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208)
208화. 운 따위 있어 봤자지.
208화. 운 따위 있어 봤자지.
꾸엥!꾸엥!
[집 도착이다요! 엄마 꾸엥이 왔다요!]농장에 도착하자마자 꾸엥이가 분홍 털을 찾아 달려갔다.
그리고
“대검이 얼마나 잘 드는지 볼까?”
세준은 새로 얻은 대검의 성능을 시험해보기 위해 대파밭으로 갔다. 현재 대파밭은 총 3종류의 대파가 심어져 있었다. 세준이 조난 때 처음 가져왔던 일반 대파 그리고 세준이 탑에서 씨앗을 얻어 심은 해독의 대파와 견고한 칼날 대파였다.
척.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일반 대파밭 앞에 세준이 자리를 잡고 아공간 창고에서 대검을 꺼냈다. 대파의 뿌리가 나눠질 때마다 대파를 계속 나눠 심었기에 대파밭의 면적은 엄청났다.
“후웁. 얍!”
세준이 숨을 들이마셨다가 기합을 지르며 대검을 옆으로 휘두르자
후우웅.
서거거걱.
대검이 바람을 가르는 소라를 내며 대파의 이파리를 베었다. 그것도 검의 길이보다 1m 정도 떨어진 곳까지. 검풍으로만 대파를 자른 것이다.
“와아! 테 부회장, 봤어? 내가 하나, 둘······.”
세준이 자신이 자른 대파의 수를 세기 시작했다.
퍽.
“오! 한 번에 대파를 24개나 잘랐어!”
세준이 절반 정도 잘린 대파를 손으로 쓰러트리며 테오에게 호들갑을 떨었다.
“잘했다냥··· 박 회장, 훌륭하다냥······.”
테오의 영혼 없는 칭찬. 평소라면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용 발톱부터 꺼내며 세준의 기를 죽였을 테오지만, 지금은 무척 졸렸다.
“흐흐흐. 후얍!”
덕분에 기가 죽지 않은 세준이 열심히 대파밭에서 대검을 휘두르며 이파리를 베어나갔다.
2시간 후
“후우. 보람차군.”
땀을 닦으며 세준이 흐뭇한 표정으로 뒤를 바라봤다. 자신이 잘라낸 횅한 대파밭을 보면 뿌듯해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
어느새 원래 높이로 자라난 대파들. 세준이 신고 있는 ‘농사꾼의 발소리 신발’ 덕분이었다. 세준의 발소리를 듣고 대파가 무럭무럭 자란 것이다.
“갇혔다.”
대파밭 한가운데 갇힌 세준.
“테 부회장, 잠깐 발톱 좀 빌려줘.”
“알··· 겠다냥······.”
비몽사몽 상태의 테오가 용 발톱을 꺼내 마력을 넣었다.
휙.
세준이 그런 테오의 앞발을 잡고 휘두르자
스르륵.
30m 안의 대파까지 동시에 쓰러졌다.
휙.휙.
세준이 테오의 앞발을 몇 번 휘두르자 세준이 2시간 동안 대검으로 대파를 베며 이동한 거리를 금세 이동하며 대파밭을 빠져나왔다.
덕분에 엄청난 양의 파 이파리가 생겼지만, 블랙 미노타우루스와 토끼들의 식사, 밧줄과 바구니의 재료 등 여러 가지 용도로 쓰이기에 많아서 나쁠 건 없었다.
“에잇!”
푹.
세준이 증폭의 대검을 집 앞에 대충 꽂아놓고 집으로 들어갔다. 풀 베기보다는 다른 용도를 찾아야 할 것 같았다.
***
다음 날 아침.
“으갸갸갸!”
아침 일찍 일어난 세준이 테오를 다리에 착용하고 밖으로 나와 격렬하게 기지개를 켰다.
“양조장부터 가야지.”
유물 : 재화를 삼키는 쌀반죽을 세준이 가지고 있었기에 세준은 쌀가루 보충을 위해 취사장에 가기 전 양조장 먼저 들르기로 했다.
그렇게 양조장으로 가기 위해 세준이 집 앞마당에 발을 디뎠을 때
“어?!”
세준은 어제 꽂아둔 대검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어디 갔지?”
집의 마당을 샅샅이 뒤졌지만, 대검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아직 쓸모는 찾지 못했지만, 무려 S+급 대검. 거기다 펭귄들이 선물해준 소중한 장비를 잃어버리다니······
“누가 가져간 거야?!”
세준이 화를 내며 일단 양조장으로 갔다. 조금 있다 토끼들과 버섯개미들이 일어나면 주변을 샅샅이 뒤질 생각이었다.
그렇게 씩씩거리며 양조장에 들어간 세준.
“어? 여기 있었네.”
양조장 안에서 대검을 발견했다.
우끼!
우끼!
