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6)
16화. 당근을 캐다.
16화. 당근을 캐다.
“가격이 올랐다고?”
“그렇다냥!”
“얼만데?”
“0.07…탑코인이다냥!”
테오는 인간들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소심한 성격은 어쩔 수 없었다.
눈치를 보는 테오의 모습이 헌터들에게는 고양이 보정 필터로 측은함으로 바뀌었고 마력의 방울토마토 가격이 오른 것을 헌터들은 쉽게 수긍했다.
‘가격을 올릴만하지.’
‘저번에 팔 때도 싸게 팔아서 표정이 좋지 못했던 거야.’
‘저 멍한 표정을 봐. 분명 손해를 보고 있을 거야.’
‘저 정도면 합리적인 가격일 거야.’
테오의 어리숙한 모습과 종족 특성이 오히려 헌터들에게 호감과 신뢰를 줬다.
“좋아. 200개 사지.”
김동식이 14탑코인을 내밀며 말했다. 원래 계획은 100개만 살 생각이었지만, 탑에 들어갈 때 와이프도 다가와 조용히 자신의 것도 부탁했다.
‘여보, 딸, 나만 믿어!’
김동식이 지금 가진 돈은 200탑코인. 마력의 방울토마토 1000개도 살 수 있는 금액이었다.
마력의 방울토마토 유통기한이 30일 이기에 이 정도지 유통기한이 없었다면 아내와 딸을 위해 전부 샀을 김동식이다. 물론 다른 헌터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어?! 난 500개.”
“난 200개!”
“나도 400개!”
김동식이 선수를 치자 제시카와 다른 헌터들도 빠르게 돈을 내며 자신이 구매할 수량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완판이다냥. 오늘 가져온 마력의 방울토마토 1500개 다 팔렸다냥!”
마지막 400개를 부른 헌터는 250개밖에 살 수 없었다.
“다음에는 언제 올 거지?”
김동식의 물음에 헌터들의 이목이 테오에게 쏠렸다. 다음에도 거래하고 싶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거래를 못 한 헌터들은 특히 더 집중했다. 이번에 못 샀으니 다음에는 꼭 사야 한다.
“다음에도 여기서 기다릴 거냥?”
“그래.”
“그럼 10일 정도 후가 될 거다냥.”
세준에게 들키기 전에 중견 유랑 상인이 되기 위해서는 쉴 틈이 없었다.
“알았다. 그럼 10일 후에 보지.”
리더 김동식의 말이 끝나자 몇몇 여성 헌터들이 다가왔다.
“고양아, 같이 사진 찍어도 돼?”
“내 이름은 고양이가 아니고 테오다냥.”
“아. 이름이 테오구나. 테오야 같이 사진 찍어도 돼? 찍으면 이거 줄게.”
여성 헌터들이 물컹한 봉지를 내밀었다.
“그게 뭐다냥?”
“츄르라는 건데 이거 이렇게 까서 핥아먹는 거야.”
“그런 거냥? 좋은 냄새가 난다냥.”
그렇게 테오는 여성 헌터들에게 사진을 찍어주고 츄르를 받을 수 있었다.
***
조난 149일 차.
“흥흥흥.”
오늘도 세준은 아침을 먹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방울토마토를 수확하고 있었다.
[잘 익은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2의 숙련도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경험치 10을 획득했습니다.]…
..
.
쏴아아.
백토끼들의 농작물에 물 주는 소리와
뺙!
뾱!
흑토끼의 벽치기 소리가 세준의 콧노래와 함께 동굴의 고요를 밀어냈다.
그때
왱왱.
낯선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응?”
삐익?
뺘아”
뺙?
세준뿐만 아니아 다른 토끼들도 생소한 소리에 의아해하며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봤다.
며칠 전부터 두문불출하고 있어 걱정하고 있던 독꿀벌의 벌집. 그곳에서 엄지손가락만 한 벌 10마리가 벌집 주변을 맴돌며 날고 있었다.
[새끼 독꿀벌]“새끼를 기르고 있었구나.”
세준이 그제야 독꿀벌이 왜 집에서 나오지 않았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잠시 후
윙윙.
독꿀벌도 벌집에서 나왔다. 이전과 크기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몸이 좀 더 화려해지고 배가 통통해졌다.
그리고
[여왕 독꿀벌]이름이 바뀌어 있었다.
윙윙.
왱왱.
여왕 독꿀벌이 세준의 곁으로 날아가자 새끼 독꿀벌들도 여왕을 호위하기 위해 따라갔다.
하지만 새끼 독꿀벌들의 목적은 자신의 여왕을 보호하는 것.
파칭!
새끼 독꿀벌들은 세준을 보자 독침을 꺼내 들었다.
“어?!”
삐익?!
뺙?!
새끼 독꿀벌들의 행동에 세준과 토끼들이 당황했을 때
윙!윙!
여왕 독꿀벌이 멈춰서서 강한 날갯짓을 하며 새끼 독꿀벌들을 혼내기 시작했다.
