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22)
122화. 이거 쓰라고 만든 거야?
122화. 이거 쓰라고 만든 거야?
가겔의 회의실.
“아프리카에 출몰하는 메뚜기 떼는 어떻게 됐지? 이제 수를 좀 줄여야 할 것 같은데?”
가겔이 식량 수급을 어느 정도는 일부러 줄이고 있다는 걸 알기에 식량 가격이 계속 올라가자 미국과 유럽의 정치계로부터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내일부터 새로 개발한 인체에 무해한 살충제를 드론을 이용해 아프리카 대륙에 대량으로 살포할 예정입니다.”
윌리엄 회장의 물음에 아프리카의 식량을 책임지는 이사가 대답했다.
“좋아. 대가는?”
압박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어떻게든 실리를 얻어내는 게 가겔의 사업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가겔은 아프리카의 정부들과 비밀리에 협상을 통해 대가를 받아냈다.
“각 정부로부터 농지와 광산을 받기로 했습니다.”
아프리카 정부들은 식량 문제로 당장 폭동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였기에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가겔의 요구 조건을 전부 들어줬다.
‘뭐…나쁘지는 않군. 살충제는 확실히 안전하겠지?”
“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인간은 아무리 먹어도 지장이 없지만, 메뚜기는 조금만 섭취해도 몸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살충제입니다.”
“알았어. 다음 부회장 보고해.”
“네!”
윌리엄의 부름에 마이클이 보고를 시작했다.
“현재 탑 2층의 스켈레톤 무덤을 전부 제거해 전부 경험치 농장으로 만들었고 탑 3층으로 경험치 농장을 확대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매출은?”
“현재 매출은 하루에 1만 탑코인. 대략 1000만 달러로…”
마이클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도 모르고 자신 있는 목소리로 보고를 이어갔다.
***
검은 탑의 관리자 구역.
오물오물.
에일린이 세준이 준 송편을 볼이 빵빵해질 정도로 가득 넣고 씹고 있었다.
세준이 엄청 큰 크기의 송편을 만들어 에일린에게 준 건 아니고 에일린이 폴리모프 마법을 사용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제 마력 농도가 높은 관리자 구역에서는 부담 없이 폴리모프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에일린이었다.
꿀꺽.
“크히히히. 맛있다! 냠.냠.”
에일린이 연속으로 송편 2개를 넣었다. 처음에는 인간 따위의 모습으로 변하는 건 수치라고 생각했지만, 세준을 만나기 위해 인간으로 변해보니 인간의 모습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좋았다.
원래 용의 모습이었다면 송편을 2000개 정도는 씹어야 입 안이 차는 느낌이 들었을 텐데 인간의 모습일 때는 송편 2개로도 입을 가득 채울 수 있었다.
“크히히히. 나도 보답을 해야지.”
요리로 보답하고 싶었지만, 세준은 항상 요리는 자신이 해주겠다고 했다.
‘크히히히. 세준이는 날 너무 생각해 준다니까. 요리는 아껴둬야지.’
에일린은 나중에 세준에게 큰 감동을 주기 위해 요리는 아껴두기로 했다. 절대 요리에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그리고
“나도 내 비늘에 마법을 걸어서 선물로 줘야지.”
세준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아이템을 선물하기로 했다. 카이저가 비늘에 마법을 걸어 세준에게 준 것이 너무 부러웠던 에일린. 이제 마력에 여유가 있으니 자신도 만들 수 있었다.
“폴리모프 해제.”
쿵.
다시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 에일린.
“어디 있지?”
에일린이 자신의 짐이 있는 곳을 뒤적거리며 유아기 때 빠진 비늘들을 모아둔 상자를 찾았다. 용들도 자신들의 비늘과 이빨이 훌륭한 재료라는 걸 알기에 평소에 모아두는 편이었다.
“아! 여깄다.”
에일린이 비늘들 중 하나를 집었다.
그리고
“아얏!”
손가락을 물어 작은 상처를 냈다. 에일린에게는 아직 카이저처럼 마력만 사용해 마법을 각인할 실력은 없었다.
똑.똑.
에일린이 떨어지는 붉은색 핏방울을 발톱에 묻히고
“피가 굳기 전에 끝내야 해!”
사각.사각.
빠르게 자신의 발톱으로 마법진을 각인하기 시작했다.
***
“이건 다시 심어야지.”
세준이 황금박쥐가 과즙을 빨아 먹고 남긴 비명을 지르는 파인애플에서 씨앗을 채종해 밭에 심었다.
