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213)
213화. 이 정도면 나 체력왕아님?
213화. 이 정도면 나 체력왕아님?
“우르치, 저기에는 뭐가 있냥?!”
블랙오크의 진지에 도착한 테오가 한 막사를 가리키며 물었다. 막사 쪽으로 앞발이 끌렸기 때문.
“저기 말씀이십니까? 며칠 전에 심기를 하다가 발견한 바위가 있습니다.”
“바위 말이냥?”
“네. 바위 모양이 각져 있어서 블랙오크의 훈련용으로 쓰면 좋을 것 같아서 막사에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보시겠습니까?”
“보겠다냥!”
“알겠습니다.”
우르치가 테오를 바위가 있는 막사로 안내했다.
“이겁니다.”
우르치가 막사 안에 있는 3m 크기의 회색 바위를 가리키며 말했다.
척.
“푸후훗. 이거다냥!”
바위에 앞발을 올린 테오가 확신했다. 이건 박 회장이 기뻐할 물건이다냥!
“우르치, 이거 나 달라냥!”
“네? 네! 가져가십시오.”
우르치는 무겁기만 한 바위를 달라는 테오의 말에 살짝 당황하며 대답했다.
“푸후훗. 고맙다냥!”
그렇게 봇짐에 바위를 챙긴 테오는 우르치의 막사에서 농작물을 판 헌터들이 도착하길 기다리며 늘어지게 잤다.
***
꾸엥!
[그냥 먹어야 한다요!]꾸엥이가 세준의 재능을 간파한 것처럼 칡뿌리를 내밀며 쓰게 먹을 것을 강요했다. 어디 갔나 했더니 서쪽 숲에서 타락한 엔트와 트리탄의 사체에 심은 칡뿌리를 캔 모양이었다.
세준은 원래 칡이 퍼지지 않게 적의 사체들을 칡과 함께 태워버리려 했지만, 꾸엥이가 약초를 키우고 싶다고 세준을 말렸다. 덕분에 꾸엥이가 선별한 약성 좋은 칡뿌리를 탑 99층에서도 먹을 수 있게 됐다.
씨앗이라도 퍼지면 칡이 금세 서쪽 숲에 퍼질 수도 있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세준이 따로 생각해 둔 게 있어 걱정없었다.
“알았어.”
평소와 다르게 오늘은 세준이 꾸엥이의 말을 순순히 따랐다. 세준도 ‘체력에 좋은 약이 쓰다’의 효과를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
우적.
“크흡.”
꿀꺽.
쓴맛을 참으며 세준이 칡뿌리를 삼켰다. 그래도 참을만한 쓴맛이었다.
그리고
[억센 생명의 칡뿌리를 섭취했습니다.] [체력이 20 상승합니다.] [쓴맛이 나는 약을 섭취했습니다.] [재능 : 체력에 좋은 약이 쓰다가 발동합니다.] [체력이 2 상승합니다.]체력 2가 추가로 상승하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이 정도가 2라고?”
5 정도는 되는 것 같았는데? 세준이 자신이 먹은 쓴맛 정도를 알려주는 메시지에 당황했다.
이게 2면 10은 뭔데? 세준은 죽을 때까지 쓴맛을 먹고 체력 10이 상승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꾸엥!꾸엥!
[여기 한 개 더 있다요!]꾸엥이가 간식주머니에서 칡뿌리 한 개를 더 꺼내며 시간차 공격을 했다.
꾸엥!꾸엥!
[이번에도 그냥 먹는다요! 방금 그냥 먹으니 효과가 있었다요!]세준이 칡뿌리를 먹고 체력 2가 늘어난 것을 귀신같이 캐치한 꾸엥이가 말했다. 아빠 건강은 꾸엥이가 다 체크하고 있다요!
“으응······.”
체력이 추가로 증가하는 걸 들킨 세준이 힘 없이 대답했다.
‘그때 안 된다고 할걸!’
세준이 칡을 태웠어야 한다고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다.
“끄읍.”
오만상을 쓰며 세준이 칡뿌리 하나를 다시 씹어 먹었다.
[재능 : 체력에 좋은 약이 쓰다가 발동합니다.] [체력이 1 증가합니다.]이번에는 똑같이 체력 20이 상승했지만, 쓴맛은 조금 덜했다. 아니 쓴맛이 덜한 게 아니라 세준의 입이 쓴맛에 적응한 상태였다.
그렇게 쓴 칡뿌리를 2개나 먹은 세준이 입가심을 위해 꿀젤리를 꺼내 꾸엥이와 나눠 먹었다.
“자. 꾸엥이 꿀젤리 1병, 아빠는 꿀젤리 1개.”
