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267)
267화. 그러니까 이제 퇴근이다냥!
267화. 그러니까 이제 퇴근이다냥!
탑 79층.
수백 년간 번성하며 찬란한 문명을 이룬 새들의 왕국 코브.
하지만 몇십 년 전부터 영토 안 모든 호수가 전부 말라버리며 왕국에 문제가 발생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가뭄이 온 것. 코브 왕국의 모든 땅이 물 부족으로 심하게 갈라졌다.
코브 왕국 여왕 프라나는 급히 다른 층에서 물을 가져오는 방법으로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지만, 한 가지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
그건 말라가는 어머니 나무. 많은 새들이 물을 계속 붓고 부어도 어머니 나무만은 상태가 점점 나빠졌다.
코브 왕국의 새들에게 어머니 나무는 큰 의미가 있었다. 코브 왕국의 모든 새들이 어머니 나무가 피우는 꽃에서 태어났기 때문.
그들에게 어머니 나무는 실제로 어머니인 것이다.
그런 어머니 나무가 말라가고 있으니 새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어머니 나무가 마르면서 태어나는 새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
그리고 작년부터는 코브 왕국에서 아기새의 지저귐이 거의 사라졌다.
그 결과 활기찼던 왕국 수도의 분위기는 사라지고 지금은 짙은 절망에 잠식당한 상태였다.
그런 수도의 중앙에 우뚝 솟은 산 하나.
산 정상에는 아름다운 무지갯빛 성 하나가 있었다. 수백 년간 한자리를 지켜온 코브의 왕성 무지개성이었다.
“프라나, 이번에는 전령새들이 어머니 나무를 구할 분을 찾아올까요?”
“루이, 믿어야 합니다. 나무의 무녀께서 고르신 아이들입니다. 분명 어머니 나무를 구할 분을 찾아올 겁니다.”
남편의 걱정에 코브 왕국의 여왕 프라나가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머니 나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나무의 무녀.
나무의 무녀는 매년 어머니의 나무가 선택한 새들을 전령으로 임명해 왕국 밖으로 나가 어머니 나무를 치료할 수 있는 용사를 구해오게 했다.
그렇게 무려 10년 동안 전령새들을 밖으로 보내 많은 이들을 데려왔지만, 어머니 나무가 왜 말라가는지조차 알아낸 이가 없었다.
“프라나, 그럼 다시 물을 가지러 갔다 오겠소.”
“그래요.”
그렇게 남편 루이가 다른 층으로 떠나기 위해 성의 테라스에서 뛰어내려 하늘을 날자
“후우.”
프라나가 참았던 깊은 한숨을 쉬었다.
사실 그녀도 불안했다. 단지 자신마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왕국이 흔들릴 것이기에 내색하지 않을 뿐.
“올해에는 꼭···.”
프라나가 멀리 보이는 어머니 나무를 보며 전령새들 중 누군가가 어머니 나무를 구할 존재를 데려오길 간절히 기도했다.
***
‘푸후훗. 부하를 만드는 것도 일이니까 나는 열심히 일하고 있다냥! 오늘 할 일은 끝난 것 같다냥!’
테오가 자신의 부하 삐욧이를 뿌듯하게 바라보고 있을 때
삐욧!삐욧?
[대장! 근데 제가 대장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계약서에 써진 게 자신의 이름은 아니지만, 이미 자신을 구해준 테오의 부하가 되기로 결심한 삐욧이가 테오를 보며 물었다.
“푸후훗. 그러고 보니 이 몸의 소개를 안 했다냥! 이 몸은 위대한 검은용의 부하 치명적인 용발톱 황금고양이 테오 박이다냥! 참고로 박 회장의 오른팔이다냥!”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로 밖에 나와 검은용이 뭔지 모르는 삐욧이.
삐욧!
[테오 님의 부하가 되다니 영광이에요!]마냥 테오의 부하가 된 것이 기뻤다. 여기 세상 물정 모르는 애가 또 있었다.
“푸후훗. 그렇다냥! 나 테 부회장의 부하가 되는 건 엄청난 영광인 것이다냥!”
자신을 존경하는 눈빛으로 보는 삐욧이를 보며 테오가 우쭐해하며 말했다.
그때
뽀르륵.
삐욧이의 배에서 소리가 났다. 며칠간 이곳에서 백사들과 싸우느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
“푸후훗. 잠깐만 기다려라냥!”
자신의 부하에게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 테오가 봇짐을 열었다.
하지만
휘적.휘적.
봇짐에 앞발을 넣어도 아무것도 걸리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다냥!”
그제야 봇짐이 비었다는 걸 깨달은 테오.
“삐욧이, 이거라도 먹어라냥!
테오가 이오나에게 주려고 따로 챙겨둔 땅콩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감사합니다!”
콕.콕.콕.
삐욧이가 열심히 땅콩을 쪼개기 시작했다.
그리고
삐욧
[맛있어요!]코고곡.
