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28)
28화. 민첩을 올리다.
28화. 민첩을 올리다.
꾸엥!
“으음…”
세준이 새끼 곰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깼다.
요즘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의 출근 시간이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 뭔가 새끼를 빨리 여기에 던져두고 싶어 하는 느낌? 그러고 보니 새끼 곰을 데리러 오는 시간도 점점 늦어졌다. 뭐지?
쓱.
세준이 일어나 동굴 벽에 획 하나를 추가했다. 4번째 줄에 완성된 正 5개. 조난 175일 차의 아침이 새끼 곰의 울음소리와 함께 시작됐다.
삐익!
뺘앙!
뺙!
윙윙.
토끼들과 독꿀벌들이 세준에게 아침 인사를 했다.
세준은 세수를 하고 파 이파리 위에 말리고 있는 군고구마 말랭이 쪽으로 걸어갔다.
만들어 두었던 군고구마 말랭이가 다 떨어져 세준은 어제 새롭게 고구마 50개를 굽고 잘라 새로 군고구마 말랭이를 만들었다.
당연히 어제 메뉴는 군고구마였고 토끼들, 탑의 관리자와 함께 아주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하나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 고구마는 수확하고 시간이 지나면 더 맛있어 진다는 걸 알았지.
덕분에 더 달달해진 군고구마를 먹느라 모두 얼굴에 검댕이가 묻는 지도 모르고 열심히 먹었다.
덥석.
세준이 자는 동안 잘 말려진 군고구마 말랭이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다.
우물우물.
“으음…”
햇살을 가득 담아 쫄깃해진 말랭이가 입 안에서 단맛과 함께 따뜻함을 풀어냈다. 수면 후 배고픈 뇌에 에너지가 들어간다고 신호를 보내며 뇌를 깨웠다.
꿀꺽.
“흥흥흥. 잘 말랐다.”
세준이 군고구마 말랭이가 잘 완성된 것을 확인하고는 콧노래를 부르며 아침으로 먹을 양을 빼고 가죽 주머니에 담았다.
오도독.오도독.
토끼들이 당근을 먹으며 세준이 군고구마 말랭이를 언제 줄지만 기다리고 있었다.
“자 군고구마 말랭이 먹자.”
세준이 토끼들에게 군고구마 말랭이를 3개씩 주었다.
그리고 아내 토끼에게는 두 배인 6개를 주었다. 아내 토끼는 배가 불러오면서 식욕이 너무 좋아졌다.
그렇게 군고구마 말랭이로 아침을 먹고 아침 농사를 시작했다. 세준은 파 이파리를 베고 바로 방울토마토를 수확했다.
“오 이건 왕건이다!”
서걱.
세준이 방울토마토가 주렁주렁 달린 가지를 잘랐다.
“오!”
수확하기 스킬에 새로운 효과가 추가됐다는 메시지에 세준이 서둘러 스킬을 확인했다.
[직업스킬 – 수확하기 Lv. 4]-수확할 때 약간 덜 익거나 더 익은 열매를 최적의 상태로 만듭니다.
-아주 낮은 확률로 수확할 수 있는 농작물보다 한 단계 등급이 높은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습니다.
아주 낮은 확률이라 애매하기는 하지만 한 단계 높은 등급을 수확할 수 있다니…더 맛있어진 방울토마토를 먹는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직업 스킬 4레벨이 되면 스킬 효과가 추가되는 건가?”
세준은 일단 다른 직업 스킬이 4레벨이 되면 확인하기로 하고 다시 방울토마토를 수확해 아내 토끼에게 가져다주었다.
그렇게 방울토마토를 수확하고 있을 때
뺙!
흑토끼가 세준을 불렀다. 점심시간이었다.
“알았어.”
세준이 연못으로 가서 흑토끼가 잡은 피라니아를 불가로 옮겨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생선구이를 구웠다. 물론 백토끼들은 후추를 못 먹기에 백토끼들 생선구이는 소금으로만 간을 했다.
생선구이가 완성되어가자
꾸엥!꾸엥!
맛있는 냄새를 맡은 새끼 곰이 배고프다고 울어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 능숙해진 세준과 토끼들은 당황하지 않고 서둘러 짐들을 챙겼다.
그리고
“당겨!”
꾸!엥!꾸!엥!
세준과 토끼들을 새끼 곰이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지상으로 가자 새끼 곰 옆에는 세준의 팔뚝 정도 되는 나뭇가지 10개 정도가 쌓여 있었다.
이건 세준이 새끼 곰에게 부탁한 것으로 자신의 팔뚝을 보여주며 비슷한 굵기의 나뭇가지를 가져다 달라고 했더니 어제부터 몇 개씩 주워 왔다.
사다리와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만들 생각이었는데 농사일 때문에 시간이 나지 않았다.
