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75)
175화. 집에 빨리 가고 싶다요!
175화. 집에 빨리 가고 싶다요!
다음 날 아침.
세준이 아침에 일어나 밖으로 나오자 아직 밭을 일구지 않은 곳들이 심하게 파헤쳐져 있었다.
“토룡이가 그랬나?”
세준은 토룡이의 짓으로 생각하고 서둘러 아침을 준비했다. 오늘은 비밀 통로를 찾아가기로 한 날. 빨리 비밀 통로를 확인하고 싶었다.
“여깁니다!”
그렇게 아침을 먹은 세준은 우르치의 안내를 받아 그들이 이용했다는 비밀 통로 앞에 도착했다.
“이게 비밀 통로라고?”
세준이 꺼림직한 표정으로 통로의 입구를 바라봤다. 비밀 통로라기에 동굴 같은 것을 상상한 세준.
하지만
[레드 린드겐]세준의 앞에 있는 건 입을 쩍 벌린 거대한 붉은 꽃. 통로의 정체는 차원을 뚫고 자라는 린드겐이라는 식물 몬스터였다.
“푸후훗. 박 회장, 이걸 처음 보냥?! 내가 린드겐에 대해 설명해 주겠다냥!”
세준이 모르는 것 같자 테오가 우쭐해하며 나섰다.
그리고
“큼냥!큼냥! 잘 들어라냥! 린드겐은 총 5가지 종류가 있다냥! 흰색, 노랑, 붉은색, 녹색··· 어······.”
자신만만하게 허리에 손을 올리고 설명을 하던 테오. 하지만 마지막 색 하나가 기억이 안 났다.
그때
“테오 박 님, 파란색입니다.”
같이 따라온 루켄이 뒤에서 조용히 얘기했다. 하지만 블랙오크들의 기본 목소리가 워낙 컸기에 세준의 귀에도 다 들렸다.
“큼냥! 파란색이다냥! 그리고 린드겐은 색에 따라 통로의 길이, 이동속도, 수송량 등의 성능이 다 다르다냥! 그리고······.”
테오의 설명이 이어졌다. 세준이 모르는 걸 처음 알려준다는 것이 신나는 모양. 물론 설명은 중구난방, 빼먹기 일쑤여서 뒤에서 루켄이 계속 귀띔해 줬다. 모두가 들을 수 있게.
테오와 루켄의 설명으로는 린드겐은 시중에 풀려도 금세 비싼 가격에 팔려나가 구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린드겐은 보통 삼두사회 같은 범죄조직이나 밀수조직이 주로 사용합니다. 참고로 유랑 상인 협회의 상인 통로도 린드겐의 구조와 원리를 분석해 만든 겁니다.”
라고 루켄이 부연 설명을 했다.
“그랬구냥! 그리고 린드겐은 싹이 나면 이파리 하나를 떼 연결하고 싶은 장소에 심으면 줄기가 이파리를 찾아 이동하고 통로가 연결되는 것이다냥!”
테오는 이제 대놓고 루켄의 말을 세준과 같이 듣다가 아는 내용이 생각나면 다시 얘기를 시작했다.
“푸후훗. 마지막으로 최우수 유랑 상인인 나 테오 박 님이 이용하는 광속 상인 통로는 최고 성능을 가진 흰색 린드겐보다 더 성능이 좋다냥!”
기승전, 자기 자랑으로 마무리하는 테오. 왠지 이 마지막 말을 하기 위해 앞의 그 많은 설명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근데 린드겐은 탑에서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도 이용할 수 있는 거야?”
“아니다냥! 그게 이상하다냥! 인간은 린드겐을 이용할 수 없다냥!”
“그래?”
세준이 테오의 대답을 듣고는 비밀통로 앞으로 갔다. 직접 겪어보면 알겠지.
세준이 앞으로 가자
턱.
세준이 들어오지 못하게 입을 다물어 버리는 린드겐. 입구컷을 당했다.
하지만
“꾸엥아. 이것 좀 열어줘.”
세준에게는 만능 오프너 꾸엥이가 있었다.
꾸엥!
[알겠다요!]쩌적.
꾸엥이가 두 앞발로 가볍게 린드겐의 입구를 강제로 벌렸다.
꾸엥!
[아빠 꾸엥이가 열었다요!]“응. 고마워.”
세준이 꾸엥이가 벌린 린드겐의 입구로 들어가려 할 때
[탑의 관리자가 들어가면 안 된다고 다급하게 말합니다.]에일린이 세준을 말렸다.
“에일린, 왜? 들어가만 보려고 했는데.”
[탑의 관리자가······.]세준의 물음에 에일린이 세준을 말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니까 탑 소속으로 완벽하게 인정된 존재만 통로를 이용해도 위험하지 않다는 거야?”
[탑의 관리자가 그래서 헌터들만 이용하는 웨이포인트가 따로 있는 거라고 말합니다.]“흐음.”
