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92)
192화. 퀘스트는 모르겠고 일단 복수부터
192화. 퀘스트는 모르겠고 일단 복수부터
“뭐지? 왜 이렇게 잡것들만 걸려?”
땅문서를 통해 검은탑에서 녹색탑으로 이동한 존재들을 수정구로 살펴보며 브라키오가 투덜거렸다. 원하는 검은탑의 탑농부는 걸려들지 않고 있었다.
“가서 수거해와.”
브라키오가 수하로 부리는 몬스터들에게 땅문서 수거를 지시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감정이 끝나고 하루가 지나면 발동하게 마법을 걸어야겠어.”
새로운 마법을 건 땅문서를 다시 검은탑으로 전송시켰다.
***
“저녁 먹자!”
세준이 취사장 마당에서 구워지고 있는 거대 크레이피시 구이 앞에서 동물들을 불렀다. 거대한 크레이피시를 통째로 굽다 보니 안까지 완전히 익히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어느새 저녁이 됐다.
물론 불꽃이의 불꽃 버프인 친화의 불꽃을 쓰거나 다른 방법으로 점심에도 먹을 방법이 있었지만, 아직 에일린의 건강 주먹 고기 조각이 소화되지 않았기에 세준은 일부러 천천히 했다.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세준의 몫은 남아있지 않을 테니까.
“꾸엥아 크레이피시 좀 분리해줘.”
꾸엥!
[알았다요!]세준의 부탁을 받은 꾸엥이가 거대화해서
콰직.
콰직.
크레이피시의 양쪽 집게를 가볍게 뜯어냈다.
그리고
뿌직.
크레이피시의 허리를 꺾어 몸통과 꼬리를 야무지게 분리했다. 역시 먹을 줄 아는 녀석은 달랐다.
“자. 먹을 만큼 잘라가.”
세준의 말에 분리된 크레이피시 앞에선 동물들이 줄을 서서 먹을 만큼 잘라갔다. 크레이피시의 크기가 워낙 컸기에 아무리 잘라도 집게발 크기도 먹기 힘들었다. 물론 꾸엥이는 빼고 얘기한 것이다.
꾸엥!
[맛있다요!]꾸엥이는 집게발 하나를 잡고 이미 절반 이상 먹은 상태였다.
“테 부회장, 발톱.”
“알겠다냥!”
빳칭.
세준은 테오의 용발톱을 이용해 크레이피시 살을 나중에 먹기 편하도록 적당한 크기로 잘라 아공간 창고에 보관했다.
그리고 카이저, 켈리온, 에일린에게까지 크레이피시 구이를 돌리고 나서야 드디어 자리에 앉아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테 부회장, 츄르 먹자.”
물론 테오부터 챙기면서. 분명 자신이 회장이고 테오가 부회장인데 왜 내가 보좌하는 것 같지?
“기다리고 있었다냥!”
테오가 당당히 대답하며 세준의 무릎에 발라당 누워 츄르를 받아먹을 준비를 했다. 이렇게 기다려 준 것만으로 나는 박 회장을 보좌한 것이다냥!
“자.”
세준이 참치어죽을 숟가락으로 떠서 테오의 입에 가져갔다.
촵촵촵.
“푸후훗. 박 회장의 정성이 들어가서 맛있다냥!”
“그래.”
테오가 맛있게 먹는 것을 확인하고 세준도 크레이피시를 먹기 시작했다.
“크레이피시는 내장을 찍어서 먹어야 제맛이지.”
세준이 크레이피시의 다리살을 크레이피시의 내장을 담은 그릇에 깊게 담근 후 입에 넣자
“으음.”
먼저 치즈와 버터의 풍미가 세준의 후각과 미각 세포를 일깨웠다.
오물오물.
본격적으로 크레이피시를 씹자 찰진 식감과 함께 바다의 풍미를 담은 짠맛이 느껴졌다.
하지만 짠맛은 파도에 씻겨나가듯이 금세 씻겨나가고 크레이피시를 씹으면 씹을수록 올라오는 단맛이 세준의 입안을 즐거움으로 가득 채웠다.
그렇게 모두가 맛있게 크레이피시를 먹고 있을 때
“세준 님, 저희가 왔습니다!”
세준의 부름에 열심히 달려온 엘카가 부하들과 도착했다.
“엘카, 마침 잘 왔어. 같이 먹자.”
세준이 크레이피시의 살을 잘라 늑대들에게 권했다.
“세준 님,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엘카가 세준에게 감사를 표하자 부하 늑대들도 따라 감사를 표하고
우적우적.
크레이피시를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세준의 부름에 서둘러 달려온다고 식사도 거른 늑대들이었다.
“엘카, 근데 농장은 찾았어?”
엘카의 식사가 끝나자 세준이 물었다.
“네. 원래 알고 있던 장소입니다.”
“원래 알고 있던 장소?”
“네. 그곳은······.”
엘카가 탑 85층에 있는 농장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농장에서 자란 칡이 다른 곳으로 퍼져 탑 85층의 다른 식물들을 모두 죽였다고?”
