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27)
127화. 바나나 나무를 치유하다.
127화. 바나나 나무를 치유하다.
“크르릉! 서둘러 세준 님을 찾아라!”
뺙!
“네!”
탑 55층에서 레드리본 왕국의 재건을 돕던 블랙 울프족과 실버 울프족도 고양이 인턴들의 연락을 받고 흑토끼와 함께 탑 77층에 도착했다.
“헤겔 님! 냄새가 두 개로 갈라져 있습니다.”
“킁킁. 그렇군.”
엘카의 말에 헤겔이 바닥의 냄새를 맡으며 말했다.
한쪽은 꾸엥이와 테오의 냄새가 다른 쪽은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의 냄새가 났다.
“그럼 우리도 갈라진다. 블랙 울프족은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의 냄새를 추적하겠다.”
“네! 그럼 저희는 꾸엥이와 테오의 냄새를 쫓겠습니다!”
그렇게 늑대들이 두 무리로 갈라졌다.
그리고
“흑토끼왕이여. 우리랑 가겠다고?”“
뺙!
흑토끼는 테오의 냄새가 나는 쪽을 선택했다.
테오의 세준 추적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거의 탑의 10대 불가사의에 맞먹을 정도. 흑토끼는 테오가 세준을 못 찾는다면 그건 세준이 죽었을 때뿐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저승까지 가서 찾아낼지도······
“그럼 출발한다!”
뺙!
엘카의 외침에 흑토끼와 다른 은빛 늑대들이 테오와 꾸엥이의 냄새를 따라 이동했다.
탑 99층 블랙 미노타우루스 500마리의 남하.
덕분에 80층 대, 70층 대 보스 몬스터들이 긴장하며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상층 존재들의 남하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일부 몬스터들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미리 남하했다. 이 현상이 어떤 나비효과를 만들어낼지는 아무도 몰랐다.
***
검은 탑에 혼란이 일어나고 있을 때 세준과 테오, 황금박쥐는 원숭이들의 시중을 받으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으윽! 잘 잤다!”
세준이 지난 밤 원숭이족 족장이 내준 침대에서 일어나며 기분 좋게 기지개를 켰다. 족장의 침대 위에 아공간 창고에 넣어뒀던 새송이버섯 매트리스를 깔고 잤더니 너무 쾌적했다.
그렇게 잘자고 일어나자
우끼!
원숭이들이 세준의 기침을 알아차리고는 서둘러 음식을 내왔다.
“이건?!”
세준이 원숭이들이 아침으로 가지고 온 음식들을 보고 놀랐다. 노란 과육을 가진 망고와 수분을 잔뜩 머금은 붉은색 수박이 아침으로 나왔다.
‘맛있겠다!’
탑에 들어와 처음 보는 망고와 수박에 세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와! 맛있는 냄새가 나요!)
과일을 보고 기뻐하는 건 황금박쥐도 마찬가지. 특히 황금박쥐는 빨아 먹기 좋은 수박에 흥미를 보였다.
“자 먹어.”
세준이 수박을 황금박쥐가 쥐기 편한 크기로 잘라주자
뱃뱃!
(감사합니다!)
쫍!쫍!
황금박쥐가 날개로 수박을 쥐고 열심히 빨아먹기 시작했다.
“나도 하나 먹어볼까.”
세준의 첫 픽은 망고였다.
“잘 먹겠습니다.”
세준이 망고 한 조각을 집어 입에 넣으려 할 때
“박 회장, 뭐 잊은 거 없냥?”
테오의 섭섭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
세준이 서둘러 테오를 바라보자 뚱한 표정을 하고 있은 테오. 자신은 안 챙겨준다고 삐진 것이다.
“테 사장, 미안.”
과일에 정신이 팔렸던 세준이 서둘러 츄르를 꺼냈다.
“자 여기.”
세준이 츄르를 뜯어 테오의 입에 가져가자
“냥! 이번만 봐주겠다냥!”
촵촵촵.
그제야 태오의 뚱한 표정이 풀리며 맛있게 츄르를 핥아먹기 시작했고 세준도 다시 망고를 집어 입에 넣었다.
“음······.”
입에 넣자마자 망고 특유의 향과 달콤함이 입안을 가득 채웠고 잘 익은 망고의 몽글몽글한 과육이 부드럽게 뭉개졌다.
그리고
꿀꺽.
몇 번 씹지도 않았는데 그냥 목구멍을 타고 스르륵 넘어가 버리는 망고.
“맛있다!”
망고를 먹은 세준이 이번에는 수박을 집었다.
와사삭.
수박을 한 입 크게 베어 물자 수박의 풍미와 단맛을 가득 품은 수분이 수박 과육에서 빠져나와 입 옆으로 흘렀다.
“이게 뭐냥?! 끈쩍하다냥.”
덕분에 세준의 무릎에서 맛있게 츄르를 먹던 태오가 수박물 세례를 받고 짜증을 내며 다시 그루밍을 해야 했다.
