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67)
167화. 이 몸은 이제 방수다냥!
167화. 이 몸은 이제 방수다냥!
꾸엥!꾸엥!
[꾸엥이 오늘 생일파티 한다요! 생일 있는 꾸엥이는 떡 먹을 수 있다요!]며칠 전부터 떡 먹기만 기다리고 있던 꾸엥이가 아침 일찍 일어나 우렁찬 외침으로 생일파티 당일의 아침을 열었다.
하지만
“꾸엥이 기다려!”
새벽부터 일어나 생일파티 음식을 준비하던 세준이 흥분한 꾸엥이를 자제시켰다.
꾸엥?!
[꾸엥이 떡 언제 먹는 거다요?!]눈만 뜨면 떡을 먹는 줄 알았던 꾸엥이의 목소리가 포악해지기 시작했다. 배고파서 짜증이 난 것이다.
“자. 꾸엥이 이거 먹고 떡은 떡 케이크 자를 때까지 참자!”
냠.
세준이 꾸엥이의 입에 꿀과 설탕에 절인 보늬밤을 한 움큼 넣어줬다.
오물오물.
꾸엥!
[맛있다요!]단맛에 금세 기분이 좋아진 꾸엥이가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아··· 그렇게 춤추면 배 금방 꺼지는데······ 얘들아 서두르자!”
삐익!
꾸엥이가 춤추는 동안 일을 끝낼 생각인 세준이 자신을 돕고 있던 토끼들에게 외쳤다. 꾸엥이의 배가 꺼져 다시 포악해지기 전에 최대한 빨리 일을 마쳐야 했다.
잠시 후
“휴우······ 끝났다. 얘들아 수고했어.”
삐익···
간신히 생일파티 세팅을 끝낸 세준과 토끼들이 넋이 나간 표정을 지으며 앉아서 잠깐 휴식 시간을 가졌다.
그때
음머!
우마왕을 필두로 한 블랙 미노타우루스들과
“뀻뀻뀻.”
이오나를 필두로 한 검은 박에 마탑의 마법사들이 생일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세준의 농장에 도착했다.
늑대들은 어제 도착한 고양이 인턴 제프를 통해 견고한 칼날 대파를 훔쳐 간 적들을 추적하고 있어 생일파티에 참석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자 그럼 생일파티를 시작하자!”
생일파티에 참석할 인원들이 모두 모이자 세준이 생일파티 시작을 선포했다.
쿠어어엉!
세준의 선포에 분홍 털이 거대한 떡 케이크를 조심히 들고 왔다.
-크하하하. 검은 탑이군.
케이크가 탑의 모습을 표현했다는 걸 단번에 알아본 카이저는 흐뭇해한 표정으로 웃었고
-끄응······ 부럽군.
켈리온은 부러워했다.
하지만 세준은 케이크에 탑만을 표현한 것이 아니었다. 탑의 정상에는 세준이 어제 늦게까지 떡을 조물락거리며 만든 떡인형들이 장식돼 있었다.
가장 앞에는 파 이파리를 작게 잘라 만든 이파리 3개가 달린 작은 나무가 있었는데 불꽃이였다. 각 이파리의 색을 다르게 해 디테일까지 살렸다.
불꽃이 뒤로는 밀짚모자를 쓰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세준을 중심으로 좌우로 블랙울프와 실버울프, 토끼들과 버섯개미들이 자리했다.
테오와 꾸엥이는 세준의 무릎에 앉아서 행복하게 츄르와 꿀을 먹고 있었다. 꾸엥이가 세준의 무릎에 앉는 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장면.
‘내가 꼭 강해져서 무릎에 올려줄게.’
세준은 자신의 무릎에 올라오고 싶어도 자신이 다칠까 봐 올라오지 못하는 꾸엥이의 마음을 잘 알기에 생일 케이크의 장식을 통해서나마 꾸엥이의 바람을 들어줬다.
그런 세준과 동물들의 뒤로는 블랙 미노타우루스들과 분홍 털, 우마왕이 장식돼 있었다. 그리고 케이크의 빈자리에는 얅은 막대로 꽂은 독꿀벌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꾸엥!꾸엥!
[꾸엥이가 아빠 무릎에 앉아있다요! 신난다요!]대부분은 세준이 신경 쓴 디테일한 부분을 캐치하며 감동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케이크 장식이었다.
“박 회장, 나의 용 발톱이 빠졌다냥!”
물론 약간의 컴플레인은 있었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만족스러워했다.
그때
[탑의 관리자가 자신이 없는 것에 서운해합니다.]에일린이 케이크의 장식에 자신이 없는 것에 서운해했다.
“기다려봐. 이게 다가 아니야. 창고 오픈. 이오나.”
세준이 에일린에게 말하며 아공간 창고를 열고 이오나에게 사인을 주자
“뀻뀻뀻. 네! 마력의 실이여. 나의 명에 따라 움직여라. 마리오네트.”