“네. 칡이 땅의 영양분을 흡수해 칡 주변에는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대기근 때 더 큰 피해를 입은 겁니다.”
칡은 땅속 깊은 곳까지 뿌리를 내리고 생명력이 억센 것으로 유명하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대기근 때 칡은 안 먹었어?”
칡을 구황작물의 하나로 알고 있는 세준이 물었다. 칡이 층에 가득했다면 주린 배를 채우기에는 충분한 양이었다.
“저희도 처음에는 칡으로 배를 채웠는데 칡을 오랫동안 먹은 늑대들이 이유도 없이 죽는 것을 보고 이후로는 칡을 먹지 않았습니다.”
“그래?”
엘카의 말에 세준이 생각에 잠겼다. 칡에 독이 있었나? 일단 만일을 대비해 해독의 대파를 챙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꾸엥!
[아빠 꾸엥이가 이거 찾았다요!]다다다다.
온몸에 크레이피시 내장을 묻힌 꾸엥이가 푸른 옥빛의 구슬을 들고 달려왔다.
꾸엥!
[이거 아빠가 먹는다요!]척.
자랑스럽게 세준에게 구슬을 내미는 꾸엥이. 크레이피시의 내단 같았다. 아마 쓴맛이 나겠지.
“고마워.”
세준이 꾸엥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내단을 살펴봤다.
[심해의 거대 크레이피시 내단]차원의 바다 깊은 심해에서 2000년 이상 산 크레이피시의 내단입니다.
섭취 시 모든 스탯이 20 상승합니다.
쓴맛이 납니다.
사용 제한 : Lv. 50 이상, 모든 스탯 50 이상
등급 : B+
예상대로 쓴맛이 나는 내단. 그래도 이번에는 ‘강하게’라는 말이 빠져있어 안심이 됐다.
쏙.
세준이 과감하게 내단을 입에 넣었다. 그래도 몇 번 먹었다고 쓴맛에 익숙해진 건지 먹을만했다. 말 그대로 ‘먹을만’만 했다.
꿀꺽.
[심해의 거대 크레이피시 내단을 섭취했습니다.] [모든 스탯이 20 상승합니다.]“크으.”
세준이 입 안에 남은 쓴맛을 없애기 위해 서둘러 꿀젤리를 입에 넣었다.
사르르르.
입에 넣자마자 꿀젤리가 녹아 사라지며 쓴맛도 함께 가져갔다.
[독꿀벌의 방울토마토 꿀젤리를 섭취했습니다.] [재능 : 강화된 마력 회로의 재능이 미세하게 조금 강화됩니다.]쏙.
재능이 강화됐다는 메시지를 보며 세준이 자신을 물끄러미 보고 있는 꾸엥이의 입에도 꿀젤리를 넣어줬다.
꾸엥······
하지만 하나로는 만족스럽지 않은지 입을 다물지 않고 불쌍한 소리를 내며 세준을 계속 바라보는 꾸엥이.
쏙.쏙.쏙.쏙.
마음이 약해진 세준이 꾸엥이의 입에 꿀젤리를 10개 넣어줬다.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맛있다요!]그제야 만족했는지 기분이 좋아진 꾸엥이가 다시 크레이피시를 먹으러 달려갔다. 아직 식사가 끝나지 않은 꾸엥이였다.
그렇게 꾸엥이가 남은 식사를 하는 사이
[해독의 대파를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7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경험치 50을 획득했습니다.]세준은 해독의 대파들을 뽑아 아공간 창고에 담았다.
그리고
다다다.
꾸엥!
[꾸엥이 이제 배부르다요!]꾸엥이가 식사를 끝내고 세준에게 달려왔다. 크레이피시 내장을 털에 잔뜩 묻힌 상태로.
“잠깐. 꾸엥이 목욕부터 하자.”
꾸엥?
세준이 다리에 매달리려는 꾸엥이를 들어 분수대로 옮겨 목욕을 시켰다.
잠시 후
꾸엥!
[개운하다요!]“얘들아 잠깐 아공간 창고에 들어가 있어.”
꾸엥이를 목욕시킨 세준이 테오, 꾸엥이, 엘카를 아공간 창고에 들어가게 했다. 탑 85층으로 내려가 농장의 상태를 볼 생각이었다.
촤륵.
세준이 땅 85층의 땅문서를 펼치자
[검은탑 85층 농장 땅문서의 최초 소유자 각인을 위한 소환 기능이 발동합니다.]세준이 탑 85층으로 사라졌다.
***
[검은탑 85층 농장에 도착했습니다.] [최상층인 탑 99층에서 탑 85층으로 이동했습니다.] [14층을 내려갔습니다.] [>이명 : 역행자>의 효과로 모든 스탯이 14 상승합니다.]“와.”
탑 85층에 도착하자 녹색 넝쿨들이 주변을 완전히 덮고 있었다.
“저게 다 칡인 거야?”
끝이 보이지 않는 칡넝쿨들. 거기다 땅속으로도 깊이 박혀 있을 게 뻔했다.
