀다. 세준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서였다.
“아. 꾸엥이 때문에. 쉬고 있는데 얘네들 때문에 시끄럽지? 내가 빨리 데려갈게.”
[네. 감사합니다.]불꽃이가 대답하는 동안
스륵.
불꽃이의 뿌리 하나가 태오의 다리를 잡았다.
그리고
[제가 방어를 잡은 건 비밀로 해주세요.]자신의 크기를 숨기고 싶은 불꽃이가 테오에게 부탁했다.
“싫다냥! 나와 박 회장 사이에 비밀은 없다냥!”
[대신 매달 이렇게 큰 생선을 한 마리 잡아드릴게요. 큰 오라버니.]“푸후훗. 오라버니라고 한 것이냥?”
테오는 처음 들어보는 호칭에 기분이 좋아졌다.
[네. 큰오라버니.]“좋다냥! 비밀로 해주겠다냥! 박 회장! 이 방어는 내가 잡은 것이다냥!”
테오가 오라버니라는 호칭에 홀라당 넘어갔다.
[휴우.]불꽃이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테오, 너가? 넌 물에 들어가는 거 싫어하잖아?”
“냥? 그건···”
갑자기 어버버 거리는 테오.
“너 나한테 뭐 숨기냐?”
“비밀이다냥!”
세준의 추궁에 테오가 밖으로 달려 나갔다.
“왜 저래?”
세준이 이상하게 구는 테오를 보며 말했다.
그리고
“흑토끼, 이제 꾸엥이 용서해줘. 꾸엥이도 많이 반성했을 거야. 그렇지. 꾸엥아?”
흑토끼와 꾸엥이를 화해시켰다.
꾸엥!꾸엥!
세준의 말에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는 꾸엥이.
뺙.
흑토끼가 ‘이번만이야’라고 말하며 꾸엥이를 용서했다.
꾸엥!
흑토끼가 자신을 용서해주자 신이 난 꾸엥이가 흑토끼를 자신이 목에 태우고 목마를 해주며 주변을 돌아다녔다.
그때
찰싹.
“뭐야?”
그사이 세준의 무릎으로 돌아온 테오. 비밀을 말할 수 없어 도망쳤지만, 세준의 무릎을 오래 비울 수 없는 테오였다. 결국 도망가 봤자 세준이 무릎 안이었다.
“테오, 네가 감히 나한테 비밀을 만들어?!”
덥석.
세준이 테오의 양볼살을 잡아당기며 탈주 고양이를 응징했다.
“바 케장, 자모해따냥! 바거는 불꼬지가 자바줘따냥!”
결국 테오가 순순히 실토했지만, 발음이 전부 뭉개졌다.
“흐흐흐.”
주무를수록 찹쌀떡같이 말랑한 느낌을 주는 테오의 볼살을 만지는 재미에 세준은 테오의 대답은 이미 잊혀진지 오래였다.
덕분에 불꽃이의 비밀이 지켜졌다.
***
조난 269일 차 아침.
수확제가 열린 지 6일이 지났다.
“오늘도 대회가 열리려나?”
세준이 모닝커피를 마시며 말했다.
지금까지의 패턴으로 보면 수확제 2일 차에 당근 수확 대회, 4일 차에 당근 먹기 대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수확하기, 먹기를 했으니 다음에는 당근 요리나 당근 조각 같은 거려나?”
세준이 다음 대회의 종목을 생각하고 있을 때
뺙!뺙!
꾸엥!꾸엥!
다시 사이가 좋아진 흑토끼와 꾸엥이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세준을 찾아왔다.
퍽.
퍽!
갑자기 땅에 이마를 박고 세준에게 절을 하는 흑토끼와 꾸엥이.
그리고
뺙!
꾸엥!
양 손바닥을 모아 공손하지만, 당당하게 세준에게 내밀었다.
“밥 달라고?”
뺙!
고개를 젓는 흑토끼와
꾸엥!꾸에엥!
고개를 끄덕이다 흑토끼를 보고 서둘러 고개를 젓는 꾸엥이.
“그럼 뭔데?”
뺙?
[삼촌, 세뱃돈 몰라요?]흑토끼가 세준의 어깨에 올라와서 조용히 물었다. 세뱃돈을 모를 수도 있는 세준을 위한 배려였다.
“아. 그거였어? 당연히 알지. 자. 여기.”
세준이 흑토끼와 꾸엥이에게 세뱃돈을 줬다. 수확제의 6일째 되는 날에 세배를 하고 세뱃돈을 받는 게 토끼들의 전통이었다.
뺙!
꾸엥!
흑토끼와 꾸엥이가 세준에게 받은 세뱃돈을 들고 기뻐했다.
“나도 달라냥!”
테오가 서둘러 세준에게 절을 했다. 절만 하고 돈을 받을 수 있다니 아주 괜찮은 일 같았다.
