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29)
129화. 인싸였군.
129화. 인싸였군.
가겔이 개발한 살충제 효과는 뛰어났다. 드론으로 살충제를 대규모로 살포한 지 단 이틀 만에 메뚜기가 거의 박멸됐다는 보고가 아프리카 전역에서 들어왔다.
대성공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의 성과. 메뚜기들이 빠르게 박멸되자 각국의 수장들이 가겔의 아프리카 사업부 이사인 왓슨에게 직접 감사 전화를 할 정도였다.
하지만 살충제를 뿌리고 5일이 지나자 다른 보고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시 메뚜기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
왓슨은 살포한 살충제의 양이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보고가 들어온 지역에 처음 뿌렸을 때만큼의 살충제를 다시 뿌렸지만, 이번에는 효과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역효과가 난 것처럼 메뚜기의 수가 더 늘어났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메뚜기가 사람과 동물까지 보이는 모든 것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먹어 치운다는 보고와 함께.
덕분에 왓슨은 살충제가 새로운 돌연변이를 만든 게 아니냐며 아프리카 정부들로부터 엄청난 항의를 받고 있었다.
“어떻게 처리하지?”
믿을 수 없지만, 그 짧은 시간에 메뚜기들이 살충제에 내성을 가진 게 분명했다.
골치 아픈 문제에 왓슨이 머리를 부여잡고 있을 때
쿵.
사무실의 창문에서 소리가 났다.
“새가 부딪혔나?”
왓슨이 있는 곳은 높이 50m 건물의 최상층. 사무실의 3면이 통창으로 돼 있기에 가끔 지나가는 새가 창문을 보지 못하고 부딪힐 때가 있었다.
그렇게 왓슨이 다시 일에 집중하려 할 때
쿵.쿵.
쿵.쿵.
창문에서 다시 소리가 났다.
“뭐야?!”
점점 더 시끄러워지는 소리에 왓슨이 이상함을 느끼며 창문으로 고개를 돌리자
“어?!”
왓슨의 눈에 하늘을 가득 매운 새들이 보였다. 그리고 새들의 뒤를 쫓고 있는 메뚜기 떼들도.
“어?…저게 다 뭐야?!”
왓슨이 놀라 당황한 사이.
쿵.쿵.쿵.
자신의 머리가 깨지든 말든 창문으로 돌진하는 새들.
‘설마?!’
왓슨은 메뚜기들이 사람과 동물까지 먹어 치운다는 보고가 떠올랐다.
그사이
쩌저적.
새들의 돌진에 버티지 못하고 유리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도망쳐야 해!’
왓슨이 서둘러 엘리베이터로 달려갈 때
챙그랑.
푸드득.푸드득.
새들의 돌진을 버티지 못한 유리가 깨지며 새들과 메뚜기들이 창문 안으로 쏟아져 들어와 왓슨을 덮쳤다.
“으악! 살려줘!”
나이지리아의 라고스가 메뚜기들의 침공에 큰 피해를 입었다.
***
“읏차.”
눈을 뜬 세준이 힘찬 아침을 시작하려 할 때
척.
“윽!”
꾸엥이가 앞발로 세준이 일어나지 못하게 가슴을 눌렀다.
꾸엥…
[아빠 어디 가지말라요…]아빠랑 더 자고 싶은 꾸엥이가 잠꼬대를 하면서 세준의 가슴을 누른 것이다.
“음…좀 더 누워있을까?”
꾸엥이가 같이 누워있고 싶어하기에 세준은 좀 더 누워있기로 했다. 절대 꾸엥이의 앞발을 들지 못해서가 아니다.
그렇게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았기에 세준은 어제 얻은 권능과 진화한 재능을 살펴봤다.
>권능 : 강한 마력>
육체의 잠재력과 상관없이 마력을 50 상승시킵니다.
그냥 마력 50을 올려주는 권능. 별거 없었다.
“이런 거에 1억 탑코인을 쓴 거야?”
어차피 쓸 데가 없는 돈이었지만, 세준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세준이 잠재력에 대해 알았다면 그런 말은 하지 못할 것이다.
잠재력의 최고치까자 성장한 헌터가 적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개인마다 올리고 싶어도 올리지 못하는 스탯의 한계치라는 게 있었다. 아마 다른 존재들이 알았다면 엄청나게 부러워할 권능이었다.
하지만 아직 세준으로서는 알 수 없는 수준. 권능을 확인한 세준은 이어서 진화한 재능을 확인했다.
[재능 : 강화된 마력 회로]-전신에 마력이 순환할 수 있는 강력한 회로를 구축해 마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능입니다.
-보유 마력 스탯 +6%
-마력 회복 속도 +150%
-마력 증가 아이템 섭취 시 효과 +55%
특별하게 옵션이 더 붙은 건 없었고 숫자만 조금씩 증가했다.
