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41)
141화. 뭔가가 있어.
141화. 뭔가가 있어.
슈욱.
“자. 이제 됐지?”
세준이 카이저의 비늘을 이용해 테오의 왼쪽 뒷발에 증표를 만들어줬다. 혹시 테오의 황금 앞발에 부정이라도 탈까 봐 사소한 것도 조심하는 세준이었다.
그렇게 테오의 왼쪽 뒷발바닥에 새겨진 검은 용 문신.
“박 회장, 증표를 줘서 고맙다냥!”
테오가 쭈구리고 앉아 자신의 왼쪽 발바닥 분홍 젤리 위에 새겨진 검은 용 문신을 보며 기뻐했다. 세준의 왼팔 전체를 차지하는 문신에 비해 테오의 문신은 굉장히 작았다.
-가진 마력이 크면 그만큼 문신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네가 모자란 거지. 마력은 언제······
세준이 이상하게 여기며 카이저에게 물어봤다 괜히 본전도 못찾고 잔소리만 들었다.
‘저도 성장했는데요!’
세준이도 나름 강해졌다. 마력이 늘어나며 어깨를 넘어갔던 검은 용 문신도 어깨를 넘어가지 않는 정도로 작아졌다.
하지만 카이저 앞에서 말해봤자 코끼리 앞에서 개미가 자기 힘 세졌다고 말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기에 그만뒀다. 잔소리만 길어진다.
꾸엥!
[아빠 나도 증표 갖고 싶다요!]잔소리를 듣고 돌아온 세준에게 꾸엥이가 오른앞발을 내밀며 말했다.
“알았어. 자.”
세준이 꾸엥이 내민 발바닥에 카이저의 비늘을 놓자
슈욱.
카이저의 비늘이 꾸엥이의 발바닥으로 스며들며 꾸엥이의 엄지 발가락에 작은 검은 용문신이 새겨졌다. 앙증맞은 크기의 문신
‘우리 꾸엥이 마력도 높구나.’
덕분에 꾸엥이의 마력이 엄청 크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꾸엥!
[큰형아! 나도 증표 있다요!]신난 꾸엥이가 자신의 엄지 발가락에 새겨진 검은 용 문신을 테오에게 자랑했다.
“푸후훗. 꾸엥이보다 내 증표가 더 크다냥! 이것만 봐도 내가 이곳의 이인자인 걸 알 수 있다냥!”
자신의 증표가 꾸엥이보다 더 큰 것에 테오가 허리에 손을 올리고 우쭐해 했다.
꾸엥?
[꾸엥이 증표는 왜 작은 것이다요?]꾸엥이가 자신의 증표와 세준과 테오의 증표를 비교하며 실망했다. 증표의 크기가 작을수록 더 좋은 거지만, 이곳은 거꾸로 돌아갔다.
그때
“박 회장, 이오나에게도 증표를 주자냥!”
기분이 좋아진 테오가 이오나에게 호의를 베풀었다.
“그래. 네가 해줘.”
“알겠다냥! 자. 받아라냥!”
세준에게서 카이저의 비늘을 받은 테오가 직접 이오나의 몸에 비늘을 올렸다.
그리고
슈욱.
곧 비늘이 이오나의 몸에 흡수됐다.
하지만
“냥?!”
이오나가 자고 있어서인지 오류가 일어났다. 그로 인해 등에 검은 용문신을 한 햄스터가 탄생했다.
“풋! 테 부회장, 난 모르는 일이다.”
꾸엥!
[큰형아! 꾸엥이도 모르는 일이다요!]세준과 꾸엥이가 테오를 버려두고 밭으로 도망쳤다.
“박 회장! 꾸엥이! 같이 가자냥!”
테오도 서둘러 그런 그들을 쫓아갔다. 우리는 하나다냥!
잠시후
“뀨유윳! 너무 잘 잤어요.”
이오나가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다.
“세준 님, 그럼 저는 남쪽으로 출발할게요.”
