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71)
171화. 이거 사망 플래그잖아!
171화. 이거 사망 플래그잖아!
[농장 고용 계약서]-갑은 출근 시간부터 퇴근 시간까지 농장에서 일을 한 을에게 로커스트 고기 500g과 고구마 1개를 지급한다.
-이 계약은 1년마다 갱신되며 갑이나 을 둘 중 하나가 원할 경우 갱신 기간에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갑 : 탑농부 박세준
을 : 두일이.
두더지들은 따로 이름이 없었기에 테오가 임의로 이름을 지어줬다.
“박 회장, 도장 다 받았다냥!”
그렇게 테오가 두더지들의 게약서 작성을 마치고 세준의 무릎 위로 달려왔다.
“테 부회장 잘했어. 오늘 먹은 건 우리 농장에 입사한 입사선물로 내가 쏠게. 그럼 내일부터 잘 부탁해.”
세준이 테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두더지들에게 말했다.
두두!
두두!
오늘 먹은 고기에 대한 대가를 돈으로 받는다고 했다가 선물로 준다고 하자 너무 고마워하는 두더지들. 그들은 고기를 먹다 하나둘 내일 출근을 위해 집으로 돌아갔다.
“흐흐흐. 테 부회장, 봤냐? 나의 거래 기술을?”
“역시 박 회장은 대단하다냥!”
테오가 존경의 눈빛으로 세준을 보며 대답할 때
꾸엥!
[꾸엥이 졸리다요!]그사이 점심을 다 먹은 꾸엥이가 세준의 등을 안고 누웠다. 낮잠을 자려는 것이다.
하지만 그에 반해 세준과 테오는 두더지들에게 계약서를 받느라 아직 점심을 먹지 못한 상황.
냠.
세준이 에일린이 준 주먹 고기 조각 하나를 삼켰다. 이걸로 남은 조각은 97개. 점점 배가 불렀다.
그렇게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한 세준.
“테 부회장, 츄르 먹을 거지?”
“당연하다냥! 어서 츄르를 달라냥!”
“그래.”
세준이 츄르를 뜯어 테오에게 주었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꾸벅.꾸벅.
배도 부르고 무릎과 등이 따뜻해진 세준이 졸기 시작했다.
촵촵촵.
“푸후훗. 이 상황에서도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는 테오 박 님은 멋지다냥!”
테오가 츄르를 먹으면서 주변을 경계했다.
하지만
커어어.
고로롱.
꾸로롱.
츄르를 다 먹자 금세 잠에 빠진 테오가 세준과 꾸엥이의 코 고는 소리에 합류했다.
그리고
(뱃뱃. 역시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는 건 저예요.)
감나무에 매달려 있던 황금박쥐가 웃으며 주변을 경계했다.
***
“여기부터 적이 둘로 나눠졌습니다. 저희도 병력을 둘로 나누죠.”
삼두사회의 아지트에서부터 냄새를 쫓던 헤겔이 우르치에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병력을 둘로 나눠라!”
그렇게 둘로 나뉜 병력이 추적을 이어갔고
“여기 통로가 있습니다!”
삼두사회가 이용하는 비밀 통로 2개를 찾아냈다.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상인 통로처럼 다른 층으로 이어진 통로였다. 적들의 통로를 확인하자 갈라졌던 병력이 다시 모였다.
그리고
“서둘러 끝을 확인하고 돌아와라!”
“네!”
헤겔이 늑대들에게 지시했고 빠르게 통로를 달린 늑대들이 정보를 알아 왔다. 그렇게 찾은 통로는 탑 49층, 탑 33층과 이어져 있었다. 하나는 위, 나머지 하나는 아래로 향하고 있는 통로.
“탑 49층은 제가 다스리던 곳. 그곳은 제가 맡겠습니다. 탑 33층을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탑 33층은 제가 맡죠.”
그렇게 우르치와 헤겔이 블랙오크와 늑대들이 섞인 병력을 이끌고 위아래로 갈라졌다.
***
낮잠을 잔 지 30분.
“읏차!”
잠에서 깬 세준이 힘차게 기지개를 했다. 잠깐 자고 일어나니 몸에 기운이 넘쳤다.
“얘들아 일어나.”
세준이 서둘러 테오와 꾸엥이를 깨웠다.
“냐앙··· 더 자고 싶다냥······.”
꾸엥······
[꾸엥이도 더 자고 싶다요······.]세준이 깨우자 잠투정을 하는 둘.
“그럼 좀 더 자고 있어.”
어차피 일을 하는 건 세준 혼자기에 세준이 테오를 꾸엥이의 배에 올리고 일어났다.
(세준 님, 다시 일 시작인가요?)
세준이 일어나자 감나무에서 경계를 서고 있던 황금박쥐가 날아와 세준의 어깨에 앉았다.
“응. 황금박쥐는 농장 중앙에서 노래 좀 불러줘.”