세준이 생각에 잠겼다. 에일린의 설명으로는 린드겐이나 통로라는 것들을 이용하면 이동하는 동안 탑의 외부로 나오게 된다고 한다. 여기서 탑 소속으로 인정받은 존재는 그대로 통로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처럼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 존재들은 통로를 이용해 탑의 외부로 나가는 순간. 진짜 외부로 나가버린다고 했다.
그 이후는 추락사, 운이 좋아 살아도 그곳은 지구가 아닌 탑의 본체 외부, 멸망과 싸우는 최전선이다. 세준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그럼 삼두사회는 어떻게 이용한 거지?”
[탑의 관리자가 자신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멸망의 사도와 관련이 있을 거라고 말합니다.]“아쉽네.”
세준이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린드겐의 꽃을 자세히 살펴봤다.
“어디 씨앗 없나?”
린드겐의 씨앗을 구해 심어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씨앗은커녕 열매도 보이지 않았다.
서걱.서걱.
어쩔 수 없이 세준은 꽃잎을 몇 개 잘랐다.
‘맛있으려나?’
먹을 수 있는 건지 살펴볼 생각이었다. 그렇게 린드겐의 꽃잎을 잘라 세준이 다시 감농장으로 돌아왔다.
***
탑 33층.
“무너진다!”
“피해라!”
밤낮으로 쉬지 않고 절벽을 판 블랙오크들이 서둘러 외치며 흩어졌다.
그리고
쿠구궁!
기울어지며 쓰러지기 시작하는 돌기둥. 동시에 삼두사회의 아지트에서 낙하산 몇 개가 펼쳐졌다.
“늑대들은 낙하산을 추적하고 블랙오크들은 적의 아지트를 포위하라!”
“네!”
블랙울프 족장 헤겔의 지시에 블랙울프와 블랙오크들이 빠르게 움직였다.
그때
콰앙!
삼두사회의 아지트에서 큰 폭음과 함께 불덩이 하나가 비밀 통로의 입구로 날아갔다. 그리고 불덩이 안으로 사람의 실루엣. 비밀 아지트의 관리자 파블로였다.
“쫓아라!”
헤겔이 늑대 5마리를 데리고 불덩이를 추적했다.
쿠웅!
“이놈들! 두고 보자!”
땅에 착지한 파블로가 분노하며 서둘러 비밀 통로로 들어갔다. 일부러 화염 냄새를 강하게 풍기며.
“탑 49층으로 오거라.”
파블로는 적들을 치명적인 함정이 가득한 아키로가 관리하는 탑 49층의 비밀 아지트로 유인해 모두 죽일 생각이었다.
***
“흐아암.”
비밀 통로에 갔다 돌아와 점심을 먹고 낮잠을 늘어지게 잔 세준이 기지개를 켜며 잠에서 깼다.
그리고
고로롱.
꾸로롱.
배로롱.
“애들아 일어나.”
테오와 꾸엥이, 황금박쥐를 깨웠다.
하지만
(네!)
세준의 부름에 바로 일어난 건 황금박쥐뿐. 테오와 꾸엥이는 아무 반응도 없었다.
“어쩔 수 없군. 황금박쥐 이리 와봐. 마사지해줄게.”
세준은 다른 애들이 일어나는 동안 마사지를 해줄 생각이었다.
(네! 좋아요!)
세준의 말에 잽싸게 세준의 손바닥 위로 올라온 황금박쥐.
쭉.쭉.
세준이 황금박쥐의 날개를 잡고 옆으로 당기며 스트레칭을 시켜주고
조물.조물.
조심스럽게 황금박쥐의 다리도 마사지해줬다.
(뱃뱃. 시원해요!)
그렇게 황금박쥐를 마사지해주자
꾸엥······
세준의 엉덩이에 궁둥이를 붙이고 있던 꾸엥이가 비몽사몽 상태로 몸을 옆으로 구르며 세준의 앞으로 왔다.
그리고
꾸엥!
[아빠 꾸엥이도 마사지 받고 싶다요!]마사지를 받고 싶다며 세준의 앞에 대(大)자로 당당하게 누운 꾸엥이.
“알았어. 아빠가 키 크는 마사지 해줄게.”
쭉.쭉.
세준이 꾸엥이의 다리와 몸을 당기며 스트레칭을 해줬다. 세준의 힘이 부족해 효과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꾸헤헤헤.
그냥 아빠가 놀아주는 게 좋은 꾸엥이였다.
그렇게 다시 10분쯤 마사지를 하자
“뭐냥?!
마지막 손님이 일어났다. 자신을 빼고 꾸엥이만 이뻐하자 심기가 불편한 테오.
척.
“박 회장, 나도 마사지 해달라냥!”
테오가 세준의 무릎에 발라당 누워 마사지를 기다렸다.
“알았어.”
세준이 대답하며 테오의 두 앞발을 잡고 들어 올리자
주우욱.
찹쌀떡처럼 쭉 늘어나는 테오의 몸.
그리고
부웅.부웅.
세준이 테오를 앞뒤로 흔들며 감나무 농장으로 이동했다.
