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38)
138화. 고수는 장비를 가리지 않는다.
138화. 고수는 장비를 가리지 않는다.
“모두 집합!”
아침이 되자 세준이 테오, 꾸엥이, 황금박쥐와 토끼, 버섯 개미들을 수확을 앞둔 고구마밭으로 불러 모았다.
그렇게 모두가 모이자
“오늘 왜 모이라고 했는지 알아?”
세준이 마일러의 괭이가 잘 보이도록 농장 식구들의 앞에서 흔들며 물었다.
“모르겠다냥. 여기서 낮잠 잘 거냥?”
“아냐.”
꾸엥!꾸엥!
[꾸엥이는 안다요! 밥 먹을 시간이다요!]“꾸엥이 좀 전에 아침 먹었잖아.”
(그······ 그럼 혼나는 시간인가요?)
일주일이 지나도 지구에 가지 못한 황금박쥐가 두려운 표정으로 말했다. 갑자기 무슨 일인지 시간이 지나도 황금박쥐는 지구에 가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야. 지구 좀 못 갔다고 혼내지 않아.”
뱃뱃!
파닥.파닥.
세준의 말에 기분이 좋아진 황금박쥐가 울며 주변을 신나게 날아다녔다. 이후로도 토끼들과 버섯 개미들이 대답했지만, 세준이 원하는 답은 나오지 않았다.
“짜잔! 이게 뭔지 알아?! 바로 전설급 농기구 땅을 움직이는 전설, 마일러의 괭이야!”
결국 아무도 마일러의 괭이를 알아봐주지 않았기에 세준은 외판원처럼 자신의 장비를 소개해야 했다.
“자! 내가 전설급 농기구의 위력을 보여줄게! 땅 움직이기! 얍!”
세준이 마일러의 괭이로 땅을 찍으며 내장된 스킬을 사용했다.
‘땅을 뒤집어!’
세준이 자신이 원하는 땅의 움직임을 강하게 상상하며 마일러의 괭이로 마력을 불어넣었다.
쿠궁.
괭이가 땅에 박히며 작은 진동과 함께 3평 정도 크기의 땅이 작은 파도가 움직이는 것처럼 들썩거렸다.
그리고
[힘의 고구마 1321개를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6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경험치 66050을 획득했습니다.]땅속에 숨어있던 고구마를 한 번에 수확했다.
“봤어? 이게 바로 전설급 괭이의 위력이다.”
세준이 우쭐해하며 말하자
삐익!
께엑!
토끼들과 버섯 개미들이 그런 세준을 대단하게 바라봤다.
‘흐흐흐. 그래. 이거지.’
모두를 부른 목적이 이거였다. 자신의 전설급 괭이를 자랑하기 위해서.
그때
꾸엥!
꾸엥이가 그런 세준이 한 것을 보며 조용히 고구마밭에 다가갔다. 그거 나도 할 수 있다요!
꾸엥.
푹!
꾸엥이가 가볍게 기합을 넣으며 고구마밭에 자신의 막대기를 꽂자
우르릉.
묵직한 진동과 함께 작은 운동장 크기 1000평의 땅이 거대한 파도가 덮친 것처럼 움직였다. 당연히 땅이 뒤집히며 땅속에 숨어있던 고구마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삐익!!!
께엑!!!
세준을 대단하게 바라보던 토끼들과 버섯 개미들이 꾸엥이를 경이롭게 바라봤다.
세준이 하는 걸 보며 자신도 하면 세준이 좋아해줄 거라고 생각한 꾸엥이. 하지만 세준에게 좌절만을 안겨줬다.
“에잇! 안 해!”
푹.
세준이 마일러의 괭이를 땅에 내리꽂으며 소리쳤다. 자신은 S+급 장비고 꾸엥이는 A급 장비였다. 하지만 결과는 A급 장비의 승. 아니 꾸엥이의 압승이었다.
전설급 농기구를 가졌다는 자부심이 차게 식었다. 역시 고수는 장비를 가리지 않는다. 세준은 그냥 농기구가 생긴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그리고 수확된 고구마를 주우러 갔다. 차라리 고구마를 줍는 게 농사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렇게 전략 병기로 취급받는 전설급 괭이가 밭에 덩그러니 꽂혀 방치됐다.
***
“흐흐흐. 역시 일하고 먹는 음식은 맛있다니까.”
고구마 수확을 끝낸 세준이 얼굴에 검댕이를 묻히며 열심히 군고구마를 까 먹었다. 오늘 수확한 고구마가 거의 5만 개. 그거 줍느라 엄청 힘들었다.
꾸엥!꾸엥!
[맞다요! 일하고 먹으니까 너무 맛있다요!]꾸엥이가 군고구마를 먹으면서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다.
“그래. 우리 꾸엥이가 제일 고생했으니까 많이 먹어.”
세준이 껍질을 깐 군고구마를 꾸엥이에게 주자
꾸엥!
꾸엥이가 맛있게 받아먹었다.
