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269)
269화. 좋은 거 뽑아와.
269화. 좋은 거 뽑아와.
조난 359일 차 새벽.
커어어.
고로롱.
세준과 테오의 코 고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침실.
삐욧···.
[이해가 안 돼요···.]어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 삐욧이가 곤히 자는 세준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자신이 골똘히 생각한 결과 생선 살을 잘 바른다고 서열 1위가 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쁘응···삐욧?
[끄응···그럼 뭐로 서열을 정하는 거죠?]이해되지 않는 어려운 문제에 삐욧이는 머리가 아팠다. 그래서 머리를 식히기 위해 밖으로 나와 농장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삐욧!삐욧!
[오! 농장이 엄청 커요!]어제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 농장을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던 삐욧이가 광활한 농장을 보며 감탄했다.
빠닥.빠닥.
그렇게 열심히 날갯짓을 하며 농장을 구경하던 삐욧이.
빠다닥.빠다닥.
삐욧!
[시원해요!]농장을 다 구경하고 분수대에서 몸을 적시며 시원하게 목욕을 했다.
그리고
척.
삐욧!
[여기서 제가 가장 높이 있어요!]분수대 중앙에서 물을 뿜어내는 검은용 조각상 머리 위에 올라가 삐욧이가 기분 좋게 주변을 내려다보며 털을 말리고 있을 때
-감히 내 머리 위에 올라오다니···.
검은용 조각상의 눈이 빛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삐욧?!
빠닥.빠닥.
놀란 삐욧이가 서둘러 날갯짓을 하며 분수대의 난간에 착지했다.
고오오오.
-넌 뭐 하는 놈이냐?
카이저가 기운을 끌어올리며 물었다.
삐···삐꾹!
[저는···딸꾹!]카이저의 엄청난 위압감에 너무 놀란 나머지 딸꾹질을 하는 삐욧이.
-뭐 하는 놈이냐니까?! 어서 말하지 못할까!
카이저가 수상한 침입자를 보며 호통을 쳤다. 설마 우리 세준이를 노리는 암살자냐?!
삐···
카이저의 호통에 더욱 겁먹은 삐욧이.
쿠구궁.
카이저가 기운을 더 끌어올렸다. 암살자가 맞다면 세준이 위험해지지 않도록 단숨에 지워버릴 생각이었다.
그렇게 더욱 거세지는 위압감.
삐···.
삐욧이는 어떻게든 대답을 하고 싶었지만, 두려움에 몸이 얼어붙어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때
“카이저 님, 진정하세요. 그 아이는 삐욧이라고 테오가 데려왔어요.”
테오 덕분에 삐욧이처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 세준이 밖에서 나는 소란에 서둘러 나와 삐욧이 대신 대답해줬다.
-응?! 크하하하. 테오 녀석이 데려왔으면 그렇다고 얘기를 하지 왜 입을 꾹 다물고 있어? 죽일 뻔했잖아.
세준의 등장에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짓던 카이저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삐욧?!!!!
살벌한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카이저에게 기겁한 삐욧이. 여기 무서워!
빠닥!빠닥!
삐욧이가 세준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여기서 날 보호해 줄 분은 세준 님뿐이야! 괜히 서열 1위가 아니었어요!
“놀랐어?”
세준이 그런 삐욧이에게 따뜻한 목소리로 물으며 손을 내밀었다.
삐욧!삐욧!
[네! 너무 무서웠어요!]삐욧이가 세준의 손가락에 앉아 열심히 자신의 머리를 비비며 대답했다.
그리고
‘깡따구였어!’
삐욧이는 세준이 서열 1위인 이유를 깨달았다.
자신보다 약하면서 엄청난 위압감을 버티며 저런 무서운 존재와 아무렇지 않게 얘기를 하다니··· 보통 깡따구로는 불가능했다.
무수히 많은 기운에 기절하며 기운을 견디는 쪽으로는 특화된 세준의 숨겨진 재능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카이저가 마음먹고 끌어올린 기운을 견디는 건 세준의 능력으로는 절대 불가능.
-테오 녀석, 또 이상한 걸 익혔군···보면 볼수록 신기하다니까.
“냐아앙···.”
세준이 위험해지자 테오가 자면서 재능 : 기운 빨려를 사용해 카이저의 기운만 흡수했기에 세준이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거였다.
‘저도 세준 님처럼 깡따구를 키울 거예요!’
당연히 그 사실을 모르는 삐욧이는 세준을 존경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또 혼자 이상한 착각을 하기 시작했다.
***
미국 크리스티 경매장.
“그러니까 이게 탑에서 가지고 나온 농산물 아이템이라는 거죠?”
“네!”
“그것도 무려 탑농부 박세준 님의 농작물이고요?”
“네!”
경매사의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들은 탑 4층에서 블랙 스켈레톤에게 품삯으로 포도를 받은 헌터들이었다.
그들은 정신없이 탑 4층 웨이포인트를 향해 도망쳤고 탑 1층에 도착하고 나서야 포도의 옵션을 확인했다.
그리고
“어?! 이 포도 재배자가 박세준인데?!”