앞으로 새끼 토끼들이 태어나면 일손이 늘어나겠지만, 앞으로 세준의 계획과 심고 싶은 게 많은 만큼 밭은 더 빨리 늘어날 거다.
농사에는 힘과 체력만 있으면 될 줄 알았는데 스피드도 필요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민첩 스탯도 올릴 생각이었다.
꾸엥?
새끼 곰이 우쭐한 표정으로 어서 칭찬해달라는 듯이 세준을 바라봤다. 나 잘했죠?
“잘했어.”
팡팡.
세준이 이미 자신의 키보다 커진 새끼 곰의 엉덩이를 두드려줬다. 그리고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자 이거 먹어봐.”
세준이 새끼 곰에게 군고구마를 건넸다. 어제 새끼 곰은 일찍 집으로 가서 군고구마를 먹지 못했기에 세준이 새끼 곰에게 줄 군고구마 5개를 남겨놨다. 덕분에 새끼 곰 먹을 건 왜 따로 빼놓냐며 탑의 관리자가 삐져버렸다.
냠.
새끼 곰은 군고구마의 껍질을 까지도 않고 한 입에 넣었다.
꾸엥!
새끼 곰은 군고구마를 씹더니 너무 맛있어 몸을 흔들며 맛있음을 표했다. 마시쪄!
냠.
냠.
냠.
새끼 곰은 군고구마를 입에 넣고 넣고 또 넣었다.
그리고
꾸엥…
새끼 곰이 마지막 남은 군고구마를 들고 고민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응?”
뺙?
지금까지 새끼 곰이 음식을 다 먹기 전까지 일어나는 걸 본 적이 없던 세준과 흑토끼가 새끼 곰을 바라봤다.
푹.
새끼 곰은 밭으로 가더니 땅을 파고 자신의 군고구마를 땅에 묻었다. 그리고 흙으로 군고구마를 덮고 땅을 두드렸다.
심기를 배운 새끼 곰이 아무거나 땅에다 심기만 하면 다 자라는 줄 알고 군고구마를 심은 것이다.
“푸훗!”
지켜보던 세준이 새끼 곰의 엉뚱한 행동에 웃음이 터졌다.
흑토끼는 서둘러 새끼 곰에게 달려갔다. 형아의 가르침이 필요할 때였다.
뺙!
흑토끼가 다시 군고구마를 꺼내라고 말하자
꾸엥.
새끼 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형아가 이거 심으면 나중에 많이 먹을 수 있다고 했잖아.
뺙.
흑토끼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대답했다. 불로 요리한 건 안 돼.
꾸엥!
흑토끼의 말에 큰 깨달음을 얻은 새끼 곰이 다시 군고구마를 파내 입에 넣으면서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그렇게 유쾌한 점심시간이 끝나자 세준은 새끼 곰과 흑토끼에게 무릎을 내주고 커피를 마시며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제 일어나.”
낮잠을 자는 새끼 곰과 흑토끼를 깨우고 다시 동굴로 내려가기 전에 토끼들이 먹고 남긴 당근 윗동을 심기 위해 밭으로 갔다.
그때
“응? 왜 땅에서 비린내가 나는 거지?”
땅에서 생선 비린내가 심하게 올라왔다.
푹.
세준이 이상함을 느끼고 냄새가 나는 곳을 파보자
“헉!”
땅에서 나타난 것에 세준이 당황했다.
방긋.
피라니아 머리가 세준을 반겨줬다.
“이건 왜 세워서 묻은 거야?!”
세준이 짜증을 내며 이걸 여기다 심은 범인을 바라봤다.
꾸에엥!
점심을 먹고 기운이 넘치는 새끼 곰이 포크레인처럼 앞발로 땅을 뒤집고 있었다. 아마 저기다도 피라니아를 심을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새끼 곰에게 보충 수업이 필요해 보였다.
***
탑 75층.
테오가 세준의 무릎에 앉아 츄르를 받아먹을 생각을 하며 부지런히 움직여 상점 구역에 도착했다.
“주전자, 모포, 꿀 담을 유리병 5개, 집게. 주전자…”
테오가 세준이 시킨 걸 잊어먹지 않게 되뇌면서 잡화점으로 들어가 물건들을 사고 가게를 나왔다.
“푸후훗. 오늘도 깎기에 성공했다냥.”
테오는 오늘도 3번 깎기로 2.1탑코인을 부른 주인에게서 0.4탑코인을 깎아 1.7탑코인에 물건들을 구매했다.
그리고 마지막 코스인 대장간으로 가는 길.
“테오 님, 안녕하세요.”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어? 넌?!”
테오가 상대를 알아봤다.
“스카람에게 사기당할 뻔했던 호구가 아니냥?”