“박 회장! 나도! 나도 츄르를 달라냥!”
고생은 1도 하지 않았지만, 항상 츄르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테오가 세준에게 말했다. 꾸엥이에게 세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 우리 아무것도 안 한 테 부회장도 츄르 먹자.”
“푸후훗. 테 부회장은 아무것도 안 해도 츄르를 2개씩 먹을 수 있다냥!”
세준은 말에 뼈를 넣어 말했지만, 뼈가 물렁 했는지 세준의 말을 칭찬으로 알아들은 테오가 기분 좋게 대답했다.
촵촵촵.
세준이 테오에게 츄르를 먹이고 있을 때
펄럭.펄럭.
-크하하하. 맛있어! 세준아 막걸리 더 없느냐?
군고구마에 술까지 먹으며 흥이 한껏 오른 카이저가 날아왔다.
“아까 드린 게 마지막이에요.”
-에잉! 좀 더 많이 만들지 그랬느냐?!
“저는 맛도 못봤거든요.”
다행히 쌀가루 반죽을 쪄서 따뜻한 곳에 두자 누룩이 만들어졌고 그 누룩을 이용해 막걸리를 빚었다.
좀 더 숙성이 필요했지만, 카이저가 한 입만 맛보자고 보채는 바람에 한 잔을 줬고 그게 한 잔, 두 잔이 되더니 카이저는 결국 남은 막걸리를 모두 마셔버렸다.
-크흠······ 켈리온은 뭘 하는지 가볼까?
무안해진 카이저는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 고구마수프를 먹느라 무아지경에 빠진 켈리온을 찾아갔다.
그리고
“응?!”
군고구마를 먹는 세준의 눈에 멀리서 대규모의 인원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대열의 가장 앞에는 이오나가 있었다. 어제 잠깐 어딜 다녀온다고 하더니 저들을 마중 나간 모양이었다.
“뀻뀻뀻. 세준 님, 저 왔어요.”
“응. 저들이 마탑 사람들이야?”
세준이 이오나의 뒤에 있는 마법사들을 보며 물었다. 거의 1000명에 가까운 마법사들.
중력 마탑의 마법사들이 불꽃, 파괴, 운석의 마탑에 들려 마탑을 해체시키자 세 마탑에 있던 마법사들은 큰 저항 없이 중력 마탑에 그대로 합류했다.
“네. 근데 저희 여기서 하루 지내고 이동해도 될까요?”
남쪽으로 가면 바로 불개미들과 전투를 해야 한다. 오늘 하루 이곳에서 쉬면서 마법사들의 체력을 회복시키려는 이오나였다. 물론 하룻밤 꿀잠을 자고 가려는 욕심도 있었다.
“그래. 마음대로 해.”
“네! 세준 님, 감사해요. 여기서 쉬고 내일 이동할 거예요!”
세준의 허락을 받은 이오나가 뒤로 돌아 외쳤다. 그러자 마법사들은 빈 밭에 서둘러 천막을 치고 앉아서 주먹 크기의 녹색환을 씹어 먹기 시작했다.
우적.우적.
꾸엥?
꾸엥이가 마법사들이 먹는 게 궁금했는지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그거 뭐다요?
환을 씹는 마법사들의 표정을 보니 굳이 안 먹어봐도 맛을 알 것 같았지만, 꾸엥이는 굳이 먹어보고 싶어 했다. 반대로 마법사들은 꾸엥이가 들고 있는 군고구마에 관심을 보였다.
“바꿔 먹을래?”
한 마법사가 아직 먹지 않은 녹색환을 건네며 꾸엥이에게 묻자
꾸엥!
꾸엥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군고구마와 녹색환을 바꿨다.
“뀻뀻뀻.”
이오나가 그런 꾸엥이를 보며 다음 장면이 예상되는지 웃었다.
그리고
꿰엥!!!
녹색환을 한입에 꿀꺽 삼킨 꾸엥이가 비명을 질렀다. 쓰다요!!!!
녹색환은 마법사들을 위해 중력 마탑의 비전을 담아 만든 것으로 각 마탑마다 비전으로 만들어진 환이 있다.
환의 효과는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적절하게 공급해주고 몸의 노폐물을 제거해 몸속에서 마력이 원활하게 흐르게 해준다. 대신 효용을 위해서 맛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
마탑에 들어온 후 마법사들이 가장 고생하는 것 중 하나가 매끼 식사로 나오는 마탑의 비전으로 만든 환을 먹는 것일 정도.
“그렇게 써? 나도 먹어볼까?”
“뀻뀻뀻. 환을 먹으면 몸의 노폐물을 제거해 주는 효과가 있어요.”
“그래?”
이오나의 말에 혹한 세준이 마법사와 군고구마 하나를 바꿔 녹색환을 한입 베어 물었다. 먹자마자 쓴맛이 혀를 찔렀다.
“으엑!”