아삭.아삭.
“와. 진짜 달다.”
씹을 때마다 아삭거리는 식감과 단맛. 수박이 시원하지 않은 건 아쉬웠지만, 그래도 정말 맛있었다.
먹으면서 나온 망고 씨앗과 수박 씨앗은 전부 챙겼다. 나중에 탑 99층 농장에 돌아가 심어볼 생각이었다.
우끼.
원숭이들이 아침을 먹는 동안 거대한 나무 이파리로 부채질을 해줬다.
“흐흐흐. 좋다.”
“푸후훗. 좋다냥!”
(세준 님!, 테오 형님! 행복합니다!)
뭔가 관광 온 느낌이었다.
그렇게 아침으로 과일을 먹고 세준이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바나나 나무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줘.”
일단 병이 난 바나나 나무를 살펴볼 생각이었다.
‘내가 고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우끼!
세준이 생각하는 사이 원숭이들이 세준을 바나나 나무가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흐음. 이게 병에 걸렸다는 거지?”
세준이 바나나 나무를 살펴보며 말했다.
바나나 나무는 겉으로 보기에는 수분이 없어 말라 죽어 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바닥에 있는 싱그러운 풀들을 보면 물이 부족해 이렇게 된 게 아니라는 건 충분히 알 수 있다.
“일단 안을 볼까?”
세준이 바나나 나무의 말라버린 겉껍질을 뜯어내려 할 때
[농사꾼의 손길 Lv. 3이 발동합니다.] [손길이 닿는 동안 바나나 나무의 성장이 조금 빨라집니다.] [바나나 나무가 병에 걸려 성장할 기운이 없습니다.]바나나 나무에 세준의 손이 닿자 스킬이 발동했다.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퀘스트 : 바나나 나무가 병을 이길 수 있게 기운을 북돋아 줘라.]보상 : 농사꾼의 손길이 농사꾼의 따뜻한 손길로 업그레이드.
실패 시 : 병에 걸린 바나나 나무의 죽음.
“어?! 업그레이드?”
스킬의 업그레이드. 각 길드에서 극비로 하는 정보기에 세준은 들어본 적 없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바나나 나무의 기운을 북돋아 주려면 뭘 해야 하지? 비료를 줘야 되나?”
우끼?
[비료가 필요하십니까?]함께 있던 원숭이가 세준의 말을 듣고 서둘러 마을에서 비료를 가져왔다. 원숭이들도 나름 농사를 짓고 있어 비료를 만들고 있었다.
그렇게 원숭이들이 가져온 비료를 바나나 나무 주변에 뿌리고 물도 주며 기다렸지만, 효과가 없었다.
“냥! 내가 기운을 차리게 할 방법을 안다냥!”
옆에서 지루해하던 테오가 외쳤다.
“뭔데?”
“박 회장은 내가 하는 거나 보라냥!”
테오가 자신 있게 앞으로 가더니
꾹.꾹.
“정신차려라냥!”
바나나 나무에 심폐소생술을 하듯이 꾹꾹이를 시작했다.
하지만
[바나나 나무가 충격으로 기력이 더 쇠약해집니다.]바나나 나무는 테오의 꾹꾹이를 버티지 못할 정도로 약했다.
“얌마!”
세준이 서둘러 테오의 목덜미를 들어 자신의 무릎에 붙였다.
“왜 기운이 안나냥? 내 앞발은 약발이다냥.”
꾹.꾹.
테오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분해하며 세준의 무릎에 꾹꾹이를 했다.
그렇게 세준이 테오의 안마를 받고 있을 때
(세준 님, 노래를 들려주면 어떨까요?)
황금박쥐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다.
“노래?”
(네. 노래를 들으면 기운이 나잖아요.)
“음.”
황금박쥐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세준도 들어 본 적이 있었다. 식물에게 노래를 들려주면 성장도 빨라지고 과일의 수확량과 맛도 좋아진다고.
“일단 해보자.”
다른 방법도 없었기에 일단 생각나는 건 다해보기로 했다.
“크흠. 아.아.아~!”
세준이 나뭇가지 하나를 들고 목을 풀며 노래 부를 준비를 했다.
[바나나 나무가 시끄러운 소리에 기력이 쇠약해집니다.]“어?!”
나 아직 목만 풀었는데······
바나나 나무가 생각보다 예민했다.
“푸후훗. 나의 노래를 들려줘야 겠다냥! 나는 위대한 검은 용의 부하······.”
테오가 세준의 무릎에 매달린 채로 고개만 돌려 바나나 나무에게 자신의 즉흥 자작곡을 불러줬다.
[바나나 나무가 거만한 노래에 기분이 나빠지며 기력이 쇠약해집니다.]“테 사장, 그만해. 너도 안된대.”
“그냥 베어버리자냥!”
빳칭!
