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21)
121화. 파인애플을 수확하다.
121화. 파인애플을 수확하다.
“익었나?”
세준이 찌고 있는 고구마와 감자를 젓가락으로 찔러봤다.
푹.
저항감 없이 부드럽게 들어가는 젓가락.
“다 됐다.”
세준이 화로에서 냄비를 치우고 고구마와 감자를 꺼내 식혔다.
그리고 고구마와 감자를 식히는 사이 테오가 먹을 생선구이와 꾸엥이가 먹을 퍼플 로커스트 고기구이를 확인하며 다 구워진 것들을 그릇에 담았다.
이오나의 볶음 땅콩은 이미 다 볶고 넓은 접시에 펼쳐놓고 수분을 날리는 중이었다.
그때
꾸엥!꾸엥!
꾸엥이가 동굴에서 거대한 생선을 들고 올라왔다. 테오 형아! 큰 생선 잡았다요!
세준이 파티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불꽃이가 차원의 바다에서부터 거대 생선을 몰아와 꾸엥이에게 잡게 했다.
“참치다냥!”
테오가 꾸엥이가 가져온 20m 크기의 거대 생선을 보며 흥분했다.
“박 회장! 파티는 언제 시작하냥?!”
참치 때문에 마음이 급해진 태오가 발을 동동거리며 세준을 재촉했다.
“테 사장, 기다려. 그리고 어차피 참치를 구울 시간도 필요하잖아.”
“알았다냥! 꾸엥이 빨리 참치를 구워라냥!”
꾸엥?
[어떻게 굽는 거다요?]꾸엥이가 화로보다 큰 참치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참치를 구워보려 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냥!”
생선구이 애호가 테오의 눈에는 너무도 어설펐다.
“이오나, 도와달라냥!”
“뀻뀻뀻. 뭘 도와드릴까요?”
볶음 땅콩을 보며 흐뭇해하고 있던 이오나가 밝은 목소리로 물었다.
“불을 만들어 달라냥!”
“뀻뀻뀻. 그거야 쉽죠. 불의 힘이여. 나의 명에 따라 모든 걸 불살라버려라! 소각의 블레이즈!”
테오의 부탁에 이오나가 흔쾌히 불을 만들어줬다. 아주 크고 뜨거운 불을.
“그 불이 아니다냥! 내 참치구이를 다 태워버릴 작정이냥?!”
이오나가 만든 불에 테오가 기겁하며 소리쳤다. 불에 가볍게 닿기만 해도 자신의 참치는 재로 화할 것 같았다.
“뀨-그럼 말을 했어야죠.”
테오의 언성이 높아지자 이오나의 기분이 나빠졌지만, 테오는 자신에게 꿀잠을 제공해주는 소중한 존재. 이오나가 인내심을 발휘하며 참았다.
상대가 테오라 참는 거지 아마 다른 존재가 이랬다면 바로 헬파이어를 날렸을 이오나였다.
“됐나요?”
이오나가 꾹 참고 테오의 요구에 맞춰 불의 온도를 낮췄다.
하지만
“아래쪽 약간 윗부분의 불 크기를 팍 줄이라냥!”
“뀨-이 정도요?”
“아니다냥! 중간 부분은 크기를 키우라냥!”
테오의 요구는 끝이 없었고 이오나의 인내심은 점점 바닥나기 시작했다.
“뀨-뀨-됐나요?”
분노의 뀨 2단계. 이오나의 분노 게이지가 점점 올랐갔다. 테오는 자신의 목숨이 사라질 위기가 다가오는 걸 모르는지 열심히 이오나에게 이것저것 주문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너무 줄였다냥!”
“뀨-뀨-뀨-너무 까다로워요.”
테오의 요구에 이오나의 인내심이 거의 한계에 달할 때쯤
“됐다냥!”
다행히 불의 모양과 온도가 테오가 원하는 상태에 도달했다.
“꾸엥이 참치를 불 속에 넣어라냥!”
꾸엥!
테오의 지시에 꾸엥이가 참치를 불에 넣자 참치와 불의 모양이 정확히 맞았다. 진작 참치 모양에 맞추자고 했으면 편했을걸.
“이제 두 시간만 기다리면 완성이다냥!”
테오가 참치구이가 완성되길 기다리는 동안
“뀨-뀨-“
이오나는 테오의 꼬리를 감고 마음의 평안을 찾았다.
“얘들아, 파티를 시작하자!”
테오가 이오나와 티격태격하며 참치를 굽는 사이 세준이 송편을 찌고 준비한 음식의 세팅을 끝냈다.
“냥냥냥! 박 회장 빨리 저기 올라가자냥!”
테오가 신이 나서 세준의 다리를 잡고 잘 구워진 참치구이의 몸통 위로 이끌었다.
“잠깐만.”
먼저 할 일이 있었다. 세준이 송편을 따로 담은 그릇 두 개를 용들에게 가져갔다.