다행히 여왕의 교육에 새끼 독꿀벌들은 세준이 적이 아님을 알고 독침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부비부비.
여왕 독꿀벌이 세준에게 자신의 몸을 비비며 친근감을 표시하고는 꿀을 빨기 시작하자
왱왱.
부비비비.
새끼 독꿀벌들도 여왕 독꿀벌을 따라 세준에게 몸을 비비며 친근감을 표시하고는 여왕을 따라 방울토마토꽃에서 꿀을 빨았다
그렇게 세준의 동굴 가족이 늘어났다.
***
다음 날 아침.
“읏차!”
세준이 힘차게 일어나 날짜를 기록하는 동굴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슥.
획 하나를 추가해 3번째 줄을 완성했다.
正正正正正 正正正正正
正正正正正 正正正正正
正正正正正 正正正正正
“벌써 150일이나 지났네.”
세준이 벽에 그어진 시간을 새삼스럽게 바라봤다. 어제보다 획 하나가 추가된 것뿐이지만, 느낌이 달랐다.
예전에는 획 하나가 추가될 때마다 막막했다면 요즘은 획 하나를 그을 때마다 이곳에서 하루를 살아낸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농작물들과 외롭지 않게 해주는 토끼와 벌 덕분이었다. 탑의 관리자도 조금은 도움이 됐다.
“박세준, 잘 살고 있다.”
세준이 자신에게 다짐하듯이 말했다. 자기 위안만은 아니었다. 세준은 진짜 잘살고 있었다. 손안에 든 48탑코인이 그걸 증명했다.
동굴에 갇힌 악조건 속에서도 돈을 벌었다. 밖에 나가면 4800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 세준이 회사를 다니며 1년 동안 일해서 번 돈보다 더 많았다.
이 돈을 며칠 만에 벌었고 며칠 안에 또 48탑코인이 모일 거다. 이곳에 오고나서 상황은 하루하루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
‘살다 보면 뭔가 돌파구가 생기겠지.’
그렇게 세준이 자신의 각오를 다지고 있을 때
왱왱.
부지런한 새끼 독꿀벌들이 일어나 세준에게 다가왔다.
“잘 잤어?”
부비부비.
통통한 몸을 비비는 것으로 새끼 독꿀벌들이 대답을 대신했다. 세준의 얼굴에 비비지 못하는 녀석들은 세준의 손에 자신의 몸을 비볐다.
“귀여운 것들.”
새끼 독꿀벌들은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손가락 세 개 굵기 정도로 자라났다. 꿀만 먹고 어떻게 저렇게 클 수 있는지 궁금할 정도.
왱왱.
새끼 독꿀벌들은 세준에게 출근 도장을 찍고 꿀을 빨러 갔다. 여왕 독꿀벌은 어제 새끼들이 꿀을 잘 빠는 것을 확인하고는 벌집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았다.
다시 알을 낳는 거 같았다.
잠시 후
삐익!
뺘아!
뺙!
토끼들이 굴에서 나오며 세준에게 힘찬 아침 인사를 했다.
“그래. 안녕!”
하루가 또 활기차게 시작됐다.
오늘 세준에게는 오후에 방울토마토 수확 말고도 일 하나가 추가됐다.
그건 흑토끼에게 수영 가르치기.
며칠 전부터 혼자 피라니아를 사냥할 수 있게 된 흑토끼는 어제 레벨업을 한 번 더 하고는 기고만장해져 혼자 연못으로 걸어 들어갔다가 꼬로록 물에 가라앉아 죽을 뻔했다.
흑토끼는 자신이 맥주병이라는 것을 몰랐다.
세준이 너무 조용한 것이 이상해 연못에 가는 것이 조금만 늦었다면 흑토끼는 피라니아에게 뜯어 먹힐 뻔했다.
그래서 세준은 흑토끼에게 수영을 가르치기로 했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흑토끼는 귀에 세준이 블루문을 대비해 만든 파 이파리 귀마개를 꽂고 작은 연못 앞에 섰다.
“준비됐어?”
뺙!
힘차게 대답하는 흑토끼.
“자 그럼 일단 발차기부터 해보자.”
세준이 흑토끼의 몸을 살포시 잡고 물에 절반 정도 담갔다.
“자 몸 일자로 피고 발차기.”
뺙!
첨벙첨벙.
세준의 지시에 흑토끼가 열심히 발로 물을 찼다.
“야! 다 튀잖아. 물속에서 차야지.”
뺙!
세준의 말에 흑토끼가 바로 자신의 발차기를 고쳤다.
그리고 세준이 스르륵 놓자
파다닥.
빠르게 나아가는 흑토끼. 금세 작은 연못의 끝에 닿았다.
“잘하네. 이제 숨쉬기해 보자.”
잠시 후
참방참방.
흑토끼는 세준의 수영 클래스를 마스터하고 작은 연못 안을 유유히 돌아다녔다.
