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219)
219화. 뭐 잘 못했다요?
“땅 움직이기.”
푹
방울토마토 씨앗을 바닥에 깔아 둔 세준이 마일러의 곡괭이로 땅을 찍으며 스킬을 사용했다.
쿠구궁
땅이 움직이며 바닥에 깔아둔 방울토마토 씨앗을 삼킨 후 씨앗을 일정한 간격으로 묻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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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가 당신에게 호의적으로 움직입니다.] [땅을 움직이기 위한 마력소모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마력의 방울토마토 씨앗 1005개를 심었습니다.] [직업 경험지가 조금 상승합니다.] [마력의 방울토마토 씨앗들이 농사꾼의 발소리를 듣고 있어 마력 씨뿌리기Lv. 7의 효과가 강화됩니다.] [마력 씨뿌리기 Lv. 7의 효과로 24시간 동안 마력의 방울토마토 씨앗의 성장 속도가 2배 빨라집니다.] [마력 씨뿌리기 Lv. 7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방울토마토가 심이졌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중간에 마력이 1 늘어나 심을 수 있는 농작물 숫자가 조금 늘어났다.
“휴우. 심어도 심어도 줄질 않네.”
아침에 테오에게 항아리 심부름을 보낸 이후 오후 늦게까지 쉬지 않고 농작물을 심은 세준이 아직도 아공간을 가득 채운 농작물들을 보며 푸념했다.
창고 안은 신품종을 수확한다고 아직 수확하지 않아도 되는 농작물까지 전부 수확하는 바람에 농작물이 넘처나고 있었다.
먹어서 없앨 수 있는 숫자가 아니었다.
그래서 세준은 고구마 말랭이처럼 오래 보관할 방법이 있는 농작물을 빼고는 다시 땅에 심는 것으로 그 뒤처리를 하고 있었다.
그때
꼬르르륵!
세준의 배에서 밥을 달라며 소리가 났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배고프긴 하네…”
세준이 자신의 배를 쓰다듬으며 취사장으로 터덜티덜 걸어갔다.
평소라면 세준의 배꼽시계가 올리기 전에 꾸엥이가 와서 먼저 밥을 달라고 보챘겠지만, 오늘은 왠일인지 서쪽 숲으로 약초를 보러 간 꾸엥이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취사장으로 가던 세준
“오! 많이 컸네”
풍요의 황금빛 나무 밑동 화분에 심은 배들이 3일 만에 푸릇한 싹을 피워내며 10cm 정도 자란 것을 발견했다. 성장 속도가 10배라고 하더니 빠르긴 빨랐다.
“어서 자라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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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관의 따뜻한 손길 Lv. 4이 발동합니다] [손길이 닿는 동안 벼의 성장이 조급 빨라집니다]——————————————————————–
세준이 사랑스러운 시신으로 벼의 싹을 보며 열심히 쓰다듬었다.
흐흐흐 조금만 있으면 흰쌀밥을 먹을수 있어!
“크으… 맛있겠다…. 쓰읍.”
흰쌀밥을 한 숟가락 크게 떠서 짭조름한 생선구이 한 점을 올려 먹는 상상을 하던 세준이 서둘러 입에서 흘러내리는 침을 닦았다.
“못 참겠다.”
먹는 상상을 했더니 허기가 강하게 올라왔다.
세준이 서둘러 일어나 저녁을 만들기 위해 취사장으로 항할 때
다다다다.
꾸엥!꾸엥!
[아빠 꾸엥이 배고프다요! 아빠 먹을 거는 꾸엥이가 가져왔다요!]온몸이 흙투성이가 된 꾸엥이가 앞발에 칡뿌리 4개를 쥐고 달려왔다.
“응! 고마워! 하아…”
다가오는 꾸엥이를 항해 힘차게 손을 흔들며 대답한 후 절로 나오는 조용한 한숨.
‘꾸엥이 녀석 칡뿌리를 4개나 캐오다니…’
많이도 캐왔다. 꾸엥이 말대로 오늘 저녁은 칡뿌리로 때워야 할 것 같았다.
꾸엥!
[빨리 먹는 거다요!]세준의 앞에 도착한 꾸엥이가 칡뿌리를 건네고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세준을 쳐다봤다.
“잠깐만.”
기분 탓인지 평소보다 칡뿌리가 굵어 보였기에 세준은 꾸엥이가 가져온 칡뿌리를 자세히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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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센 생명의 굵은 칡뿌리]살아있는 숙주에게서 생명력을 흡수하며 자란 칡의 뿌리입니다.
숙주의 생명력을 거의 최대치까지 흡수해 약성이 좋습니다.
섭취 시 체력이 30 상승하거나 체력 잠재력이 15 상승합니다.
강한 쓴맛이 납니다.
재배자 : 탑농부 박세준
유통기한 : 180일
등급 :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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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탓이 아니구나.”
칡뿌리는 실제로 굵었다.
