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33)
133화. 바나나를 수확하다.
133화. 바나나를 수확하다.
세준이 바나나 나무를 치유하는 동안 점심시간이 되자 보물찾기를 끝낸 동물들이 돌아왔다. 결과는 예상대로 황금박쥐의 냄새를 추적한 늑대족의 압승이었다.
엘카가 은괴 5개로 1등, 흑토끼가 2개로 2등이고 나머지는 늑대들이 85개, 원숭이들이 7개,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이 각각 1개를 찾아 3등을 했다.
음머!
[한 번 더 하게 해주십시오!]500마리가 달랑 1개의 은괴를 찾았지만, 블랙 미노타우루스는 보물찾기 자체가 재미있었는지 진 걸 분해하지도 않고 다시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럼 점심 먹고 한 번 더하자.”
어차피 늑대들과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은 세준이 탑 99층을 향해 출발하기 전까지는 할 게 없었다.
‘잘됐다.’
세준은 바나나 나무를 치유할 때까지 동물들을 기다리게 하는 것이 미안했는데 이렇게라도 즐기며 시간을 보낸 방법이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1등은 상으로 특별히 원하는 요리를 만들어 줄게.”
“세준 님, 정말이십니까?”
세준의 말에 엘카가 흥분했다.
“응. 엘카, 뭐 먹고 싶어?”
“그럼 저는 세프의 수프를 먹고 싶습니다.”
“에? 그거면 돼?”
세프의 수프는 거의 매일 만드는 음식이기에 세준이 다시 물었다.
“그거면 돼?”
“네. 그거면 됩니다.”
엘카에게 세프의 수프는 처음으로 부족원들을 배불리 먹였던 의미 있는 음식. 그때의 좋은 기억 때문인지 엘카는 세프의 수프를 먹을 때마다 행복했다.
“그래. 알았어.”
어차피 점심메뉴에 세프의 수프가 있었기에 세준이 특별히 할 건 없었다. 대신 자신의 수고를 덜어준 엘카를 위해 특별 재료를 추가했다.
그때
뺙?
흑토끼가 2등은 상이 없냐고 물었다.
“2등도 당연히 상이 있지. 자. 여기.”
세준이 아공간 창고에서 당근 100개가 든 상자 하나를 통째로 꺼내 흑토끼에게 줬다.
뺙!
흑토끼가 세상을 다 가진 표정으로 당근 상자를 안고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리고
음머······
우끼······
이미 세프의 수프로 시선이 고정된 늑대들을 제외한 블랙 미노타우루스들과 원숭이들이 군침을 삼키며 세준을 바라봤다. 저희는 뭘 주실 건가요?
“자. 3등 상.”
세준이 은괴를 1개 찾은 원숭이들에게 태양의 호박고구마를 5개씩 줬다.
우끼!
황금색 고구마를 받은 원숭이들이 감격했다. 신님이 주신 고구마에서 빛이 난다! 맛은 호박고구마와 큰 차이는 없지만, 비주얼적인 임팩트가 있었다.
그리고
“우천삼은 나중에 탑 99층에 가서 파 이파리 10더미 줄게.”
음머!
블랙 미노타우루스들 중 유일하게 은괴를 찾은 우천삼이 세준의 말에 기뻐했다.
그렇게 제1회 세준배 보물찾기 대회의 조촐한 시상식이 끝났다.
“자 이제 밥 먹자.”
이미 다른 음식들은 다 차려져 있었기에 수프만 푸면 됐다.
“이건 1등 한 엘카 거야.”
세준이 특별히 엘카를 위해 추가한 재료와 고기를 듬뿍 담은 세프의 수프를 건넸다. 참고로 3등 한 늑대들은 고기만 가득한 세프의 수프였다.
“오! 이건 뼈다귀가 아닙니까?!”
레드리본의 보물창고에 있는 멧돼지 뼈를 세프의 수프와 함께 끓여 엘카의 수프에만 넣어줬다. 아무래도 개와 비슷한 습성을 가진 늑대라면 뼈다귀를 좋아할 거라 생각했다.
“감사합니다!”
엘카가 감격하며 서둘러 수프를 먹기 시작했다.
핥짝.핥짝.
수프 몇 번 먹고
아그작.아그작.
뼈다귀 몇 번 씹고
끼잉.
다른 늑대들이 그런 엘카를 부럽게 바라봤다.
“우리도 먹자. 황금박쥐는 미리 좀 움직여줘.”
보물찾기를 위해서는 진행요원인 황금박쥐가 먼저 보물을 숨겨줘야 했다.
(네! 맡겨주세요!)
파닥.파닥.
황금박쥐가 99개의 은괴를 숨기러 날아갔고 그동안 세준과 동물들은 점심을 다 먹고 낮잠 타임을 가졌다.
커어어.
고로롱.
뺘로롱.
뀨로롱.
테오와 흑토끼는 세준의 무릎에, 꾸엥이의 다리에 궁둥이를 대고 낮잠을 잤다.