이오나가 마법을 사용했다.
크오오오!
아공간 창고에서 떡으로 만든 3마리의 포효하는 용이 이오나의 마법에 따라 날개를 펄럭거리며 아공간 창고를 빠져나왔다. 거대한 검은 용의 좌우를 검은색과 하얀색의 작은 용이 지키듯이 날았다.
거대한 검은 용은 에일린, 그리고 에일린의 좌우에서 나는 용은 검은 용 카이저와 하얀 용 켈리온이었다.
[탑의 관리자가 자신의 크기에 아주 만족해합니다.]-에?! 저게 나라고?
-아니?! 내가 왜 저렇게 작아?
에일린은 세준이 자신을 가장 크게 표현한 것에 만족했고 카이저와 켈리온은 자신들을 작게 표현한 것에 불만을 표했다.
“자 이제 내가 미리 가르쳐준 노래를 부르는 거야! 생일 축하합니다~”
세준이 두 용의 불평을 무시하며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생일 축하한다냥~”
꾸에엥~
[생일 축하한다요~]쿠어어엉~
음머~
삐익~
께엑~
모두가 자기 스타일에 맞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불협화음도 이런 불협화음이 없었다.
“사랑하는~”
그렇게 노래가 클라이막스를 향해 가는 사이
“뀻뀻뀻. 불의 힘이여. 나의 명에 따라 적에게 꺼지지 않은 지옥불을! 헬파이어!”
이오나가 하늘에 촛불을 대신해 거대한 불을 만들었다. 초를 꼽기에는 모두 나이가 달라 애로사항이 있었다.
그리고
“생일 축하합니다-!”
드디어 노래가 끝났다.
“자 이제 저 불을 후하고 불어!”
세준이 동물들을 향해 소리치고는 헬파이어를 향해 바람을 불었다. 입바람에 불이 꺼질 리는 없기에 적당한 시기에 이오나가 마법을 취소시키기로 했다.
“후우-!”
“후냥!”
“후우-!뀻!”
꾸우우엥!
쿠우우엉!
으으음마!
세준을 시작으로 동물들이 헬파이어를 향해 바람을 불었다.
그때
푸슈슉.
예정보다 일찍 꺼져버리는 헬파이어.
“이오나, 아직 아닌데······.”
“뀽! 제가 안 그랬어요.”
이오나가 당황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우마왕과 분홍털을 바라봤다. 우마왕과 분홍 털의 입바람을 너무 간과했다. 서로 반대편에 있던 둘의 입바람이 중간에서 만나 회오리를 만들었던 것.
헬파이어가 꺼지며 둘이 입바람 부는 것을 멈추지 않았으면 회오리가 커지며 떡 케이크와 모두가 휩쓸렸을 것이다.
“뀨-뀨-내 헬파이어를!”
어쩌다 보니 이오나의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갔다.
그렇게 촛불 끄기가 끝나자
“분홍 털, 나를 위로 올려줘.”
세준이 분홍 털을 불러 케이크 정상으로 올라갔다. 마지막 케이크 커팅식을 위해서였다.
“분홍 털 고마워. 테 부회장, 발톱 꺼내.”
“알겠다냥!”
빳칭!
테오가 발톱을 꺼내 마력을 불어넣었다. 푸후훗. 박 회장, 나의 용 발톱 위력을 보라냥!
“모두들 생일 축하해! 간다!”
세준이 다시 한번 모두의 생일을 축하하며 테오의 발톱을 잡고 케이크를 자르기 시작했다.
스윽.
용 발톱의 예기 덕분인지 잘 잘렸다. 너무.
“어?!”
뭔가 테오의 발톱에 잘리기도 전에 미리 잘리는 느낌이었다. 테오가 발톱자랑을 위해 마력을 잔뜩 불어넣자 보이지 않은 마력 발톱이 자라났기 때문.
“으악!”
덕분에 테오의 발톱이 떡 케이크를 순식간에 잘라버렸고 세준은 어느새 떡 케이크의 가장 아래층인 1층에 도착했다.
쿠궁.
그 여파로 두 쪽으로 갈라지는 떡 케이크.
꾸엥!
[이제 떡 먹어도 된다요!]떡 케이크 자르는 순간만 기다린 꾸엥이가 떡 케이크를 향해 몸을 날리자
쿠어어엉!
음머!
다른 동물들도 떡 케이크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쿠당탕!
“이게 아닌데······.”
세준이 동물들에 의해 분쇄되는 떡 케이크를 보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케이크를 나눠 먹으면서 즐거워하는 화기애애한 장면을 생각했는데······
꾸엥!
크어어엉!
삐익!
우끼!
여긴 야생이었다.
그때
음머!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이 바닥에 깔린 파 이파리를 먹겠다고 잡아당기자
데구르르르.
파 이파리 위에 있던 세준은 떡과 함께 굴렀다. 완전히 난장판이었다.
하지만
“흐흐흐.”
이상하게 웃음이 나왔다. 너무 즐거웠다.