(네!)
세준이 감나무들이 다 들을 수 있도록 황금박쥐를 농장 중앙으로 보냈다. 그리고 세준은 가장 가까운 감나무에 손을 올려 치료를 시작했다.
***
꾸엥.
꾸엥이가 혼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테오는 금세 불편함을 느끼고 세준의 무릎을 찾아 간 지 오래였다.
그때
쿠구궁.
바닥에서 뭔가 거대한 진동이 일어났다.
꾸엥?
[거기 누구 있다요?]콰앙!
이상함을 느낀 꾸엥이가 진동이 일어난 곳을 두드렸다. 가벼운 노크였다.
쿠구궁.
꾸엥이의 노크에 뭔가가 지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개를 내미는 크기 3m의 거대한 두더지. 머리에는 뿔이 있었고 뒤통수에는 방금 생긴 듯한 혹 하나가 보였다.
“감히 탑 49층의 보스 뿔두더지 두쿠 님을 공격한 게 너냐?!’
탑 49층의 보스로서 웨이포인트를 지키고 있어 한 달에 1시간만 자리를 비울 수 있는 두쿠. 그 귀한 시간을 방해받았기에 두크는 상당히 분노한 상태였다.
꾸엥!꾸엥!
[아니다요! 꾸엥이는 공격한 적 없다요!]꾸엥이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공격은 안 했다. 단지 가볍게 노크를 했을 뿐.
“거짓말하지 마라! 네 위치에서 파동이 느껴졌다는 걸 내가 모를 것 같아?!”
꾸엥?!
[지금 꾸엥이를 거짓말한 나쁜 놈으로 보는 것이다요?!]두쿠의 말이 꾸엥이를 흥분하게 했다. 나는 아빠 말을 잘 듣는 착한 곰이다요!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요!
그리고
덥썩.
순식간에 10m 정도로 거대화한 꾸엥이가 왼손으로 두쿠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꾸엥!꾸엥?!
[다시 말해본다요! 꾸엥이가 정말 거짓말했다요?!]탈탈.
꾸엥이가 두쿠의 멱살을 거칠게 흔들며 물었다.
하지만
‘얘 뭐야?!’
“살려······.”
변신과 함께 폭발한 꾸엥이의 마력에 두쿠는 이미 기절한 상태였다.
탈탈.
꾸엥!
[정신차린다요!]두쿠를 다시 깨우는 꾸엥이. 하지만 마력을 줄이지 않았기에 두쿠는 계속 기절해 있었고
탈탈.
꾸엥이는 포기하지 않고 두쿠를 계속 흔들어 깨웠다.
그때
“꾸엥아 무슨 일이야?”
강한 마력이 느껴지자 작업을 멈추고 온 세준이 물었다.
꾸엥!꾸엥!
[얘가 꾸엥이한테 거짓말했다고 했다요! 그래서 꾸엥이는 거짓말 안 한다고 설명하는 중이었다요!]그게? 누가 설명을 멱살 잡고 해?!
“일단 이거 먹으면서 진정해. 아빠가 얘기해볼게.”
꾸엥이에게 상황을 다 들은 세준이 꾸엥이에게 간식을 주며 꾸엥이의 흥분을 가라앉혔다.
꾸엥!
[알았다요!]꾸엥이가 대답하며 다시 원래 크기로 돌아왔다.
그리고
꾸엥!
[맛있다요!]보늬밤을 먹고 금세 기분이 좋아진 꾸엥이. 흥분이 가라앉자 폭발했던 마력도 약해졌고
“으음······.”
두쿠도 정신을 차렸다.
“너냐? 우리 꾸엥이한테 거짓말했다고 한 놈이?”
“거짓말 아니예요! 제가 지나가다 분명 맞았는데 때린 게 아니라고 하잖아요!”
세준의 말에 억울함이 폭발했는지 두쿠가 소리쳤다. 하지만 말투는 존대로 바뀌어 있었다.
“그건··· 내가 사과할게. 우리 꾸엥이가 아직 힘 조절이 부족해서······.”
사정을 들은 세준이 두쿠에게 사과했다. 이건 명백한 꾸엥이의 잘못이었다.
그리고
“꾸엥이 두쿠에게 와서 사과해.”
세준은 이 기회에 꾸엥이에게 의도하지 않아도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음을 가르치기로 했다.
꾸엥?
[꾸엥이가 안 때렸는데 왜 사과한다요?]꾸엥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자신은 때리려는 의도가 없었기 때문. 나쁜 마음을 먹은 적이 없는데 세준이 사과를 하라고 하니 꾸엥이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꾸엥아 큰 힘에는······.”
웬지 이 상황에 어울리는 영화 대사라 자연스럽게 말하던 세준.
‘안 돼!’
서둘러 자신의 말을 끊었다. 이 대사를 주인공에게 말해준 존재는 죽는다. 이거 사망 플래그잖아!