진짜 썼다! 고삼차만큼. 굳이 똥인지 된장인지 직접 찍어 먹고 확인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 세준이 그랬다. 꾸엥이를 욕할 처지가 아니었다. 진짜 부전자전이었다.
그래도 몸의 노폐물을 제거해준다는 말에 쓴맛을 참아내고 녹색환 하나를 다 먹었다.
하지만
[중력 마탑의 녹색환을 섭취했습니다.] [몸의 노폐물이 이미 제거된 상태입니다.] [효과가 없습니다.]과거 불당근주를 넣어 만든 수육을 먹고 한 번 노폐물을 제거했기에 세준의 몸에는 노폐물이 별로 없었다.
“괜히 먹었잖아!”
꾸헤헤헤.
꾸엥이가 분노한 표정의 세준을 보며 배를 잡고 웃었다.
“꾸엥이 너 웃었어? 테 부회장, 응징이다!”
“알았다냥!”
세준과 테오가 꾸엥이의 몸을 간질이기 시작했고
꾸헤헤헤.
꾸엥이가 자지러지게 웃었다.
“뀻뀻뀻.”
그사이 이오나가 조용히 테오의 꼬리를 말고 눈을 붙였다.
“이제 일하자.”
꾸엥이를 응징한 세준이 오후 농사를 시작했고 마법사들은 휴식을 취하거나 주변을 구경했다.
푹.
쿠궁.
세준이 괭이를 들고 땅 움직이기 스킬을 사용해 땅을 뒤집으며 감자를 수확했다. 아까는 기분이 상했지만, 이렇게 땅을 뒤집을 수 있는 것만으로 마일러의 괭이가 대단한 농기구인 건 분명했다.
거기다 사용하면 할수록 익숙해지며 뒤집는 땅의 면적이 조금씩 늘어났다. 성장하는 재미가 있었다.
‘이러다 보면 나도 꾸엥이처럼 넓은 땅을 뒤집을 수 있겠지?’
그렇게 세준이 앞으로 나아질 생각을 하며 감자를 수확할 때
[레벨업했습니다.] [보너스 스탯 1을 획득했습니다.]레벨업을 하며 56레벨이 됐다. 보너스 스탯은 가장 스탯 수치가 낮은 힘을 올렸다.
“좋아! 흐흐흐. 괭이를 쓰니까 확실히 레벨업이 빨라졌어.”
세준이 마일런의 괭이를 잡은 손에 힘을 주며 말했다. 아무리 소작농들이 일하는 것만으로 경험치를 얻어도 그건 전체 경험치의 5%뿐. 세준이 직접 일하는 것과 비교할 수는 없었다.
“잠깐 쉬어야지.”
께엑!
뒤에서 수확한 감자를 주우며 따라오는 10마리의 버섯 개미들을 보고는 세준이 바닥에 앉았다. 버섯 개미들이 쫓아오는 속도를 보니 30분 정도는 쉴 여유가 있었다.
“자 하나씩 먹어.”
세준이 주머니에서 꿀젤리를 꺼내 테오, 꾸엥이, 이오나, 황금박쥐에게 하나씩 나눠줬다. 모두들 마력 관련 재능이 있었기에 영양제처럼 매일 꾸준히 먹고 있었다.
꿀꺽.
[독꿀벌의 방울토마토 꿀젤리를 섭취했습니다.] [재능 : 강력한 마력 회로가 조금 강화됩니다.]몸에 큰 변화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메시지로 표시가 되기에 의심하지 않았다.
그때
[탑의 관리자가 그대가 준 꿀제리를 다 먹었다며 자신도 꿀젤리를 달라고 합니다.]“아! 그래? 여기 있어.”
세준이 꿀젤리가 가득 든 유리병을 에일린에게 보냈다. 에일린은 하루에 20~30개 정도의 꿀젤리를 먹기에 줄 때 500개 정도를 한 번에 줬다.
[탑의 관리자가 항상 고맙다고 말합니다.]“아니야. 빨리 먹고 건강해져.”
세준이 에일린과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뱃뱃?
황금박쥐는 갑자기 몸에서 요동치는 마력에 당황했다.
(어?! 세준 님! 저 지구로 갈 것 같아요!)
“지금?”
파앗.
황금박쥐가 대답도 못 하고 사라졌다.
“뭘 가져오려나?”
세준의 목소리에는 기대가 가득했다.
하지만
“왜 안 오지?”
이번에는 황금박쥐가 1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
(세준 님이 좋아하는 걸 찾아야지!)
파닥.파닥.
지구로 이동한 황금박쥐가 서둘러 주변을 둘러보며 가져갈 물건을 찾았다.
그리고
(초코파이다!)
그동안 꾸준히 공부해 한글을 완전히 익힌 황금박쥐가 세준이 원하는 초콜렛이 묻은 음식을 발견했다.
파닥.파닥.
황금박쥐가 잽싸게 날아 양발에 하나씩 초코파이 2개를 집고는 다시 탑으로 돌아가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뱃뱃?
무슨 이유인지 황금박쥐는 탑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