“그…그렇습니다. 저는 제라스라고 합니다.”
테오의 말에 제라스가 울컥할 뻔한 걸 간신히 참고 대답했다. 조사로 이미 테오가 스카람에게 사기를 당했단 걸 알았기에 제라스는 더 화가났다. 호구에게 호구 취급을 받다니!
“근데 무슨 일이냥?”
“저번에 보답을 못 해서 식사라도…”
“거절한다냥. 나는 바쁘다냥!”
테오가 제라스를 쌩하고 지나갔다. 빨리 대장간에서 장비 뽑기를 하고 세준에게 가야 했다. 테오의 감이 말하고 있었다.
‘뭔가 불안하다냥. 누군가 박세준의 무릎을 노리고 있다냥!’
“테오 님, 그러면 간단히 차라도!”
제라스가 서둘러 테오를 뒤따랐다.
“왜 따라오냥?”
대장간에 도착한 테오가 자신의 뒤를 따라온 제라스에게 물었다.
“아…저도 대장간에 볼일이 있어서…”
테오가 자신의 제안을 받아주지 않자 무작정 따라온 제라스였다.
“알겠다냥.”
테오는 제라스를 지나쳐 대장간 주인에게 저번처럼 13탑코인에 장비 뽑기를 하겠다며 돈을 지불하고 뽑기 코너로 갔다.
그리고 뽑기 코너의 장비들을 유심히 살펴보는 테오.
그때
“오 저거다냥!”
테오의 손길을 당기는 물건이 있었다.
테오가 그 물건을 잡으려 할 때
“잠깐만요! 설마 그거 고를 거예요?!”
제라스가 몰래 지켜보다 참지 못하고 나섰다. 저건 해도 해도 너무 했다.
“그렇다냥. 왜 그러냥?”
“왜 그러냐뇨?! 어떻게 대장간에서 저걸 골라요?!”
제라스가 흥분하며 테오가 집으려던 물건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대장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밀짚모자가 있었다. 제라스가 보기에저건 100% 똥템이었다.
“괜찮다냥. 상관하지 말라냥.”
테오가 당당하게 밀짚모자를 골라 대장간을 나왔다.
‘박세준이 내가 원하는 거로 뽑아오라고 했다냥.’
세준은 뽑기만큼은 테오에게 전권을 줬다.
“아 이게 아닌데…”
그렇게 대장간을 나가는 테오를 보면서 제라스가 성과 없이 비밀감찰국으로 복귀했다.
“제라스, 그 소식 들었어?”
제라스의 옆자리 동료 요원이 말을 걸어왔다.
“무슨 소식?”
“이번에 55층에서 대지주 그리드의 창고에 도둑이 들었대.”
“그래?”
제라스는 속으로 쎔통이라고 생각했다. 대지주 그리드는 소작농들의 등골을 빼먹는 악덕 지주로 유명했다.
“그리고 이거 도난당한 물품 리스트야. 국장님이 살펴보래.”
“알았어.”
제라스가 리스트를 쓱 훑어보며 몇 장을 넘겼다.
그때
“응?!”
도난 리스트에 눈에 익은 물건이 보였다. 평범한 밀짚모자. 좀 전에 대장간에서 본 밀짚모자와 비슷했다.
하지만
“에이 아니겠지.”
잡화점에만 가도 그런 밀짚모자가 수백 개는 있다.
제라스가 도난 리스트를 덮고 다시 자신의 임무인 테오의 뒤를 캐낼 방법을 생각했다.
***
오후에는 새끼 곰에게 심기에 대해서 재교육을 하고 그동안 바빠서 미루고 있던 당근꽃에서 채종을 했다.
저장된 당근의 양이 절반으로 줄어들자 세준을 재촉하는 토끼들 때문이었다.
탈탈탈.
탈탈탈.
세준이 바짝 마른 당근꽃을 털자 당근 씨앗이 우수수 떨어졌다.
[당근꽃에서 당근 씨앗 50개를 얻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채종하기 Lv. 1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숙련도 상승 Lv. 1의 효과로 수확하기 Lv. 1의 숙련도가 5% 추가 상승합니다.] [당근꽃에서 당근 씨앗 35개를 얻었습니다.]…
..
.
그렇게 얻은 당근 씨앗이 대략 2000개. 세준과 토끼들이 채종한 당근 씨앗을 절반은 동굴에 절반은 지상 밭에 심었다.
그리고 지상 밭에 당근 심기가 모두 끝났을 때
[당근밭 250평을 만들었습니다.] [경험치 500을 획득했습니다.] [레벨업 했습니다.] [보너스 스탯 1을 획득했습니다.]세준은 보너스 스탯으로 작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민첩을 올렸다.
조난 175일 차 세준이 당근 2000개를 심고 민첩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