우적.우적.
어차피 먹을 거 세준은 과감하게 칡뿌리를 먹어 치웠다.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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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센 생명의 굵은 칡뿌리를 섭취했습니다!] [체력이 30 상승합니다.] [쓴맛이 나는 약을 섭취했습니다.] [재능 : 체력에 좋은 약이 쓰다가 발동합니다.] [체력이 3 상승합니다.]——————————————————————–
그렇게 칡뿌리 4개를 연속으로 먹어 치운 세준.
첫 번째 굵은 칡뿌리를 먹었을 때는 ‘체력에 좋은 약이 쓰다’ 의 효과로 체력이 3 늘어났지만, 그다음은 2, 2, 1로 세준의 혀가 쓴맛에 적응하며 점점 그 효과가 줄어들었다.
그리고 칡뿌리를 먹는 세준을 보며 꾸엥이의 눈빛은 점점 더 초롱!초롱!해졌다.
꾸헤헤헤. 이제 꿀젤리 나온다요!
하지만
“이제 저녁 준비해야지.”
꾸엥이의 기대와 달리 쓴맛에 완전히 적응한 세준은 입가심을 하지 않았다.
꾸엥!꾸엥?!
[아빠 어디 간다요! 뭐 잊은 거 없다요?!]세준의 반응에 꾸엥이가 큰 충격을 받으며 취사장으로 가려는 세준을 서둘러 불러 세웠다.
“응? 잊은 거?”
꾸엥이의 말에 세준이 뒷짐을 지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을 지었다.
꾸엥….
세준의 말에 실망한 꾸엥이. 이러면 어쩔 수 없다요! 비장의 약초를 꺼내겠다요! 꾸엥이가 간식주머니에 앞발을 넣고 세준이 입가심을 할 수밖에 없는 강력한 약초를 꺼내려 했다.
그때
“짜잔! 당연히 안 잊었지! 아빠가 장난 좀 쳐봤어. 자 여기 오늘은 꿀 줄게”
세준이 등에 숨기고 있던 꿀이 가득 든 유리병을 꾸엥이에게 건넸다. 꾸엥이가 요즘 자신에게 칡뿌리를 주고 입가심으로 같이 먹는 간식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던 세준이었다.
꾸헤헤헤. 꾸엥!
[헤헤헤. 꿀이다요!]꾸엥이가 약초를 꺼내기 위해 간식주머니에 넣었던 앞발을 재빨리 빼서 꿀을 받았다. 덕분에 세준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쓴맛을 먹고 기절할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그럼 꾸엥이 꿀 먹으면서 기다려.”
세준이 꿀을 먹는 꾸엥이를 두고 취사장으로 가서 요리를 시작했다.
***
녹색탑 관리자 구역.
“쳇! 또 꽝이군.”
땅문서를 통해 검은탑에서 녹색탑으로 넘어온 멧돼지 몬스터를 보면서 브라키오가 인상을 썼다. 정작 걸리라는 세준은 걸리지 않았기 때문.
“가서 수거해 와.”
브라키오가 수하를 시켜 땅문서를 수거해 오게 했다.
“쉽지 않네…”
땅문서로 세준을 낚아보려던 브라키오가 계속된 실패에 인상을 쓰며 말했다.
“그나저나 그 술은 어디서 만든 거지?”
브라키오가 며칠 전 갑자기 나타난 삼양주를 떠올렸다.
“너무 맛있었지…”
삼양주의 그윽한 향과 깔끔한 맛을 떠올리니 절로 브라키오의 입이 호선을 그렀다.
거기다 맛도 맛이지만, 삼양주에는 엄청난 효과가 있었다.
삼양주를 마시자 항상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 같던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 느낌은 자신만이 아니라 삼양주를 한 잔씩 마신 모든 녹색용들이 느꼈다.
그리고 머리가 맑아진 덕분에 그들은 다른 녹색용들의 이상한 점을 찾아냈다.
“왜 잠을 안 자지?”
수면기에 들어야 할 녹색용들이 잠을 안 자고 있었다. 녹색용들은 수면기에 잠을 자야 한다는 사실 자체를 잊고 있던 것.
아무리 용들이 튼튼하다고 해도 정신을 쉬게 하기 위해 수면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래서 브라키오는 삼양주를 마신 다른 녹색용들과 부랴부랴 수면기에 들어야 할 녹색용들을 강제로 재웠다. 충격요법까지 동원해서.
“술이 더 필요한데.. 어디서 구하는 거지?”
그렇게 브라키오가 삼양주를 구할 방법을 생각할 때
[탑 78층의 거대 뿔 사슴이 멸종 위기에 처했습니다.] [탑 56층의 붉은 출무늬 미어캣이 멀종 위기에 처했습니다.]…..
….
…
..
세준이 아작스를 시켜 녹색탑에 뿌려둔 칡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
“박 회장! 내가 돌아왔다냥!”
