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74)
174화. 나의 손이 강하게 끌리고 있다냥!
174화. 나의 손이 강하게 끌리고 있다냥!
검은 탑 99층.
-어떻게 멸망의 사도가 탑 안에 들어올 수 있는 거지?
-멸망의 사도는 블랙문이 완전히 열려야만 나타나는 건 줄 알았는데······
카이저와 켈리온이 술을 마시며 심각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것보다 켈리온 너도 청동 코인에서 뭔가를 느낀 것 같던데?
-그래. 엘리시엔이라는 곳의 기운을 느꼈어.
엘리시엔은 1000년 전쯤 하얀 탑이 지키지 못한 세상의 이름이었다.
-켈리온, 네가 느낀 건 엘리시엔인가?
-카이저, 너는 다른 곳이야?
-그래. 나는 오튼의 기운을 느꼈다.
오튼은 1500년 전 검은 탑이 지키지 못한 세상. 멸망의 사도들이 멸망시킨 세상의 기운을 직접 삼키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멸망의 사도를 처치하면 놈이 삼킨 세상의 기운을 해방해 멸망한 세상을 다시 창조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켈리온, 어떻게 생각해?
-충분히 가능성은 있어. 근데 다른 탑에도 멸망의 사도가 침입했을까?
하얀 탑이 걱정되기 시작하는 켈리온이었다.
-글쎄. 히드라의 7번째 머리만 운 좋게 들어온 건지 아니면 탑의 감지에 걸리지 않고 들어오는 방법이 있는 건지 모르겠군.
-혹시 모르니 탑을 점검해봐야겠어.
-조금만 있다···
카이저가 붙잡기도 전에 하얀 용 조각상이 멈췄다.
-쳇. 세준이 자랑 좀 하려고 했더니만······ 크으. 좋다.
켈리온에게 세준이 세운 공을 자랑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카이저가 혼자서 술을 마셨다.
***
쿵.
블랙오크들이 땅속에서 파낸 물건들을 가져왔다. 검 조각, 방패 조각, 갑옷 조각 등. 대부분 부서져 있어 쓸 수 있는 물건은 없었다. 그만큼 꾸엥이의 공격이 엄청났다는 걸 의미였다.
그나마 건질 건 몇천 탑코인 정도의 푼돈. 얼마 안 되는 돈이기에 블랙울프와 블랙오크들에게 쓰라고 줬다.
그렇게 삼두사회 비밀 아지트의 수색이 끝나갈 때쯤
“박 회장! 빨리 이쪽으로 오라냥!”
심심하다며 주변을 돌아다니던 테오가 갑자기 기세등등한 목소리로 견고한 칼날 대파를 심고 있던 세준을 불렀다.
“테 부회장, 설마?!”
테오의 기세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세준이 서둘러 달려와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
척.
“그렇다냥! 나의 손이 강하게 끌리고 있다냥!”
테오가 자신의 앞발을 앞으로 뻗으며 외쳤다.
“정말?! 역시 테 부회장! 어디야?”
그냥 끌리는 것도 아니고 ‘강하게’라고 얘기하는 테오. 이건 대박 아이템을 찾을 기회였다.
“푸후훗. 저쪽이다냥!”
테오가 대답하며 세준의 무릎에 매달렸다. 지금은 기고만장해질 타이밍. 푸후훗. 박 회장, 어서 나를 이동시켜라냥!
그렇게 세준이 테오의 앞발이 가리키는 곳으로 가자 땅이 주저앉으며 생겨난 절벽 앞에 도착했다.
“저기를 파라냥!”
테오가 절벽의 한쪽을 가리켰다.
“저기를······?”
“그렇다냥! 박 회장, 지금 내 앞발을 의심하는 것이냥?!”
“어? 당연히 아니지! 땅 움직이기!”
세준이 의심의 눈길을 보내자 바로 발끈하는 테오. 세준이 서둘러 마일러의 괭이를 이용해 절벽에 구멍을 내기 시작했다.
“땅 움직이기!”
“땅 움직이기!”
10번 정도 구멍을 내자
후두둑.
“어?”
벽이 무너지며 벽 너머에 작은 방이 나타났다. 그리고 방의 중심에 있는 작은 나무 상자.
달칵.
세준이 조심스럽게 나무 상자를 열자
“응? 이건 콩?!”
안에는 3개의 오백원짜리만 한 거대한 콩이 들어있었다.
[하늘에 닿는 콩]심으면 7일 만에 하늘에 닿을 만큼 높게 자라납니다.
빠르게 자라는 만큼 수명이 짧습니다.
섭취 시 키가 3cm 커집니다.
등급 : C-
“이게 왜?”
이건 B급 미만의 아이템. 테오의 앞발 탐지기에 걸릴 만한 아이템이 아니었다.
‘역시!’
오물오물.
꿀꺽.
