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261)
261화. 넌 선을 넘었어.
261화. 넌 선을 넘었어.
머엉.
계약서 무효에 실패한 엘게 카이만은 완전히 자포자기한 표정으로 넋이 나갔다.
그리고
“코나, 부하 받아라냥!”
그런 엘게 카이만을 가리키며 코나에게 말하는 테오.
“네! 테오 님! 펭!펭! 이리 와펭!”
코나가 엘게 카이만을 향해 나름 선배의 위엄을 보이게 발바닥으로 땅을 차며 위압적으로 소리쳤다.
그러나
‘내가 저런 녀석의 부하라니···.’
그게 엘게 카이만을 더욱 비참하게 했다. 열불이 났다. 카이만 왕국의 3왕자인 자신이 방금까지 삥뜯던 녀석의 부하라고?!
“한니발 삼촌···.”
엘게 카이만은 최후의 수단으로 한니발을 보며 도움을 요청했다. 삼촌의 도움으로 저런 녀석보다는 높은 위치에 오르길 바라면서.
하지만
“크흠···.”
엘게 카이만을 외면하는 한니발.
‘저건···그냥 가만히나 있지 괜히 이상한 짓을 해서···.’
그래도 조카이기에 한니발은 자신이 나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생각이었지만, 엘게가 하는 치졸한 짓을 보고는 손을 놨다.
“실망이다냥···.”
덕분에 좋은 부하를 하나 더 거둘 생각으로 계약서를 꺼내던 테오가 실망했다. 하마터면 엘게 카이만과 함께 나락으로 갈 뻔한 한니발이었다.
“삼촌···.”
그렇게 믿었던 삼촌에게까지 손절 당한 엘게 카이만이 모든 걸 포기하려는 순간
쿵.쿵.
음머!
거대한 발소리와 함께 탑 99층의 최강자 우마왕이 결혼식장에 입장했다.
“우마왕님을 뵙습니다!”
주변에 있던 존재들이 우마왕에게 무릎을 꿇으며 예를 취했다.
그때
쿵.쿵.
우마왕이 그들의 예를 무시하며 급하게 엘게 카이만이 있는 곳으로 급하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우마왕님이 날 알아보셨구나!’
엘게 카이만이 다가오는 우마왕을 보며 감격했다.
얼마 전 탑 84층을 수색하겠다는 우마왕의 요청을 받은 카이만 왕국의 왕 크로커 카이만.
우마왕의 요청을 거절했던 존재들이 이제 더 이상 검은탑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자자했기에 크로커 카이만은 우마왕의 요청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거기에 더해 크로커 카이만은 자신의 자식인 5명의 왕자들을 우마왕의 길잡이로 보내 우마왕의 시중을 들게 했다.
왕자들 중 하나라도 우마왕과 인연을 만들게 하려는 바람이었다.
당연히 3왕자인 엘게 카이만도 우마왕의 길잡이로 함께 하며 우마왕과 말 몇 마디를 섞었다.
그때는 억지로 자신을 보낸 아버지를 원망했는데···덕분에 여기서 빠져나갈 방법이 생길 것 같았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그렇게 우마왕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며 엘게 카이만이 자신의 아버지에게 감사할 때
도리도리.
또 빠져나갈 생각을 하는 엘게 카이만을 보며 테오가 고개를 저었다. 진짜 운이 없는 녀석이다냥···
악수에 다시 최악의 수를 두다니 어쩌면 유렌보다 운이 더 없는 녀석일지도 몰랐다.
‘박 회장에게는 말해줘야겠다냥!’
그렇게 테오가 엘게 카이만에게 다른 속셈이 있음을 말해주기 위해 세준을 바라보자
‘흐흐흐’
음흉하게 웃는 세준이 보였다. 세준도 이미 엘게 카이만이 뭔가 노리고 있다는 걸 눈치챈 것이다.
그런 꼼수는 또 깨주는 게 맛. 뛰어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었다.
척.
‘흐흐흐’
‘푸후훗.’
