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65)
165화. 나 이거 다 먹었으면?!
165화. 나 이거 다 먹었으면?!
[하얀 탑의 탑농부 아작스 마므브를 소환합니다.]메시지가 나타나고 10초 정도가 흐르자
쿵.
세준의 앞에 20m 크기의 거대한 하얀 용 아작스가 나타났다.
“끄응. 뭐냐? 여기가 어디지?”
이제야 정신을 차린 아작스가 주변을 둘러보며 말할 때
“아······ 아작스! 다시 돌아가!”
세준이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끼며 서둘러 외쳤다. 아작스가 그냥 숨 쉬며 뿜어내는 마력을 버티는 것만으로도 세준은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200년짜리 용 노예가 생겼지만, 제대로 쓸 수 없는 세준이었다.
[하얀 탑의 탑농부 아작스 마므브를 역소환합니다.]“휴우.”
아작스를 역소환한 세준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방금 용님이 왔다 간 거냥?”
꾸엥!
[하얀 용님이었다요!]아작스를 구경하고 있던 테오와 꾸엥이가 말했다. 이미 아작스와의 계약 내용을 알고 있었기에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있던 둘이었다.
“하하하. 봤지? 내 부름에 하얀 용이 튀어오는 거?”
마지막 자존심은 지키고 싶었던 세준이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박 회장, 우리가 남이냥?”
꾸엥!
[그렇다요! 꾸엥이 아빠 약해도 괜찮다요!]괜히 센 척했다가 오히려 동물들의 위로를 받았다.
“······그래. 고맙다.”
생각해 보니 애들에게 이런 모습 보인 게 하루 이틀도 아니니 부끄러울 것도 없었다.
‘나 용 앞에서 기절하지 않았어!’
정확하게는 아작스의 마력을 몇 초 버텨낸 것이지만, 그래도 대견한 일이었다. 예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강해진 것이다. 단지 주변 애들 때문에 티가 잘 안날뿐.
“일해라. 노예야.”
세준은 일단 아작스에게 방울토마토를 수확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다시 떡을 쪘다. 떡을 안치고 기다리고의 반복.
조금씩 지루해지기 시작할 때쯤
꾸르르륵.
세준의 다리 사이에 누워 세준의 쭉쭉 스트레칭을 받고 있던 꾸엥이의 배에서 소리가 났다.
“꾸엥이 허니팝콘 먹을까?”
꾸엥!
[좋다요!]물으나 마나였다. 꿀이 들어간 음식을 꾸엥이가 거절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그때
“박 회장, 츄르맛 팝콘의 개발을 요청한다냥!”
세준과 함께 팝콘을 먹고 싶었던 테오가 새로운 팝콘맛을 개발해 달라고 요구했다.
“츄르맛?”
츄르를 넣은 팝콘? 상상만 했는데 세준의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다. 엄청 비릴 것 같은데?
“일단 만들어 볼게.”
세준이 폭발하는 체력의 옥수수를 이용해 일단 팝콘을 만들었다. 그다음 팝콘을 삼등분해 나누고 소스 제조에 들어갔다.
냄비 2개를 꺼내 한쪽에는 물과 꿀을, 다른 쪽에는 츄르와 물을 섞어 졸였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단내와 비린내.
“맛있는 냄새가 난다냥!”
꾸엥!
[맛있는 냄새가 난다요!]츄르가 졸여지는 냄비 앞에서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 꾸엥이와 테오.
‘안 비린가?’
세준에게는 너무 비렸지만, 테오와 꾸엥이에게는 맛있는 냄새로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완성된 소금맛, 허니맛, 츄르맛의 3가지 맛 팝콘. 세준과 테오, 꾸엥이가 팝콘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박 회장, 이거 하나 먹어 보라냥!”
“난 괜찮은데…테 부회장 많이 먹어.”
“박 회장! 지금 나의 성의를 무시하는 것이냥?”
“아니. 그럴 리가······ 테오가 좋아하는 걸 먹으려니 미안해서 그러지.”
“박 회장은 특별히 먹게 해주겠다냥!”
자꾸 츄르맛 팝콘을 권하는 테오.
‘괜찮다고!’
태오가 나쁜 의도를 가지고 ‘박 회장, 이 츄르맛 팝콘을 먹고 고통을 받아라냥!’ 이랬다면 단칼에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거 주기 너무 아까운데······ 너니까 주는 거다냥!’의 표정으로 세준에게 츄르맛 팝콘을 주니 차마 거절하기가 어려웠다.
꾸엥!
[큰형아 나도 츄르맛 팝콘 먹고 싶다요!]“꾸엥이는 많이 먹었으니까 그만 먹어라냥!”