“그······ 그래.”
이오나는 일어나자마자 마법사들을 이끌고 남쪽으로 불개미들을 토벌하러 갔다.
그리고 이오나의 등에 생긴 검은 용 문신을 목격한 마법사들. 그들 중 누구도 이오나의 등에 생긴 검은 용 문신에 대해 묻지 않았다. 아니 두려움에 떨며 묻지 못했다.
‘무서워!’
평소에도 무서운데 등에 문신까지 한 이오나의 위압감은 장난이 아니었다. 덕분에 이오나는 평소보다 더 말을 잘 듣는 마법사들을 데리고 불개미들을 토벌했다.
결국 아무도 말을 해주지 않았기에 남쪽 토벌이 끝날 때까지 이오나는 자신의 등에 검은 용 문신이 새겨진지 모르고 돌아다녔다. 테오에게는 정말 다행이었다.
***
“네? 여기 주소요? 서울시 강남구······.”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건물의 위치를 알아내려는 황금박쥐의 귀에 한 직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덕분에 황금박쥐가 편하게 자신이 있는 곳의 주소를 알아냈다.
(뱃뱃! 세준 님, 제가 알아냈어요!)
파닥.파닥.
황금박쥐가 기쁨의 날갯짓을 하며 날아다녔다. 그렇게 쉽게 건물 주소를 알아낸 황금박쥐는 할 게 없어지자 하염없이 탑으로 돌아가길 기다렸다.
(심심하네요.)
황금박쥐가 지루함을 느끼고 있을 때
(좋으니 그 사람······)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래소리.
뱃뱃?
황금박쥐가 노래소리를 따라 코인 노래방으로 날아갔다. 탑 77층에서 나무들에게 노래를 불러주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에 흥미가 생겼기 때문.
그리고 코인노래방 주변을 날아다니며 사람들의 행동을 눈여겨 본 황금박쥐가 노래방 기계에 천 원을 넣고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충전된 노래는 2곡. 노래는 금방 끝났다.
(뱃뱃! 재미있어요! 나는 어둠 속에 있었네. 그때 나를 꺼내준 건~ 세준 님~)
천 원어치 노래를 다 부른 황금박쥐가 흥에 취해 자신의 자작곡을 부르기 시작했다. 아직 돈이 3000원 남아있었지만, 세준의 돈을 함부로 쓸 수는 없었다.
(뱃뱃. 기분이 좋아졌어요.)
노래를 다 부른 황금박쥐가 노래방을 떠나려 할 때
남은 곡 : 1곡
(어?!)
분명 다 불렀는데 화면에 곡이 하나 남아있었다.
뱃뱃!
황금박쥐가 신나하며 1곡을 더 불렀다. 하지만 황금박쥐가 계속 노래를 불러도 줄어들지 않는 1곡.
(이건 마법이에요!)
황금박쥐가 기뻐하며 계속 노래를 불렀다. 누군가 카운터에서 계속 곡을 넣어주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 힐링된다.”
황금박쥐의 노래에 힐링받고 있는 노래방 사장님 황민호였다.
그때
파앗.
노래를 부르고 있는 황금박쥐가 사라졌다. 무선마이크를 든 채로.
***
“오! 잘 영글었네.”
세준이 옥수수를 감싼 껍질을 살짝 벌려 안의 옥수수 알갱이들을 살펴보며 말했다. 옥수수밭을 지나가다 수염이 갈색으로 변한 옥수수들이 있어 확인해보니 확실히 옥수수가 알알이 잘 영글어 있었다.
톡.톡.
세준이 땅에 쓰러진 옥수수나무에서 옥수수를 수확하기 시작했다.
1시간 후.
고로롱.
테오는 세준의 무릎에 달라붙어 늘어지게 자고 있었고
꾸엥!
[빨리 찐 옥수수 먹고 싶다요!]꾸엥이는 곧 세준이 쪄줄 옥수수를 기대하며 열심히 옥수수 껍질을 벗기고 있었다.
