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216)
216화. 난 쓸데가 없잖아!
216화. 난 쓸데가 없잖아!
“제한이 풀렸다고?”
세준은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밀짚모자를 벗었다. 겉모습은 변화가 없었기에 바로 밀짚모자의 옵션을 확인했다.
[대지의 신 패트릭의 밀짚모자]지상의 굶어 죽는 자들을 애석하게 여긴 대지의 신 패트릭이 성자로 행세하기 위해 지상에 강림할 때 가지고 온 신기입니다.
밀짚모자를 착용하고 있는 동안 재능 : 대지의 사랑을 받는 자가 개화됩니다.
대지의 자비를 베풀면 능력이 상승합니다.
사용 제한 : 농사 관련 직업을 가진 자, 체력 300 이상
제작자 : 대지의 신 패트릭
등급 : ★
“어?! 이름이?“
아이템의 이름이 변해있었다. 거기다 유물급이었던 밀짚모자가 신기로 업그레이드됐다. 대지의 성자 패트릭이 대지의 신 본인이었던 것이다.
“착용하는 동안만 재능이 개화된다고? 신기하네.”
세준이 아이템 설명을 읽으며 말했다. 이런 아이템은 처음이었다.
이어서 다음 줄을 읽던 세준.
“대지의 자비?”
읽자마자 머릿속에 떠오르는 몇 가지 생각들이 있었다.
“일단 이건 나중에 시험해 보고······.”
그렇게 다시 아이템의 설명을 읽어 나가던 세준.
“체력 300 이상?”
사용 제한에 체력이 300 이상이어야 한다는 내용에 살짝 당황했다.
하지만 좀 전에 신품종을 탄생시키며 직업 특성으로 모든 스탯이 10 상승했고 덕분에 세준의 체력은 307로 다행히 밀짚모자 착용에 문제가 없었다.
“근데 이 등급은 뭐지?”
마지막 줄까지 읽은 세준이 등급 옆에 있는 ★을 보며 말했다. 처음 보는 등급. 별이 SSS급보다 낮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럼 SSS급 다음 등급이겠네.”
척.
확인을 끝낸 세준이 다시 밀짚모자를 썼다.
[대지의 신 패트릭의 밀짚모자를 착용했습니다.] [재능 : 대지의 사랑을 받는 자가 개화됩니다.]재능이 개화됐다는 메시지를 확인한 세준이 재능을 확인하기 위해 상태창의 재능창을 살폈다.
재능 : 비범한 범재, 자연의 친구, 만석꾼, 넘치는 마력 회로, 불의 친구, 단단함, 억센 생명력, 몸에 좋은 약이 쓰다, (대지의 사랑을 받는 자)
재능 : 대지의 사랑을 받는 자는 대지의 신 패트릭의 밀짚모자를 착용할 때만 재능이 개방돼서인지 소괄호로 표시돼 있었다.
[재능 : 대지의 사랑을 받는 자]-대지와의 친화도가 최상인 상태로 대지의 사랑을 받는 재능입니다.
-대지가 당신에게 호의적으로 움직입니다.
“호의적으로 움직인다···흐아아암.”
설명을 읽던 세준이 하품을 했다. 몸이 힘든 것은 아니지만, 정신적 피로가 있었다. 거기다 평소라면 지금 자고 있을 시간이기에 습관이 밴 몸이 자는 시간이라며 신호를 보냈다.
“자야겠다.”
“냐앙··· 빨리 자자냥······.”
세준의 무릎에 매달려 졸고 있던 테오가 빨리 자자고 보챘다.
“알았어.”
세준이 서둘러 수돗가로 가 샤워를 하면서 옷을 빨고는 손가락을 튕겨 만든 불로 빠르게 옷을 건조시켰다.
털썩.
“으아. 좋다!”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뽀송뽀송하게 마른 옷을 입은 상태로 침대에 누운 세준이 맨살과 이불이 스치는 느낌에 실실 웃었다.
‘패트릭은 어떻게 됐을까?’
잠들기 전 세준은 대지의 신 패트릭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졌다.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지상에 강림한 신의 뒷 이야기가······ 그러나 세준의 생각은 이어지지 못했다.
커어어.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잠들었기 때문.
커어어.
고로롱.
세준과 테오의 코 고는 소리가 침실에 켜켜이 쌓여갔다.
***
다음 날 아침.
“읏차!”
푹 자고 일어난 세준이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고로롱.
뀨로롱.
들려오는 두 개의 코 고는 소리.
“이오나 왔네?”
새벽에 온 이오나가 테오의 꼬리로 자신의 몸을 돌돌 감고 자고 있었다.
“냐앙······.”
세준은 테오의 몸을 들어 무릎에 착용하고 벽에 날짜를 표시했다. 338일 차 아침이 시작됐다.
“일단 어제 수확한 무부터 확인해야지.”
어제 그냥 자는 바람에 신품종 무의 옵션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건가?”