세준은 카이저의 발톱을 받으며 테오의 앞발에 부정이 탄 게 틀림없다고 확신하며 하늘에 닿는 콩 하나를 삼켰다.
[하늘에 닿는 콩을 섭취했습니다.] [키가 3cm 커졌습니다.]예전부터 키 180cm를 찍어보고 싶었던 세준.
“가자.”
그렇게 평생소원인 키 180cm를 찍었으니 나름 만족스러운 성과라고 위로하며 테오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덕분에 상의와 하의가 조금 짧아졌지만. 3cm 높은 세상을 보는 대가로는 충분히 감내할만한 것이었다.
“냥······.”
세준의 반응이 뜨겁지 않았기에 테오는 자신의 앞발을 보며 시무룩해졌다.
그렇게 밖으로 나왔을 때
휙!
테오는 갑자기 자신의 앞발을 잡아끄는 강렬한 힘을 느꼈다.
“냥?! 박 회장! 끌린의 방향이 바뀌었다냥!”
테오가 갑자기 하늘을 향해 앞발을 뻗으며 말했다.
“갑자기 방향이 바뀌다니 무슨 소리야?”
“나도 모르겠다냥! 갑자기 앞발이······ 냥?”
말을 하던 테오의 몸이 살짝 떴다 가라앉았다. 엄청난 끌림. 이건 정말 초대박 아이템이 분명했다. 그리고 테오의 앞발이 왜 바로 하늘을 가리키지 않고 이곳을 먼저 안내했는지 알 것 같았다.
‘카이저 님의 발톱으로 부정을 탄 게 아니라 오히려 테오의 앞발의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거였어!’
하늘에 닿는 콩을 심어 하늘에 가라는 의미. 끌리는 아이템으로 갈 수 있는 아이템을 먼저 찾게 해준 것. 테오의 앞발에 공략집 기능이 탑재됐다.
“뭐야? 테 부회장 앞발 성능이 왜 이렇게 좋아졌어?!”
“푸후훗. 그런 것이다냥! 테 부회장인 나에 맞게 내 앞발도 성장한 것이다냥!”
덕분에 테오의 우쭐함은 다시 하늘을 찔렀다.
“일단 이걸 심어야겠지?”
세준이 꾸엥이가 만든 분지의 중앙에 하늘에 닿는 콩 하나를 심었다.
[마력이 담긴 땅에 하늘에 닿는 콩을 심었습니다.] [마력 씨뿌리기 Lv. 6의 효과로 하늘에 닿는 콩이 뿌리를 내릴 확률이 증가합니다.] [마력 씨뿌리기 Lv. 6의 효과로 24시간 동안 하늘에 닿는 콩의 성장 속도가 빨라집니다.] [직업 퀘스트 완료까지 998만 4499번 남았습니다.]뿌드득.
뿌리를 내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엄청난 속도로 자라는 콩.
“먹구름 만들기. 비 내리기.”
혹시나 하늘에 닿는 콩이 말라 죽지 않게 세준이 서둘러 작은 먹구름을 만들어 비를 내려줬다.
그리고 뿌리가 단단히 자리 잡은 걸 확인하자
“일단 돌아가자.”
콩나무가 자라는 데 시간이 걸리기에 며칠 후에 다시 오기로 하고 세준은 일행을 데리고 감나무 밭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감나무 농장으로 돌아오자 퇴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두더지들이 블랙오크들과 열심히 밭에 씨를 뿌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퇴근도 잊고 열심히 일하다니.”
세준이 두더지들을 대견하게 바라봤다.
하지만
“위대한 검은 용 님을 위해 쉬지 말고 심어라! 허리를 펴는 놈은 허리를 반대로 접어주마!”
“당연합니다! 누가 감히 허리를 편단 말입니까! 그런 놈이 있다면 제가 팔다리도 접어 버리겠습니다!”
두두······
자세히 보니 블랙오크들의 살벌한 말에 두더지들이 눈치를 보며 퇴근도 못 하고 겁에 질려 죽기 살기로 일하고 있었다. 역시 아무리 재미있어도 퇴근을 이길 수는 없었다.
“모두 휴식!”
세준이 서둘러 작업을 멈추게 하고는 두더지들을 지옥 같았던 야근에서 퇴근시켰다. 의도치 않게 야근을 시킨 미안함에 고기를 100g씩 추가해줬다.
“비밀 통로라는 곳은 내일 가야겠다.”
시간이 늦었기에 세준은 저녁을 먹고 오늘은 하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황금박쥐, 우르치에게 비밀통로는 내일 가겠다고 전해줘.”
(네!)
꾸엥이의 등에 조용히 숨어 있던 황금박쥐가 세준의 지시에 빠르게 우르치에게 세준의 말을 전달했다.
잠시 후
우르르르.
분주하게 움직이는 블랙오크들.
“너희들 어디가?”
세준이 블랙오크들을 지휘하는 우르치에게 묻자
“사냥하러 갑니다.”