같은 1이지만, 단위가 달랐다. 세준은 꾸엥이에게는 꿀젤리가 가득 든 유리병 1개를 주고 자신은 꿀젤리 1개를 먹었다.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맛있다요!]꿀젤리 유리병을 받은 꾸엥이가 세준의 일에 방해가 되지 않게 옥수수밭 밖에 자리를 잡고 앉아 품에 유리병을 안고 꿀젤리를 하나씩 빼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일해야지.”
세준은 다시 옥수수 수확을 시작했다.
서걱.서걱.
그렇게 점심이 될 때까지 허리 한 번 안 펴고 옥수수를 수확한 세준.
“그러보 보니 요즘 지치지를 않네.”
세준이 몇 시간 동안 일하고도 땀은 흘리지만, 지치지 않은 자신을 신기해했다.
하지만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세준의 체력은 244. 꾸엥이가 칡뿌리를 열심히 새준에게 먹이며 세준의 체력을 올린 덕분이었다.
“흐흐흐. 이 정도면 나 체력왕아님?”
세준이 뿌듯해하며 말했다. 물론 인간의 기준이었다.
꾸엥이가 들었으면 한숨 쉴 소리였다. 꾸엥이의 기준으로 세준의 체력은 아직도 어디 가서 돌연사하기 딱 좋았다.
***
“다른 용들은 어떻더냐?”
홀짝.
카이저가 세준이 준 소주를 마시며 물었다. 붉은용의 이상이 확인되자 카이저는 안톤을 시켜 얼음의 정수와 땅의 정수를 만드는 푸른용과 갈색용을 찾아가 그들의 상태를 확인하게 했다.
홀짝.
“다른 용들은 정상적으로 정수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안톤이 자신의 잔에 채워진 소주를 마시며 대답했다.
“그건 다행이군. 다른 이상은?”
“없었습니다. 탑도 제대로 옮기고 그 세상의 존재들을 지원해 멸망과 싸우고 있었습니다.”
“흐음. 그럼 그들은 이상이 없는 건가?”
카이저가 생각에 잠겼다. 그러면 다행이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었다.
카이저는 어떤 힘으로 인해 현재 모든 용족의 머릿속에서 무의식적으로 한 가지 생각을 못하도록 방해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힘은 굉장히 강해서 카이저가 일부러 마법을 사용해 ‘멸망과 싸워 세상을 지켜야 한다.’라고 직접 마법으로 새긴 글자를 지워버릴 정도였다.
어떤 힘이 현실에서까지 작용해 검은용이 ‘멸망과 싸워 세상을 지켜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이다.
카이저가 확인한 바로는 검은용은 멸망과 싸워 세상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하얀용은 탑을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을, 붉은용은 불의 정수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못 하도록 방해받고 있었다.
“각 용족이 다 다른 생각을 방해받고 있다면 찾기 어려워”
카이저가 고민에 빠졌다. 무슨 생각을 배재하고 있는지 알아야 다른 용한테 알려줄 텐데 그걸 알 방법이 없었다.
***
고로롱.
우르치의 막사에서 곤히 자고 있는 테오.
그때
“테 부회장님.”
제프가 테오를 깨웠다.
“냐앙···뭐냥?”
“테 부회장님, 헌터들이 도착했습니다.”
“알겠다냥!”
제프의 말에 테오가 일어나 헌터들이 기다리는 캠프로 이동했다.
“테 부회장님 오십니다!”
테오가 캠프에 가까워지자 고양이 인턴들이 테오의 등장을 알렸고
“경매를 시작하겠다냥!”
덕분에 바로 경매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때
“테 부회장! 땅콩을 사고 싶어!”
“그래! 마력의 땅콩! 그게 꼭 필요해!”
“맞아! 그거 없으면 집에 들어오지도 말래!”
한국의 헌터들이 테오에게 마력의 땅콩을 팔라고 요구했다. 테오가 저번에 내려왔을 때 엄정식에게 준 마력의 땅콩 때문.
엄정식은 모의고사 전날 자신의 딸 엄효정에게 공부하면서 먹으라고 마력의 땅콩을 줬고 땅콩을 먹고 공부를 한 엄효정의 모의고사 등수가 엄청나게 상승했다.
원래 전교 30등 정도 하던 엄효정이 전교 1등을 한 것. 그로 인해 원래 상위권 학생들의 엄마들이 비법을 알기 위해 엄정식의 와이프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이번에 우리 애 아빠가 탑에서 땅콩을 가져왔는데 그게 효과가 엄청나네요. 호호호.”
엄정식의 와이프가 마력의 땅콩에 대해 얘기하면서 맘카페나 학원가를 통해 빠르게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고 그걸 들은 수험생 자식을 둔 헌터들의 와이프들이 남편을 푸쉬했다.
그래서 여기서 헌터들이 마력의 땅콩을 간절히 외치고 있는 것이다.
“마력의 땅콩?”