세준이 종아리 모양을 닮은 굵은 무를 들었다.
[강한 하체의 무]탑 안에서 자란 무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해 맛있습니다.
섭취 시 하체 근육이 활성화 돼 하체의 근성장이 촉진됩니다.
섭취 시 종족 번식 능력이 상승합니다.
재배자 : 탑농부 박세준
유통기한 : 120일
등급 : B
강한 하체라고 하더니 진짜 말 그대로 강한 하체를 만들어 주는 효과가 있었다. 하체 운동 싫어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
“근데 이건 뭐야?”
세준이 섭취 시 얻는 두 번째 능력을 보며 인상을 썼다. 이상하게 화가 났다.
“근데 왜 화가 나는 거지?”
세준이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삐익!
뺘앙!
아빠토끼와 수컷 토끼들이 다가와 다음에 수확할 강한 하체의 무를 예약하고 싶다며 다가왔다.
‘이거였구나!’
세준은 왜 자신이 화가 나는 이유를 깨달았다. 난 쓸데가 없잖아!
“안 돼! 절대 안 돼!”
괜히 토끼들에게 심술을 부리며 세준은 강한 하체의 무를 다시 땅에 심었다. 채종을 하려면 무가 꽃을 피울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렇게 무를 심고 세준은 취사장으로 가서 아침을 만들었다. 메뉴는 로커스트 고기와 감자를 넣고 만든 감자수프.
“얘들아 아침 먹자!”
감자수프가 완성되자 세준이 동물들을 불러 함께 먹었다.
아침을 먹은 후
꾸엥!
[꾸엥이는 약초를 돌보고 오겠다요!]“응. 잘 다녀와.”
요즘 약초 돌보는 것에 푹 빠진 꾸엥이가 세준이 채워준 간식주머니를 메고 들고 서쪽 숲으로 달려갔다.
“나도 일해야지.”
꾸엥이를 배웅한 세준이 빈 밭으로 갔다. 어떻게 해야 대지의 자비를 베풀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이게 대지의 자비겠지? 땅 움직이기!“
푹.
씨앗을 심는 것이 대지가 베푸는 자비라고 생각한 세준이 옥수수 씨앗을 심기 위해 마일러의 괭이로 밭을 찍었다.
[대지가 당신에게 호의적으로 움직입니다.] [땅을 움직이기 위한 마력 소모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체력의 옥수수 500개를 심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체력의 옥수수들이 농사꾼의 발소리를 듣고 있어 마력 씨뿌리기 Lv. 7의 효과가 강화됩니다.] [마력 씨뿌리기 Lv. 7의 효과로 24시간 동안 체력의 옥수수 성장 속도가 2배 빨라집니다.] [마력 씨뿌리기 Lv. 7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대지의 자비를 베풀었다는 메시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대지가 호의적으로 움직이며 새준이 땅 움직이기를 사용할 때 소모되는 마력량을 절반으로 줄여줬다.
“좋아.”
세준은 이후 씨앗을 1000개씩 심으며 빠르게 옥수수 10만 개를 심을 수 있었다.
그렇게 옥수수를 심고 세준은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며 대지의 자비를 어떻게 해야 베풀 수 있는지 알아봤지만, 전부 실패했다.
“도대체 대지의 자비가 뭔데?!”
계속된 실패로 세준이 지쳐갈 때쯤
꾸엥!
[아빠 꾸엥이 왔다요! 꾸엥이가 좋은 거 가져왔다요!]꾸엥이가 칡뿌리를 들고 달려왔다.
꾸엥!
[바로 먹는 거다요!]꾸엥이가 칡뿌리를 건네며 빨리 먹으라고 재촉했다.
“응. 고마워.”
우적.우적.
칡뿌리를 받자마자 세준이 칡뿌리를 꼭꼭 씹었다.
“크읍······.”
꿀꺽.
쓰기는 했지만, 자신을 위해 칡뿌리를 키워 가져온 꾸엥이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보고 있었기에 세준은 쓴맛을 꾹 참으며 삼켰다.
[억센 생명의 칡뿌리를 섭취했습니다.] [체력 잠재력이 20 상승합니다.] [쓴맛이 나는 약을 섭취했습니다.] [재능 : 체력에 좋은 약이 쓰다가 발동합니다.] [체력이 3 상승합니다.]‘어쩐지 쓰더라······.’
세준은 체력이 3 상승하는 걸 보면서 서둘러 아공간 창고를 열어 꿀젤리를 꺼냈다.
“아빠 두 개, 꾸엥이 두 주먹.”
세준이 자신의 입에 꿀젤리 두 개를 넣고는 꾸엥이에게 꿀젤리를 한 움큼 잡아 두 번 줬다.
그리고
“이번에는 땅에다 비료를 줘 볼까?”
다시 대지의 자비가 뭔지 알아내기 위해 고민에 빠진 세준.
꾸헤헤헤.꾸엥!꾸엥!