철컹.
“얘들아 나와.”
세준은 일단 생각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동물들을 아공간 창고에서 나오게 했다.
“박 회장, 하늘에서 끌림이 느껴진다냥!!”
아공간 창고에서 나온 테오가 갑자기 앞발로 하늘을 가리켰다.
“하늘?”
설마?! 탑 49층에서 사라진 에밀라의 화단이 이곳에 있는 것 같았다.
퍽.
“땅 움직이기.”
세준이 하늘에 닿는 콩 하나를 꺼내 바닥에 심었다.
[마력이 담긴 땅에 하늘에 닿는 콩을 심었습니다.] [하늘에 닿는 콩이 농사꾼의 발소리를 듣고 있어 마력 씨뿌리기 Lv. 6의 효과가 강화됩니다.] [마력 씨뿌리기 Lv. 6의 효과로 24시간 동안 하늘에 닿는 콩의 성장 속도가 2배 빨라집니다.]그러나
[땅에 영양분이 없습니다.] [주변의 농작물들이 땅의 마력을 흡수합니다.] [주변의 농작물들이 하늘에 닿는 콩의 영양분을 뺏기 시작합니다.]칡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어?!”
세준이 메시지를 보고 서둘러 다시 땅을 파보자
꿈틀.꿈틀.
칡뿌리들이 하늘에 닿는 콩에 뿌리를 박고 영양분을 흡수하고 있었다. 세준이 땅에 공급한 마력 덕분에 더욱 움직임이 좋아진 칡뿌리였다.
처음에 얻은 하늘에 닿는 콩의 수는 3개. 원래라면 이게 마지막 콩이다.
하지만
“미리 늘려놔서 다행이다.”
세준이 풍요의 황금 상자에 넣어둔 덕분에 지금 세준의 주머니에는 하늘에 닿는 콩이 5개나 있었다.
그렇게 세준이 안도할 때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퀘스트 : 칡에 잠식당한 농장을 정상화하고 땅의 권리를 되찾아라.]보상 : 땅문서의 정당한 주인으로 인정, 귤나무 한 그루
세준의 앞에 퀘스트 메시지가 나타났다.
“어?! 귤나무?”
칡에 잠식당하기 전에는 이곳이 귤나무 농장이었던 모양이다.
“좋아! 꾸엥아 거대화해서 땅을 뒤집어버려!”
꾸엥!
[알았다요!]세준은 일단 힘으로 해결해 보기로 했다. 어차피 칡이 땅에 박혀있어봐야 꾸엥이의 힘을 버텨낼 수는 없을 거다.
쾅!
거대화한 꾸엥이가 땅에 손을 박고
꾸에엥!
힘을 줘서 땅을 들어 올렸다. 거의 10m 두께에 1000평 정도의 땅이 들어 올려졌다. 하지만 10m보다 더 깊은 곳까지 내려간 칡뿌리. 꾸엥이가 뒤집은 땅의 칡뿌리는 대부분 끝이 잘려 있었다.
“땅 움직이기!”
세준이 깊이 10m의 땅을 다시 한번 뒤집었다.
퍽.
꾸엥이와는 다르게 50평 정도의 땅이 5m 정도 두께로 뒤집혔다.
“뿌리가 저렇게 깊이 내려갔다고?”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 칡뿌리를 보며 세준이 당황했다.
꾸엥!
[다시 해보겠다요!]꾸엥이가 깊게 파인 땅으로 내려가 다시 한번 땅을 뒤집었다. 이번에는 전보다 힘을 더 줘서 20m 두께의 땅을 뒤집었다. 그제야 끝이 잘리지 않은 칡뿌리들이 나타났다.
그래도 절반 정도는 아직도 뿌리가 끊어져 있었다.
“땅 움직이기.”
세준이 다시 땅을 움직이자 그제야 모든 뿌리의 끝이 보였다.
“이거 어렵겠는데······.”
탑 85층을 전부 40m 깊이까지 파야 칡을 뿌리까지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상황에 세준이 고개를 저었다.
농장 주변이야 어떻게 칡을 전부 제거한다고 해도 탑 85층의 칡을 전부 제거하는 건 불가능하다. 제거하는 속도보다 다시 자라는 속도가 더 빠를 것 같았다.
그리고 농장의 칡을 전부 제거해도 주변의 칡이 금방 넘어올테니 제거하는 의미가 크게 없었다.
“어쩌지?”
[칡 열매 4개를 얻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채종하기 Lv. 6의 숙련도가 미세하게 상승합니다.]세준은 답이 보이자 않자 일단 칡의 열매를 수확했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칡 열매를 수확하는 세준. 역시 탑농부다웠다.
그때
“어?!”
세준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이 칡 열매를 녹색탑에 심으면? 아주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
“흐흐흐. 얘들아, 일단 열매를 따자!”
퀘스트는 모르겠고 일단 복수부터. 세준은 감히 자신과 에일린을 납치하려 한 녹색탑에 대한 복수를 먼저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