바나나 원숭이 두 마리가 증폭의 대검을 함께 잡고 거대한 항아리에 든 막걸리를 젓고 있었다. 막걸리를 저을 막대를 찾던 원숭이들이 대검을 발견하고 챙긴 것이다. 나름 대검의 쓸모를 찾은 것 같았다.
“얘들아 뭐해?”
세준이 원숭이들을 보며 물었다.
우끼!
[삼양주를 만들고 있어요!]“삼양주?”
우끼!우끼!
[이렇게 하면 맛이 더 좋아져요! 삼양주는······.]세준의 물음에 원숭이들이 대답했다.
원숭이들의 설명으로는 한 번 발효시킨 막걸리를 밑술로 사용해 고두밥을 넣는 덧술 작업을 하고 다시 발효하면 이양주, 그 이양주에 다시 덧술을 하고 발효시키면 삼양주.
이양주, 삼양주로 갈수록 술의 도수가 높아지고 술의 맛은 깔끔해지며 향은 그윽하게 깊어진다. 거기다 술의 빛깔도 맑아져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고급술이 된다고 했다.
“그래. 열심히 만들어줘.”
나중에 카이저와 켈리온에게 비싸게 팔 생각을 하며 세준이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꾸엥!
[아빠 꾸엥이 배고프다요!]세준의 냄새를 찾아 양조장 앞까지 몸소 행차한 꾸엥이가 사나운 울음소리로 세준을 불렀다. 많이 배고픈 모양이었다.
“잠깐만. 농작물 거대화.”
세준이 서둘러 밖으로 나와 거대 고구마를 꾸엥이에게 주고 취사장으로 향했다.
타다다다.
세준이 단검으로 빠르게 재료들을 썰어 냄비에 넣고 불에 마력을 넣어 화력을 높였다.
“다음에는 펭귄들에게 식칼을 하나 만들어달라고 할까?”
세준이 케인즈의 수련용 단검을 보며 말했다. 잘 잘리기는 하지만, 요리용으로 만든 건 아니기에 재료를 자를 때 조금 불편했다.
보글보글.
냄비에 넣은 내용물들이 끓기 시작하며 빠르게 민물새우탕이 완성됐다. 새우탕을 못 먹어본 토끼들을 위한 세준의 배려였다.
새우탕이 완성되자
후루룩.
“얘들아 밥 먹자!”
세준이 빠르게 새우탕 한 그릇을 먹고 토끼들을 불렀다.
하지만
삐익!
삐야!
은신을 하고 토끼들을 놀래켜주려는 세준을 똑바로 보며 인사하는 토끼들. 역시 토끼들도 은신을 파악할 능력이 있었다. 쳇. 나만 없어 간파 능력.
“자 줄 서자.”
세준이 상심하며 꾸엥이와 토끼들의 그릇에 새우탕을 담아 나눠줬다. 자기 손이 보이지 않아 그릇에 새우탕을 담다 자신의 손에 새우탕을 붓는 경우도 있었지만, 괜찮았다.
‘훗. 나는 불의 친구니까.’
이제 이 정도 뜨거움은 세준에게 위협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동물들이 아침을 먹는 동안 세준은 밖으로 나왔다. 취사장에는 은신한 동물들 때문에 보이지가 않아 움직이기가 불편했기 때문.
“우리 불꽃이 잘 있었어?”
취사장을 나온 세준이 동굴 밑으로 내려가 불꽃이와 인사를 나눴다.
[네! 어?! 주인님의 몸에서 불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져요!]“응. 이번에 내 재능이 진화했거든. 흐흐흐. 이것 봐라!”
딱.
세준이 자신의 손가락을 튕기며 불꽃이에게 거대한 불꽃을 자랑했다.
하지만
후루룩.
세준이 미쳐 반응하기로 전에 세준의 불꽃이 불꽃이의 이파리로 빨려 들어갔다.
[재능 : 불의 지배자가 불의 기운을 뺏어갑니다.] [불의 기운을 더 뺏기면 재능 : 불의 친구를 유지하기 어려워집니다.]“어?”
세준이 메시지를 보며 당황할 때
[앗! 주인님, 죄송해요!]실수로 세준의 불꽃을 흡수해버린 불꽃이가 당황하며 사과했다.
“아··· 아냐 괜찮아······.”
불꽃이 너만은 믿었는데···이제 간신히 불이랑 친구가 된 자신과 달리 불꽃이는 불을 지배하고 있었다. 불꽃이가 갑자기 굉장히 낯설었다.
세준은 탑 99층에서 남 걱정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 갈게······.”
[벌써 가시게요?]“응······.”
세준이 속 좁은 티를 팍팍 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신도 찌질한 걸 알았지만, 그래도 사실을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동굴에서 나온 세준. 혼자 있고 싶은 기분에 저장고로 들어갔다. 물론 테오가 무릎에 달라붙어 있어 완전히 혼자는 아니었지만.
