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45)
****************************************************
145화. 뽑기 한 번에 얼마냥?
145화. 뽑기 한 번에 얼마냥?
“이 주소의 건물을 우리 박 회장의 이름으로 사달라냥!”
테오는 40층으로 내려와 한태준을 만나자마자 한태준의 예상대로 건물을 사달라고 했다.
“여기를?!”
“그렇다냥!”
“테 부회장, 이 건물이 얼마나 비싼 건지 알아?
한태준은 테오가 부탁을 쓰게 일부러 생색을 냈다.
“모른다냥! 많이 비싸냥?”
“2000억이야. 탑코인으로는 20만 탑코인. 나한테도 부담이 크니까 이건 부탁 하나를 사용하는 거로 하자.”
“좋다냥!”
“자! 여기!”
테오가 부탁을 사용하자 태준이 바로 세준의 이름으로 계약한 건물 계약서를 내밀었다.
“냥! 훌륭하다냥! 박 회장이 아주 좋아할 거다냥!”
테오가 재빠르게 계약서를 받아 챙겼다. 고양이 한 마리 잘 들여 순식간에 강남의 2000억짜리 빌딩을 공짜로 얻은 세준이었다.
“그럼 다른 일은 없는 거지?”
“아직 남았다냥! 부탁 하나를 더 쓰겠다냥!”
“정말?!”
“앞으로 평!생! 빌딩을 음식으로 채워달라냥!”
건물을 얻었으니 안을 채워야 했다.
“좋아. 뭐 얼마나 된다고. 가득 채워줄게.”
테오의 ‘평생’이라는 단어가 신경 쓰이기는 했지만, 부탁 하나를 더 쓰겠다는 테오의 말에 한태준의 얼굴이 밝아졌다.
건물값에 비하면 건물에 물건을 채우는 값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그리고 먹어봐야 얼마나 먹겠나?
한태준은 나중에 자신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깨닫는다. 세준의 주변에 먹어도 먹어도 만족을 모르는 맹슈와 굇수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걸 몰랐다. 아주 경솔한 결정이었다.
“고맙다냥! 그럼 바로 물건을 채워달라냥!”
“그래. 그리고 견고한 칼날 대파가 더 필요해.”
다른 곳에도 로커스트가 침공할 가능성이 있기에 만약을 대비할 생각이었다.
“알겠다냥! 내가 인턴들에게 말해 놓겠다냥!”
그렇게 한태준과 얘기를 마친 테오가 탑 99층을 향해 올라갔다.
***
“크으. 좋다.”
카이저가 막걸리 한 잔을 원샷하고 그 끝맛을 음미하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군고구마 한 입을 베어 물 때
“아버님! 블랙문이 열리고 있습니다!”
안톤이 급하게 들어오며 소리쳤다.
“뭐?! 블랙문?!”
안톤의 말에 카이저의 안색이 굳어지며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멀리 붉은 운무에 휩싸인 세상과 그 세상의 중간에 보이는 얇은 구멍. 확실히 블랙문이 맞았다.
그리고 블랙문은 빛을 내는 것이 아닌 빛을 빨아들여 자신의 존재를 키우며 열리고 있었다.
“모든 검은 용들을 깨우고 대기하라고 전해라!”
“네!”
지금까지의 허술한 모습은 어디 가고 기세가 변한 카이저가 안톤에게 명령했다.
블랙문이 열리려면 거의 10년은 걸리겠지만, 용들의 시간관념에서 10년은 긴 시간이 아니다.
특히 수백 년간 긴 수면을 잔 용들을 깨울 때는 더욱 그렇다. 지금부터 깨워야 10년 후에 제 컨디션으로 싸울 수 있다.
“해제.”
쿠웅!
카이저가 폴리모프 마법을 해제하며 거대한 용으로 변신해 하늘로 날아올랐다.
하늘로 올라오니 재앙의 존재들에 의해 멸망한 세상들과 연결된 촉수처럼 생긴 관을 통해 세상의 기운을 흡수하며 커지고 있는 붉은 세상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 붉은 세상의 이름은 멸망. 멸망은 해도, 달도, 별도 없이 항상 불길한 붉은빛을 내는 구름에 감싸여 있었다.
그리고 그런 멸망을 포위하고 있는 검은 탑을 포함한 8개의 탑. 그 탑의 위에는 거대한 땅덩어리가 떠 있었다. 용들의 터전이자 멸망과의 싸움을 준비하는 최전방 진지였다.
“저게 지금 나타나다니······.”
카이저가 블랙문을 보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블랙문이 나타났다는 건······
“그들도 돌아온다는 의미겠지.”
과거 탑이 생겼을 때 딱 한 번 저렇게 블랙문이 뜬 적이 있었다.