[비명을 지르는 파이애플의 씨앗을 심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씨뿌리기 Lv. 6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숙련도 상승 Lv. 1의 효과로 씨뿌리기 Lv. 6의 숙련도가 5% 추가 상승합니다.]신품종인 만큼 일단 길러 볼 생각이었다. 수확만 자신이 안 하면 큰 문제는 없다.
그렇게 씨앗을 심고
“이제 설거지하자.”
세준이 동물들과 먹은 그릇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때
[탑의 관리자가 그대가 준 송편은 잘 먹었다고 말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자신도 그대를 위해 준비한 게 있다고 말합니다.]“응?! 준비한 거? 설마…음식은 아니지?”
제발 음식이 아니길 빌었다. 예전에 에일린이 준 건강 수프 때문에 일어났던 연못 독살 사건을 세준은 잊지 않았다. 아니 잊을 수 없었다. 그때의 일은 세준에게 큰 충격이었으니까.
[탑의 관리자가 음식이 아니고 아이템이라고 말합니다.]“아이템? 휴우.”
세준은 음식이 아닌 것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탑의 관리가자 실망시켜서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다음에는 음식을 준비하겠다고 말합니다.]에일린은 세준이 실망했다고 생각했다.
“아냐! 아냐! 나 절대 실망 안 했어! 앞으로도 에일린은 요리하지 마! 요리는 평생 내가 할게!”
세준이 극구 부인하며 앞으로 에일린이 요리에 ‘요’자도 못 꺼내게 강하게 쐐기를 박았다.
그러자
[……]“에일린?”
무슨 이유에서인지 에일린은 또 대답이 없었다.
대신
“응?”
세준의 손에 알 수 없는 문자가 잔뜩 적힌 검은 하트 모양의 목걸이가 놓여 있었다.
“이건?!”
단단한 재질의 검은 하트는 엄지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크기로 작고 꽤 귀여웠다.
하지만
‘이상한 건 아니겠지?’
검은 하트에 적힌 알 수 없는 붉은색 문자 때문에 불길한 느낌이 났다.
그래도 믿을만한 존재가 줬기에 세준이 목걸이를 자세히 살펴봤다.
[어린 용의 비늘 목걸이]위대한 검은 용 에일린 프리타니가 자신의 어릴 적 빠진 용의 비늘에 용혈을 이용해 마법진을 각인했습니다.
처음 만들어 많이 어설픕니다.
비늘을 파괴하면 최상급 힐링 마법이 발동합니다.
사용 제한 : 에일린 프리타니의 인정을 받은 박세준, 힘 100 이상
제작자 : 에일린 프리타니
등급 : B+
카이저가 준 비늘과 다르게 착용해야 하고, 자동 발동도 되지 않고, 마법 등급도 낮았지만, 다 괜찮았다.
에일린이 처음 만든 물건. 거기다 피까지 사용했다고 하니 받은 것만으로 고맙고 기뻤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이거 쓰라고 만든 거야?”
세준의 현재 힘 스탯은 17.8, 에일린의 비늘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힘이 100 이상 필요했다. 에일린은 목숨이 위험할 때 쓰라고 준 것 같지만, 세준에게는 소장용 액세서리일 뿐이었다.
“마음만 받을게.”
세준이 에일린이 준 목걸이를 목에 걸었을 때
“박 회장, 이제 자러 가자냥!”
테오가 이오나와 취사장에서 나오며 말했다.
“설거지는?”
“뀻뀻뀻. 저희가 다 끝냈어요!”
이오나의 주도하에 동물들이 설거지를 끝냈다.
“그래? 수고했어. 이제 자자.”
“좋다냥!”
“뀻뀻뀻. 네!”
세준이 테오와 이오나를 데리고 자러 갔다.
***
“읏차.”
세준이 일어나
“냥…”
테오를 자신의 무릎에 착용하고
슥.
벽에 획 하나를 긋고 조난 279일 차 아침을 시작했다.
께엑!
께엑!
새벽에 일어나 벌써 등의 버섯을 수확하고 밭으로 가던 부지런한 버섯 개미들이 세준에게 인사했다. 이제 수확하기 숫자에 목을 맬 이유가 없었기에 세준은 버섯 개미들이 자유롭게 수확하게 했다.
“그래. 안녕. 아침 먹으러 가?”
깨엑!
세준의 물음에 버섯 개미들이 다듬이를 위아래로 움직이며 대답했다
버섯 개미들은 어제 점심부터 방울토마토 밭에서 가지치기를 하며 식사를 동시에 해결하고 있었다.
세준으로서는 가지치기도 하면서 버섯 개미의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으니 1석2조였다.
