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199)
199화. 분노하다.
199화. 분노하다.
뿌득.뿌득.
불개미 일꾼의 생명력을 빨아들이며 빠르게 자라나는 칡.
“응?”
어느 정도 자라자 칡은 성장을 멈추고
뿅.
꽃을 피워냈다.
그리고
[칡이 불개미의 생명력을 흡수합니다.] [불개미의 생명력이 지속적으로 줄어듭니다.] [칡이 불개미의 생명력을 흡수합니다.] [불개미의 생명력이 지속적으로 줄어듭니다.]···
..
.
1분마다 칡이 불개미의 생명력을 흡수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렇게 세준이 불개미를 지켜본 지 30분이 지났다.
“뭐지? 언제 죽어?”
아무리 기다려도 불개미는 죽을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분명 칡이 불개미의 생명력을 빨아들인다고 했는데······ 불개미는 너무 멀쩡했다.
꾸엥!
[아빠 꾸엥이 심심하다요!]“응. 잠깐만 기다려.”
세준이 꾸엥이를 등에 업고 둥가둥가를 해주면서 다시 30분을 지켜봤지만, 불개미는 너무 멀쩡해 보였다.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꾸엥이 신난다요!]덕분에 계속 업혀있던 꾸엥이만 신이 났다.
“그러면 그렇지.”
세준은 무엇이 문제인지 금세 깨달았다. 칡은 그냥 칡일 뿐인 것이다. 칡이 아무리 생명력을 빨아도 그건 불개미가 가진 생명력의 극히 일부.
칡을 적어도 수천 개, 어쩌면 수만 개를 심어야 불개미의 생명력이 바닥날 것 같았다. 아니면 칡이 성장해 더 큰 생명력을 흡수할 수 있거나.
“아 진짜······ 전투 중에 이런 걸 어떻게 쓰라고.”
피부에 구멍도 뚫어야 하는데······
거기다 생각해보면 농작물에 열매가 맺기 위해서는 꽃에 수정이 돼야 하니 그전까지는 수확도 할 수 없다.
‘너는 밭이다!’ 스킬은 지극히 농부스러운 전투 스킬이었다.
세준이 전투 스킬의 성능에 실망할 때
키에에······
기절했던 불개미 일꾼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그때
[특수효과 : 구속이 발동합니다.]꿈틀.꿈틀.
특수효과가 발생했다는 메시지와 함께 칡 줄기가 불개미 일꾼의 몸을 묶기 시작했다.
“오!”
뭔가 되나 싶었지만
투둑.
불개미가 다리를 움직이자 너무도 쉽게 끊어지는 칡 줄기.
꿈틀.
칡은 불개미의 생명력을 흡수하며 줄기를 새로 만들어 불개미를 묶으려 했지만
화르르륵.
불개미 일꾼이 더듬이에서 불을 뿜어내 칡 줄기를 태워버리며 세준이 얻은 전투 스킬의 하찮음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그래도 칡은 뽑아놔야지. 꾸엥아 붙잡아!”
저대로 놔두고 갔다가 칡이 열매를 맺으면 그 후는······ 여기도 탑 85층처럼 된다.
꾸엥!
[알겠다요!]꾸엥이가 불개미가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자 세준이 불개미의 등에 심은 칡뿌리를 뽑아냈다.
드득.
불개미의 등에서 미니 당근 크기의 칡뿌리가 뽑혀 나왔다.
[억센 생명의 칡뿌리를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7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경험치 50을 획득했습니다.] [불개미에게 작은 데미지를 줍니다.]동시에 나타나는 수확 메시지.
“응?! 그냥 칡뿌리가 아니네?”
메시지를 보며 세준이 이상함을 느낄 때
킁킁.
꾸엥!
[아빠 여기서 약하게 약초 냄새가 난다요!]세준의 등을 타고 앞으로 고개를 내맨 꾸엥이가 칡뿌리에서 약초 냄새를 맡았다.
“약초?”
꾸엥이의 말에 세준이 서둘러 칡뿌리의 옵션을 확인했다.
[억센 생명의 칡뿌리]살아있는 숙주에게서 생명력을 흡수하며 자란 칡의 뿌리입니다.
아직 제대로 성장하지 않아 약성이 아주 미약합니다.
섭취 시 체력이 0.002 상승하거나 체력 잠재력 0.001이 상승합니다.
재배자 : 탑농부 박세준
유통기한 : 10일
등급 : E
“진짜 약초네? 그럼 다른 것도 되나?”
전투 스킬로서의 성능에 대한 것은 이제 뒷전. 세준이 서둘러 불개미의 등에 다른 씨앗들을 심어봤다.
