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50)
150화. 생일을 나눠주다.
150화. 생일을 나눠주다.
꾸엥?
파티장을 돌아다니던 꾸엥이는 세준을 기분 나쁜 시선으로 보는 개뼈다귀들을 발견했다. 꾸엥이가 나쁜 표현을 배운 건 아니고 진짜 개 머리를 한 스켈레톤들이었다.
(뱃뱃! 감히 세준님에게!!! 꾸엥이 형님 제가 쓱싹 해버릴까요?!)
세준을 나쁜 시선으로 보는 개뼈다귀들에 분노한 황금박쥐가 날개로 목을 긋는 자세를 취하며 꾸엥이만 들리게 말했다.
꾸엥!꾸엥!
[아니다요! 아빠보다 약한 놈은 처음 본다요!](뱃뱃. 그건 그렇네요!)
탑 99층에서 세준보다 약한 존재를 보기는 하늘의 별 따기. 그래서 꾸엥이는 결심했다. 아빠의 자신감을 살려주겠다요!
꾸엥!
[황금박쥐 저기에 숨는 거다요!](뱃뱃! 네! 꾸엥이 형님!)
그렇게 테이블 뒤에 숨어 세준에게 다가가는 개뼈다귀를 주시했다.
그때
킁킁.
꾸엥이와 황금박쥐가 맛있는 냄새를 맡았다.
꾸엥!
[꿀 냄새가 난다요!](뱃뱃! 꾸엥이 형님! 향긋한 냄새도 나요!]
하필 그들이 숨은 테이블 위에는 꿀이 발린 가래떡과 딸기가 있었고 그들은 그 음식들에 시선을 뺏겨버렸다.
***
스켈레톤들 사이에는 뼈로 신분을 정하는 골품제라는 계급제도가 있다.
원래 뼈의 주인이 누구인지, 뼈의 주인의 힘을 얼마나 가졌는지, 그 형태를 얼마나 유지하고 있는지 등을 기준으로 5단계로 나눈 계급을 정한다.
성골-진골-비범골-범골-잡골.
그리고 스켈레톤 사이에서 진골부터는 귀족으로 대우받는다.
93층의 성골 케르와 그의 아들 베르를 따라 마탑의 파티에 온 아래층 출신의 진골 스켈레톤들은 파티장을 구경하던 중 웬 스켈레톤 하나를 발견했다.
뼈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뼈의 주인이 가진 힘의 0.1%도 못 가졌고 뼈의 형태도 엄청나게 변형돼 있었다.
‘잡골이군.’
자신들도 어렵게 참가한 파티에 가장 천한 잡골 스켈레톤이 있자 그들은 잡골 스켈레톤이 주인을 따라온 노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들 중 가장 계급이 낮은 스켈레톤을 시켜 뼈를 받아 오게 했다. 스켈레톤 사이에서 뼈를 바친다는 건 상대에 대한 복종을 의미. 진골 스켈레톤들의 가벼운 유희였다.
그렇게 세준에게 다가온 탑 20층 출신의 하급 진골 코토가 뼈를 바치라고 요구한 것이다.
***
“크흡.”
“큭큭큭.”
멀리서 진골 스켈레톤들의 웃음을 참는 소리가 들렸다. 노예에게도 무시당하는 코토 때문.
“이익! 이놈! 어서 뼈를 바치거라!”
코토가 언성을 높이며 세준에게 다가가며 팔을 뻗었다. 이미 잡골에게 무시를 받았는데, 여기서 빈손으로 돌아가기까지 하면 오늘의 일은 평생 자신의 흑역사가 될 것이다.
“으억!”
세준은 코토가 공격하는 줄 알고 서둘러 팔을 들어 방어 자세를 취하자
“네가 바치지 않겠다면 내가 직접 받아 가겠다!”
다가온 코토가 세준의 팔을 잡아당겼다.
‘미친놈아!’
뼈를 달라는 코토를 보며 겁에 질린 세준이 팔을 휘둘러 코토의 팔을 뿌리쳤다.
그리고
퍽!
너무 가볍게 코토의 팔이 뿌리쳐졌다. 아니 정확히는 코토의 팔뼈가 빠져버렸다.
“어?!”
예상과 너무 다른 상황에 세준이 당황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맞아! 나 강해졌지!’
탑 99층의 존재들과 있어 망각하고 있었지만, 탑 20층 정도는 가뿐하게 압살할 능력을 갖춘 세준이었다.
달그락.
방금까지 쫄았던 주제에 세준이 자신의 팔에 매달려 있던 코토의 팔을 떼서 손에 들었다.
그리고
“흐흐흐. 야. 개뼈다귀. 방금 뭐라고 했냐?”
방금까지 엄청 쫄았던 자신의 모습은 잊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말했다. 비열함 그 자체였다.
“너! 천한 잡골 주제에 감히 하급 진골인 나를 공격한 것이냐?! 너의 주인은 어디 있느냐?! 너의 주인에게 노예의 잘못을 묻겠다!”