헌터들은 포도의 재배자로 ‘탑농부 박세준’이라는 이름을 확인하자
“신이시여!”
“우린 이제 부자야!”
서로 얼싸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지금 지구에서 세준의 농작물에 대한 인기는 엄청나다.
너무 인기가 많아 요즘 세준의 농작물은 대부분 경매장에서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물론 생명이 넘치는 향긋한 포도의 효과가 애매하기는 했지만, 이건 지금까지 한 번도 팔린 적 없는 세준의 농작물.
세준이 키운 농작물이라는 것만으로 비싼 가격에 팔릴 확률이 높았다.
그렇게 그들은 생명이 넘치는 향긋한 포도를 팔기 위해 크리스티 경매장에 오게 된 것이다.
몇 시간 후
“네! 탑농부 박세준 님이 재배한 생명이 넘치는 향긋한 포도 한 송이 10만 달러에 낙찰됐습니다!”
경매가 시작됐고 그들은 총 100억의 수익을 올렸다.
그걸 10명이 똑같이 나누자 인당 10억.
포도 농장에서 그들이 일한 시간이 대략 10시간이니···그들은 무려 시급 1억짜리 일을 한 것이다.
“모두 잘 들어. 당분간 포도를 어디서 구했는지는 우리만 알아야 해. 알았지?”
“당연하지! 우리만 알자!!!!”
“좋아. 그러면 3시간 후에 탑 입구에서 만나자.”
“알았어!”
그렇게 10명의 초보 헌터들이 3시간 후 만나 포도 농장에 가기로 얘기를 끝냈을 때
“박세준의 농작물을 얻다니···우린 이제 부자야!”
“쉿! 조용히 해! 그러다 누가 들어!”
그들이 블랙 스켈레톤에게 받은 자루와 같은 자루를 소중히 든 5명의 헌터들이 그들을 스쳐 경매장으로 들어갔다.
자루에서 흘러나오는 향긋한 포도 향. 생명이 넘치는 향긋한 포도의 냄새였다.
“우리만 거기서 일한 게 아니었어···.”
충격을 받은 초보 헌터들. 생각해보면 당연했다. 자신들만 거길 지나가지는 않았을 테니까.
이런 식으로 포도 농장에서 일한 다른 헌터들이 포도를 팔면 포도 시세는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휴식은 없다! 지금 바로 탑으로 간다!”
“알았어!”
헌터들이 서둘러 포도 농장으로 달려갔다.
***
달칵.
세준이 아공간 창고에 넣어둔 풍요의 황금 상자를 열어 어제와 같이 검은콩 2개를 꺼내고
달칵.
다시 상자를 닫았다.
“이제 4개다.”
세준이 풍요의 황금 상자 옆에 고이 모셔둔 검은콩 4개를 보며 말했다. 내일이면 검은콩 6개가 생긴다.
철컹.
검은콩을 얻은 세준이 아공간 창고 문을 닫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삐욧이, 나 에그 프룻 좀 줄래. 여기 땅콩.”
삐욧!삐욧!
[네! 여기요!]세준이 삐욧이에게 땅콩 한 줌을 주자 삐욧이가 에그 프룻 100개를 줬다.
“이렇게 많이 줘도 돼?”
삐욧!삐욧!
[네! 집에 가면 엄청 많아요!]삐욧이가 자신의 날개를 최대한 넓게 펼치며 말했다. 그래봤자 세준의 한 뼘보다 작아서 진짜 많은 건지는 살짝 애매했다.
“흐흐흐. 그렇게 많아?”
그래도 100개보다는 많을 거라는 생각에 세준이 웃으며 물었다.
삐욧!삐욧!삐욧!
[네! 다들 에그 프룻을 싫어해서 이렇게 밖에 나올 때 아니면 아무도 안 먹어요! 엄청 많이 버려요!]땅콩을 많이 얻어 기쁜 삐욧이가 신나게 재잘거렸다.
삐욧이의 말대로 새들은 에그 프룻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어머니 나무에 자란 열매를 그대로 놔두면 썩어서 심한 악취가 나니 새들에게 에그 프룻은 처치 곤란의 열매였다.
“이걸 버린다고?!”
그럼 다 가져와도 되겠네?
“삐욧이, 그럼 나중에 많이 가져와. 내가 다 살게.”
삐욧!
[네!]“이건 선금.”
세준이 땅콩 한 줌 정도 들어가는 땅콩주머니를 10개 만들어 삐욧이에게 건넸다. 삐욧이의 가방이 최대로 늘어나는 크기에 맞춘 거였다.
삐욧!삐욧!
[감사합니다! 제가 다 가져올게요!]땅콩으로 가방을 가득 채운 삐욧이가 기뻐하며 대답했다.
“그래. 그럼 쉬고 있어. 흥흥흥. 오늘 아침은 계란말이 먹어야지.”
에그 프룻을 들고 세준이 콧노래를 부르며 취사장으로 향했다.
취사장에 도착하자
탁.탁.
세준이 에그 프룻 중 50개의 내용물을 그릇에 담고 물을 부었다.