“냥?! 박 회장, 이건 마사지가 아닌 것 같다냥!”
“아냐. 이것도 마사지야.”
“그러냥? 그럼 더 해봐라냥!”
“알았어.”
부웅.부웅.
계속해보니 재미있는지 테오는 세준의 손길에 자신을 완전히 맡겼다.
꾸엥!
[꾸엥이는 큰형아가 너무 부럽다요!]꾸엥이가 그런 테오를 부럽게 바라봤다. 자신을 흔들어 주기에는 세준의 힘이 너무 약했다.
“푸후훗. 걱정 말라냥! 내가 박 회장의 힘을 강하게 해주는 걸 내 앞발로 찾아주겠다냥!”
테오가 큰형아로서 꾸엥이를 위로했다.
꾸엥?
“푸후훗. 큰 형님을 믿어라냥!”
테오가 그렇게 꾸엥이에게 큰소리를 치는 사이 감나무 농장에 도착한 세준.
[농사꾼의 따뜻한 손길 Lv. 4이 발동합니다.] [손길이 닿는 동안 감나무의 뿌리가 조금 치유됩니다.]..
..
.
세준이 감나무 치유를 시작했다. 테오는 다시 세준의 무릎에 매달렸고 꾸엥이는 뭐 먹을 게 있는지 주변을 탐색했다.
그리고
(마사지. 쭉.쭉. 날개가 시원해~)
세준을 도와 감나무가 기운을 차리도록 노래를 불러주던 황금박쥐.
그렇게 각자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을 때
[파수꾼 황금박쥐가 새로운 재능 : 식물 치유 가수를 개화했습니다.]세준의 앞에 나타나는 메시지.
“응?! 식물 치유 가수?”
메시지를 본 세준이 황금박쥐를 바라봤다.
(나는 다섯째 황금박쥐, 우리 막내는 2022살 토룡이~)
황금박쥐는 열심히 작사, 작곡한 노래를 열심히 부르고 있었다.
그때
“어?!”
세준의 눈에 황금박쥐와 가까운 감나무들의 나뭇가지에 노란빛이 일렁이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스르륵.
노란빛이 일렁이는 나뭇가지에서 돋아나는 녹색 이파리. 비록 1~2개뿐이었지만, 앙상했던 나무에서 이파리가 돋아나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다.
황금박쥐의 노래가 세준의 스킬보다 효과가 더 좋았다. 덕분에 세준의 감나무를 치유하는 일은 더 빨리 끝났고 본격적으로 견고한 칼날 대파 농장을 만드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3일이 흐르자 가지고 있는 씨앗을 다 심어 더 이상 견고한 칼날 대파를 심을 수 없게 됐다. 블랙오크들 덕분에 대규모로 씨앗을 심었기 때문.
“이제 이것만 다 자라면 지구를 다 커버할 만큼의 견고한 칼날 대파를 수확할 수 있겠지?”
세준이 씨앗을 심은 밭에 비를 내리며 말했다.
그때
꾸엥?
[아빠 언제 집으로 돌아간다요?]꾸엥이가 다가와 물었다. 엄마가 보고 싶은 모양이었다.
“이제 곧 돌아가야지. 엄마 보고 싶어?”
꾸엥!꾸엥!
[아니다요! 꾸엥이 참을 수 있다요!]꾸엥이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자신을 신경 써 일부러 밝은 척을 하는 게 보였다. 꾸엥이의 반응을 보니 빨리 돌아가야 할 것 같았다.
“얘들아 짐 챙겨. 집에 갔다 오자.”
어차피 웨이포인트를 이용하면 금방이었다.
“우르치 잠깐 나 탑 99층에 다녀올 테니까 이곳 관리 좀 부탁해.”
“네! 맡겨주십시오!”
“그래. 두더지들은 꼭 제때 퇴근시키고.”
“네!”
혹여 두더지들이 또 집에 못 갈까 봐 꼭 칼퇴근을 시키라고 여러 번 당부했다.
그렇게 웨이포인트를 향해 탑 99층으로 가는 길.
“냥냥냥.”
꾸에엥!
(뱃뱃.)
집에 돌아가는 게 좋은지 콧노래를 부르며 신나 하는 동물들.
그때
“응?! 사람?”
반대편에서 갈색 머리에 콧수염을 기른 남자가 다가왔다.
“안······.”
세준이 오랜만에 보는 동족을 향해 인사를 하려 할 때
“죽어라!”
남자가 다짜고짜 세준을 공격했다.
꾸엥!꾸엥!
[꾸엥이 집에 빨리 가고 싶다요! 방해하면 화난다요!]쾅!
귀가를 방해받은 꾸엥이가 남자에게 주먹을 날렸다.
그리고
화르륵.
-이놈! 감히 내가 누군 줄 알고!
꾸엥이에 맞은 남자가 불에 휩싸인 거대한 붉은뱀으로 변했다. 탑 33층에서 올라온 파블로의 몸에 숨어있던 히드라의 3번째 머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