“자. 테오는 큰형이니까 좀 더 줄게.”
세준이 흑토끼와 꾸엥이에게 준 금액의 두 배를 줬다.
“고맙다냥! 또 받아라냥!”
누르면 나오는 자판기처럼 절을 할 때마다 세뱃돈을 받는다고 생각한 테오.
하지만
“받은 것도 뺏길래?”
“아니다냥.”
세준의 말에 테오가 얌전히 세뱃돈을 봇짐에 넣고 츄르를 꺼냈다.
“까달라냥!”
“그래.”
부욱.
세준이 추르를 까서 테오에게 먹이고 있는 동안
삐익!
뺘아!
뾰옥!
토끼들이 세준의 앞에 줄을 서서 새배를 하고 세뱃돈을 받아 갔다.
“그래. 앞으로도 건강해.”
어느새 세준은 덕담까지 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슥.슥.
(가, 나, 다, 라…)
세준의 뒤에서 황금박쥐가 열심히 바닥에 한글을 쓰며 복습을 하고 있었다. 곧 지구로 다시 이동할 시간이었다.
(면, 커피, 콜라···)
이어서 세준이 보이면 무조건 가져오라고 강조한 글자들을 복습했다.
잠시 후 느낌이 왔다.
‘이번에는 세준 님이 좋아하는 걸 꼭 가져올게요!’
황금박쥐가 세준의 뒷모습을 눈에 담고는 사라졌다.
***
파닥.파닥.
(뭘 고르지?)
황금박쥐가 서둘러 주변을 둘러보며 읽을 수 있는 글씨를 찾았다.
그때
00면, 00커피.
익숙한 글자들이 보였다.
(아! 저거다!)
황금박쥐가 서둘러 물건들을 들고 사라졌다.
잠시 후
“아씨! 누구야?! 라면 누가 먹었어? 내가 화장실 가기 전만 해도 있었는데···”
탕비실에 라면을 먹기 위해 들어온 남자가 부식 진열대를 보며 투덜거렸다.
“몇 분 만에 라면을 먹고 사라질 리는 없는데…”
거기다 봉지 커피를 가져간 흔적도 있었다.
“아무리 소확행이라도 이건 아니지!”
나가기 귀찮아 안에서 식사를 해결하려던 사장님이 마지막 라면이 사라진 것에 분노했다.
***
“자. 여기. 세뱃돈. 행복하게 살아라.”
세준이 세배를 하는 토끼들에게 세뱃돈을 주고 있을 때
펄럭.펄럭.
검은 용 조각상이 다가왔다.
그리고
-크흠. 박세준이놈! 너는 나에게 왜 세배를 하지 않는 것이냐?
자신에게 세배를 하러 오지 않는 세준에게 카이저가 삐졌다.
“아! 토끼들에게 세배를 받고 찾아가려고 했습니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카이저를 찾아갈 생각은 하지도 않았지만, 죽기 싫으면 사실대로 얘기할 수는 없었다.
-기다린 건 아니고…크흠. 관대한 내가 특별히 봐주지. 어서 세배를 하거라.
“네. 카이저 님, 만수무강 하십시오.”
세준이 공손하게 절을 올렸다.
-뭐?! 박세준이놈! 나보고 뒤지라는 소리냐?!
“네?!”
-내가 지금 1만 살인데 만수무강이면 이제 뒤지라는 소리잖아!
드래곤의 긴 수명을 생각하지 못했다.
“아. 그게 아닙니다!”
세준은 서둘러 자신의 말을 해명했다.
“저희는 100세만 살아도 아주 오래 살았다고 합니다. 만수무강은 아주아주 오래 사시라는 의미입니다.”
-크하하하. 그랬군. 내가 인간의 연약함을 생각하지 못했다. 자 세뱃돈이다!
퉷.
검은 용 조각상이 뱉은 검은 광택의 물체가 세준의 손에 떨어졌다.
-특별히 내 것을 주었으니 영광으로 알아라.
“감사합니다!”
뭔지는 모르지만, 일단 감사를 표했다.
펄럭.펄럭.
카이저가 다시 분수대로 돌아가고 세준이 카이저가 준 물건을 확인했다.
[위대한 검은 용 카이저의 비늘]위대한 검은 용 카이저 프리타니가 자신의 비늘에 직접 마법을 걸었습니다.
원하는 부위에 장착하면 피부에 문신으로 자리 잡습니다.
목숨이 위험 받으면 용족 스킬 – 드래곤 스킨이 1회 한정 자동으로 발동해 소유자의 목숨을 구하고 파괴됩니다.
사용 제한 : 카이저 프리타니의 인정을 받은 박세준
제작자 : 카이저 프리타니
등급 : 측정 불가
“와.”
엄청난 물건이었다.
“여기다 이렇게 올리면 되나?”