그리고
찹찹찹.
계란물의 끈기가 없어질 때까지 열심히 젓가락으로 저었다. 노른자와 흰자가 석이며 뽀얀 노란색으로 변한 계란물.
거기다
송송송.
대파와 당근을 썰어 넣고 소금도 넣어 간을 했다.
그다음
치이익.
미리 달궈둔 프라이팬에 계란물을 프라이팬이 덥힐 정도로 얇게 붓고 어느 정도 계란이 익자 계란을 젓가락으로 돌돌 말기 시작했다.
치이익.
세준이 계란말이의 끝부분에 다시 계란물을 부어 계란말이를 계속 이어서 만들었다.
그렇게 세준이 취사장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동안
삐욧!삐욧!
[세준 님처럼 깡따구를 키워서 테오 님의 오른앞발이 되야지! 그럼 나는 세준 님의 오른팔의 오른앞발이 되는 거야!]삐욧이가 세준의 오른쪽 다리에 매달린 테오의 오른앞발에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쁘흐흣. 멋있다.
그리고
콕!콕!
세준이 창조신의 비석 앞에 세워둔 붉은용의 전신 비늘갑옷을 부리로 쪼며 특훈을 했다.
붉은용의 전신 비늘갑옷에서 아까 받았던 위압감과 비슷한 느낌이 났기 때문.
그때
꾸엥?!
[삐욧이, 지금 아빠 장난감 부시는 거다요?!]세준을 찾아 어슬렁어슬렁 걸어오던 꾸엥이가 붉은용의 전신 비늘갑옷을 공격하는 삐욧이를 발견했다.
삐욧!
[아니에요!]삐욧이가 대답하며 눈에 힘을 주고 꾸엥이를 바라봤다. 너 정도는 눈빛으로 제압해주지! 내 수련의 결과를 보여주겠어!
하지만 처음부터 의욕이 너무 과했다. 꾸엥이는 세준의 왼팔. 너무 강한 상대를 골랐다.
꾸엥!
[삐욧이, 너 방금 눈빛이 또 불순했다요!]삐욧?!삐욧!
[제가요?! 절대 아닙니다!]배가 고파 포악한 맹슈가 되기 일부 직전인 꾸엥이가 눈에 살짝 힘을 주자 단숨에 압도된 삐욧이. 빠르게 눈에서 힘을 뺐다.
그리고
삐잉···삐욧···.
[히잉···여기 너무 무서워요···.]서둘러 세준이 있는 취사장으로 날아갔다. 아침부터 까불다가 이리저리 치이고 다니는 삐욧이였다.
잠시 후
“얘들아, 아침 먹자!”
세준이 동물들을 불러
“자. 한 개씩 먹자.”
세준이 계란말이를 동물들에게 하나씩 나눠줬다.
그리고
빵빵.
유독 두툼한 계란말이. 에그 프룻 20개로 만든 꾸엥이용 계란말이였다.
꾸엥!
[잘 먹겠다요!]꾸엥이가 10조각으로 잘린 계란말이 한 조각을 들어 먹자
냠.
세준도 서둘러 계란말이 한 조각을 입에 넣었다.
“음. 맛있다.”
열심히 저은 덕분에 계란말이는 폭신한 빵처럼 부드럽게 부서졌고
우적우적.
대파와 당근이 씹히며 좋은 식감과 단맛을 내줬다.
그렇게 아침을 먹고
꾸엥!
[꾸엥이는 약초 보고 오겠다요!]꾸엥이가 간식주머니에 도시락을 챙겨 떠나자
후루룩.
세준은 모닝커피를 마시며 잠깐 여유로운 휴식 시간을 가졌다.
“크으. 쓰다.”
물론 커피 맛은 오늘도 많이 썼다.
[쓴맛이 나는 약을 섭취했습니다.] [재능 : 체력에 좋은 약이 쓰다가 발동합니다.] [체력이 2 상승합니다.]어제보다 덜 쓴 게 그나마 위안.
“오늘도 열심히 일해볼까!”
그렇게 세준이 커피를 마시고 일어날 때
“푸후훗. 삐욧이, 내 오른앞발이 되고 싶다냥?”
삐욧!삐욧!
[네! 테오 님의 오른앞발이 되고 싶어요!]“내 오른앞발이 되려면 열심히 일해야 한다냥!”
삐욧!삐욧!
[네! 열심히 일할게요! 시켜만 주세요!]“푸후훗. 그럼 나를 따라오라냥!”
삐욧!삐욧!
[네! 가시죠!]빠닥.빠닥.
날갯짓을 하며 테오의 오른쪽에서 나는 삐욧이. 쁘흐흣. 나는 차기 오른앞발이니까.
삐욧?
[근데 저희 어디로 가는 건가요?]“푸후훗. 탑 75층으로 간다냥! 박 회장, 다녀오겠다냥!”
“그래. 좋은 거 뽑아와.”
“푸후훗. 나만 믿어라냥!”
테오가 세준에게 인사를 하고 삐욧이와 탑 75층으로 뽑기를 하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