그리고 버섯 개미들은 가지치기 이외에도 다른 농사일도 도왔다. 원래 하는 일이 농사와 비슷했기에 토끼들이 몇 가지만 더 가르치자 버섯 개미들은 금세 유능한 농사꾼이 됐다.
세준이 버섯 개미들과 인사를 하는 동안
고로롱.
뀨로롱.
여전히 테오와 이오나의 코를 골며 잘 잤다.
“일단 아침을 먹고 오늘은 가래떡 만들어 봐야지. 쌀반죽이 어디 있지?”
세준이 켈리온에게 받은 재화를 삼키는 쌀반죽을 찾았다. 쌀반죽은 토끼들이 챙겨 취사장 한쪽에 고이 모셔둔 상태였다.
세준이 쌀반죽 앞에 갔다.
“응?!”
쌀반죽의 모양이 조금 달라져 있었다. 조금 커진 느낌이랄까?
“뭐지?”
세준이 쌀반죽의 상태를 살폈다.
“어?!”
추가된 내용이 있었다.
[유물 : 재화를 삼키는 쌀반죽]…
..
.
거대한 재화를 삼키며 능력이 상승했습니다.
재화를 삼키는 쌀반죽이 재화를 삼켰을 때 쌀반죽과 쌀가루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1탑코인에 쌀반죽 1kg, 쌀가루 0.5kg)
사용 제한 : Lv. 50 이상, 마력 50 이상
제작자 : 뿍뿍
등급 : AA+
“거대한 재화?”
10탑코인밖에 안 썼는데? 세준은 카이저가 1000만 탑코인을 소모했었다는 걸 꿈에도 몰랐다.
그렇지 않아도 떡과 막걸리의 반죽이 달라 쌀반죽을 말려서 다시 가루로 만들어야 하는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써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됐다.
카이저로서는 1000만 탑코인을 날렸지만, 덕분에 더 맛있는 막걸리를 만들 수 있게 됐으니 세준과 카이저 둘 모두에게 윈-윈이었다.
“자 아침 먹자.”
어제 만들어둔 음식을 다 먹은 관계로 오늘 아침은 오랜만에 군고구마 말랭이와 방울토마토 주스로 해결했다.
그리고 쌀가루에 약간의 물과 섞어 살짝 뭉칠 정도의 상태로 만들고 찌자 가래떡을 만들기 위한 반죽이 완성됐다. 하지만 아직은 찰기가 부족했다.
당연했다. 찰기를 더해줄 마지막 과정이 남아 있었다.
“꾸엥아 매우 쳐라!”
꾸에엥!
세준의 말에 꾸엥이가 자신의 나뭇가지를 머리 위로 들어 쌀반죽을 전력으로 치려고 했다.
‘아차!’
세준은 자신이 흥분한 나머지 너무 강한 단어를 사용했다는 걸 깨달았다.
“멈…”
그래서 세준이 서둘러 꾸엥이를 말리려 할 때
뺙!
멀리서 흑토끼의 외침이 들려왔다.
꾸엥?!
흑토끼의 외침에 꾸엥이가 서둘러 소리가 난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흑토끼 형아?!
뺙!
빠르게 이동한 흑토끼가 어느새 꾸엥이의 옆에 나타났다. 화려한 금색 옷을 입고. 형아 왔다!
꾸엥!
꾸엥이가 흑토끼를 격하게 반겼다. 형아!
“흑토끼, 왔냥?”
“뀻. 오랜만이네요.”
(흑토끼 형님! 안녕하세요!)
거의 10일만의 상봉. 동물들이 오랜만에 만난 흑토끼와 인사를 나누고 있을 때
“흑토끼, 반갑기는 한데…탑 55층은 어떻게 하고? 무슨 일 있는 건 아니지?”
세준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뺙!
[당근 씨앗을 얻으러 왔어요.]세준의 물음에 흑토끼가 세준의 어깨에 올라와 대답했다. 흑토끼는 탑 55층에 당근을 심으러 씨앗 심부름을 온 것이었다.
“알았어. 대신 온 김에 이것 좀 쳐줘.”
세준이 쌀반죽을 가리키며 말했다. 항상 흑토끼의 해머로 떡메질을 한 떡은 얼마나 쫄깃할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던 세준이었다.
뺙!
뾱!뾱!뾱!
세준의 말에 흑토끼가 쌀반죽을 때리기 시작했다. 스트레스를 풀듯이 감정을 담아서.
‘흑토끼, 너…힘들었구나?’
하긴 왕국 재건이 쉬울 리 없었다. 세준이 흑토끼가 탑 55층으로 돌아가기 전에 꼭 몸보신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