꾸엥?
[아빠 왜 말을 하다 만다요?]“꾸엥아 내가 때릴 의도로 친 게 아니라도 상대가 아파하면 그건 때린 거야. 그러니까 두쿠에게 사과하자.”
꾸엥······
[미안하다요······.]아직 이해가 안 가는 눈치였지만, 꾸엥이는 세준이 시키자 일단 두쿠에게 사과했다. 그렇게 천천히 배워나가면 된다.
“아닙니다. 저도 혼자 오해한 것도 있으니까요.”
꾸엥이가 사과하자 두쿠도 쿨하게 사과를 받아줬다.
“고마워. 이건 사과의 선물이야.”
세주이 두쿠에게 로커스트 고기 한 덩이를 통째로 건넸다.
“오! 감사합니다!”
고기 선물을 받은 두쿠가 침을 흘리며 고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근데 너 보스 몬스터가 여기 계속 있어도 돼?”
“아! 벌써 시간이! 돌아가야겠어요!”
세준의 말에 정신을 차린 두쿠가 서둘러 웨이포인트로 돌아가려 했다.
“우리도 같이 가자!”
세준은 이 기회에 웨이포인트까지 가는 길을 미리 파악해두고 웨이포인트 등록까지 마칠 생각이었다.
그렇게 탑 49층 보스와 안면을 트고 웨이포인트 등록까지 일사천리로 한 세준은 다시 돌아와 감나무를 치료하다 탑 49층에서 첫날밤을 보냈다.
***
다음 날 아침.
“으윽······.”
세준은 가위가 눌린 것처럼 오른팔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여기는 분홍 털이 없었기에 꾸엥이는 당연히 세준과 같이 잤고 꾸엥이가 세준의 오른팔을 안고 자고 있었다. 자세로 봤을 때는 거의 암바에 가까웠다.
무의식적으로 고급 기술을 구사하는 꾸엥이. 역시 무서운 녀석이었다.
“얘들아 일어나자.”
세준이 서둘러 동물들을 깨웠다. 오늘부터 두더지들이 출근하기에 두더지들에게 농사를 가르치면서 작업을 하려면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세준이 동물들을 깨우고 탑 99층과 비슷하게 생긴 벽돌집에서 나왔다. 어제 마일러의 괭이를 이용해 땅 움직이기 스킬로 지은 벽돌집이었다. 옆에는 함께 지은 취사장도 있었다.
“아침 먹자.”
서둘러 아침을 차린 세준이 동물들을 불렀다.
그렇게 세준과 동물들이 아침을 먹는 동안
두두!
두더지들이 땅굴을 파며 출근하기 시작했다.
“일단 두더지들 도로 정리부터 해야겠네.”
두더지들이 중구난방으로 만들어 놓은 땅굴을 보면서 세준이 말했다. 매번 두더지들이 이런 식으로 출근하면 밭을 만들 수가 없었다.
그렇게 세준이 아침을 다 먹을 때쯤
두두!
2012마리의 두더지들이 모두 출근했다.
“오늘은 꾸엥이 교관이 밭 만들기와 심기를 가르쳐 줄 거야.”
꾸엥!꾸엥!
[꾸엥이를 따라온다요! 꾸엥이가 심기를 가르쳐 주겠다요!]세준의 말에 꾸엥이가 두더지들을 데리고 토룡이가 잘 섞어놓은 땅으로 갔다.
“우리 꾸엥이 많이 컸다.”
세준이 그런 꾸엥이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예전에 땅에 생선 머리를 심었던 꾸엥이. 하지만 이제 다른 새내기 농부들에게 농사를 가르칠 정도로 성장해 있었다
그런 꾸엥이를 지켜보던 세준.
“이제 우리도 일하자.”
(네!)
황금박쥐와 감나무밭으로 갔다. 물론 테오는 세준의 무릎에 기본 옵션으로 붙어 있었다.
[농사꾼의 따뜻한 손길 Lv. 4이 발동합니다.] [손길이 닿는 동안 감나무의 뿌리가 조금 치유됩니다.]…
..
.
이미 황금박쥐의 노래로 초벌 작업이 돼 있었기에 어제보다 좀 더 빠른 속도로 감나무를 치유할 수 있었다.
그렇게 세준이 감나무를 20그루 정도 치료했을 때
“저기 수상한 놈이 보인다!”
탑 49층에 도착해 삼두사회를 추적하던 블랙오크들이 세준을 포위했다.
“냥?! 블랙오크들이다냥!”
“뭐야?! 테 부회장 아는 사이야?!”
뼈투구를 쓰고 전투를 준비하던 세준이 테오에게 물었다.
“당연하다냥! 나의 부하 우르치의 부하들이다냥! 우르치 어디 있냥?!
테오가 자랑스럽게 말하며 블랙오크의 왕 우르치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