“그게 뭐지?”
아직 마력의 땅콩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한 헌터들이 어리둥절해할 때
“푸후훗. 그렇지 않아도 마력의 땅콩을 가져왔다냥!
테오가 웃으며 봇짐에서 마력의 땅콩을 꺼냈다. 저번에 엄정식에게 준 건 다 오늘을 위해서였다. 이렇게까지 열성적일지는 몰랐지만.
“다른 인간들도 보라냥!”
테오는 마력의 땅콩에 대한 관심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다른 헌터들에게도 마력의 땅콩을 보여줬다.
“완판이다냥!”
덕분에 오늘 경매도 아주 성공적이었다.
“앞으로 힘의 감자는 빌이, 민첩의 당근은 제프가 경매로 팔 거다냥!”
테오는 헌터들에게 빌과 제프를 소개하고는 다시 탑 99층을 향해 올라갔다.
“푸후훗. 박 회장, 기다려라냥!”
돌아가는 테오의 발은 깃털처럼 가벼웠다.
***
“자 다시 일해볼까?!”
점심을 먹고 꾸엥이와 잠깐 낮잠을 잔 세준이 대파밭으로 향했다. 오늘은 일반 대파가 아닌 견고한 칼날 대파의 이파리를 자를 생각이었다.
신선함의 낫으로 자른 칼날 이파리도 좀 더 오래 유지가 되는지 알고 싶었다.
“후훗. 이제는 나도 자를 수 있지!”
견고한 칼날 대파밭에 도착한 세준이 자신 있게 낫을 휘둘렀다.
서걱.
한 번에 칼질에 쉽게 잘려 나가는 견고한 칼날 대파. 예전이라면 꾸엥이나 테오가 잘라줘야 했지만, 과거의 힘이 약한 세준이 아니었다.
이제 힘 100이 넘은 세준도 충분히 견고한 칼날 대파를 자를 수 있었다.
거기다 체력이 높아지면서 재능 : 단단함으로 무시할 수 있는 데미지가 높아져 견고한 칼날 대파를 맨손으로 잡아도 다치지 않았다.
그렇게 세준이 열심히 견고한 칼날 대파의 이파리를 베고 있을 때
“박 회장! 내가 돌아왔다냥!”
경매를 끝내고 돌아온 테오가 세준의 얼굴을 향해 몸을 날렸다.
푹.
“테 부회장, 왔어? 퉷. 근데 좀 비켜줄래.”
테오의 털이 입에 들어간 세준이 털을 뱉어내며 말했다.
“푸후훗. 알겠다냥!”
세준의 말에 테오가 세준의 얼굴에서 내려와 세준의 무릎을 꼭 안고 얼굴을 비볐다. 보고 싶었다냥!
“푸후훗. 박 회장, 선물이 있다냥!”
“선물?”
“그렇다냥!”
쿵!
무릎과 충분히 인사를 나눈 테오가 봇짐에서 거대한 바위를 꺼냈다.
“이게 뭔데?”
세준이 바위를 살펴보려 할 때
번쩍.
바위가 스스로 떠오르더니 다른 곳을 향해 날아가 버렸다.
“어?!”
“냥?! 붙잡아라냥!”
자신의 선물이 도망가자 테오가 서둘러 바위를 쫓아갔다.
“거기 서라냥!”
테오가 바위를 쫓는 도중
쿵!
바위가 아래로 떨어졌다. 세준의 집 앞 신령스러운 비석 파편 위였다.
“푸후훗. 잡았다냥! 이제 못 도망간다냥!”
테오가 네 발에 힘을 꽉 준 상태로 바위 위에 섰다.
그때
번쩍.
바위에서 강한 빛이 폭발하며 테오가 튕겨 나왔다.
“테오!”
뒤에서 쫓아오던 세준이 몸을 날려 테오의 몸을 받았다.
스르륵.
몸이 땅에 쓸렸지만, 단단함 효과로 다치지는 않았다.
“테 부회장, 괜찮아?!”
세준이 서둘러 일어나 테오를 살펴보며 물었다.
“냥··· 나는 괜찮다냥! 그것보다 내 선물은 어떻게 됐냥?”
다행히 테오는 아무렇지 않았다. 정신을 차린 테오가 서둘러 바위를 찾았다.
그리고
“냥? 합쳐졌다냥?”
“어?! 그러네.”
세준과 테오는 신령스러운 비석의 파편과 테오가 가져온 바위가 합쳐진 걸 발견했다. 둘은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이음새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게 뭔데 합쳐지지?”
세준이 비석에 손을 올리려 할 때
파앗!
비석이 다시 한번 반짝였다. 이번에는 비석 전체가 빛난 것이 아니라 앞면에서만 반짝였다.
그리고
빛이 사라지자 비석의 앞면에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