아작.
꾸엥!
물론 까는 옥수수의 절반 정도는 꾸엥이 뱃속으로 들어갔다. 생으로 먹어도 맛있다요!
그리고
“너무 많은데······.”
아직도 수확하지 않은 1만 개 정도의 옥수수를 보면서 세준은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집 앞에 꽂아 두었던 마일러의 괭이를 들고 왔다.
그리고
“땅 움직이기.”
괭이를 휘두르며 스킬을 사용했다.
‘삼키고 분류해!’
머릿속으로 강한 의지를 싣고.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고 했으니 이것도 가능할 것 같았다.
스스스.
10평 정도 땅에 있던 옥수수나무가 땅으로 흡수되듯이 땅에 묻혔다. 땅을 크게 움직이지 않기에 마력 소모도 적었다.
잠시 후
[체력의 옥수수 102개를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6의 숙련도가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경험치 3060을 획득했습니다.]스스스.
메시지와 함께 다시 땅으로 올라오는 옥수수나무와 수확된 옥수수. 둘은 따로 분리돼 쌓여진 상태로 땅으로 올라왔다.
“이게 돼?!”
자신이 하고도 믿기지 않은 듯 멍한 표정으로 세준이 차곡차곡 쌓인 옥수수나무와 옥수수를 바라봤다.
그리고
“땅 일으키기! 땅 일으키기!”
연속으로 스킬을 사용했다.
그러자
스스스.
스스스.
시간 차를 두며 땅으로 뺠려들어가는 옥수수나무.
“땅 일으키기! 땅 일으키기!”
세준은 스킬이 잘 발동되는지 신경쓰지 않고 다시 다른 땅에 스킬을 사용했다.
그렇게 땅 움직이기 스킬을 10번 사용했을 때
[체력의 옥수수 97개를 수확했습니다.]…
..
.
옥수수를 수확했다는 메시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역시.”
세준은 메시지를 보며 확신했다.
‘내 의지에 반응하는 뭔가가 있어.’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이 스킬을 사용하면 자신이 신경쓰지 않아도 끝까지 자신의 생각을 수행하는 뭔가가 있었다.
거기다 자신이 같은 걸 생각하며 스킬을 사용하자 학습하는 것처럼 점점 큰 집중력 없이도 스킬 사용이 가능했다.
“근데 뭐가 내 생각에 따라 움직이는 거지?”
세준이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세준 님! 세준 님! 제가 알아냈어요!)
지구에서 돌아온 황금박쥐가 초코파이 2봉지를 들고 날아왔다.
***
다음 날 점심.
“뀨-뀨-뀨 이거 누가 그런 거죠?!”
마탑을 세울 땅의 근처 불개미를 전부 토벌한 이오나가 분노의 뀨 3단계 상태로 자신의 등을 가리키며 말했다.
불개미 토벌은 이오나의 예상보다 힘들었다. 하필 마탑을 세우려고 한 땅에 불개미 여왕의 둥지가 있었기 때문.
물론 불개미 여왕을 처치하기는 했지만, 불개미 여왕의 격렬한 저항에 이오나의 자랑인 새하얀 털이 그을렸다. 그래서 털을 깎고 씼었는데······
“뀨?”
잘 닦았는지 얼음으로 만든 거울로 자신의 몸을 살펴보던 이오나가 등에 새겨진 검은 용문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바로 이곳으로 달려온 것이다. 저런 문신이 새겨질 정도로 방심했을 때는 세준과 테오가 있을 때뿐이니까.
“테 부회장이 그랬어. 근데 테 부회장은 어제 탑 40층으로 내려 갔는데?”
어제 황금박쥐가 알아온 주소를 들은 세준.
“테 부회장, 내려가서 태준 님한테 말해서 황금박쥐가 알아온 주소의 건물 좀 사달라고 해줘.”
“냥······ 싫다냥! 나 올라온 지 얼마 안 됐다냥! 더 있다 가고 싶다냥!”
