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227)
227화. 돈 좀 빌려달라냥!
227화. 돈 좀 빌려달라냥!
브라질 아마존.
사각.사각.
무성했던 숲은 띄엄띄엄 거대한 나무들만 남아 로커스트들의 갉아 먹는 소리만 가득했다. 수만 마리의 붉은색 로커스트에 뒤덮인 아마존의 거목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런 로커스트들의 몸에 점점 보라색 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로커스트의 개체수가 거의 70억에 가까워지며 레드 로커스트들이 퍼플 로커스트로의 진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브라질 정부도 처음에는 로커스트의 수를 줄이기 위해 애썼지만, 브라질리아의 탑이 사라진 이후 사정이 급격히 나빠졌다.
탑이 사라질 수 있다는 걸 깨달은 다른 나라들이 자국의 수비에 집중하며 브라질에 대한 지원을 크게 줄였다.
덕분에 로커스트들은 아무런 방해 없이 주변에 널린 풀들을 먹으며 무서운 속도로 번식했고 브라질 정부는 로커스트의 박멸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도시 수비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최근에 사라졌던 브라질리아의 탑이 한국에 나타나며 헌터들이 브라질로 돌아와 한시름 놓고 있었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푸드득.푸드득.
어느새 몸이 완전히 보라색으로 변한 퍼플 로커스트들이 사람들이 모인 도시를 습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로커스트의 공격으로 생존자 0명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남기며 퍼플 로커스트들이 브라질의 도시들을 습격하기 시작했다.
***
“푸후훗. 동생들아, 봤느냥?! 이 형님의 몸에서 나는 광채가 보이느냥?!”
테오가 자신의 몸에서 나는 황금빛에 심취해 동생들에게 자랑했다.
꾸엥!
[큰형아 멋있다요!]꾸엥이가 흥분하며 진심으로 부러워했고
(큰형님 대단해요!)
황금박쥐도 테오를 보며 부럽다는 듯이 말했지만, 실제로는 시큰둥했다. 당연했다. 황금박쥐는 몸이 황금색이니까.
그렇게 테오의 몸에서 나던 황금빛이 점점 사그라들자
“테 부회장, 무슨 재능을 얻었어?”
궁금했던 세준이 서둘러 테오에게 물었다.
“푸후훗! 나는 하찮은 재물이라는 재능을 얻었다냥!”
“진짜?!”
자신과 같은 ‘하찮은’이 들어간 테오의 재능에 세준의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능력이 뭐야?”
“하찮은 재물을 태워 능력을 올릴 수 있다냥!”
“뭐?!”
같은 ‘하찮은’인데 의미가 완전히 달랐다.
자신의 재능 ‘하찮은 존재감’은 말 그대로 하찮다는 의미였고. 테오의 재능 ‘하찮은 재물’은 재물 따위는 하찮으니 능력을 올리는데 휴지 조각처럼 태워버리겠다는 의미였다.
‘나도 돈 많은데···부럽고! 짜증 나! 하나 더 먹을까?’
독꿀벌 대여왕이 준 불완전한 플래티넘 로얄젤리는 5개. 흑토끼에게 주려고 남겨둔 로얄젤리 1개가 남아있었다.
하지만
“아니야!”
‘하찮은 존재감’ 같은 재능을 하나 더 개화하느니 그냥 흑토끼에게 투자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세준이 복잡한 생각을 정리했을 때
“박 회장, 나 돈 좀 빌려달라냥!”
“네 돈은 어쩌고?”
“이미 사용했다냥! 나는 이제 거지다냥!”
재능이 생기자마자 자신의 돈을 전부 능력치 올리는데 태운 테오가 세준에게 당당하게 두 앞발을 내밀며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얼마나?”
“많을수록 좋다냥!”
“자. 여기.”
속은 좁지만, 또 속 좁아 보이는 건 싫어하는 세준이 통 크게 테오에게 거의 전 재산인 7000만 탑코인을 건넸다.
“푸후훗. 고맙다냥!”
세준에게 돈을 받은 테오의 몸이 황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저게 돈을 태우는 효과였구나···참 비싼 특수 효과였다. 내 돈이 타고 있구나···
그렇게 세준이 테오가 돈 태우는 것을 구경하고 있을 때
비잉?!비잉!
[어머 세준 님, 능력이 늘어나셨군요?! 잠시만요!]세준의 양봉 레벨이 늘어난 것을 간파한 독꿀벌 대여왕이 자신의 딸인 독꿀벌 여왕 하나를 불렀다.
잠시 후
위잉!
[야생 독꿀벌 여왕이 당신을 따르기로 합니다.] [야생 독꿀벌 여왕이 거느린 독꿀벌 1만 마리가 여왕을 따라 당신을 따르기로 합니다.] [독꿀벌들의 수가 10만 마리를 넘었습니다.] [양봉 Lv. 9의 숙련도가 크게 상승합니다.]세준이 독꿀벌 여왕과 1만 마리의 독꿀벌들을 길들였다.