“카이저 님, 켈리온 님 이것 좀 드셔보세요. 송편이라는 음식입니다.”
이렇게 세준이 직접 용들에게 음식을 가져가 대접하는 게 용들의 기분도 좋게 하고 다른 동물들도 편하게 먹을 수 있다.
-크흠. 먹어볼까?
-이름이 송편이라고?
카이저와 켈리온이 기대 가득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네. 안에 고구마소와 감자와 꿀을 섞은 소로…”
세준이 설명하는 사이
와르르.
고구마가 들었다는 말을 들은 카이저와 켈리온이 용 조각상의 입안으로 송편을 들이부었다.
그리고
-……
-……
조용해진 두 용 조각상. 아마 열심히 송편을 맛보느라 바쁜 것 같았다.
“그럼 맛있게 드세요.”
세준이 두 용 조각상에게 인사를 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오자
“박 회장, 여기다냥!”
팡!팡!
참지 못하고 먼저 참치구이 위에 올라간 테오가 참치의 몸통을 두드리며 세준을 불렀다.
“그래.”
세준이 자신이 먹을 음식을 그릇에 담아 참치구이 위로 올라갔다. 그사이 토끼들이 자리에 앉아 세준이 음식을 먹길 기다리고 있었다.
“먹자.”
세준의 말과 함께 동물들이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박 회장, 빨리 츄르를 까달라냥!”
세준의 무릎에 발라당 누운 테오가 세준을 바라보며 당당하게 말했다. 자신이 당당한 건 당연했다.
왜냐하면
‘이 파티의 주인공은 나다냥!’
분명 세준의 직업 퀘스트 완료를 축하하는 파티였지만, 어느 순간 테오의 머릿속에서 이 파티는 자신을 위해 여는 것이 됐다.
파티를 여는 이유? 잘 모르겠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냥! 세준의 무릎과 츄르 그리고 큰 생선이 있으면 될 뿐.
부욱.
세준이 츄르의 봉지를 뜯어 테오가 먹기 좋게 짜주자
촵촵촵.
열심히 먹기 시작하는 테오.
그리고
갉갉.
“뀻뀻뀻.”
이오나도 테오의 꼬리에 파묻혀 미리 챙겨둔 볶음 땅콩을 양손으로 야무지게 잡고 갉아먹기 시작했다.
오물오물.
세준도 자신이 만든 송편을 먹었다.
“고구마네.”
첫 번째로 집은 송평은 고구마소를 넣어 만든 송편이었다. 찰진 반죽과 부드러운 고구마가 씹으면 씹을수록 섞이며 쫀득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을 줬다.
거기다 처음에는 고구마의 단맛만 있었다면 중간부터 쌀의 단맛이 고구마의 단맛을 지원하며 고구마의 맛이 익숙해질 때쯤 색다른 맛의 변주를 줬다.
꿀꺽.
그렇게 송편 하나를 먹고 다음 송편을 들었다.
오물오물.
이번에는 감자와 꿀을 섞은 소로 만든 송편. 식감은 비슷했지만, 단맛의 밀도가 달랐다.
고구마가 든 송편이 천천히 젖어 드는 보슬비라면 감자와 꿀을 섞은 송편은 강하게 쏟아지는 소나기였다. 소나기에 모든 것이 휩쓸리며 섞였다.
쌀의 단맛이 꿀의 단맛에 휩쓸려 구분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맛이 없다는 게 아니었다. 꿀의 묵직함이 중력처럼 다른 단맛을 흡수하며 입체적인 맛을 만들었다.
“역시 꿀맛.”
세준이 맛있게 송편을 10개 정도 집어 먹었을 때
“근데 꾸엥이가 어디 갔지?”
세준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꾸엥이를 찾았다. 음식을 먹는 곳 어디에도 탑 99층의 먹대장 꾸엥이가 보이지 않았다.
“꾸엥아!”
세준이 꾸엥이를 부르자
꾸엥…
아래에서 희미하게 꾸엥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작은 진동과 함께.
“응? 꾸엥아!”
세준이 다시 꾸엥이를 부르자
쩌저적.
참치의 입을 열며 꾸엥이가 나왔다. 참치구이를 안에서부터 열심히 먹고 있던 꾸엥이였다. 꾸엥이의 이마에는 황금박쥐가 앉아 빛을 내고 있었다.
“너?!”
세준이 서둘러 테오를 살펴봤다.
촵촵촵.
테오는 아직 츄르를 먹느라 꾸엥이가 자신의 참치에 손을 댔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다행이다.’
“꾸엥이, 이제 송편 먹어.”
꾸엥!
세준의 말에 꾸엥이가 기운차게 대답하며 송편을 쌓아둔 테이블로 가서 송편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쫍쫍.
황금박쥐는 세준이 송편에 데코로 올려둔 방울토마토를 잡고 즙을 빨고 있는 게 보였다.