‘1%, 50%, 5% 늘어났네.’
세준이 늘어난 숫자를 계산하고 있을 때
꾸엥!
[배고프다요!]허기를 느낀 꾸엥이가 눈을 뜨자마자 자신의 배고픔을 알렸다.
“우리 꾸엥이 배고파?”
세준이 꾸엥이의 겨드랑이와 배를 간질이며 묻자
꾸헤헤헤.
자지러지게 웃는 꾸엥이. 역시 아빠랑 노는 게 제일 재밌다요!
세준과 꾸엥이가 노는 사이
우끼!
원숭이들이 아침을 내왔다.
‘뭐지?’
세준이 뭔가 분위기가 이상함을 느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자신을 극진히 모시던 원숭이들.
하지만
꾸엥!
[이거 더 먹고 싶다요!]우끼!
오늘은 원숭이들 대부분이 꾸엥이에게 붙어 있었다.
‘역시 힘이 곧 권력인가?’
세준이 찬밥 취급이 된 것에 섭섭해할 때
“너무 실망하지 말라냥! 박 화장에게는 충묘인 이 몸이 있지 않느냥!”
테오가 세준의 무릎에 누워 자신이 있음을 어필했다.
“그래.”
세준이 자신을 위로하는 테오의 배를 쓰다듬었다.
“박 회장, 나 배고프다냥!”
“그래.”
세준이 츄르를 까서 테오에게 줬다.
촵촵촵.
‘근데 이게 맞나?’
자신의 무릎에 누워 츄르를 받으먹는 테오를 보며 세준은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지만, 뭐가 잘못됐는지는 깨닫지 못했다. 이미 테오를 무릎에 올리는 게 너무 익숙해진 세준이었다.
***
탑 99층의 동굴
[주인님…]세준이 실종됐지만, 자신에게는 세준을 구할 방법이 없자 불꽃이는 슬펐다. 동시에 무력감도 느꼈다.
하지만
[이렇게 슬퍼하고 있을 수만은 없어요!]불꽃이가 이파리를 불끈 쥐며 외쳤다. 자신이 이렇게 슬퍼한다고 세준을 구하기 위한 방법이 생기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걸 할 거예요!]나무인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했다. 그건 뿌리를 내리는 것.
우지끈.
불꽃이가 영양분이 더 많은 차원의 바다로 뿌리를 내려 본격적으로 성장을 가속화했다.
***
아침을 먹은 세준은 동물들을 데리고 바나나 나무들을 치유하러 이동했다.
바나나 농장으로 가는 길.
꾸엥!꾸엥!
[꿀이다요! 신난다요!]간식 주머니에 다시 꿀까지 든든하게 채운 꾸엥이는 세준과 함께 있자 신이 났다.
“이제 시작해볼까.”
그렇게 신나하는 꾸엥이와 바나나 농장에 도착한 세준이 바나나 나무에 손을 올리자
[농사꾼의 따뜻한 손길 Lv. 3이 발동합니다.] [손길이 닿는 동안 바나나 나무의 병이 조금씩 치유됩니다.]바나나 나무의 병이 치유되기 시작했고 1분 정도가 지나자
[바나나 나무의 병이 치유됐습니다.] [농사꾼의 따뜻한 손길 Lv. 3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손길이 닿는 동안 바나나 나무가 조금 성장합니다.]병이 치유되며 스킬 숙련도가 상승하고 바나나 나무가 성장을 할 수 있게 됐다.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한 번에 두 그루 나무에 손을 하나씩 대봤지만, 그때는 먼저 닿은 나무에만 스킬이 발동했다.
“한 번에 두 그루씩 치유하면 빠를 텐데…”
세준이 아쉬워하며 바나나 나무를 치유하는 동안
뱃뱃.
황금박쥐는 노래를 부르며 세준이 아직 치유하지 못한 바나나 나무의 기운을 북돋아 주었다.
그리고 할 게 없는 테오와 꾸엥이. 하지만 그들 나름대로 바빴다.
세준이 바나나 나무를 치유하고 다른 나무로 이동하자
“이동한다냥!”
세준의 다리에 매달려 있던 테오가 외쳤다.
그러자
꾸엥!
세준의 뒤를 졸졸 따라 이동하는 꾸엥이.
세준이 멈추고 다시 바나나 나무 치유를 시작하자
척.
꾸엥이가 세준의 발에 자신의 궁둥이를 찰싹 붙이고 앉았다.
그렇게 오전에 200그루의 바나나 나무를 치유한 세준이 서로 다른 방법으로 열량을 소모한 동물들과 점심을 먹고 있을 때
“세준 님!”
뺙!
실버 울프족과 흑토끼가 세준을 찾아왔다. 꾸엥이가 길을 깔끔(?)하게 뚫어놨기에 거의 여행하듯이 편하게 도착했다.
