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43)
143화. 팝콘을 먹다.
143화. 팝콘을 먹다.
“가······ 갖고 싶습니다!”
우르치가 테오의 발바닥에 있는 검은 용 문신을 보며 홀린 듯이 대답했다.
위대한 검은 용의 부하라는 증표. 그걸 가질 수 있다면 그건 가문의 영광, 아니 종족 전체의 영광이었다.
그리고 그걸 자신이 해낸다면 자신은 먼 훗날까지 블랙오크족 역사에 길이 남는 위대한 왕이 될 것이다.
“그럼 앞으로 내 말 잘들어라냥!”
테오가 허리에 손을 올리며 거만하게 말했다. 자신의 말을 잘 들으면 나중에 세준에게 부탁해서 카이저의 비늘을 하나 가져다줄 생각이었다.
“당연합니다! 위대한 검은 용의 부하께서 말씀하시면 저희는 따를 뿐입니다!”
“아니다냥!”
“네?!”
“잘 들어라냥! 나는 위대한 검은 용의 부하 치명적인 노랑 고양이 테오 박 님이다냥!”
“아! 네! 위대한 검은 용의 부하 치명적인 고양이 테오 박 님!”
“푸후훗. 그거다냥!”
테오는 자신의 소개를 남의 귀로 듣게 되니 기분이 아주 좋았다.
“위대한 검은 용의 부하 치명적인 고양이 테오 박 님! 저희에게 위대한 검은 용의 증표를 쓸 수 있는 영광을 내려주십시오!”
“냥?! 증표를 어떻게 쓴다는 말이냥?”
“저희에게 방법이 있습니다. 루켄!”
우르치가 소리치자
“네!”
거대한 덩치의 블랙오크가 들어왔다. 손에는 해골 장식이 된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저희 블랙오크족의 주술사 루켄이 위대한 검은 용의 부하 치명적인 고양이 테오 박 님의 발바닥에 있는 증표를 복사할 겁니다.”
“복사말이냥?”
“네! 위대한 검은 용의 부하 치명적인 고양이 테오 박 님의 증표에는 절대 피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럼 좋다냥!”
“감사합니다! 위대한 검은 용의 부하 치명적인 고양이 테오 박 님!”
“우르치, 앞으로는 그냥 이름만 불러라.”
수식어가 너무 길어지자 테오 자신이 불편했다.
“네! 테오 님!”
“우르치 님, 증표를 어디다 새기실 겁니까?”
루켄이 우르치에게 물었다.
“위대한 검은 용은 지고의 존재! 그분보다 내가 위에 있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 정수리에 증표를 새기겠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증표를 머리 위에 올려주십시오!”
“알겠다!”
쿵!
우르치가 테오 앞에 엎드렸다.
“테오 님, 제 정수리에 증표를 올려주십시오!”
“이렇게 말이냥?!”
척.
우르치의 요청에 따라 테오가 문신이 있는 자신의 발바닥을 우르치의 정수리에 올렸다. 어쩌다 보니 불량배가 엎드려 빌고 있는 사람의 머리를 밟고 있는 듯한 이상한 그림이 됐다.
“그렇게 잠시만 있어 주십시오!”
쿵!쿵!
루켄이 지팡이로 땅을 두드리며 주술을 사용하자
우웅.
테오의 발바닥과 우르치의 정수리 사이에서 붉은빛이 흘러나왔다.
“다 됐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테오 님!”
“우르치도 수고했다냥!”
우르치의 말에 테오가 자세를 바꾸지 않고 대답했다.
“······이제 떼셔도 됩니다.”
“알겠다냥!”
테오가 그제야 우르치의 정수리에서 발바닥을 뗐다. 그러자 우르치의 정수리에 제대로 새겨진 위대한 검은 용 문신이 드러났다.
그때
“냥?!”
다른 것까지 복사된 걸 발견한 테오. 검은 용 문신 주변을 감싼 둥근 모양들. 테오의 발바닥 모양이 검은 용 문신과 함께 우르치의 정수리에 새겨져 버렸다.