“사냥?”
“네. 잠시만 기다려 주시죠! 정찰병이 저기 웨이포인트를 지키는 거대한 두더지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웨이포인트를 지키는 거대한 두더지? 그거 두쿠잖아!
“잠깐! 모두 멈춰!”
세준이 서둘러 블랙오크드들을 멈춰 세웠다.
“왜 그러십니까? 혹여 저희가 무슨 잘못이라도?”
우르치가 세준의 눈치를 보며 물었다.
“우르치. 여기서는 사냥 금지야.”
생각해 보니 이렇게 많은 블랙오크들이 배를 채우려면 사냥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탐 49층에서 사냥을 하면 그 사냥감은 두더지들이 될 수밖에 없고 그건 앞으로 세준의 농장으로 올 일꾼들이 줄어드는 걸 의미했다. 제 살 깎아 먹기였다. 말려야 했다.
“그러면··· 저희는······.”
블랙오크들에게 마냥 굶으라고 할 수는 없으니 대책이 있어야 했고 세준에게는 당연히 대책이 있었다.
“저녁은 내가 줄게.”
철컹.
세준이 아공간 창고를 열며 말했다.
“세준 님이 직접 말입니까?!”
“응. 농작물 거대화.”
세준이 대답하며 힘의 호박고구마에 스킬을 사용하자 고구마가 순식간에 3m로 커졌다.
“이럴 수가!”
엄청난 기적을 목격한 것처럼 우르치가 경악했다.
‘흐흐흐. 뭐 이 정도 가지고.’
세준이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속으로 우쭐거렸다.
“자.”
세준이 거대 고구마를 우르치에게 건네고 다시 새로운 고구마를 거대화하려 할 때
꾸엥!
[꾸엥이 배고프다요!]꾸엥이가 우르치에게 앞발을 내밀며 거대 고구마를 달라고 요구했다.
“그······ 그럼요! 꾸엥이 님, 어서 드시죠!”
우르치가 공손하게 꾸엥이에게 거대 고구마를 넘겼다. 우르치는 꾸엥이가 해츨링이라고 확신했다. 위대한 검은 용인 세준을 아빠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는 자식인 해츨링뿐이니까.
그리고 아까 삼두사회의 비밀 아지트를 파괴할 때 본 꾸엥이의 거대 슈퍼히어로 랜딩 어택을 보면서 우르치는 세준을 더욱 우러러보게 됐다. 해츨링의 가벼운 점프 공격이 저 정도면 세준은······
꾸엥!
[고맙다요!]거대 고구마를 받은 꾸엥이가 열심히 고구마를 먹는 동안 세준이 고구마, 감자, 옥수수 등을 거대화하며 블랙오크들에게 줬다.
그렇게 대략 1만5000개 정도의 농작물을 거대화했을 때
[체력의 옥수수에 농작물 거대화를 사용합니다.] [체력의 옥수수가 가진 마력을 강제로 성장에 집중시킵니다.] [농작물 거대화 Lv. 3의 숙련도가 미약하게 상승합니다.] [농작물 거대화 Lv. 3의 숙련도가 채워져 레벨이 상승합니다.]농작물 거대화 스킬의 레벨이 상승하며 4레벨이 됐고 스킬에 새로운 효과가 추가됐다.
-10% 확률로 농작물의 거대화 크기가 3배로 커집니다.
덕분에 더 빨리 작업을 끝낼 수 있었다.
그렇게 블랙오크들의 식량 보급을 끝내자
“박 회장, 배고프다냥! 박 회장의 정성이 들어간 츄르가 먹고 싶다냥!”
세준의 작업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던 테오가 참치어죽을 요구했다.
“알았어.”
테오가 자신이 만든 참치어죽을 찾으니 괜히 뿌듯해진 세준이 서둘러 아공간 창고에서 참치어죽이 들어간 유리병을 꺼내
“자 여기.”
작은 접시에 담아 테오에게 줬다.
촵촵촵.
테오가 참치어죽을 먹는 동안 세준도 늦은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살금.살금.
핥짝.핥짝.
어느새 몰래 다가온 꾸엥이가 테오의 참치어죽이 든 유리병에 얼굴을 받고 열심히 먹어 치우고 있었다.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큰형아 거 몰래 먹는 거 맛있다요!]그렇게 신나게 테오의 참치어죽을 모두 먹고 조용히 사라지려했던 꾸엥이.
완전범죄를 노렸지만
꾸엥?꾸엥!
[어? 꾸엥이 얼굴이 안 빠진다요!]다 먹고 얼굴을 빼려 하자 유리병에 얼굴이 끼어버렸다.
꾸엥!
[꾸엥이 큰일 났다요!]“박 회장! 꾸엥이가 내 츄르를 먹고 있다냥!”
덕분에 너무나 허술하게 걸려버린 꾸팡. 역시 꾸엥이의 적성은 꾸탐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