갓 태어난 붉은빛의 세상과 붉은빛 세상의 한가운데에 만들어진 블랙문. 블랙문이 완성되고 얼마 후 블랙문 안에서 멸망의 사도라는 강대한 기운을 가진 12명의 존재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나오자마자 용들을 공격했고 그렇게 시작된 멸망의 사도 12명과 1만 마리 용들의 전투는 압도적인 숫자로 밀어붙인 용들이 당연히 승리했다.
하지만 멸망의 사도들은 블랙문이 뜰 때 다시 돌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재가되며 사라졌다. 멸망의 사도 12명을 처치하기 위해 용족 1000마리가 죽은 것을 생각하면 상처뿐인 승리였다.
“휴우. 이번에는 피해가 크지 않으면 좋겠군.”
그렇게 카이저가 앞으로의 일을 걱정하고 있을 때
“카이저, 이렇게 직접 보는 건 거의 3000년 만인가?”
본체로 변한 켈리온이 다가왔다.
“그렇군. 블랙문 때 이후로 만날 일이 없었으니까······.”
“다른 가주들이 기다린다. 어서 가자.”
“그래.”
카이저와 켈리온이 다른 가주들과 블랙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회의장을 향해 날아갔다.
그렇게 카이저와 켈리온이 떠나고
꿈틀.
검은 탑에서 뻗어 나온 뿌리가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조난 299일 차.
“받아라! 배방구! 부부부붑!”
꾸헤헤헤!
세준이 점심을 잔뜩 먹고 빵빵해진 꾸엥이의 배에 입으로 바람을 넣으며 꾸엥이랑 놀고 있었다.
꾸엥!
[간지럽다요!]그렇게 놀다가
커어어.
꾸로롱.
잠든 세준과 꾸엥이.
그때
“뀻뀻뀻. 낮잠을 즐기고 있군요?”
마탑 건설을 끝내고 돌아온 이오나가 그런 둘을 발견했다.
폴짝.
이오나가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듯이 세준의 무릎 위에 자리를 잡고 눈을 붙였다.
“뀨-뀻! 뀨-뀻!”
분노와 즐거움이 함께하는 악몽을 꾸는 이오나였다.
잠시 후
“응?! 이오나 왔네?”
꾸엥?
[이오나 누나, 언제 왔다요?]낮잠을 자고 일어난 세준과 꾸엥이가 이오나를 보며 아는 체를 했다.
“뀨-10분 전쯤이요.”
조금 밖에 못 자 약간 짜증이 남은 목소리로 이오나가 대답했다.
“근데 무슨 일이야? 요즘 마탑 건설 때문에 바쁘다며?”
“뀻뀻뀻. 오늘 마탑 건설이 끝났어요!”
“뭐?! 벌써 다 지었어?!”
이오나의 말에 세준이 놀랐다. 자신이 듣기로는 마탑 높이가 500m가 넘는 고층 건물이었는데?
“뀻뀻뀻. 마법의 힘은 위대하다고요.”
세준의 반응을 즐기며 이오나가 말했다.
“그럼 마탑 구경하러 가도 돼?”
“그럼요! 그렇지 않아도 나중에 마탑 완공 축하 파티에 초대하려고 했어요!”
“오! 축하 파티도 해?!”
파티라니?! 세준의 목소리에는 설렘이 담겨 있었다.
꾸엥!
[파티다요!]파티는 평소보다 더 많이 먹을 수 있는 날이라고 알고 있는 꾸엥이의 목소리에도 설렘이 가득했다.
“뀻뀻뀻. 네! 일주일 후에 할 예정이에요. 그래서 세준 님께 부탁드릴 게 있어요!”
“뭔데?”
“파티에 나갈 음식에 세준 님의 농작물을 이용하고 싶어요!”
“그 정도야 마음대로 해.”
일부 농작물을 빼고는 저장고에 넘쳐났다.
“뀻뀻뀻! 감사해요! 대가는 충분히 지불할게요!”
이오나는 세준의 허락에 감사하며 농작물을 가지러 요리사들이 올 거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그리고
“안녕하십니까!”
농작물을 가지러 온 요리사들이 세준의 저장고에서 엄청난 양의 음식물을 가져갔다. 이번 축하 파티의 규모가 큰 모양이었다.
덕분에 세준의 씨앗 은행 잔고가 테오가 벌어온 돈과 합쳐 딱 1억 탑코인이 됐다. 마법사들이 돈이 많다고 하더니 진짜였다. 깎지도 않고 부르는 대로 지불했다.
세준은 1억 탑코인이 생기자
“에일린, 나 권능 또 줄 수 있어?”