“뭐 하러 너희들까지 왔어?”
괜히 왔다는 듯이 말했지만, 세준의 속마음은 반대로 정말 기뻤다. 자기 하나 사라졌다고 이렇게 많은 존재들이 움직이다니. 지구에서도 이런 인맥은 만들지 못했었다.
‘흐흐흐. 내가 검은 탑의 인싸였군.’
세준은 괜히 기분이 좋아져 입꼬리가 올라갔다.
“블랙 울프족들도 왔습니다.”
“블랙 울프족도?”
“네! 아마 지금쯤 블랙 미노타우루스들과 합류했을 겁니다.”
“일단 다른 애들도 이쪽으로 데려와.”
세준은 며칠간 바나나 나무의 치유를 위해 이곳에 머무르지만, 곧 탑 99층으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생각대로라면 탑 77층 웨이포인트를 등록하고 바로 탑 99층 웨이포인트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으니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을 돌려보내도 된다.
하지만 중간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몰랐다. 그래서 만약을 위해 블랙 미노타우루스와 블랙 울프족을 데려오는 것이다. 안전제일이었다.
“네!”
세준의 지시에 늑대 몇 마리가 서둘러 블랙 미노타우루스와 블랙 울프족을 데리러 출발했다.
“이제 오후 작업 시작하자!”
(뱃뱃! 네!)
오후도 오전과 같았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흑토끼가 합류해 세준의 다른 쪽 다리에 매달려 함께 놀기 시작했다는 것.
그렇게 오후가 지나 저녁이 가까워졌을 때
[농사꾼의 따뜻한 손길 Lv. 3의 숙련도가 채워져 레벨이 상승합니다.]농사꾼의 따뜻한 손길 스킬 레벨이 4로 올랐다.
그리고
-양손으로 각각 다른 나무에 손을 올려도 스킬이 따로 발동합니다.
레벨 4가 되며 새로 생겨난 효과는 세준이 원했던 것이었다.
“좋아!”
덕분에 작업 속도가 훨씬 빨라져 저녁을 먹으러 원숭이 마을로 돌아가기 전 세준은 마지막 피치를 올리며 300그루의 바나나 나무를 치유할 수 있었다.
“이제 돌아가자.”
세준이 동물들과 원숭이 마을로 돌아가려 할 때쯤
음머!
멀리서 미노타우루스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음머!
“세준 님을 뵙습니다.”
블랙 미노타우루스들과 블랙 미노타우루스의 어깨에 메여 함께 온 블랙 울프족들이 보였다. 체력이 약한 늑대들을 블랙 미노타우루스가 메고 전력으로 달려온 것 같았다.
“음…오늘은 여기서 야영하자.”
생각해 보니 블랙 미노타우루스 500마리, 블랙 울프족 300마리, 실버 울프족 300마리까지 데려가기에는 원숭이들의 마을이 너무 작았다.
“테오랑 흑토끼, 꾸엥이는 미노들이 먹을 풀을 꺼내줘.”
철컹.
세준이 아공간 창고를 열며 말하자
“알겠다냥!”
뺙!
꾸엥!
테오와 흑토끼, 꾸엥이가 창고로 들어가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이 먹을 풀을 꺼냈다.
그리고
“황금박쥐는 원숭이들한테 저녁 먹으러 오라고 해.”
황금박쥐에게는 원숭이들을 불러오게 했다.
(네!)
파닥.파닥.
황금박쥐가 대답을 하고는 빠르게 원숭이 마을로 날아갔다.
“일단 불을 붙이고.”
딱.
화르르륵.
동물들에게 지시를 끝낸 세준이 손가락을 튕겨 장작에 불을 붙이며 요리 준비를 했다. 일단 포만감을 줄 수 있는 수프부터 만들었다.
한가할 때 수프 재료를 손질해 냉동 보관하고 있었기에 그냥 냄비에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됐다.
그렇게 수프를 불에 올리고 세준이 군고구마와 감자전을 준비했다.
그리고 요리가 완성될 때쯤
우끼!
원숭이들이 도착했다. 고맙게도 원숭이들은 망고와 수박을 바리바리 싸 들고 왔다.
“먹자.”
세준의 말에 열심히 저녁을 먹는 동물들.
그때
우웅.
땅이 흔들리며 가벼운 지진이 일어났다.
그리고
음머?!
“냥?!”
뺙?!
꾸엥?!
우끼?!
엄청난 마력 파동을 느끼며 모두의 시선이 진동의 근원을 향했다. 세준은 마력 파동은 못 느끼고 동물들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저게 뭐지?”
동물들의 이목이 집중된 방향. 땅에서 솟아오른 푸른 빛이 하늘까지 닿아 있었다.
그 시간.
쿠구궁.
쿠구궁.
마나석 광산의 동쪽 대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