“무슨 노예? 그게 다 무슨 소리야? 그리고 잡골이라니? 이거 용 뼈거든! 네가 방금 한 말 켈리온 님이 들었으면 바로 소멸이야.”
“이익! 결투다!”
세준이 ‘너 큰일 날 뻔했다’는 늬앙스의 말에 격분한 코토가 소리쳤다.
“무슨 결투까지? 그냥 맞자!”
퍽!퍽!
세준이 코토의 오른팔로 코토를 때리기 시작했다.
그때
“그쯤하지.”
코토를 보냈던 진골 스켈레톤들이 다가왔다.
지금 파티장의 시선이 모두 세준과 코토에게 몰려 있었다. 두들겨 맞고 있는 코토의 모습을 계속 보이는 것은 같은 스켈레톤인 자신들에게도 좋을 게 없었다.
“뭐야?! 쪽수로 해볼라고?”
코토와는 차원이 다른 분위기의 스켈레톤들이었지만, 이미 자신감을 과하게 얻은 세준은 폭주 기관차처럼 들이댔다.
“겨우 탑 20층의 스켈레톤 하나 이겼다고 우리들이 우스워 보이는 것이냐?!”
뒤에 서 있던 진골 스켈레톤 중 하나가 앞으로 나서며 손뼈를 검으로 변형시켰다. 그리고 뼈검에 기운을 실어 세준을 베었다.
퍽!
뼈검에 뼈갑옷이 부딪혔지만, 용뼈가 단단한 덕분에 뼈검은 목적을 수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뭐야?!’
세준은 오싹함을 느꼈다. 뼈검에 갑옷의 뼈가 절반 정도 패였기 때문. 같은 곳을 한 번 더 공격받으면 갑옷이 뚫린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제법 단단하군. 하지만 몇 번이나 버틸까!”
퍽!퍽!
스켈레톤이 아무리 때려도 세준의 뼈갑옷은 뚫리지 않았다. 스켈레톤의 공격보다 뼈갑옷이 재생되는 속도가 훨씬 빨랐다.
‘한 대, 두 대······.”
덕분에 세준은 스켈레톤이 몇 번 공격하는지 세며 이 스켈레톤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생각에 잠겼다.
그때
꾸엥!
[아빠가 위험하다요!]테이블 위에 있던 꿀 가래떡을 다 먹고 정신을 차린 꾸엥이가 스켈레톤에게 두들겨맞고 있는 세준을 보며 눈이 돌아갔다. 세준의 자신감을 키워주겠다고 숨어 있던 것도 잊어버렸다.
꾸에엥!!!
꾸엥이가 앞뒤 생각하지 않고 스켈레톤을 향해 달려가 냅다 주먹을 날렸다.
콰앙!
폭음과 함께 스켈레톤들이 꾸엥이의 주먹을 맞고 산산이 부서지며 마탑의 벽에 부딪혔다.
그리고
콰앙!
다시 한번 폭음이 들리며 새로 지은 마탑의 벽에 구멍이 났다.
“······.”
파티에 참가한 몬스터들이 감히 마탑에 구멍을 낸 꾸엥이를 보며 얼음이 됐다.
꾸엥?!
[아빠 괜찮다요?!]꾸엥이가 급하게 달려와 세준의 몸을 살폈다.
“으응··· 난 괜찮은데…우리 그만 갈까? 테 부회장!”
세준이 마탑의 벽에 난 구멍을 보며 서둘러 테오를 불렀다.
“무슨 일이냥?!”
세준의 부름에 테오가 우수 유랑 상인에게 열심히 으스대며 자신의 자랑을 하던 테오가 달려왔다.
“우리 가야 돼!”
세준이 테오를 자신의 무릎에 착용하고 급하게 마탑을 나와 농장으로 도망쳤다.
그렇게 꾸엥이의 세준의 자신감 올리기 프로젝트는 성공도 실패도 아닌 애매한 상태로 끝이 났다.
잠시 후
“뀨-뀨-누구야?!!!”
이오나가 마탑 벽에 난 구멍을 보며 분노했다.
***
“읏차! 어! 얘네들 새벽에 왔나?”
세준이 일어나며 자신의 무릎에서 자고 있는 테오와 이오나를 보며 말했다.
3일 전, 마탑 완공 축하 파티가 끝나자 꾸엥이가 마탑을 부순 걸 따지러 온 이오나.
“어떻게 축하 파티에서 꾸엥이가 그런 짓을 하게 두신 거죠?!”
마탑 벽에 거대한 곰 발자국 모양으로 구멍이 났기 때문에 꾸엥이의 짓이 아니라고 말하는 건 씨알도 안 먹혔다. 어차피 증인도 많았고.
“이오나 진정해. 사실······.”
그래서 세준은 스켈레톤들과 있었던 일을 설명하며 이오나의 분노를 가라앉혔다.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지.”