새로운 권능을 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
[탑의 관리자가 잠시 기다려 달라고 말합니다.]잠시 후
[부여 가능한 권능]>권능 : 강한 힘>, >권능 : 강한 체력>, >권능 : 강한 민첩>
에일린이 세준이 가진 탑코인을 확인하고는 부여 가능한 권능들을 보여줬다.
[탑의 관리자가 3개의 권능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정했어. 강한 체력할게.”
고민할 것도 없었다. 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를 생각하면 답은 금방 나왔다.
[탑의 관리자가 그럼 >권능 : 강한 체력>을 부여하겠다고 말합니다.]“응.”
[씨앗 은행에 예치돼 있던 1억 탑코인이 결제됩니다.] [탑의 관리자가 탑의 중간관리자 징표에 >권능 : 강한 체력>을 부여합니다.] [나중에 공헌도나 탑코인을 사용해 >권능: 강한 체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권능 : 강한 체력>의 효과로 체력이 50 상승합니다.]체력 스탯이 50이나 오르면서 단숨에 체력이 74가 됐다.
“흐흐흐.”
높아진 체력에 세준은 가슴이 웅장해지며 무엇이라도 가능할 것 같은 자신감이 들었다.
그때
꾸엥!꾸엥!
콧노래를 부르며 세준에게 다가오는 꾸엥이.
‘아. 사람은 항상 겸손해야지.’
꾸엥이를 보자마자 세준의 가슴에서 웅장함은 사라지고 조건 반사처럼 겸손해지는 마음이 들었다.
꾸엥?꾸엥!
[아빠 갑자기 왜 기운이 없다요? 기운 없을 때는 맛는 거 먹는 거다요!]그런 세준을 꾸엥이가 위로하며 취사장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
꾸엥!
[꾸엥이는 가래떡이 먹고 싶다요!]당당하게 자신이 먹고 싶은 걸 얘기하는 꾸엥이.
하지만
“지금 쌀가루 살 돈이 없는데?”
세준이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방금 권능을 부여하는 데 돈을 다 써서 유물 : 재화를 삼키는 쌀반죽에 넣을 돈이 없었다.
꾸엥······?
세준의 대답에 꾸엥이가 슬픈 표정을 지었다.
“거······ 거지라니? 우리 거지 아니야! 잠깐 빈곤한 거라고! 대신 오늘은 가래떡 말고 꿀젤리 해줄게.”
꾸엥이이 말에 발끈하며 세준이 다른 대안을 말했다.
꾸엥?!
[아빠도 꿀젤리를 만들 수 있다요?!]독꿀벌만 꿀젤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꾸엥이가 세준의 말에 흥분했다.
“그럼 나도 꿀젤리 만들 수 있지.”
세준이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말했다. 꿀젤리 만들기는 엄청나게 간단했기 때문이다.
“자. 그릇에 꿀을 담고. 아이스 큐브.”
꿀이 든 그릇을 강하게 얼렸다.
“자! 이제 끝이야!”
꾸엥?
[이게 끝이다요?]꾸엥이가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꿀이 든 아이스 큐브는 저번에 먹어봤기 때문이다.
“이건 저번에 먹은 거랑은 달라.”
저번에는 물 반 꿀 반이었지만, 이번에는 꿀 100%였다.
푹!
세준이 아이스 큐브를 손도끼로 찍어 얼음을 반으로 쪼갰다.
그리고
“자. 봐봐.”
세준이 그릇 안의 꿀을 꺼내자 꿀이 젤리처럼 탱글탱글하게 움직였다.
꾸엥!
[아빠는 대단하다요!]“그래. 아빠 대단하지? 흐흐흐. 아이스큐브.”
꾸엥이의 칭찬에 우쭐해하며 세준이 다시 꿀젤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꾸엥이의 칭찬은 세준을 춤추게 했다.
***
탑 99층을 향해 올라가던 테오.
“냥! 한 군데 들리고 가야겠다냥!”
갑자기 챙겨야 할 게 생각난 테오가 탑 75층으로 진입했다.
그리고 테오가 향한 곳은 자신을 부회장으로 등극시켜 준 물건을 구한 곳. 유랑 상인 협회의 유실물 창고였다.
“뭐냐? 왜 또 왔어?!”
유실물 창고를 지키고 있는 타루가 테오를 보며 말했다.
“뽑기 한 번에 얼마냥?”
“뭐?! 여기는 그런 데가 아냐 가봐!”
“싫다냥! 뽑기 하고 싶다냥!”
여기에 자신의 부회장의 장기 집권을 위한 물건들이 있었다. 탑 최고의 유랑 상인이 되는 길은 멀고 멀다. 하지만 자신은 그 중간 동안에도 부회장을 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기 안에 있는 물건이 필요하다냥! 아무도 나를 막을 수는 없다냥!’
“뽑기 할 거다냥!!!”
테오가 강렬한 눈빛으로 타루를 바라보며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