땅콩 맛을 본 삐욧이가 본격적으로 부서진 땅콩을 먹기 시작했다.
“푸후훗. 많이 먹어라냥!”
테오가 삐욧이가 편하게 먹을 수 있게 땅콩을 가루로 부숴 주며 말했다.
삐욧!
[테오 님, 감사합니다!]“푸후훗. 감사할 필요 없다냥!”
땅콩을 먹는 삐욧이를 보며 음흉하게 웃는 테오.
‘땅콩 한 알에 50탑코인, 이 몸이 직접 땅콩을 부서 줬으니 서비스 비용 100탑코인, 총 5알이니까 750탑코인이다냥!’
테오는 돈을 밝히는 세준의 오른팔답게 절대 공짜로 주지 않았다.
삐욧!
[이제 배불러요!]땅콩 5알을 먹고 배를 부여잡는 삐욧이.
“푸후훗. 삐욧이, 다 먹었으면 계산을 하자냥!”
테오가 앞발을 내밀며 말했다.
삐욧?
[계산이요?]“그렇다냥! 먹었으면 돈을 내는 거다냥!”
삐욧···삐욧···
[저 돈 없는데···혹시 이거라도···]삐욧이가 자신이 메고 있던 작은 가방에서 자기 몸통만 한 알을 꺼냈다.
어머니 나무는 새를 탄생시키는 것 외에 알을 열매로 맺었고 새들은 가끔 이렇게 삐욧이처럼 먼 길을 나설 때 도시락 대용으로 챙겨왔다.
“냥?! 그건?!”
테오가 삐욧이가 꺼낸 알을 보고 놀랐다. 박 회장이 좋아하는 계란후라이다냥!
계란후라이는 알로 하는 요리의 한 종류지만, 테오는 세준이 계란후라이를 보고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그 이름이 머리에 각인돼 버렸다.
삐히히.삐욧!
[히히. 저 이거 많아요! 다 드릴게요! 대신 땅콩이랑 바꿔요!]테오의 반응이 좋자 삐욧이가 서둘러 외쳤다. 별로 맛있지도 않은 알을 다 넘기고 땅콩으로 바꿀 생각에 신난 삐욧이.
“좋다냥! 그럼 일단 여기서 나가자냥! 삐욧이, 내 뒤에 잘 붙어있어라냥!”
삐욧!
[네!]삐욧이가 테오의 뒤로 이동하자
빳칭!
“냥!”
테오가 용발톱을 뽑아 앞발을 위에서 아래로 크게 휘둘렀다. 테오의 두 번째 기술, 일냥섬이었다.
쩌저적.
요르문간드 파편의 몸통에 다섯 개의 선이 그어지며 육 등분으로 변했고
스스스.
죽은 요르문간드 파편이 가루로 변해 사라졌다.
땡그랑.
바닥으로 떨어지는 백색 코인들.
삐욧!!!삐욧!!!
[테오 님!!! 대단해요!!!]난생처음 보는 광경에 놀란 삐욧이.
“삐욧이, 코인을 주워와라냥!”
테오가 그런 삐욧이에게 코인을 주워 오라고 지시했다.
삐욧!
[네!]더욱 테오를 존경하게 된 삐욧이가 빠르게 날아 테오에게 코인을 물어왔다.
그렇게 모든 코인을 수거하자.
‘푸후훗. 박 회장이 좋아하는 계란후라이까지 구했으니 나 테 부회장은 오늘 초과 근무를 한 것이다냥! 그러니까 이제 퇴근이다냥!’
“삐욧이, 따라오라냥!
스스로에게 당당한 테오가 탑을 올라가는 방향으로 발길을 돌리며 삐욧이에게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삐욧!삐욧!
[네! 빨리 땅콩 먹고 싶어요!]땅콩에 눈이 먼 삐욧이. 자신이 어머니 나무를 구하기 위한 전령새라는 본분도 잊고 테오를 졸졸 따라갔다.
***
후루룩.
“크으. 커피는 역시 손맛이야.”
점심을 먹고 흑토끼가 챙겨준 원두와 드리퍼로 자신이 직접 내린 커피를 마시며 세준이 인상을 구겼다.
“맛없어···.”
성에서 먹던 그 맛이 아니었다. 그냥 쓰고 인상이 찡그려지는 불쾌한 신맛만 났다.
후루룩.
그래도 카페인은 채워야 했기에 세준은 참으면서 커피를 마셨다.
그렇게 쓴맛을 참으며 커피를 다 마시자
[쓴맛이 나는 약을 섭취했습니다.] [재능 : 체력에 좋은 약이 쓰다가 발동합니다.] [체력이 3 상승합니다.]커피를 약으로 취급하는지 체력이 3 올랐다.
“체력이 3이나 올랐어?”
덕분에 자신이 내린 커피가 얼마나 쓴 건지 알게 된 세준.
“이제 쌀국수 반죽 만들러 가야지.”
세준이 취사장으로 가서 유물 : 재화를 삼키는 쌀반죽에 돈을 넣고 반죽을 뽑아 쌀국수 반죽을 만들기 시작했다.