그래서 테오도 엘게 카인만의 마지막 발악을 함께 구경하기 위해 세준의 다리에 매달렸다.
그사이
“우마왕님을 뵙습니다!”
쿵.쿵.
주변 몬스터들의 예를 받으며 점점 다가오는 우마왕. 용병 협회 협회장 한니발도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그리고
“우마왕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카이만 왕국의 3왕자 엘게 카이만, 우마왕님께 인사드립···.”
엘게 카이만은 세준이 우마왕과 얘기를 하지 못하도록 크게 인사를 하며 먼저 우마왕에게 도움을 요청하려 했다.
그때
꾸엥!!!
쾅!
하찮은 놈의 다리에 매달려서 황금박쥐가 물어다 주는 음식을 먹던 새끼곰이 갑자기 튀어 나가 우마왕에게 냅다 몸통박치기를 했다.
······
갑작스러운 공격에 모두가 얼음이 됐다.
쾅!쾅!
새끼곰은 미친 건지 앞발로 우마왕을 계속 공격했다. 새끼곰의 공격을 아무렇지 않게 맞고만 있는 우마왕. 타격은 전혀 없어 보였다.
‘크하하하! 너희들은 이제 우마왕님한테 다 뒤졌다!’
왜 갑자기 새끼곰이 우마왕을 공격하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자신에게 기회였다. 알아서 우마왕을 공격해주다니.
자신에게 너무 유리하게 흘러가는 상황에 엘게 카이만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우마왕님 괜찮으십니까?! 이놈들! 감히 검은탑의 최강자 우마왕님을 공격하다니?! 우마왕님, 조심하십시오! 아주 사악한 녀석들입니다!”
우마왕을 걱정하는 척 우마왕에게 세준과 일행들을 공격할 명분을 줬다.
세준을 죽여 계약서를 무효화시키려는 것. 엘게 카이만은 우마왕을 이용해 세준을 죽이는 차도살인을 노렸다.
“우마왕님 이놈들의 배후에는 에일린 프리타니라는 사악한 악당이 있습니다.”
자신의 계약서가 무효화 되려면 계약서에 적힌 두 명이 다 죽어야 하기에 엘게 카이만은 에일린의 이름도 언급했다.
우마왕을 게임 체인저로 써 모든 판을 깨끗하게 뒤집을 생각이었다.
‘크크크. 이제 에일린 프리타니만 찾으면 된다. 계약서가 만들어진 지는 얼마 되지 않았으니 분명 근처에 있을 거야.’
그렇게 엘게 카이만은 자신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는 걸 모르고 자유를 찾을 생각에 신이 났다.
***
“꾸엥아, 가서 우마왕한테 놀아달라고 해.”
꾸엥!
[알겠다요!]세준의 말에 꾸엥이가 염력을 써서 우마왕을 향해 돌진했다.
남이 봤을 때는 완전 싸움이었지만, 이게 꾸엥이와 우마왕의 놀이였다.
이렇게 하면 엘게 카이만이 좀 더 쉽게 행동을 취할 거라고 생각했다.
쾅!
거대한 폭음에 비해 주변에 미친 여파는 크지 않았다. 우마왕이 근처에 있는 세준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복근으로 충격을 전부 흡수한 것.
꾸엥?!
[우마왕 아저씨, 나 많이 강해졌다요?!]음머!음머!
[그렇구나! 아저씨도 이제 조금 버거운걸!]쾅!쾅!
꾸엥이는 계속 우마왕의 복근을 치고, 우마왕은 충격을 흡수했다.
그렇게 둘이 놀면서 얘기를 나누는 사이
“우마왕님 괜찮으십니까?! 이놈들! 감히 검은탑의 최강자···.”
세준의 예상대로 엘게 카이만이 행동했다.
마음이 얼마나 급했으면 꾸엥이와 우마왕의 상황을 정확히 확인하지도 않고 그저 자신의 시나리오대로 밀고 나갔다.