하지만
“루켄, 앞으로 이 증표를 우리 블랙오크 왕국의 깃발로 만들겠다!”
“네! 알겠습니다!”
위대한 검은 용의 증표가 원래 그렇게 생긴 줄 아는 블랙오크들.
‘내 잘못은 아니다냥!’
테오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위대한 검은 용의 증표와 테오의 발자국이 함께 새겨진 그림이 새로운 블랙오크 왕국의 국기가 됐다.
***
탑 99층 동굴의 늦은 밤.
탁.탁.
장작이 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모닥불 주변을 둘러싼 세준과 불꽃이, 꾸엥이, 황금박쥐, 이오나.
“그래서 남자가 혹시나 해서 뚜껑을 열었는데······.”
꿀꺽.
모두가 침을 삼키며 세준이 하는 말에 집중하고 있었다.
“만두가 또 한 개 사라진 거야!”
세준이 모닥불을 피워놓고 무서운 얘기를 하며 놀고 있었다.
꾸엥!!!
[아빠 무섭다요!!!]먹지 않았는데 음식이 사라지는 미스터리한 현상에 꾸엥이가 세준의 옆에 찰싹 달라붙었다. 아무 이유 없이 음식이 사라지는 것보다 공포스러운 상황은 꾸엥이에게 없었다.
그때
꼬르르륵.
꾸엥이의 뱃속에서 우렁찬 소리가 들려왔다.
꾸엥!
[먹을 거 얘기하니까 배고프다요!]좀 전까지 무서워하던 표정은 어디가고 꾸엥이가 세준을 보며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원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오늘은 특별한 상황. 야식은 엄마나 아빠의 허락이 필요했다.
“그럼 팝콘 먹을까?”
꾸엥!
[신난다요!]팝콘이 뭔지 잘 몰랐지만, 일단 먹는다는 세준의 말에 꾸엥이가 만세를 불렀다.
“잠깐만.”
세준이 일어나 불개미 일꾼의 등판으로 만든 넓은 냄비 두 개를 모닥불 위에 올렸다.
그리고
와르르.
두 냄비에 붉은색 옥수수 알갱이를 부었다. 나중에 먹으려고 심기 전 미리 빼둔 폭발하는 체력의 옥수수였다.
잠시 후
타닥.타닥.
뜨거운 열을 흡수한 옥수수 알갱이의 안에서부터 만들어진 수증기가 옥수수 알갱이를 터트리며 빠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금세 두 냄비 안은 하얀 눈송이로 가득찼다.
“일단 소금맛 팝콘을 만들고······.”
팝콘이 가득한 두 냄비 중 하나에 세준이 소금을 넣고 골고루 섞어 간을 했다.
그리고
“자. 여기.”
세준이 파 이파리를 돌돌 말아 아이스크림콘처럼 만들어 안에다 팝콘을 담아줬다. 많이 주지는 않았다. 입맛을 돋울 정도.
아작.
꾸엥!
[맛있다요!](맛있어요!)
“뀻뀻뀻!”
동물들이 고소하면서 짠맛에 중독돼 팝콘을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다.
그사이
꿀렁.꿀렁.
세준은 새로운 냄비를 꺼내 물과 꿀을 함께 넣고 졸이기 시작했다.
꾸엥!
갈색으로 변하는 꿀을 보며 꾸엥이가 불안하게 바라봤다. 그렇게 꿀을 태울 거면 내가 먹고 싶다요!
“태우는 거 아냐. 잠깐만 기다려.”
세준은 어느 정도 꿀이 졸여지자 그 위에 간을 하지 않은 팝콘을 붓고 꿀이 골고루 팝콘과 섞이도록 열심히 저어주며 허니팝콘을 만들었다.
꾸엥?
[아직 멀었다요?]세준이 준 팝콘을 다 먹고 냄비에서 퍼져나오는 꿀 향기에 흠뻑 빠진 꾸엥이가 허니팝콘이 만들어지고 있는 냄비 주변을 알짱거리며 세준을 보챘다.