퍽.퍽.
그렇게 한참 반죽을 치대고 있을 때
꾸엥!
[아빠, 꾸엥이 왔다요!]서쪽 숲에서 약초를 캔 꾸엥이가 돌아왔다.
“우리 꾸엥이, 약초 많이 캐 왔어?”
꾸엥!꾸엥!
[그렇다요! 꾸엥이 약초 많이 가져왔다요!]짜잔!
세준의 물음에 꾸엥이가 자신의 간식주머니를 보이며 대답했다.
간식주머니 안에는 달콤한 푸른색 칡뿌리 20개와 엄청나게 쓴 흰색 칡뿌리 3개가 있었다.
그리고
“어?”
처음 보는 연두색 칡뿌리가 1개 있었다.
꾸엥!꾸엥!
[이건 엄청 신 냄새 난다요! 냄새만 맡아도 입에 침이 고인다요!]꾸엥이가 연두색 칡뿌리를 보며 말했다.
“그래?”
꾸엥이의 말을 들은 세준이 연두색 칡뿌리의 냄새를 맡았다.
“오! 여기서 라임 향이 나네? 쓰읍.”
상큼한 냄새를 맡자 자연스럽게 입에 침이 고였다.
“다행히 쓴 건 아니네.”
세준이 안도하며 연두색 칡뿌리를 자세히 살펴봤다.
[넘치는 마력의 칡뿌리]살아있는 숙주에게서 생명력을 흡수하는 다른 칡뿌리들과 다르게 주변 칡에게서 마력을 흡수하는 칡의 뿌리입니다.
억센 생명력의 칡뿌리 수십 개의 마력을 흡수해 약성이 좋습니다.
섭취 시 마력이 50 상승하거나 마력 잠재력이 25 상승합니다.
섭취 시 낮은 확률로 흡수와 관련된 재능을 개화합니다.
강한 신맛이 납니다.
재배자 : 탑농부 박세준
유통기한 : 210일
등급 : A+
“오늘 저녁은 생선구이다.”
라임향을 맡자 세준은 생선구이에 라임향이 나는 넘치는 마력의 칡뿌리즙을 뿌려 먹고 싶어졌다.
꾸엥!
[좋다요!]세준의 말에 환호하는 꾸엥이. 아빠가 하는 요리는 다 좋다요!
“그럼 아빠가 생선구이 만들 테니까 꾸엥이는 이거 먹고 쌀국수 좀 뽑아줘.”
세준이 꾸엥이의 입에 꿀젤리 5개를 넣어주며 말했다.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알겠다요!]꾸엥이가 입에 들어온 꿀젤리를 살살 녹이며 취사장 벽에 걸린 검은 국수틀을 들어 안에 세준이 만든 쌀국수 반죽을 넣고
꾸에엥!
반죽을 눌러 면을 뽑기 시작했다.
그리고
철컹.
세준은 그사이 아공간 창고에서 생선을 꺼내 꼬치에 끼우고 굽기 시작했다.
그렇게 세준이 생선구이를 거의 300개쯤 구웠을 때
[피라니아 구이를 완성했습니다.] [요리 Lv. 7의 숙련도가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요리 Lv. 7의 숙련도가 채워져 레벨이 상승합니다.]요리 레벨이 상승했다는 메시지가 나타나며 세준의 요리 스킬 레벨이 8로 올랐다.
그때
“박 회장, 내가 돌아왔다냥!”
테오가 세준을 향해 몸을 날리며 외쳤다.
휙.
역시 이번에도 세준의 손을 피하며
와락.
세준의 얼굴을 자신의 몸으로 끌어안는 테오.
“퉷!퉷! 왔냐?”
덕분에 세준은 이번에도 테오의 털을 뱉어내야 했다. 테오볼 하나 더 만들어야겠네.
“푸후훗. 그렇다냥!”
“너 봇짐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갔을 텐데 기분이 너무 좋아 보인다? 일 열심히 했어?”
“푸후훗. 당연하다냥! 나 테 부회장은 일 엄청 열심히 하고 왔다냥! 저기 부하도 구해왔다냥!”
테오가 당당하게 말하며 삐욧이를 소개하기 위해 뒤를 돌아보자
꾸엥?
[누구다요?]삐욧.삐욧.
[위대한 검은용 박 회장님, 안녕하세요. 테오 님의 부하 삐욧이입니다.]쌀국수를 뽑는 꾸엥이에게 공손히 인사하는 삐욧이가 보였다. 여기서 가장 강한 꾸엥이를 테오의 대장이라고 판단한 것.
꾸엥!
[꾸엥이는 박 회장이 아니다요. 아빠가 박 회장이다요!]삐욧?!
[네?!]꾸엥이의 앞발을 따라 시선을 돌린 삐욧이가 세준과 눈을 마주쳤다.
‘망했다···.’
세준과의 첫 만남을 망친 삐욧이가 좌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