딱 거기까지면 그냥 코나의 부하로 100년 정도 구르는 거로 넘어가 주려 했지만
“우마왕님 이놈들의 배후에는 에일린 프리타니라는 사악한 악당이 있습니다.”
입에 담아서는 안되는 이름을 언급하며 선을 넘어버렸다.
“이게 감히 에일린의 이름을 입에 올려?! 뭐?! 사악한 악당? 넌 선을 넘었어.”
분노한 세준이 엘게 카이만을 노려보며 말하자
“선?! 선은 우마왕님을 공격한 너희들이 넘었지! 에일린 프리타니도 너희들도 이제 전부 끝이야!”
기고만장한 목소리로 외치는 엘게 카이만. 아직도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선을 완전히 넘어버렸다.
“하악! 에릴린 누나를 건드리다니 혼내주겠다냥!”
그 결과 테오의 추가 응징이 가해졌고
파박!
테오의 오른 앞발과 왼 앞발에 빠르게 연타를 맞은 엘게 카이만이 다시 기절했다.
‘한 대는 감히 에일린 누나를 입에 올린 죄, 한 대는 감히 박 회장에게 말대꾸를 한 죄다냥!’
그렇게 응징을 하고 뿌듯한 표정으로 엘게 카이만을 내려다보는 테오.
퍽!
‘마지막으로 이건 나 테 부회장을 나서게 한 죄다냥!’
테오가 기절한 엘게 카이만의 뒤통수를 한 대 더 때렸다.
그리고
뒤적.뒤적.
기절한 엘게 카이만의 품을 뒤지기 시작했다.
“푸후훗. 박 회장, 얘 가진 게 많다냥!”
“좋아. 일단 예물부터 챙겨.”
“알겠다냥!”
그렇게 엘게 카이만은 가지고 있던 물건을 테오에게 다 털리고 빈털터리가 됐다. 앞으로 고달파질 인생에 비하면 아주 작은 불행이었다.
***
자색탑 99층.
-베카, 검은탑 땅문서 확보는 어떻게 됐지?
“그게···30개까지 확보했었는데 탑 80층이 공격받아 대부분 소실되고 지금은 5개뿐입니다.”
-뭐?! 공격?! 감히 누가?
“하얀용에게 공격을 받았습니다.”
-무슨···.
탑 80층은 검은탑의 땅문서를 빼돌리기 위한 인원, 장비, 시설이 집중된 곳이었다.
차라리 검은용이 공격했다면 이해하겠지만, 하얀용이라니? 하얀용과는 엮일 일이 전혀 없었다.
-베카, 지금부터는 다른 탑에 파견된 모든 인원을 불러들여 검은탑 땅문서 확보에 집중시켜라.
“네!”
티어 페텐은 하얀용에게 따지는 건 일단 나중에 하고 검은탑의 땅문서를 확보하는데 총력을 집중했다.
‘검은탑이 우선이다.’
검은탑의 땅문서를 절반 이상 확보해 검은탑의 소유권을 뺏으면 검은탑의 탑농부가 자신의 소유가 된다.
그러면 탑농부가 기르는 농작물도 자신의 것이 되니 당연히 카이저가 먹었던 콩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베카 너는 지금부터 농작물을 재배해라.
티어 페텐은 다른 농작물도 얻고 싶었기에 자신의 탑농부에게 농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네?! 제가요?”
지금까지 농사보다는 다른 탑의 땅문서를 확보하는 게 주임무였기에 베카는 티어의 말에 당황했다.
-그래. 용에게도 효과를 발휘하는 농작물을 재배해.
“네?! 그런 게 있을 리가···.”
-있다! 검은탑의 탑농부는 재배했어! 그러니까 너도 어떻게든 만들어내!
카이저가 손쉽게 할파스를 처치한 순간의 무력했던 자신을 떠올리며 티어 페텐이 분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네···.”
그렇게 자색탑의 탑농부 다크엘프 베로니카가 농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어? 왜 안 자라지?”