감히 자신의 자작곡을 듣고 더 쇠약해지다니! 분노한 테오가 발톱을 뽑았다.
그때
(어디, 어디, 어디에서 나타났나 황금박쥐~)
황금박쥐가 노래를 시작했다. 지구에서 돌아다니다가 들은 마치 자신의 주제가 같은 노래를.
‘준비했네.’
세준이 황금박쥐를 보며 생각했다. 그리고 곧 바나나 나무가 보일 반응에 황금박쥐가 상처받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어?”
“박 회장, 왜 황금박쥐는 계속 노래 부르게 해주냥?!”
바나나 나무가 쇠약해졌다는 메시지가 나오지 않았다.
잠시 후
[바나나 나무가 평온을 주는 소리에 기력이 조금 회복됩니다.]‘이게?!’
세준이 황당한 표정으로 메시지를 읽었다.
1시간 후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퀘스트 보상으로 농사꾼의 손길 Lv. 3이 농사꾼의 따뜻한 손길 Lv. 3으로 업그레이드됩니다.]세준과 테오가 깎아 먹은 기력을 황금박쥐가 노래로 회복시켜 퀘스트가 완료됐다.
세준이 바로 업그레이드된 스킬을 확인했다.
[농사꾼의 따뜻한 손길 Lv. 3]-농작물을 사랑하는 농사꾼의 손길에 따스함이 베입니다.
-농사꾼의 따뜻한 손길이 닿은 식물들의 성장이 조금 빨라집니다.
-농사꾼의 따뜻한 손길이 닿은 병든 식물들의 병이 조금씩 치유됩니다.
“좋아.”
이 스킬만 있으면 바나나 나무들을 살려내는 건 시간문제였다. 세준이 서둘러 바나나 나무에 손을 올려 병을 치유하기 시작했다.
우끼!
우끼끼!
세준의 손에 닿은 바나나 나무가 조금씩 자신의 본래 색을 찾아가는 것을 보면서 원숭이들이 감격하며 다시 절을 했다. 신의 기적이었다.
그렇게 하루 동안 100그루의 바나나 나무를 치유한 세준은 저녁이 되자 다시 원숭이들의 마을로 돌아왔다.
우끼!
마을 안은 이미 세준이 바나나 나무를 치유했다는 소식을 듣고 축제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원숭이들이 구할 수 있는 건 망고와 수박뿐이라 축제라고 음식이 더 나오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대신 세준이 아침에 지시해 덜 익은 망고를 얇게 썰어 말린 건망고와 원숭이들이 망고와 수박을 함께 발효해서 만든 과일주가 메뉴에 추가됐다.
그래도 축제를 즐기기에는 너무 음식이 적었다.
“이래서는 축제 기분이 안 나지.”
세준이 자신의 아공간 창고에서 음식들을 꺼내 요리를 시작했다.
우끼!
세준이 요리를 시작하자 원숭이들이 세준의 요리를 구경했다.
원숭이들 입장에서는 신의 요리를 구경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수백 년간 자손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이야기. 때문에 원숭이들은 집중해서 세준이 요리하는 걸 집중해서 지켜봤다.
그렇게 세준이 원숭이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4가지 요리를 완성했다.
꿀감자, 군고구마, 토마토수프, 오징어볶음.
“자 먹자!”
세준의 말에 원숭이들이 자신의 앞에 놓인 세준의 요리부터 먹었다.
우끼!
세준의 요리를 먹은 원숭이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꿀감자와 군고구마를 먹은 원숭이들은 단맛에 기뻐했고 토마토수프를 먹은 원숭이들은 시큼하면서 중독되는 맛에 매료됐다.
그리고
우끼!끼!
오징어복음의 매운맛을 본 원숭이들은 얼굴이 빨개지며 땀을 줄줄 흘렸다.
우끼!
매운맛을 본 원숭이들은 서둘러 다른 음식으로 매운맛을 달래고는 서둘러 다른 원숭이에게 오징어볶음을 권하며 매운맛에 고통스러워하는 친구를 보며 배꼽을 잡고 웃었다.
그렇게 축제를 즐기고 있을 때
구오!
구오오!
갑자기 마을 밖에서 들리는 몬스터의 포효. 즐거운 시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우끼!
우끼끼!
원숭이들이 갑자기 분주히 움직이며 세준의 뒤로 숨었다.
“어?! 너희들 왜 그래?”
우끼!우끼!
[고릴라족들입니다! 신이시여 저희를 지켜주세요!]“고릴라족?”
그때
쿵.쿵.
거대한 발소리와 함께 축제에 불청객이 난입했다. 3m의 고릴라 20마리를 대동한 7m의 거대한 고릴라였다. 머리에는 어울리지 않게 커다란 리본 하나와 치마를 입고 있었다.
직접 남편감을 찾기 위해 다른 몬스터들의 마을을 둘러보고 있던 고릴라 족장의 딸이 맛있는 냄새를 맡고 나타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