“이 아이들은 감나무 농장으로 보내야지.”
새로운 식구가 된 독꿀벌들은 따로 벌집이 없었고 최근에 감나무에 꽃이 피고 있다고 들었기에 세준은 독꿀벌들을 탑 49층으로 보내 감나무의 수정을 돕게 하기로 했다.
“푸후훗! 박 회장, 나 박 회장의 돈을 다 태우고 강해졌다냥!”
그사이 세준의 돈을 다 태운 테오가 뿌듯한 표정으로 세준의 무릎에 매달렸다.
그리고
“푸후훗. 앞으로 박 회장은 나만 믿으라냥! 나 테 부회장이 어떤 적도 박 회장의 손끝 하나 못 건드리게 지켜주겠다냥!”
세준의 무릎에 자신의 얼굴을 열심히 비비며 호기롭게 말했다.
“그래.”
든든하긴 하네. 돈을 쓴 보람이 있는 것 같았다.
‘앞으로 카이저 님과 켈리온 님에게 삼양주의 대가를 돈으로 받아도 되겠어.’
그러면서 용들에게 돈을 받아 테오의 능력치를 올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함께하는 세준.
그때
꾸엥!꾸엥!
[아니다요! 아빠는 꾸엥이가 지킨다요!]꾸엥이가 세준의 왼쪽 다리에 매달리며 테오에게 지지 않겠다는 듯이 말했다.
“푸후훗. 꾸엥이는 포기하라냥! 나는 좀 전의 테 부회장이 아니다냥! 무려 박 회장의 돈을 7000만 탑코인이나 태우고 강해진 테 부회장이다냥!”
꾸엥!꾸엥!
[꾸엥이도 아빠 돈 태울 수 있다요! 아빠, 꾸엥이 아빠 돈이 8000만 정도 필요하다요!]꾸엥이가 새준에게 돈을 달라며 두 앞발을 공손하게 내밀었다. 돈을 더 많이 태우면 테오한테 이긴다고 오해한 모양.
“자 꾸엥이 이거 먹어!”
세준이 흥분한 꾸엥이에게 꿀을 주며 진정시켰다.
꾸엥!
[꿀이다요!]꿀을 받자 꾸엥이는 테오를 이겨야겠다는 생각은 저 멀리 던져버리고
핥짝.핥짝.
앞발로 열심히 꿀을 핥아먹었다.
그렇게 꾸엥이의 주의를 완벽하게 돌린 세준.
“근데 대여왕아 완전한 플래티넘 로얄젤리를 만들기 위해 어떤 꽃이 더 필요해?”
완전한 플래티넘 로얄젤리를 얻고 싶은 세준이 독꿀벌 대여왕에게 물었다.
하지만
비잉!비잉!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꽃의 꿀을 직접 먹어봐야 알 것 같아요!]독꿀벌 대여왕도 유전자에 각인된 본능에 의존해 플래티넘 로얄제리를 만드는 것이기에 정확한 재료는 몰랐다. 직접 입으로 먹어봐야만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래? 알았어. 그럼 이만 갈게.”
자신이 농작물의 수를 더 다양화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기에 세준은 농장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비잉!
[세준 님, 안녕히 가세요!]“응. 잘 있어. 얘들아 가자.”
세준이 독꿀벌 대여왕과 인사를 나누고 동물들과 독꿀벌들을 데리고 독꿀벌 대여왕의 벌집에서 나왔다.
그리고 탑 99층 입구에 도착하자
“황금박쥐, 독꿀벌들이랑 같이 가서 두쿠한테 잘 말해줘.”
(네!)
세준이 황금박쥐를 시켜 독꿀벌들을 탑 49층으로 데려가게 했다.
“너희들도 조심히 가.”
위잉!
떠나기 전 배부르게 꿀을 먹은 독꿀벌들이 세준에게 인사를 하고 황금박쥐를 따라 새로운 터전인 탑 49층으로 떠나갔다.
***
“자 여기 있다.”
카이저에게 구박을 받으며 불의 정수를 세준이 쓸 수 있는 수준까지 능력을 낮춘 램터가 불의 정수를 카이저에게 건넸다. 이제 불의 기운이 거의 다 빠져 불의 정수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았지만.
“내가 세준이한테 잘 전달하지.”
“그래. 고맙다. 근데 너희들은 삼양주를 어떻게 받는 거야?”
램터가 삼양주를 받는 방법을 물었다.
“나와 켈리온은 텔레포트 마법이 걸린 조각상을 이용해 삼양주를 받고 있지.”
“그래?! 그럼 나도 조각상 하나 만들어서 보내야겠군.”
“그래. 그렇게 하면 될 거야. 참고로 공짜는 아니니까···.”