[전투 스킬 – 너는 밭이다 Lv. 1가 발동합니다.] [불개미 일꾼의 몸에 마력의 방울토마토 씨앗을 심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전투 스킬 – 너는 밭이다 Lv. 1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
.
[마력의 방울토마토가 불개미 일꾼의 생명력을 흡수하며 급속 성장합니다.]하지만 다른 농작물들은 약초가 되지 않았다. 약초가 될 수 있는 농작물이 따로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농작물을 빠르게 재배할 방법을 알아냈으니 그걸로 됐어.”
세준이 나름의 성과에 만족하며 농장으로 돌아가려 할 때
끼에엑.
등에 작게 자란 견고한 칼날 대파를 단 불개미가 세준을 졸졸 쫓아왔다. 몸에 농작물이 심어지며 페로몬에 변화가 온 불개미. 불개미는 세준을 아군으로 판단했다.
“뭐지? 꾸엥아 천천히 가자.”
꾸엥이의 등에 탄 세준이 따라오는 불개미를 보며 말했다.
꾸엥!
[알겠다요!]꾸엥이가 불개미가 따라올 수 있도록 천천히 이동했다.
그렇게 불개미는 세준의 농장에 도착했고
끼에엑.
께엑.
버섯개미들의 무리에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
탑 75층.
“하아··· 들어가기 싫다······.”
패튼이 자신의 출근지인 허름한 창고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첫날 창고에 들어갔다 유령과 마주치고 기절했던 패튼은 다음날 바로 사표를 냈다.
하지만 유랑 상인 협회에서는 패튼의 사표를 받아주지 않았다.
거기다······
쾅!
밖에서 꾸물거리지 말고 빨리 들어오라는 듯이 창고의 문이 열렸다.
“저 유령들 때문에 도망갈 수도 없어······.”
패튼이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창고 안으로 터덜터덜 들어갔다.
유령들은 테오가 창고 정리를 위해 패튼을 보냈다는 걸 알자 패튼이 출근을 안 하면 집까지 찾아와 괴롭혔다. 그래야 자신들이 테오가 왔을 때 성불을 피할 수 있기 때문.
패튼이 창고에 들어가자
-오! 막내 왔냐?!
-왔으면 뭐 해?! 빨리빨리 움직여!
유령들이 패튼을 반기며 창고 정리를 시켰다. 그래도 패튼이 창고에 선반을 설치하고 물건들을 선반에 수납한 덕분에 창고 바닥에 쌓여있던 물건들의 높이가 조금은 낮아졌다.
그렇게 패튼이 창고의 먼지를 마시며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을 때
“여기 1000탑코인이다냥!”
밖에서 테오의 목소리가 들렸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듯이 테오도 탑 99층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탑 75층의 뽑기 창고를 지나치지 못했다.
-키이이익! 테오 님이 오셨어!!!
테오의 목소리에 혼비백산하는 유령들.
쾅!
“푸후훗. 내가 왔다냥!”
테오가 창고 문을 거칠게 열며 당당하게 들어왔다.
-테오 님 오셨습니까!
유령들이 질서정연하게 서서 테오를 맞이했다.
“어······.”
패튼이 그 광경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유령들이 저렇게 겁을 먹다니? 패튼은 자신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를 건드렸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창고가 왜 아직도 이렇게 더려운 것이냥?!”
-······.
“······.”
테오의 말에 유령들과 패튼이 완전히 얼음이 됐다.
“일단 보관하고 있는 물건들을 가져오라냥!”
-네!
유령들이 보관하고 있던 물건 4개를 서둘러 가져 왔다.
“흠냥······.”
테오가 앞발을 뻗으며 앞에 있는 물건 4개와 아직 찾지 않은 물건들과의 끌림을 비교했다.
그리고
“이 아래에 있는 물건을 가져오라냥!”
테오가 물건이 쌓인 바닥을 가리키며 말했다.
-네······
유령들이 열심히 물건을 가져와 테오에게 확인을 받았다.
“아니다냥!”
오늘도 성불하는 유령이 여럿 나올 것 같았다.
그렇게 1시간이 지나며 10명 정도의 유령들이 성불했다.
그리고
-얘들아 나도 이제 가야 될 것 같아.
유령 하나가 성불하기 직전.
“이거다냥! 그럼 다음에 다시 오겠다냥!”
테오가 수십 번은 기워진 듯한 너덜너덜한 검정 조끼를 골라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막내야, 창고가 더럽다는 테오 님 말씀 들었지?
-나 성불할 뻔했어. 막내! 너 오늘부터 철야 근무다!
-앞으로 잠은 창고 앞에서 자라.
다음에는 성불을 피하기 위해 유령들이 패튼을 더욱 강하게 갈구기 시작했다.
***
“얘들아 준비됐어?”
꾸엥!
삐익!
우끼!