“꾸엥이, 기다려.”
뜨거운 불 주변을 돌아다니는 꾸엥이에게 세준이 엄하게 말하자
꾸엥!
[꾸엥이 자리에서 기다린다요!]꾸엥이가 어렸을 때 배운 대로 서둘러 자신의 자리에 앉아 얌전하게 음식을 기다렸다.
‘거의 다 됐어.’
“이오나, 건조 마법을 약하게 사용해줘.”
세준이 꿀과 잘 섞인 팝콘을 보며 이오나에게 두 냄비 안에 든 팝콘의 수분을 날리는 마법을 부탁했다. 팝콘은 맛도 맛이지만, 식감도 정말 중요했다.
“뀻뀻뀻. 네! 건조!”
이오나가 서둘러 건조 마법을 사용했다. 이오나도 팝콘에서 나오는 단내 때문에 빨리 팝콘을 먹고 싶었다.
그렇게 허니팝콘까지 완성되자
“먹고 싶은 맛으로 먹어.”
세준이 동물들에게 소금맛 팝콘과 허니팝콘 중 먹고 싶은 걸 먹게 하고 자신도 팝콘을 담았다.
“흐흐흐. 나는 반반.”
세준이 소금맛 팝콘과 허니팝콘을 이파리콘컵에 반씩 담아 입구를 막고 흔들어 섞었다.
그리고
와락.
팝콘을 한 움큼 집어 입에 욱여넣었다.
아작.
‘크으! 이거지!’
세준이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에 전율했다. 씹을 때마다 소금맛 팝콘과 허니팝콘이 교대로 씹히면서 절대 질리지 않는 맛의 조합 단짠단짠이 완성됐다.
거기다
아그작.아그작.
꿀이 굳으면서 팝콘을 씹을 때마다 느껴지는 허니팝콘의 바삭한 식감이 먹는 재미를 더했다.
꾸엥?
꿀이 들어간 허니팝콘을 집중 공략하던 꾸엥이가 세준이 먹는 것을 보고 자신도 팝콘을 섞어 먹었다. 세준을 따라하면 항상 성공적이었기 꾸엥이는 전적으로 세준을 믿었다.
그리고
꾸엥!
[맛있다요!]이번에도 믿음은 보상받았다.
꾸엥!
아작.아작.
꾸엥이가 한 손은 소금팝콘, 다른 한 손은 허니팝콘을 쥐고 교대로 와구와구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난 295일 차의 밤이 지나갔다.
***
-황금박쥐를 찾아 보호해라! 반드시!
테오의 연락을 받고 부하들에게 황금박쥐를 찾으라고 지시했던 한태준. 그는 테오가 찾는다는 소리에 서둘러 탑을 향해 이동 중이었다.
그때
우웅.
비서의 스마트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그래? 진짜? 바로 링크 보내.”
뚝.
비서가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협회장님, 황금박쥐를 찾았다고 합니다.”
“그래? 어떻게?”
“이걸 보시죠.”
비서가 태블린의 영상을 틀어줬다. 그리고 배정호가 편집한 세상에 그런 일이 방송이 나왔다.
“흠······ 벌써 방송을 타버렸군. 위치는?”
“저희 협회 옆 한라 빌딩입니다.”
“옆 건물? 그렇게 가까웠어? 한라 빌딩이 얼마였지?”
“그게······ 원래 시세는 2000억 정도인데 건물에 박쥐가 나온다는 방송 때문에 가격을 많이 깎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장 매입해.”
“네!”
태준은 테오에게 황금박쥐가 나타나는 건물을 알아봐달라고 한 적이 있었기에 테오에게 선물로 줄 생각이었다.
‘흐흐흐. 이걸로 부탁 하나 까버려야지.’
때마침 한라 빌딩의 주인이 건물을 급하게 팔고 싶어 했기에 한태준은 세준의 이름으로 구매한 건물 계약서를 가지고 탑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
“으······.”