세준의 무릎과 떨어지고 싶지 않은 테오가 세준의 볼에 이마를 비비며 애교를 폈다.
“좀 있으면 이오나 올 건데 괜찮겠어? 나는 너가 걱정돼서 그러지.”
“냥?!”
세준의 말에 테오는 자신이 이오나에게 한 짓을 기억해냈다.
“네가 내려가 있으면 내가 이오나에게 잘 말해서 이오나의 화를 풀어놓을게.”
“진짜냥?”
“테 부회장, 나 못 믿어?”
“아니다냥! 당연히 믿는다냥!”
세준의 말에 테오가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자기는 못 믿어도 세준은 믿는 테오였다. 그렇게 테오는 어제 탑 40층으로 내려갔다.
아마 지금쯤 헌터들에게 농작물을 팔고 한태준에게 자신의 말을 전달하고 있을 것이다.
“이오나 너무 화내지 마. 테오가 허락받지 않고 문신을 새긴 건 잘못이지만, 정말 좋은 의도로 그런 거야.”
“뀨-그래도 이건 너무 심해요.”
이오나가 자신의 등에 난 검은 용문신을 다시 보며 말했다. 카이저의 마법이라서 그런지 옮기거나 지워지지도 않았다.
“음······그럼 이건 어때 내가 말리지 못한 것도 있으니까 앞으로 6개월간 매달 볶음땅콩 1000개를 줄게.”
“보······ 볶음땅콩 1000개요?! 흥! 제가 먹을 거에 넘어갈 것 같아요?!”
거의 넘어온 듯 하지만 먹을 것에 넘어가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모양이다.
“그럼 거기에 테오 꼬리 사용권 1일.”
“뀻? 테오 꼬리 사용권이요?!”
이오나의 눈이 반작였다.
“응. 하루 동안 이오나 네가 마음대로 테오를 데리고 다닐 수 있는 권한을 줄게.”
평소에는 테오가 가는 데로 끌려다니는 이오나에게 주도권을 준 것이다.
“뀻뀻뀻! 좋아요!”
그렇게 이오나의 화가 풀렸다.
***
“냥?! 기분이 이상하다냥······.”
테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탑 40층에 도착했다.
그리고
“인간들아 내가 왔다냥!”
평소대로 캠프의 헌터들에게 자신의 등장을 알렸다. 세준이 시킨 일을 하고 돌아가려면 빨리빨리 움직여야 했다.
“테오다!”
“탑 40층의 구원자가 왔어!”
캠프에 대기하고 있던 헌터들이 테오를 크게 반기며 우르르 다가왔다. 테오가 블랙오크들을 몰아내고 탑 40층을 지켜냈다는 소문이 생존자들을 통해 퍼졌기 때문.
“냥?! 인간들아 떨어져라냥! 멀리서 감사하라냥!”
헌터들이 너무 가까이 오자 테오가 헌터들을 뒤로 물렸다. 너무 가까운 건 세준 말고는 싫었다.
그리고 헌터들이 모이자 경매를 시작했다.
“오늘 가장 먼저 팔 농작물은 머리털을 풍성하게 해주는 폭발하는 체력의 옥수수다냥!”
테오가 붉은색 옥수수 하나를 꺼내며 외쳤다.
“뭐?! 머리털을 풍성하게 하는 옥수수?!”
테오의 외침에 헌터들의 눈에 불길이 일어났다.
간암을 치료하는 해독의 대파, 위암을 치료하는 힘의 감자.
시력을 회복시켜 주는 민첩의 당근까지 테오가 파는 농작물들이 지구에 풀릴 때마다 지구의 병들은 하나씩 정복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은 테오가 가져온 폭발하는 체력의 옥수수가 인류 최대 난제 중 하나인 탈모를 해결해 준다는 의미.
“100탑코인!”
“500탑코인!”
“1000탑코인!”
헌터들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호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올라가는 호가. 당연하게도 그들은 머리카락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