세준은 저장고 안의 자신이 없는 사이에 수확된 농작물들을 구경했다.
그리고
“오! 땅콩 수확했네? 어?! 양파도 수확했구나!”
농작물들을 보며 세준의 얼굴이 점점 활짝 펴졌다. 농사꾼으로서의 습성은 어쩔 수 없었다.
“흐흐흐. 든든하구만.”
저장고 안의 농작물들을 아공간 창고에 담으며 우울한 기분을 완전히 회복한 세준.
그때
“어?! 딸기도 수확했네?!”
저장고의 끝에 쌓여있는 빨간 딸기들이 보였다.
“쓰읍.”
딸기를 보자 절로 침이 고였다. 아무도 없는데 몇 개만 먹을까? 지금 이곳에 있는 건 자신과 테오뿐. 그리고 테오는 자고 있었다.
“좋아.”
세준이 조심스럽게 딸기를 집으려 할 때
뚝.뚝.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응?”
세준이 소리가 나는 곳을 보자
뚝.뚝.
물은 허공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귀······ 귀신?!”
세준이 귀신을 발견했다고 생각할 때
“어?! 꾸엥이?”
은신이 풀린 꾸엥이와 토끼들이 나타났다. 아까 자신들을 놀리려던 세준을 골탕 먹이려는 토끼들과 그런 그들을 그냥 따라온 꾸엥이였다.
세준을 따라 저장고로 들어온 토끼들은 세준의 표정이 좋지 않자 세준을 걱정하며 조용히 따라다녔다.
하지만 세준의 표정이 밝아지자 다시 놀래줄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세준이 딸기를 잡자 꾸엥이가 침을 흘리는 바람에 들킨 것이다.
꾸엥?!
모습이 드러나자 꾸엥이가 바로 세준을 추궁했다.
“아······ 아니! 당연히 같이 먹으려고 했지.”
세준이 꾸엥이의 추궁에 서둘러 딸기를 집으려던 손을 빼며 말했다.
“자. 빨리 가서 후식으로 딸기 먹자.”
세준이 딸기를 챙겨 나와 수돗가에서 씻고 동물들과 딸기를 먹었다.
츄릅.
“와! 진짜 맛있다.”
딸기 한 입을 베어 문 세준이 탄성을 내뱉었다. 그사이 탑농부 등급이 올라서인지 딸기의 향과 맛이 모두 더 좋아졌다.
꾸엥!
[더 맛있어졌다요!]삐익!
동물들도 세준의 생각과 같은지 계속 탄성을 뱉어내며 딸기를 먹었다.
그리고
[행운의 딸기를 섭취했습니다.] [1시간 동안 행운이 상승합니다.]딸기를 먹을 때마다 나타나는 메시지.
하지만
“운 따위 있어 봤자지. 어차피 내가 제일 약한데······.”
아까 불꽃이에게 입은 데미지가 아직 남아있는 세준은 별 기대감이 생기지 않았다.
그때
[씨앗 상점이 열립니다.] [박세준 님의 등급은 비범입니다.]씨앗 상점이 열린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아. 오늘 335일 차지.”
탑 44층에 갔다 오느라 오늘 씨앗 상점이 열린다는 걸 깜빡해버렸다.
그렇게 세준이 메시지를 읽어나갈 때
[박세준 님은 씨앗 상점에 100만 번째로 방문한 손님입니다.]“100만 번째 손님이라니?!”
평소와 다른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리고
[100만 번째 손님인 박세준 님을 위해 오늘은 특별히 귀중한 씨앗 3개를 50% 할인가로 판매합니다.] [이번 구매는 씨앗 상점 마일리지가 쌓이지 않습니다.] [씨앗은 1개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볍씨 1만 개 – 세계의 기운 35피스] [밀 씨앗 1만 개 – 세계의 기운 25피스] [보리 씨앗 1만 개 – 세계의 기운 15피스]세준이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쌀이 드디어 나타났다.
“근데 세계의 기운?”
항상 탑코인으로 구매하던 세준은 세계의 기운으로 씨앗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다행이다.”
이오나가 준 청동 코인 덕분에 세준이 가진 세계의 기운은 43개.
“흐흐흐. 쌀 씨앗 살게.”
세준은 고민 없이 쌀을 선택했다. 벌써부터 흰쌀밥을 먹을 생각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파스스스.
세준의 선택과 함께 세준이 들고 있던 청동 코인이 가루로 변하며 사라졌다.
그리고
[세계의 기운 35피스를 사용해 씨앗 상점에서 볍씨 1만 개를 구매합니다.]잘그락.
세준의 손 위로 쌀 알갱이 1만 개가 든 가죽 주머니가 떨어졌다. 주머니는 꽤 묵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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