하루 만에 수영을 마스터한 흑토끼는 다음날 수영을 하면서 피라니아를 사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6번째 블루문이 다가왔다.
토끼들은 일찌감치 굴속에 들어가 입구를 닫았고 독꿀벌들도 벌집으로 들어가 입구를 막았다.
작은 몬스터들은 이런 식으로 블루문을 피하는 것 같았다.
[탑의 관리자가 이번에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농작물이 생기면 하나만 달라고 부탁합니다.]“알았어.”
요즘 협박도 없고 말투도 예전처럼 무례하지 않기에 세준은 흔쾌히 허락했다.
그리고 조난 152일 차로 날짜가 바뀌자 블루문이 시작되며 동굴의 천장 구멍으로 푸른빛이 내려왔다.
몬스터의 포효를 대비해 귀마개와 방울토마토를 준비한 세준이 숨을 죽이고 동굴 구석에서 농작물에 변화가 있는지 지켜봤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스스스.
방울토마토 나무 5그루에 푸른빛이 맺히기 시작했다. 5개의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마력의 방울토마토가 완성되고 있었다.
“와.”
세준이 신비하고 아름다운 광경을 넋을 잃고 바라봤다. 그리고 블루문의 기운이 방울토마토에 담기기 시작할 때쯤
스스스.
당근 줄기 하나에 푸른빛이 맺혔다.
“어?! 당근은 아직 캘 때가 아직 많이 남았는데?”
며칠 전에 당근 하나를 캐봤을 때도 당근은 아직 손가락만 한 크기였다.
“있다가 캐봐야지.”
세준은 블루문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다 까무룩 잠들었다.
***
찰싹!찰싹!
세준은 오랜만에 남편 토끼의 찰진 싸대기에 깨어났다.
“으음.”
세준이 눈을 뜨자
삐익!
뺘아!
뺙!
토끼들은 난리가 난 상황이었다.
“왜 그래?”
눈을 비비는 세준을 흑토끼가 재촉했다.
“잠깐만 날짜만 적고.”
세준이 동굴 벽에 피라니아 가시로 선을 하나 그으며 조난 152일 차 아침을 시작했다.
그리고 토끼들이 이끄는 곳으로 갔다.
“아!”
그곳에는 흙 위로 수줍게 푸른색 윗동을 보이는 당근이 있었다.
삐익!
뺘악!
뺙!
토끼들이 어서 당근을 캐라고 침을 흘리며 재촉했다. 빨리 먹어보고 싶은 모양이었다.
“알았어.”
쑥.
세준이 당근 줄기를 잡고 위로 잡아당기자 푸른색 당근은 쉽게 뽑혀 나왔다. 당근은 텀블러 굵기 정도로 두꺼웠다.
삐익!
뺘악!
뺙!
거대한 당근 사이즈에 흥분하는 토끼들.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민첩의 당근을 수확하셨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크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2의 숙련도가 크게 상승합니다.] [경험치 70을 획득했습니다.]“민첩의 당근?”
세준이 손에 들린 당근을 확인했다.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민첩의 당근]탑 안에서 자란 당근으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해 맛있습니다.
거기에 블루문의 기운을 담아 맛이 더욱 좋아졌습니다.
섭취 시 민첩이 영구적으로 0.05 상승합니다.
재배자 : 탑농부 박세준
유통기한 : 45일
등급 : E+
등급이 E+. 좋은 등급의 농작물을 수확한 덕분에 경험치가 50이 아닌 70을 획득한 것 같았다.
“자. 맛있게 먹어.”
세준이 토끼들에게 당근을 양보했다.
맛이 궁금했지만, 나중을 노리기로 했다. 농사를 도와준 토끼들은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었다.
오도독.
삑!!!
뺘!!!
뺙!!!
토끼들이 당근을 맛보고는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톡.톡.
그사이 세준은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수확했다.
5개의 푸른색 방울토마토.
“자. 가져가.”
세준이 푸른색 방울토마토 하나를 탑의 관리자에게 넘겼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이전에 있던 퀘스트가 완료된 모양이었다.
[탑의 관리자가 고마워합니다.]“고마우면 나중에 또 스킬 줘.”
[탑의 관리자가 조만간 줄 수 있을 거 같다고 합니다.]“조만간 줄 수 있는 건 뭐지?”
세준이 의아해하며 수확한 푸른색 방울토마토 하나를 입에 넣고 깨물었다.
뽀드득.
“크윽.”
터진다. 터져! 새콤달콤한 맛이 세준의 입에 폭죽을 터트렸다.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섭취하셨습니다.] [마력이 영구적으로 0.05 상승합니다.]세준은 메시지를 무시하며 맛에 집중했다.
뽀드득.
나머지 푸른색 방울토마토도 하나씩 입에 넣었다. 방울토마토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오후가 되자
“내가 돌아왔다냥!”
두 번째 완판에 성공한 테오가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