추가로 대가를 지불했다. 대가는 테오 꼬리 사용권 1일 추가.
“뀻뀻뀻. 좋아요!”
이오나와 극적 합의가 이루어질 때
“냥?! 무슨 소리냥?!”
세준의 무릎에서 자고 있던 테오가 자신도 모르게 거래되는 자신의 꼬리 사용권에 불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신 테 부회장 일주일 연장.”
“좋다냥! 며칠 더 써도 된다냥!”
세준의 말에 흔쾌히 자신의 꼬리 사용권을 승낙하며 더욱 권장하는 테오였다.
그렇게 세준은 이오나와 테오의 불만을 모두 잠재웠고 테오는 이틀간 검은 박에 마탑에서 이오나가 업무를 보는 동안 함께 있다 새벽에 업무를 마친 이오나와 돌아온 것이다.
척.
“냐아앙······.”
세준은 테오를 들고 일어나 무릎에 장착하고 침실 벽으로 가
스윽.
벽에 획 하나를 추가하며 세준이 조난 310일 차 아침을 시작했다.
“근데 오늘이 며칠이지?”
문득 날짜가 궁금해진 세준이 날짜를 헤아리기 시작했다.
“내가 5월 11일에 조난을 당했으니까······.”
세준이 바닥에 3월, 4월, 5월 달력을 그리고 조난당한 날짜에서 55일을 뒤로 세며 오늘 날짜를 계산했다.
“그럼 오늘이 3월······ 16일?! 어?! 그럼 일주일 있으면 내 생일이네?”
세준의 생일은 3월 23일. 어쩐지 날짜를 계산하고 싶더라니······
“휴우. 잘못했으면 생일도 못 챙길 뻔했네.”
세준이 큰일 날 뻔했다는 듯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앞으로 일주일 후가 내 생일이야!”
세준이 취사장에서 아침을 먹는 동물들에게 중대 발표를 했다.
하지만
“생일이 뭐냥?”
“뀻? 그게 뭐죠?”
꾸엥?
[그게 뭐다요?](생일이요?)
삐익?
뺘아?
동물들은 생일이 뭔지 몰랐다. 그러고 보니 탑에서 생일을 챙기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생일은 태어난 날짜를 말하는 거야. 생일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잘 태어났다고 축하와 선물을 받아.”
“태어난 날짜 말이냥?! 그럼 그걸 모르면 생일이 없으면 선물도 못 받는 것이냥?!”
“뀨-그럴 수는 없어요!”
꾸엥?!
(뱃뱃! 그럴 수가!)
삐익!
뺘아!
테오의 말에 충격을 받은 동물들. 당연했다. 여기는 달력이 없으니까. 동물들은 본능으로 시간의 흐름을 알고 기억할 뿐.
세준의 중대 발표로 인해 농장에 혼란이 일어났다.
아침 식사 후
“나는 생일이 없어서 선물을 받을 수 없다냥······.”
“뀽··· 위대한 마법으로도 태어난 날짜를 알 수는 없어요······.”
(저는 생일도 없는 하찮은 박쥐에요······)
삐익······
동물들이 전부 상심한 표정으로 의욕 없이 앉아 있었다.
음머······
블랙 미노타우루스들도 다른 동물들에게 생일에 대해 듣고는 침울해했다.
그때
꿰엥······
[엄마가 꾸엥이 언제 태어났는지 날짜 모른다요······.]분홍 털에게 자신의 생일을 물어보러 간 꾸엥이가 실망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어쩔 수 없군.’
이러다가는 동물들이 온종일 우울해 할 것 같았다.
“사실 나는 다른 존재에게 자신의 생일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있어. 생일이 필요하면 내 생일을 줄게.”
그래서 세준이 없는 능력을 만들어냈다.
“정말이냥? 박 회장! 나 생일 달라냥!”
“뀻뀻뀻! 정말이요?! 저도 생일 주세요!”
꾸엥!꾸엥!
[꾸엥이도 생일 필요하다요! 생일 선물로 꿀 100병 갖고 싶다요!](뱃뱃! 세준 님! 저도 주세요!)
삐익!
뺘아!
동물들 모두가 생일을 원했기에 모두가 세준과 같은 3월 23일이 생일이 됐다. 결국 일주일 후 세준의 생일파티는 모두의 생일파티가 됐다.
후일 세준에게 생일을 받은 동물들이 다른 몬스터들에게 자신의 생일을 나눠주면서 3월 23일은 검은 탑의 축제가 된다.
그리고
“크히히히. 그런 게 가능하다고?! 세준아 나도 생일 줘!”
이미 생일이 있지만, 일 년에 두 번 생일 선물을 받으려는 에일린.
하지만
“안 돼. 생일이 있는 존재에게는 생일을 줄 수 없어.”
세준의 아주 편의주의적인 능력에 의해 에일린의 잔꾀는 커트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