께엑!
세준의 말에 탑 99층의 일꾼들이 힘차게 대답하며 서둘러 흩어져 자신들이 배정받은 밭으로 이동했다.
블루문이 시작됐을 때 블루문의 기운이 깃든 농작물을 빠르게 찾기 위해서였다. 블루문이 끝나고 야식타임이 기다리고 있기에 모두 의욕이 넘쳤다.
꾸엥!
[꾸엥이 위치는 여기다요!]찰싹.
꾸엥이는 세준의 다리에 매달렸다.
“그래. 에일린 준비됐지?”
세준이 꾸엥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에일린에게 물었다.
[탑의 관리자가 걱정 말라며 큰소리를 칩니다.]이번에는 서치라이트에 마력을 충분히 충전한 에일린이었다. 이제 에일린이 직접 나서도 되지만, 에일린이 나서면 강한 마력에 노출된 세준이 기절하기에 어쩔 수 없이 서치라이트를 사용했다.
잠시 후, 해가 블루문으로 바뀌자
크오오오!
에일린이 서둘러 서치라이트를 켜고 포효했다.
그리고
“어······.”
휘청.
털썩.
세준이 기절했다. 에일린의 포효에도 강력한 마력이 실려있었기 때문.
꾸엥!
[아빠 또 쓰러졌다요!]꾸엥이가 서둘러 세준을 침실로 옮겼다. 쉽게 풀리는 일이 없는 세준이었다.
***
“으음······.”
[탑의 관리자가 몸은 괜찮냐고 물어봅니다.]세준이 눈을 뜨자마자 안절부절하고 있던 에일린이 물었다.
에일린은 최근에 영약급 방울토마토를 먹고 마력이 부쩍 늘어난 것을 자신이 간과해서 세준이 기절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세준을 높이 쳐주는 에일린이었다.
“가슴이 조금 답답한 것 빼고는 괜찮······ 아 꾸엥이였구나.”
가슴이 답답한 이유는 세준을 간병하던 꾸엥이가 세준의 가슴에서 자고 있었기 때문.
덥석.
꾸에엥······
세준이 꾸엥이의 몸을 들며 상체를 일으켰다.
“난 괜찮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 응? 테오가 왔었네.”
에일린과 말하던 중 무릎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에 세준이 아래를 보자 새벽에 복귀한 테오가 세준의 무릎에서 곤히 자고 있었다.
척.
“냐앙······.”
척.
세준이 테오와 꾸엥이를 무릎에 착용하고 일어서 밖으로 나왔다. 집의 마당에는 새벽에 수확한 블루문의 기운이 깃든 농작물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오늘 아침은 이걸로 해야겠다.”
세준이 푸른색 농작물들을 챙겨 취사장으로 향했다. 요즘 탑 85층 칡밭에서 꾸엥이 덕분에 약초를 많이 먹어 이 정도 농작물에는 큰 욕심이 생기지 않았다.
그렇게 다 함께 블루문의 기운이 깃든 농작물로 한 아침을 먹고
촵촵촵.
세준이 늦게 일어난 테오에게 츄르를 먹이며 모닝커피 타임을 가지고 있을 때
“박 회장, 이거 입어보라냥!”
츄르를 다 먹은 테오가 봇짐에서 유령 창고에서 가져온 조끼를 찢어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꺼내 내밀었다.
“엥? 이걸 입으라고?”
수백 번은 기운 듯한 가죽 조끼. 이걸 입으면 거지라고 불려도 할 말이 없을 것 같았다.
“그렇다냥!”
테오가 뿌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테오가 자신에게 이상한 걸 가져올 리는 없기에 세준은 일단 옵션부터 확인했다.
[가죽조끼]???
사용 제한 : Lv. 30, 민첩 50 이상
등급 : B
“에일린, 감정 좀 부탁할게.”
[탑의 관리자가 자신에게 맡기라고 합니다.]세준의 손에 올려져 있던 가죽 조끼가 사라졌다.
그사이
“박 회장, 여기 박 회장 가족에 대한 소식을 가지고 왔다냥!”
테오가 봇짐에서 한태준이 전달한 보고서를 꺼내 세준에게 건넸다.
“우리 가족?”
세준이 서둘러 보고서를 읽었다.
그리고
“삼두사회 이 썩을 X새끼들!!!”
세준이 탑에 온 이후로 처음으로 욕을 하며 분노했다. 감히 가족을 건드려?!
[탑의 관리자가 누가 그대를 화나게 했냐며 분노합니다.]-세준아 무슨 일이냐?
-세준아 왜 화났어?
“박 회장, 왜 그러냥?”
꾸엥?
[아빠 무슨 일이다요?]쿠어어엉?
검은탑 실세의 분노에 검은탑 최강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