그나마 꾸엥이가 츄르맛 팝콘의 양을 줄여주지 않았으면 세준에게 돌아가는 츄르맛 팝콘의 양은 더 많아졌을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입에서 나는 비린내에 고통받으며 떡을 찐 세준이 목표로 했던 떡 수량을 맞추고 잠자리에 들었다.
***
하얀 탑 99층.
“이놈!!! 감히 나를 오라 가라 해?!”
자신을 마음대로 불렀다고 다시 쫓아낸 세준 때문에 분노한 아작스.
그때
부스럭.
자신의 발톱 사이에 돌돌 말린 문서 하나가 보였다.
“응? 이게 뭐지?”
아작스가 문서를 펴서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그리고
“이······ 이게 뭐야?!!! 내가 언제 여기다 도장을 찍은 거지? 설마 에일린이?!”
세준의 명령을 200년 동안 절대 거부할 수 없다는 계약서에 찍힌 자신의 발도장을 보며 아작스가 당황하며 에일린을 의심했다.
설마 자신의 할아버지 켈리온이 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하는 아작스였다.
그때
[검은 탑의 탑농부 박세준이 영약 : 강대한 마력을 품은 방울토마토를 수확해서 바치라고 지시했습니다.]세준의 지시가 나타났다.
“이익!”
아작스는 거부하고 싶었지만, 용의 계약은 다른 존재들과의 계약과는 조금 다르다. 계약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 것만으로 존재에 타격을 받는다.
존재에 타격을 받는다는 건 용들에게는 치명적인 일. 그렇기에 아작스는 계약을 철저히 지킬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아작스가 드디어 손에 흙을 묻히며 제대로 일하기 시작했다. 물론 얼굴에는 하기 싫어하는 티가 가득했지만.
“으득! 박!세!준!”
아작스가 이를 갈며 세준의 이름을 불렀다.
***
“읏차!”
세준이 눈을 뜨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새벽에 잠들었기에 더 자고 싶었지만, 오늘 안에 떡 케이크를 완성해야 하기에 늦잠을 잘 수는 없었다.
덥석.
“냐앙······.”
세준이 테오의 옆구리를 잡고 일어나 자신의 무릎에 장착하고
스윽.
침실 벽에 획 하나를 추가하며 조난 316일 차 아침을 시작했다.
“하아. 으······ 아직도 냄새나네.”
세준은 손으로 자신의 입 냄새를 맡아보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자기 전에 입을 여러 번 헹구고 잤지만, 아직도 비린내가 가시지 않았다.
그때
께엑.
더듬이를 빳빳하게 든 버섯개미 한 마리가 세준을 향해 위풍당당하게 다가오더니 자신의 등을 내밀었다. 그리고 버섯개미의 등에 있는 탐스러운 버섯 하나. 영약이었다.
톡.
세준이 블랙 트러플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색이 하얀 버섯을 땄다.
[상급 영약 : 화이트 트러플을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7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경험치 250을 획득했습니다.]그리고
휙.휙.
서둘러 주변을 둘러본 세준이 버섯을 삼켰다.
[상급 영약 : 화이트 트러플을 섭취했습니다.] [모든 스탯이 3 상승합니다.]강렬한 트러플 향이 입안을 장악하며 단숨에 비린내를 몰아냈다.
“하아. 이제 비린내 안 나네. 고마워. 키우느라 수고했어.”
께엑!
세준의 칭찬에 쿨하게 대답하고 떠나는 버섯개미. 그렇게 성공적인 접선을 끝내고 세준이 서둘러 꿀과 꿀젤리를 먹으며 영약의 냄새를 지우고 있을 때
꾸엥!
[아빠! 배고프다요!]배고파서 한껏 예민해진 아기 맹슈 꾸엥이가 세준을 찾아왔다.
꿀꺽.
“어······ 왔어?”
긴장한 세준이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며 태연한 척 연기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어색한 목소리와 시선처리.
꾸엥!
[아빠 수상하다요!]당연히 한껏 예민해진 아기 맹슈를 속이기에는 너무 어설픈 연기였다.
킁킁.
세준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꾸엥이가 세준의 입 주변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어차피 꿀을 먹어서 냄새는 안 날 거야.’
“미안. 아빠가 배고파서 꿀을 좀 먹었어. 꾸엥이도 꿀 줄까?”
꾸엥!
[먹고 싶다요!]세준의 말에 신경이 꿀로 집중된 꾸엥이. 그렇게 세준이 오늘도 완벽하게 꾸엥이를 속여 넘겼다고 생각할 때
딸깍.
꾸엥!
[아빠 손에서 맛있는 냄새 난다요!]입의 냄새는 지웠지만, 손에 남은 냄새를 지우는 걸 깜빡한 세준. 유리병을 따면서 트러플의 냄새가 꾸엥이의 코로 들어갔다.
꾸엥?!
[아빠 혼자 맛있는 거 먹었다요?!]꾸엥이가 세준을 추궁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꾸엥이 몰래 영약 먹기 실패.