세준이 카이저의 비늘을 왼팔에 올리자
슈욱.
비늘이 세준의 피부로 스며들며 왼쪽 어깨까지 차지하는 검은 용의 문신이 자리 잡았다.
“근데 이걸 쓸 일이 있으려나?”
자신에게는 이미 >권능 : 부서지지 않는 육체>가 있었다.
세준은 카이저의 비늘을 쓸 일이 절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비늘을 사용하는 시기는 금방 다가왔다.
세준은 곧 목숨의 위협을 받는 순간이 올 거라는 것도 모르고 남은 토끼들에게 세배를 받고 세뱃돈을 줬다.
“이제 다 받았지?”
세준이 세뱃돈을 받지 못한 토끼가 있나 주변을 둘러볼 때
펄럭.펄럭.
황금박쥐가 빠르게 날아왔다.
(세준 님! 제가 드디어 세준 님이 원하시는 걸 찾은 것 같습니다!)
황금박쥐가 두 발에 쥔 물건들을 꽉 쥐며 날아왔다.
“어?! 그건?!!!”
세준이 황금박쥐가 가져온 어메이징한 물건에 경악했다.
“푸라면? 믹심커피?”
이번에는 황금박쥐가 정말 제대로 된 물건을 가져왔다.
“일단 물을 550mL를 넣고.”
라면은 하나밖에 없기에 실패는 용납할 수 없었다. 세준이 라면의 설명서에 나온 대로 라면을 끓였다.
물의 정량을 맞추기 위해 세준은 조난 때 가져온 생수병으로 물의 용량까지 비슷하게 맞추고 물을 끓였다.
“흐흐흐. 잘했어. 잘했어.”
세준은 라면 물을 끓이는 동안 오늘의 1등 공신인 황금박쥐를 품에 안고 계속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뱃뱃.
황금박쥐가 세준의 품에서 기분 좋게 울었다. 하지만 그걸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존재가 있었다.
“마음에 안 든다냥!”
테오가 황금박쥐를 노려봤다. 세준에게 필요한 걸 가져다주는 건 자신의 역할인데 감히 막내 주제에 큰형님이 해야 할 일을 넘보고 있었다.
‘저걸 어떻게 혼내주지?’
테오가 자신의 앞발을 핥으며 황금박쥐를 어떻게 혼내줄지 고민할 때
“지금이다!”
세준이 팔팔 끓는 물에 라면과 수프, 후레이크를 함께 넣었다.
그리고
“1, 2…269, 270!”
설명서에 나온 대로 4분 30초를 끓인 후 냄비를 불에서 빼내 라면을 그릇에 옮겨 담았다.
“크으. 이 냄새지.”
냄새만 맡았는데 벌써 감동이 밀려 들어왔다.
“후우! 후우! ”
세준이 라면을 한 젓가락을 들어 올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면에 바람을 불어 넣었다.
‘이제 식었겠지? 에라 모르겠다.’
적당히 식은 것 같자 세준은 일단 입에 넣고 봤다.
후루룩.
“으음!”
거의 9개월 만에 맛보는 라면의 맛. 세준의 미간이 절로 좁혀졌다.
후릅.후릅.
세준이 이번에는 숟가락으로 라면 국물을 떠서 여러 번 마셨다.
“크으!”
다른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냥 감동이었다.
그렇게 라면을 먹고 있을 때
뺙!
꾸엥!
세준에게 다가오는 흑토끼와 꾸엥이. 한 입만!
“어…”
한 입만이라는 말에 심하게 흔들리는 세준의 눈동자.
“자.”
세준이 일단 흑토끼에게 면발 하나와 숟가락으로 국물 다섯 수저를 덜어줬다. 흑토끼는 그 정도면 충분했다.
그리고
“자. 후루룩.”
세준이 꾸엥이에게 덜어주는 척 하다가 갑자기 그룻에 얼굴을 박고 라면을 흡입하기 시작했다. 이건 뺏길 수 없었다.
하지만
꾸엥!
꾸엥이가 재빨리 다가가 세준의 그릇에 입을 박고 빨아들이기 시작하자 압력에 따라 라면들이 진공청소기에 빨리듯이 꾸엥이의 입으로 빨려 들어갔다.
쪽.
세준의 입과 연결되어 있던 마지막 면이 꾸엥이의 입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마지막으로 라면이 깨끗하게 사라졌다.
“내…라면이…”
세준이 좌절하고 있을 때
(저기…큰형님, 제가 큰형님을 위해 이걸 가져왔습니다.)
황금박쥐가 조심스럽게 테오에게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봉투를 건넸다. 추르였다.
그때
[잠시 후 수확제의 세 번째 대회인 당근주 먹기 대회가 시작됩니다.] [대회 참가를 원하는 참가자들은 레드리본의 거대 당근 제단 앞으로 모여주세요.]수확제의 마지막 대회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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