“아…”
세준은 자신이 파티에서 황금박쥐를 위해 준비한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황금박쥐가 좋아할 만한 게 없나?’
세준이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아!”
불현듯 생각나는 과일. 탑 75층에서 가져온 파이애플이 있었다. 방울토마토의 을 먹는 걸 보니 파인애플의 새콤달콤한 과즙도 좋아할 거란 확신이 들었다.
“잠깐만.”
“냥?”
“뀻?”
세준이 테오와 이오나를 다리에 매달고 서둘러 파인애플을 심은 밭으로 갔다.
“오! 꽤 크게 자랐네.”
그동안 세준이 큰 신경을 써주지 못했는데도 파인애플 꼭지는 뿌리를 내리고 잘 자라나 주먹만 한 파인애플을 하나씩 키워내고 있었다.
파인애플의 기특함에 세준이 파인애플을 하나씩 쓰다듬어 줬다.
[농사꾼의 손길 Lv. 2이 발동합니다.] [손길이 닿는 동안 파인애플의 성장이 조금 빨라집니다.]그러면서 어떤 파인애플을 딸지 살펴봤다. 그렇게 파인애플을 하나씩 쓰다듬고 있을 때
척.
세준이 손을 대자
[농사꾼의 손길 Lv. 3이 발동합니다.] [손길이 닿는 동안 비명을 지르는 파인애플의 성장이 조금 빨라집니다.]이름이 다른 파인애플이 있었다.
“비명을 지르는 파인애플?”
새로운 신품종의 등장. 하지만 그냥 수확하기에는 이름이 너무 불길했다.
“얘들아, 나 좀 서포트해 줘.”
“박 회장은 나만 믿으라냥!”
“뀻뀻뀻. 맡겨주세요!”
세준이 도움을 요청하자 테오와 이오나가 큰소리를 치며 세준을 보호할 준비를 했다.
그리고
“이제 자른다.”
세준이 테오와 이오나에게 신호를 줬다.
그리고
서걱.
파인애플 꼭지를 머리채 잡듯이 잡고 열매와 연결된 줄기를 단검으로 잘랐다.
[덜 익은 비명을 지르는 파인애플을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6의 숙련도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경험치 30을 획득했습니다.]“…휴우.”
다행히 아직 덜 익어서인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덜 익어도 맛은 괜찮겠지?’
세준이 황금박쥐가 덜 익은 파인애플을 맛있게 먹어줄지 생각할 때
쩌억.
비명을 지르는 파인애플의 중간이 입을 벌리듯이 갈라졌다.
“어?!”
“위험하다냥!”
파인애플에서 느껴지는 심상치 않은 마력에 테오가 서둘러 앞발로 세준의 뒤통수를 안으며 귀를 막았고
“실드!”
이오나가 서둘러 세준의 몸에 실드 마법을 사용했다.
곧
끼이이이이익!!!
파인애플에서 마력을 담은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렸다.
후우웅.
비명만 질렀을 뿐인데 바람이 일어나며 가벼운 먼지 폭풍이 일어났다. 다행이었다. 둘의 보호가 없었다면 귀가 멀거나 충겨파에 내부가 진탕될 수도 있었다.
“박 회장은 나 없으면 클날뻔 했다냥!”
“뀻뀻뀻.”
테오는 평소와 같이 우쭐거렸고 이오나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때
[탑에 신품종을 탄생시키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탑이 신품종에 대해 당신에게 독점 재배권을 인정합니다.] [당신의 허락 없이는 비명을 지르는 파인애플을 재배할 수 없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6의 숙련도가 크게 상승합니다.]신품종을 얻었다는 업적 메시지가 나타났다.
“근데 아까 비명은 뭐였지?”
세준이 반쯤 갈라진 파인애플을 확인했다.
[비명을 지르는 파인애플]탑 안에서 자란 파인애플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해 맛있습니다.
수확 시 파인애플이 모아둔 마력이 폭발하며 파인애플의 옆구리가 갈라지며 비명같은 소리와 함께 마력이 담긴 충격파를 방출합니다.
아직 덜 익은 상태에서 수확해 충격파의 강도가 크게 감소했습니다.
재배자 : 탑농부 박세준
유통기한 : 30일
등급 : C-
“이게 충격파 강도가 크게 감소한 거라고?!”
제대로 익은 걸 수확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몰랐다.
“이제 농작물까지…”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게 점점 늘어났다.
세준이 중얼거리며 파인애플을 들고 황금박주에게 가는 동안
척.
“박 회장, 힘내라냥.”
테오가 세준의 정수리에 자신의 턱을 괴고 앞발로 세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했다.
그리고
뱃뱃.
(세준 님, 감사합니다! 신맛이 강해서 맛있어요!)
다행히 덜 익은 파인애플의 과즙은 황금박쥐의 취향이라 황금박쥐가 크게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