그때
파닥.파닥.
은괴를 다 숨기고 돌아온 황금박쥐가 세준이 아이스 큐브 위에 먹기 좋게 썰어놓은 시원한 수박을 들고
쫍쫍.
밀짚모자를 쓴 세준의 머리 위에서 맛있게 수박을 빨아 먹었다.
그리고
배로롱.
식사를 끝낸 황금박쥐도 세준의 머리 위에 자리를 잡고 낮잠을 자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두가 꿀 같은 낮잠을 자고
“자 보물찾기 시작!”
제2회 세준배 보물찾기 대회가 시작됐다.
크르릉!
음머!
이번에는 늑대들과 블랙 미노타우루스들만 참가했다. 흑토끼는 잠이 모자라다며 세준의 등에 매달려 잤고 원숭이들은 더 놀고 싶어 했지만, 망고와 수박 농사를 지어야 했다.
[농사꾼의 따뜻한 손길 Lv. 4이 발동합니다.] [손길이 닿는 동안 바나나 나무의 병이 조금씩 치유됩니다.]세준도 다시 바나나 나무의 치유를 시작했다.
15초 후.
[바나나 나무의 병이 치유됐습니다.] [농사꾼의 따뜻한 손길 Lv. 4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손길이 닿는 동안 바나나 나무가 조금 성장합니다.]“확실히 빨라졌어.”
처음에는 농사꾼의 따뜻한 손길의 레벨이 오르면서 치유 속도가 빨라졌다고 생각했지만, 그것보다 더 큰 이유가 있었다.
뱃뱃.
그 이유는 바로 황금박쥐의 노래. 바나나 나무들이 며칠 동안 황금박쥐의 노래를 듣고 기운을 차려 세준의 치유 시간을 단축시켰다. 덕분에 스킬을 발동하고 10~20초면 한 그루를 치유했다.
‘이 정도면 하루에 1000그루도 치유할 수 있겠어.’
세준이 기특한 눈으로 황금박쥐를 바라봤다.
(뱃뱃. 나는 어둠 속에 있었네. 그때 나를 꺼내준 건~ 세준 님~)
같은 노래만 부르기 심심했는지 황금박쥐는 직접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다. 내용은 자신을 어둠에서 꺼내준 세준을 칭찬하는 내용. 세준은 안 듣는 척 귀를 열고 가사를 열심히 들었다.
“이거 부끄럽구만…”
부끄럽지만, 자신을 칭찬하는 노래를 말리지는 않았다. 자라나는 가수 꿈나무의 창작욕을 꺾고 싶지 않았기 때문. 절대 개인의 만족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때
“그렇게 칭찬이 좋냥? 그럼 내가 칭찬해 주겠다냥!”
이럴 때는 또 눈치가 귀신같다. 세준의 관심이 황금박쥐에게 향하자 관심을 뺏고 싶은 테오.
그리고
“박 회장은 돈만 밝히는 걸 칭찬한다냥! 부하들을 쉬지 않게 부려 먹는 것도 칭찬한다냥! 그리고······.”
자신이 생각한 세준의 장점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욕이냐?’
테오는 진심을 담아 칭찬했지만, 세준은 왠지 자신을 욕하는 것처럼 들렸다.
“테 사장, 이거 먹으면서 조용히 해.”
세준이 테오의 입을 막기 위해 츄르를 내밀었다. 욕을 먹는 거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안 배고프다냥! 그리고 나의 칭찬은 아직 많이 남았다냥!”
굳이 칭찬을 더 하겠다는 테오. 방금 전까지의 귀신 같은 눈치는 어디 갔는지······
‘이거 나 먹이는 거냐?’
세준의 분노 게이지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을 때
‘푸후훗. 나의 칭찬이 통했다냥!’
츄르를 주는 세준을 보면서 테오는 자신의 칭찬이 효과가 있다고 확신하고 세준을 더 칭찬했다.
그리고 결국 테오의 칭찬 효과가 나타났다.
“테 사장, 빨리 탑 99층 가서 농작물 챙겨서 거래하고 와.”
“냥?! 지금 말이냥?”
“그래. 테 사장 말대로 나는 돈만 밝히고 부하들을 쉬지 않고 부려 먹으니까.”
“냥?!”
역효과도 효과는 효과였다.
‘왜냥? 왜 칭찬을 했는데 일을 시키는 것이냥?’
테오가 혼란해하며 주섬주섬 봇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일단 세준이 시키는 건 하는, 말 잘 듣는 고양이 테오였다.
***
“뀻뀻뀻. 여러분들은 불꽃의 마탑, 파괴의 마탑, 운석의 마탑을 들러 해체시키고 탑 99층으로 오세요. 저는 미리 가서 탑 99층의 주인에게 허락을 받을게요.”
이오나가 이제 빈 터만 남은, 중력 마탑이 있었던 자리에서 마법사들을 보며 말했다.