저녁을 먹고 앉아서 쉬고 있는 세준의 얼굴로 테오가 사지를 펄치며 몸을 날렸다.
“응. 테 부회장, 잘 다녀왔어?”
척.
세준이 테오를 반기며 테오를 잡기 위해 손을 뻗었다. 테오의 털을 씹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푸후훗. 어림없다냥!”
획.
타닥.
테오는 공중에서 민첩하게 몸을 움직여 세준의 팔을 피하고는 세준의 팔을 타고 달려 세준의 얼굴로 몸을 날렸다
그리고
덥석.
자신의 네 발을 이용해서 세준의 얼굴을 꽉 안았다. 결국 테오의 꼬린내와 함께 테오의 기름진 털이 세준의 입으로 들어왔다.
“야! 떨어져!”
“냥?!”
“퉤!퉷!”
세준이 테오의 목덜미를 잡아채 테오를 자신의 얼굴에서 떼어냄과 동시에 입에 들어간 털을 뱉어냈다.
“퉷!퉷! 테 부회장, 항아리는 구했어?”
찜찜한 느낌에 몇 번 더 털을 뱉어낸 세준이 테오에게 자신이 시킨 걸 제대로 했는지 물었다.
“푸후훗. 그렇다냥! 내가 누구냥?! 바로 박 회장의 오른팔 테 부회장 아니남! 항아리 3000개 전부 구해왔다냥!”
테오가 허리에 양 앞발을 올리고 우쭐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잘했어. 일단 항아리는 양조장에 두자.”
“알겠다냥! 가자냥!”
테오가 당연하다는 듯이 세준의 무릎에 매달리며 외쳤다.
그렇게 양조장으로 이동한 세준이 원숭이들과 함께 테오의 봇짐에서 항아리를 꺼내 세척했다. 오늘 밤에 말리고 내일 아침에 바로 밑술 작업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항아리를 세척한 지 3시간쯤 지났을 때
“냐하암…. 박 회장, 아직 멀었냥?”
세준의 무릎에 매달려 졸고 있던 테오가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세준에게 물었다
“이제 다 됐어. 가서 자자.”
마지막 항아리를 세척한 세준이 테오와 함께 집으로 들어가 조난 339일 차 밤을 마무리했다.
***
다음 날 아침.
꾹.꾹.
“박 회장, 일어나라냥!”
웬일로 일찍 일어난 테오가 아침부터 세준의 얼굴을 주무르며 세준을 깨웠다.
“으음… 뭐야?”
세준이 눈을 뜨자
“푸후훗. 박 회장, 이것 보라낭! 내가 좋은 것 가져왔다냥!”
테오가 유령 창고에서 가져온 황금빛을 내는 구슬을 세준에게 내밀었다.
“어?! 이건?!”
황금 구슬을 보자마자 세준은 예전에 먹은 적이 있던 거대 전기뱀장어의 내단을 떠올렸다. 오렌지 탄산음료 맛도
꿀꺽
세준이 침을 삼키며 서둘러 내단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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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의 거대 전기뱀장어의 내단]차원의 바다 깊은 곳 심해에서 2000년을 산 거대 전기 뱀장어의 내단입니다.
전기의 힘이 담겨 황금빛을 냅니다.
섭취 시 재능 : 빠지직을 개화할 수 있습니다.
사용 제한 : 마력 100 이상
등급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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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먹을 수 있다!”
세준은 다른 설명은 보지도 않고 사용 제한을 충촉하자 바로 내단을 삼쳤다.
쏴아아아.
심해의 거대 전기뱀장어의 내단이 물처럼 변하며 세준의 입에 달달한 오렌지 맛과 함께 청량감을 선사했다.
꿀꺽.
“크으…..!”
세준이 짜릿한 목 넘김의 여운을 즐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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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의 거대 전기뱀장어의 내단을 섭취했습니다.] [재능 : 빠지직을 개화했습니다.]——————————————————————–
재능을 회득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빠지직?”
세준이 재능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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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빠지직]-전기를 좀 더 능숙하게 쓸 수 있는 재능입니다.
-손바닥을 마찰시켜 미약한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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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샤샤삭.
설명을 읽은 세준이 전기를 만들어보기 위해 손바닥을 열심히 비비자
타닥.타닥.
세준의 손바닥에 정전기가 생성되기 시작했다.
“된다!”
샤샤샤삭
손바닥에 전기가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한 세준이 더 빨리 손바닥을 비볐다. 조금만 더 비비면 진짜 전기가 만들어질 것 같았다.
그때
꾸엥?
[큰형아, 아빠가 큰형아한테 뭐 잘 못했다요?]아침을 먹자고 찾아온 꾸엥이가 테오를 보며 열심히 빌고 있는 세준을 보며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물었다.
아빠, 혼자 맛있는 거 먹은 게 분명하다요!
아침부터 억울한 세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