세준이 아침에 일어나자 주변은 난장판이었다. 바닥에는 어제 먹다가 흘린 팝콘들이 널브러져 있고
꾸로롱.
배로롱.
꾸엥이는 냄비 안에서 황금박쥐를 안고 자고 있었다. 이오나는 일찍 일어나 마탑의 건설 현장을 확인하러 갔다.
[주인님, 일어나셨어요?]“응.”
주변을 둘러보는 세준에게 불꽃이가 아침 인사를 했다.
“불꽃이도 잘 잤지?”
[네. 어제는 밤이 고요하지 않아 좋았어요!]우리 불꽃이 그동안 외로웠구나? 세준은 앞으로 자주 동굴에서 놀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직 자는 꾸엥이와 황금박쥐를 놔두고 밖으로 나왔다.
그때
께엑!
버섯 개미 하나가 위풍당당하게 세준에게 다가왔다.
“흐흐흐. 잘 왔어.”
버섯 개미가 이렇게 자신감이 넘칠 때는 보통 등에 영약 버섯을 키우고 있기에 세준이 버섯 개미를 반갑게 맞이했다.
께엑!
세준의 환대에 자신의 등을 보여주는 버섯 개미. 세준의 예상대로 버섯 개미의 등에는 영약 버섯 하나만 있었다. 검은색에 돌처럼 생긴 처음 보는 버섯이었다.
“키우느라 고생했어.”
세준이 버섯 개미의 등을 쓰다듬으며 칭찬해줬다.
그리고
톡.
버섯을 땄다.
[상급 영약 : 블랙 트러플을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6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경험치 250을 획득했습니다.]“어?! 블랙 트러플?”
지구에서는 들어만 봤던 버섯이었다.
“이거 엄청 비싼 거 아닌가?”
세준이 서둘러 옵셥을 확인했다.
[상급 영약 : 블랙 트러플]탑농부의 소작농 버섯 개미가 키운 블랙 트러플이 주변의 모든 영양분을 오랫동안 홀로 흡수해 영약으로 성장했습니다.
강렬한 향을 자랑합니다.
섭취 시 모든 스탯 +3
재배자 : 탑농부 박세준의 소작농 버섯 개미
유통기한 : 150일
등급 : C+
“오!”
모든 스탯을 3씩 올려주는 상급 영약이었다.
‘꾸엥이가 일어나기 전에 먹어서 없애 버린다!’
우물우물.
세준은 서둘러 블랙 트러플 입에 넣고 씹었다. 꾸엥이가 보면 분명 달라고 할 게 뻔했다. 나도 살아야지! 계속 최약체 취급을 받을 수는 없었다.
[상급 영약 : 블랙 트러플을 섭취했습니다.] [모든 스탯이 3 상승합니다.]“좋아.”
어제의 자신보다 강해진 세준이 기분 좋게 아침을 시작했다.
그때
꾸엥!
[좋은 아침이다요!]배고픔에 일어난 꾸엥이가 활기차게 아침 인사를 했다.
킁킁.
꾸엥!꾸엥?!
[아빠 입에서 좋은 냄새 난다요! 혼자 뭐 먹었다요?!]세준에게 다가가던 꾸엥이가 세준의 입주변 냄새를 맡기 시작하더니 세준이 혼자 뭔가를 먹었다는 걸 귀신같이 알아냈다. 하필 향이 강렬하기로 유명한 트러플을 먹은 게 문제였다.
“어?! 아닌데! 나 아무것도 안 먹었는데?!”
세준이 서둘러 향이 퍼지지 않게 입을 막았지만
꾸엥?!꾸엥!!!
[근데 입을 왜 막았다요?! 아빠가 거짓말하면 나쁜 놈이라고 했는데 아빠 지금 거짓말 한다요!!!]그건 꾸엥이의 의심만 높일 뿐이었다.
“아니야. 아빠 아무것도 안 먹었다?”
부정하면 할수록 세준의 입에서 트러플향이 진하게 퍼져나가며 혼자 먹었다고 자백하는 세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