[헤헤헤. 꾸엥이 알았다요! 아빠한테 더 쓴 걸 주면 꿀젤리가 더 많이 나온다요!]덕분에 세준은 꾸엥이가 이상한 오해를 하기 시작했다는 걸 알 수 없었다.
***
우끼!
우끼!
점심을 먹고 원숭이들이 세준을 불렀다. 삼양주의 완성을 알리기 위해셔였다.
“삼양주가 완성됐다고?”
우끼!
세준의 물음에 원숭이들이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며 세준을 양조장으로 안내했다.
양조장에 도착하자
“와.”
꽃향기처럼 싱그러운 향과 그윽한 향이 양조장 안에 가득했다. 그리고 탁자에는 이미 술병에 담긴 삼양주가 100병 정도 보였다. 아마 삼양주를 옮겨 담는 도중에 삼양주의 향이 퍼진 것 같았다.
꿀꺽.
향을 맡았을 뿐인데 세준은 자신도 모르게 맛이 상상되며 침이 삼켜졌다.
“흐흐흐. 이거 카이저 님이랑 켈리온 님을 모시고 시음회 한 번 해야겠는데?”
세준이 삼양주를 대가로 뭘 받을지 상상하며 두 용이 있는 분수대로 향했다.
***
-크으······ 좋다!
-역시 세준이가 만들 술이 최고야.
분수대 위에서 카이저와 켈리온이 세준이 만든 소주를 극찬하며 즐겁게 마셨다.
그때
-크으······.
갑자기 켈리온이 소주를 원샷하고 다시 잔에 술을 채우자
-잠깐! 켈리온, 지금 뭐 하는 거야?!
카이저가 켈리온을 제지했다.
-뭐가?! 당연히 막잔은 내 거지! 이거 내 술이잖아!
-무슨 소리야?! 이거 한 병이면 딱 8잔 나오는데?! 당연히 4잔씩 공평하게 마셔야지! 참고로 난 3잔 마셨어.
-그런 게 어디 있어?!
-너 치사하게 이럴 거야?!
마지막 남은 술이기에 둘 모두 아주 민감해졌고 그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쩌저적.
그로 인해 분수대를 지탱하는 탑이 흔들리며
“으헉!”
분수대 위로 올라가던 세준이 탑에서 추락했다.
-어?!
-이 소린?!
두 용이 서둘러 소리가 난 곳을 보자
“읏차!”
쿵.
세준이 슈퍼히어로 랜딩으로 바닥에 안전하게 착지한 것이 보였다. 체력이 늘어나며 이제 이 정도는 세준에게 위험하지 않았다.
“세이프.”
세준이 자신이 다치지 않은 것에 만족했다.
하지만
“푸후훗. 많이 부족한 착지다냥! 나한테는 아직 멀었다냥!”
“갑자기 떨어져서 그렇거든! 원래 더 잘 할 수 있거든!”
테오의 박한 평가에 발끈한 세준이 이건 자신의 본 실력이 아니라며 열심히 변명하고 있을 때
-세준이 너 많이 튼튼해졌구나!
-그러게 다쳤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카이저와 켈리온이 날아와 멀쩡한 세준을 보며 감탄했다. 워낙 개복치라 이 정도 일로도 용들을 놀라게 할 수 있는 세준이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올라오고 있던 것이냐?
카이저가 세준에게 물었다.
“새로운 술이 완성돼서 시음 한 번 하시라고요.”
-뭐?! 새로운 술?!
-어서 가자!
새로운 술이라는 말에 두 용이 흥분했다. 그렇지 않아도 술이 떨어져서 아쉬운 상황이었다.
그렇게 이동한 양조장.
“자. 일단 한 잔씩 마셔보세요.”
세준이 두 용의 잔에 공손하게 삼양주를 따랐다.
그리고
두 용 조각상은 잔을 삼켜 본체로 삼양주가 담긴 잔을 보냈다.
‘흐흐흐. 대가로 뭘 주시려나?’
세준이 용들의 반응을 기대하며 씨익 웃었다.
***
검은용의 터전.
“이 향은 뭐야?!”
삼양주가 담긴 잔을 잡은 카이저.
꿀꺽!
삼양주의 향을 맡자마자 카이저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술을 삼켰다.
그리고
“응?!”
카이저는 머리가 아주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안개로 가려져 있던 것들이 사라지는 기분.
‘사라졌다!’
동시에 카이저는 뭔가가 진짜 사라진 것을 깨달았다. 요즘 ‘멸망과 싸워 세상을 지켜야 한다.’라는 생각을 방해하려는 힘에 저항하기 위해 굉장한 심력을 소모하고 있던 카이저. 그 힘이 사라진 것이다.
“세준이 술에 이런 효과가 있다니······ 크하하하! 어쩔 수 없군. 계속 마셔야겠어!”
술 마실 명분이 생긴 카이저가 호탕하게 웃으며 입맛을 다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