그렇게 아침부터 꾸엥이에게 혼자 뭐 먹었냐고 추궁당하고 있을 때
-세준아 잠깐 올라오거라.
카이저가 심각한 목소리로 세준을 분수대로 불렀다.
“네! 지금 갈게요! 꾸엥이 이거 먹고 있어. 알았지?”
카이저 덕분에 도망칠 기회가 생긴 세준이 꾸엥이가 기다리는 동안 배고프지 않게 미리 까놨던 밤을 한 바가지 주고 카이저에게 갔다.
꾸엥!꾸엥!
[알겠다요. 꾸엥이 밤 먹으면서 기다리겠다요!]오도독.
꾸엥이가 땅에 털석 앉아 세준에게 앞발을 흔들며 다른 앞발로는 밤을 집어 먹기 시작했다.
“카이저 님, 무슨 일이세요?”
-이거 받아라.
카이저가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검은색의 정체를 알 수 없는 돌을 세준에게 건넸다. 밀도가 높은지 상당히 묵직했다.
“카이저 님, 이게 뭐예요?”
-뭐긴?! 음식이지! 빨리 먹어!
이 돌이 음식이라는 것도 놀라운데······
“······이걸 먹으라고요?!”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한 세준이 다시 물었다.
-그래! 먹으라고! 복 받은 줄 알아! 에일린이 한 음식도 먹고!
카이저는 음식을 만들고 지쳐 잠든 에일린을 생각하니 다시 열이 받았는지 불같이 화를 냈다.
하지만
“네?! 이거 에일린이 만든 요리에요?!”
카이저의 말에 세준은 기겁하며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리고 서둘러 전혀 음식같이 생기지 않은 음식을 살펴봤다.
[에일린의 건강 주먹 고기]위대한 검은 용 에일린 프리타니가 여러 가지 영약과 고기를 섞고 고열과 고압으로 쪄서 둥글게 뭉쳐 만들었다.
너무 높은 압력과 열 때문에 고기가 압축되며 다이아몬드만큼 단단해졌지만, 효과는 뛰어나다.
위대한 검은 용 카이저 프리타니의 도움으로 영약들의 독성을 중화해 섭취 시 부작용을 대부분 해결했다.
섭취 시 모든 스탯이 100 상승한다.
요리사 : 위대한 검은 용 에일린 프리타니
유통 기한 : 없음
등급 : S+
“휴우.”
그래도 이번에는 카이저 덕분에 독은 없었다.
“근데 모든 스탯이 100이나 상승한다고?!”
독이 없는 것을 확인하자 세준의 눈에 비로소 다른 내용들이 눈에 들어왔다. 에일린이 특별히 카이저의 허락을 받고 가문의 영약 창고에 있는 재료를 이용해 요리한 덕분이었다.
‘근데 이거 먹을 수 있나?”
혹시나 하고 세준이 앞니로 조심히 에일린의 요리를 깨물어 봤지만
까득.
예상대로 완전 돌덩이였다. 고기보다 세준의 이가 먼저 부서질 기세였다. 주먹 고기가 아니라 주먹 도끼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아쉽네.’
이번 요리는 맛이 없다거나 독에 대한 내용이 없기에 먹어도 괜찮을 것 같았는데······ 너무 단단했다.
-쯧즛. 저걸 어디다 쓸꼬······ 줘봐라. 분쇄.
결국 보다 못한 카이저가 에일린의 요리를 100조각으로 만들어 세준에게 줬다.
“카이저 님, 감사합니다.”
-됐다! 나중에 에일린이 일어나면 그때 고맙다고 말하거라!
“네.”
펄럭.펄럭.
카이저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 술을 마시러 갔다.
그리고
“먹어볼까?”
세준이 조심스럽게 카이저에게 받은 알약 크기의 고기 조각 하나를 입에 넣었다. 다행히 맛은 그냥 약간의 짠맛만 느껴졌다.
꿀꺽.
세준이 고기 조각을 삼키자
[에일린의 건강 주먹 고기 조각을 섭취했습니다.] [음식을 모두 먹어야 효과를 발휘합니다.] [99조각 남았습니다.]따로는 효과를 볼 수 없다고 나타나는 메시지.
“하나에 1스탯씩 오르면 좋겠을 텐데······.”
그래도 이렇게라도 먹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하기로 했다. 불편하지만, 고기 조각을 100개 먹으면 될 일.
세준이 다음 조각을 먹으려 할 때
[뭉쳐있던 고기가 불어나며 포만감이 24시간 유지됩니다.]메시지와 함께 배가 빵빵해지는 것을 느꼈다. 에일린의 압축 요리가 세준의 배에서 불어난 것.
“어?! 나 이거 다 먹었으면?!”
상상만으로 세준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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