마탑주가 그렇게 죽었으니 남아있는 남은 세 마탑은 해체 수순을 밟는 게 당연했다. 그리고 해체된 마탑들의 재산은 중력 마탑의 재건 비용으로 쓸 생각이었다.
“그리고 중력 마탑에 가입하고 싶어 하는 마법사는 데려오세요.”
“알겠습니다. 근데 괜찮을까요? 탑 99층에 마탑을 세우는 걸 우마왕님이 쉽게 허락하지 않을 텐데요.”
“괜찮아요. 그리고 지금 탑 99층의 주인은 우마왕님이 아니에요.”
“네? 웨이포인트의 주인이 바뀐 건가요?”
“그런 소식은 못 들었는데······.”
원로회 마법사들이 이오나의 말에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우마왕은 검은 탑의 최강자라고 불려도 무방한 존재. 그런 상황에서 웨이포인트의 주인이 바뀐 걸 알지 못했다?
그런 중요한 정보를 알지 못하는 건 마탑의 정보력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였다.
거기다 현재 블랙 미노타우루스 500마리가 남하하면서 탑의 모든 정보력이 탑 99층과 탑 77층에 집중된 상황. 그런데도 정보가 들어오지 않았으니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었다.
“그건 아니예요. 웨이포인트의 주인은 아니지만, 탑 99층의 새로운 주인이 되신 분이 있어요.”
“그럼 우마왕님만큼 강한 존재가 또 있다는 겁니까?”
“그건 아니에요. 새로운 탑 99층의 주인은 아주 약하세요.”
“약하시다고요?”
이오나의 말에 원로회 마법사들이 혼란스러워했다. 층의 최강자가 층의 주인이 되고 웨이포인트를 지킨다. 그게 탑의 상식이었다. 근데 약하다니? 그것도 아주?
“네. 하지만 만약 여러분들 중 누군가 그분에게 무례하게 군다면 제가 가만 있지 않을 거예요. 뭐 제가 아니더라도 그분의 주변을 지키는 존재들이 먼저 나서겠지만. 자! 서둘러 움직이세요!”
이오나가 마법사들을 출발시키고 서둘러 탑 99층으로 향했다.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 먼저 카이저와 에일린에게 마탑을 짓겠다고 허락을 받는 것이 먼저였다.
-에일린이 허락한다고 하는군. 물론 나도 허락한다.
그렇지 않아도 농장을 관리하다 보니 귀찮은 게 많았다. 가끔 출몰하는 불개미도 쫓아내야 하고 밭이 늘어난 만큼 수로도 연장해야 했다.
마법사들을 농장의 경계와 시설 보수에 활용할 생각을 하는 카이저였다.
***
“끝났다.”
드디어 5381그루의 바나나 나무 치유가 끝났다.
끼잉······
음머······
우끼······
세준의 말에 아쉬워하는 동물들. 그동안 오전 오후로 보물찾기 대회를 하면서 7회까지 대회가 열렸다.
“나중에도 한 번씩 열 테니까 너무 실망하지 마.”
세준은 보물찾기를 좋아하는 동물들을 위해 주기적으로 대회를 열기로 했다.
그때
[탑 77층 농장에서 바나나 나무의 병이 완전히 치유됐습니다.] [탑 77층 농장이 활성화됩니다.] [탑 77층 농장에서 바나나가 다시 자라기 시작합니다.] [탑 77층 농장 땅문서의 이름이 탑 77층 바나나 농장 땅문서로 이름이 갱신됩니다.]땅문서의 이름이 갱신됐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앞으로 잘 부탁해.”
앞으로 원숭이들이 바나나 농장을 관리하기로 한 원숭이들을 보며 말했다.
우끼!
우끼!
세준과 달마다 농작물이나 탑코인으로 주는 보수와 함께 수확한 바나나의 일부를 받는 계약서를 작성한 원숭이들이 자신들에게 맡겨달라며 절을 했다.
영광스러운 신의 일을 하는데 돈까지 주니 원숭이들은 기쁘기만 했다.
그렇게 원숭이들에게 탑 77층의 바나나 농장을 맡기고 떠나려 할 때
[바나나 나무들이 자신의 병을 치료해준 당신에게 보답합니다.]“보답?”
갑자기 바나나 나무에서 노란 바나나가 한 송이씩 빠르게 자라나기 시작했다.
“바나나다······.”
세준이 바나나 나무로 다가가 단검으로 조심스럽게 바나나 한 송이를 잘랐다.
그리고
뚝.
바나나 하나의 꼭지를 꺾어 딴 다음 껍질을 하나씩 하나씩 까서 입에 넣었다.
“으음. 맛있다.”
바로 수확했기에 조금 단단했지만, 며칠 지나면 부드럽게 숙성될 것 같았다.
“얘들아, 수확하자.”
조난 290일 차, 세준이 자신의 바나나 농장에서 동물들과 바나나를 수확했다. 탑 99층으로 돌아갈 때 두 손 가득 바나나를 챙겨갈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