독이 가득한 땅에서 자랄 수 있는 농작물을 찾는 게 먼저였다.
***
“이게 너희들이 뺏긴 예물이야?”
꼬싯!
우끼!
두두!
세준의 앞에 일렬로 줄을 선 동물들이 대답했다. 대략 20마리. 진짜 많이도 뺏었다.
“여기 가져가.”
세준이 엘게에게 예물을 뺏긴 동물들에게 예물을 나눠주고 있을 때
쿵.쿵.
음머!
[세준 님, 먼저 오셨군요.]꾸엥이와 충분히 놀아준 우마왕이 세준에게 다가와 인사했다.
“응. 꾸엥이랑 노느라 고생했어.”
음머!음머!
[아닙니다! 저에게도 훈련이 되고 좋았습니다!]꾸엥이의 몸통 박치기를 훈련이라고 말할 수 있다니···역시 괜히 탑 99층의 최강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욱신.욱신.
우마왕의 피부가 검은색이라 세준의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복근 전체가 시퍼렇게 멍든 우마왕이었다.
그렇게 세준이 우마왕과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냥···물건 하나가 더 있는데 어떻게 꺼내야 할지 고민이다냥!”
테오가 기절한 엘게 카이만의 명치 부분을 보며 고민에 잠겼다. 명치에서 뭔가 끌림이 느껴지는데 빼낼 방법이 없었다.
그때
다다다.
꾸엥?꾸엥?
[큰형아 뭐한다요? 재미있는 거 있다요?]우마왕과 놀며 스트레스를 해소한 꾸엥이가 테오에게 신나게 달려왔다.
그러다
꾸욱.
바닥에 누운 엘게를 보지 못하고 배를 강하게 밟은 꾸엥이.
꺼억!
배의 압력이 명치의 구술을 밀어내며 엘게가 검은색 구슬을 뱉어냈다.
척.
“푸후훗. 꾸엥이 잘했다냥!”
테오가 공중에 뜬 구슬을 낚아채며 꾸엥이를 칭찬했다.
꾸엥?
[꾸엥이 잘했다요?]“그렇다냥! 꾸엥이, 박 회장에게 누가 먼저 가는지 시합이다냥!”
이제 엘게에게 볼일이 없어진 테오가 외치며 세준을 향해 달렸고
꾸엥!꾸엥!
[알겠다요! 꾸엥이 지지 않는다요!]꾸엥이도 테오가 자신과 놀아주자 신나 하며 바로 세준을 향해 달려갔다.
그렇게 테오와 꾸엥이가 떠난 후
찰싹.찰싹.
“펭!펭! 부하야 일어나라펭!”
엘게에게 볼일이 남은 코나가 자신의 짧은 날개로 엘게의 뺨을 때리며 깨웠고
“으악! 너무 아프잖아!”
엘게가 고통스러워하며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펭?”
‘내가 때린 게 아프다고?!’
“어?!”
‘얘가 때린 게 왜 아프지?!’
둘 다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때
“어?!
엘게가 자신의 명치가 이상함을 느꼈다. 묵직한 느낌이 있어야 하는 데 텅 빈 것처럼 허했다.
‘내···내단이···.”
아까 테오가 챙긴 건 엘게의 내단이었다.
“펭!펭! 부하야 빨리 와라펭!”
그사이 자신이 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코나가 엘게를 잡고 질질 끌고 가기 시작했다.
“박 회장, 이것 보라냥! 나 테 부회장이랑 꾸엥이가 찾았다냥!”
그렇게 코나에게 끌려가는 엘게의 눈에 세준에게 자신의 내단을 건네는 테오가 보였다.
“어?! 잠깐만! 안돼!”
엘게가 자신의 내단을 잡는 세준을 말리기 위해 소리쳤지만
빰 빠바밤.
결혼식이 시작됨을 알리는 팡파레 소리에 엘게의 목소리는 조용히 묻혔다.
혼란스러운 결혼식장이었지만, 다행히 결혼식 전에 모든 게 평화롭게(?)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