카이저가 비늘에 드래곤 스킨 마법을 새겨서 지불해야 한다고 알려줬다.
“알았어.”
그렇게 대화가 끝나고
“······.”
“안 가냐?”
물끄러미 자신들을 보는 램터에게 카이저와 켈리온이 눈치를 줬다. 네가 가야 우리가 술을 계속 마시지.
하지만 갈 생각이 없는 램터.
꿀꺽.
“나도 같이 마시면 안 돼?”
램터가 둘의 술을 보며 침을 삼켰다.
“끄응. 알았다. 대신 다음에 술 생기면 갚아.”
“응! 알았어!”
술은 또 같이 마셔야 맛있기에 카이저는 새로운 술 파트너가 된 램터를 쫓아내지 않고 술을 나눠마셨다.
“자! 짠!”
“짠!”
“짠!”
챙!
세 마리의 용이 황금잔 3개를 부딪치며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
“벌써 밥 먹을 시간이네.”
독꿀벌 대여왕의 벌집에 갔다 왔을 뿐인데 벌써 점심 먹을 시간이었다.
“점심은 간단하게 고감옥이다.”
고감옥은 탑 99층의 주식인 고구마, 감자, 옥수수를 줄인 말이었다. 이렇게 오래 같은 것만 먹으면 질려야 하는데 질리지를 않았다. 신기하게도 고감옥은 먹어도 먹어도 맛있었다.
꾸엥!
[역시 일하고 먹는 밥이 가장 꿀맛이다요!]꾸엥이가 두 앞발에 고구마와 감자를 하나씩 잡고 진짜 열심히 일한 것처럼 맛있게 먹었다.
‘일이라니? 꾸엥이 넌 가만히 내 다리에 매달려 있기만 했잖아?’
세준이 그런 꾸엥이를 황당하게 바라봤다. 그리고 깨달았다. 꾸엥이에게는 가만히 숨만 쉬는 것도 일인 것이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후룩.
세준이 커피를 마시며 하늘멍을 할 때
“박 회장, 나 내려갔다 오겠다냥!”
세준의 무릎에 바라당 누워 배를 쓰다듬 받던 테오가 벌떡 일어나 봇짐을 싸기 시작했다.
“갑자기?”
평소 세준이 내려가라고 등 떠밀 때만 움직이던 테오.
‘웬일이지?’
세준이 의아한 시선으로 테오를 보자
“푸후훗. 내가 돈을 벌어와야 박 회장이 나한테 돈을 빌려주고 내가 박 회장의 돈을 태워서 강해질 거 아니냥! 걱정 말라냥! 금방 다녀오겠다냥!”
테오가 우쭐해하며 봇짐을 챙겨 일어났다.
“좋은 자세다.”
뭔가 돈을 갚겠다는 의지는 없어 보였지만, 열심히 돈을 벌어오겠다는 테오의 태도에 세준이 만족했다.
그리고
“맞다! 불꽃이에게 버프 하나 받고 가.”
재물이 들어오는 운이 증가하는 불꽃이의 황금 불꽃 버프를 떠올린 세준이 테오에게 불꽃이의 버프를 받게 했다.
“푸후훗. 황금빛이 마음에 든다냥!”
황금빛 불꽃이 자신의 몸에 스며들자 테오가 기뻐했다.
“그럼 다녀오겠다냥!”
“그래. 조심히 다녀와!”
“알겠다냥!”
황금 버프를 받은 테오가 돈을 벌기 위해 탑을 내려갔다.
그렇게 테오를 배웅한 세준은 호두밭으로 갔다.
“얘네들은 흑토끼 결혼식에는 못 가지고 가겠네.”
호두밭을 둘러보며 세준이 자신의 허리 높이까지 자란 10개의 호두나무들을 보며 아쉬워했다. 새신랑이라면 역시 힘인데. 호두는 한 달 이상은 더 키워야 수확이 가능할 것 같았다.
“영약이라도 좀 챙겨놔야겠다.”
세준이 흑토끼를 위해 버섯개미들을 찾아가 영약들이 있는지 확인했다.
께엑!
께엑!
세준의 방문에 버섯개미들이 자신의 등을 들이대며 버섯을 따달라고 모여들었다.
“알았어. 자 줄 서자.”
영양을 가진 버섯은 3마리에 나머지는 일반 버섯이었지만, 세준은 버섯개미들을 줄 세우고 모든 버섯개미의 등에 난 버섯을 따줬다. 큰 성과가 없었다.
그때
꾸엥!
[아빠 꾸엥이가 흑토끼 형아에게 줄 약초 가져왔다요!]효자 꾸엥이가 아빠의 마음을 알고 좋은 약초를 가져왔다. 물론 몸에 좋은 약초는 아주 쓰다. 자신이 도저히 감당 못할 쓴맛이라 흑토끼에게 넘기는 꾸엥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