“에잇! 모르겠다!”
뭐가 됐든 즐거우면 그만이다. 세준이 테오를 안고 더욱 적극적으로 떡 케이크 위를 뒹굴었다.
“냐앙! 끈적하다냥!”
테오가 온몸에 떡이 묻어 끈적거리는 털을 보며 짜증을 냈지만, 이따가 씻기면 그만이었다. 이제 테오는 수속성 재능을 가진 고양이니까.
그렇게 떡 케이크 커팅식이 끝나고 본격적인 생일파티가 시작됐다.
“자 여기 막걸리 먹어!”
세준이 11가지 맛 막걸리를 양조장에서 꺼내오자
-이리 와서 술 한 잔씩 받거라! 생일이면 한 잔씩 해야지. 나 한 잔, 너 한 잔. 크하하하.
-크흠. 내 술도 받거라.
카이저와 켈리온이 난입했다. 세준은 술을 많이 먹기 위한 두 용의 꼼수를 제지하려 했지만, ‘영광입니다!’라는 눈빛으로 두 용의 앞에 줄을 서는 동물들을 보고 그만뒀다.
생각해 보니 탑에서 용들의 권위는 가볍지 않았다. 동물들에게는 두 탑을 대표하는 용들에게 술을 한 잔 받는 것은 자자손손 자랑할 엄청난 영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어른들이 두 용에게 술을 받는 동안
“자 얘들아 이거 먹어.”
세준은 아직 술을 못 하는 어린 동물들에게 보늬밤, 고구마맛탕 같은 달달한 간식들을 나눠줬다.
그리고
“나도 좀 먹어야지.”
세준도 앉아서 막걸리를 홀짝거리며 다른 음식과 함께 먹기 시작했다.
그때
[탑의 관리자가 그대의 생일을 축하한다고 말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이건 선물이라고 말합니다.]에일린의 말과 함께 세준의 손에 문서 하나가 놓였다. 에일린이 세준의 생일선물을 찾기 위해 프리타니 가문의 창고를 뒤지다가 발견한 문서였다.
[탑 49층 감나무 농장 땅문서]“오! 감나무?! 에일린, 고마워. 너무 좋은 선물이야!”
감을 먹을 수 있게 된 세준이 에일린의 선물에 크게 기뻐했다. 이제 단감, 감말랭이, 홍시, 곶감 등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탑의 관리자가 선물을 직접 전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합니다.]“괜찮아.”
카이저에게 에일린의 상태를 들었기에 온다고 하면 오히려 말려야 할 판이었다.
[탑의 관리자가 그대에게 할 말이 많다고 말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드래곤하트 파편에서 엄청 높은 할머니를 만났다고 말합니다.]“엄청 높은 할머니?”
에일린이 테오가 가져온 드래곤하트 파편에서 카이-라의 사념과 만난 이야기를 했다.
“그런 일이 있었어?!”
그렇게 에일린과 얘기를 하는 사이
“하암······.”
술을 마시며 취기가 오른 세준이 하품을 했다. 취기가 오르자 그동안 생일파티를 준비하며 쌓였던 피로도 함께 올라온 것.
“박 회장, 피곤해서 얼굴이 썩었다냥! 하지만 걱정마라냥! 치유의 힘을 가진 테 부회장이 마사지해주겠다냥!”
테오가 앞발로 세준의 얼굴을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테오에게는 이제 치유 스킬이 있기에 테오의 마사지를 받자 그 효과가 바로 느껴질 정도로 피로가 풀렸다.
하지만
쩌억.쩌억.
아까 떡이 그대로 묻어 있는 테오의 앞발. 세준의 얼굴을 꾹꾹이 할 때마다 불쾌한 끈적임이 따라왔다.
“안 되겠다. 일단 씻자.”
“푸후훗. 알겠다냥! 씻으러 가자냥!”
역시 수속성 고양이라 그런지 테오는 목욕을 거부하지 않았다.
첨벙.
그렇게 분수대로 간 세준과 테오가 물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응?!”
물에 들어간 테오의 털에는 물이 묻지 않았다.
“뭐지?”
“푸후훗.”
그런 세준을 보며 웃는 테오.
“야! 누가 수속성을 그렇게 쓰래?!”
테오가 뭔짓을 한지 깨달은 세준이 화를 냈다.
“푸후훗. 이 몸은 이제 방수다냥!”
테오는 수속성 능력을 이용해 물과 친해진 게 아니라 물을 차단해 버렸다. 세준의 에상과 전혀 다르게 수속성 능력을 쓰는 테오였다.
그래도 다행히 털까지만 방수가 됐기에 털에 묻은 떡은 씻어낼 수 있었다.
첨벙.첨벙.
결국 세준은 빨래 빨듯이 테오를 들어 물에 몇 번 담갔다 빼며 테오를 목욕시켰다.
“개운하다냥!”
몸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목욕을 끝낸 테오가 만족스럽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