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281)
281화. 저 주인님이랑 같이 다녀도 돼요?
281화. 저 주인님이랑 같이 다녀도 돼요?
[검은탑 99층에 도착했습니다.]아침을 먹자마자 탑 79층 웨이포인트를 통해 탑 99층에 도착한 세준과 동물들.
“토룡아.”
-네! 주인님!
세준은 토룡이를 불러 농장으로 이동했다.
그렇게 탑 99층 농장에 도착하자
꾸엥!꾸엥!
[집이다요! 엄마 꾸엥이 왔다요!]다다다다.
꾸엥이가 서둘러 분홍털을 찾아 달려갔다.
그리고
-크하하하. 맛 좋다.
-그러니까 역시 세준이가 만든 삼양주가 최고라니까.
-인정. 무조건 인정.
“안녕하세요.”
세준은 분수대에 모여 술판을 벌이고 있는 용들을 찾아가 인사했다.
-그래. 어서 와라.
-세준이도 한잔할래?
-크흠. 이건 저번에 받은 삼양주 값이다.
저번에 삼양주 5병을 공짜로 받은 램터가 세준에게 10만 탑코인을 건넸다. 용 체면에 공짜로 받을 수 없었다.
“너무 많은데요?”
-크흠. 나의 성의를 무시하지 말거라.
“네. 그럼 이건 제 성의에요.”
세준이 아공간 창고에서 11가지 맛 막걸리 2세트를 꺼내 램터에게 건넸다.
-아니. 이건···
방금 자신이 한 말이 있기에 거절하지 못하는 램터.
-크흠. 그럼 어쩔 수 없지.
스윽.
싫은 척 막걸리를 챙겼다.
-근데 무슨 일이냐?
인사를 하고 뭔가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눈치만 보는 세준에게 카이저가 물었다.
“세 분께 드릴 말씀이 있어요.”
-무엇이냐?
“앞으로 검은콩이나 삼양주를 드리는 대가로 용혈을 받고 싶어요.
-용혈?!
고오오오.
세준의 말에 카이저가 언성을 높이며 기운을 끌어올렸다.
-그게 네가 왜 필요해?!
-···인간 주제에···!
켈리온과 램터도 흥분해서 소리쳤다.
“어···.”
용들의 격양된 반응에 위축된 세준.
박 회장은 내가 지킨다냥! 다행히 용들의 기운은 테오가 기운 빨려로 열심히 흡수하고 있었다.
‘맞아. 피는 몸에 상처를 내고 뽑아야 하는데···.’
평소에 발톱, 비늘, 이빨을 아무렇지 않게 줬기에 편하게 얘기했는데 용혈은 선을 넘은 것 같았다.
“죄송합니다.”
세준이 자신이 너무 과한 걸 요구했다고 생각하며 일단 사과부터 했다.
그래도 용들과 제법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용들의 반응이 세준은 조금···아니 많이 서운했다.
그때
-아니. 세준이 네가 뭘 잘못했다고 사과를 해?! 너냐?! 우리 세준이한테 사과시킨 게?!
카이저가 분노하며 켈리온의 멱살을 잡았다.
-아···아니! 난 아닌데?
-그럼 너냐?!
-나도 아니야!
카이저의 서슬 퍼런 눈빛이 켈리온에서 자신에게로 향하자 램터는 자신도 멱살을 잡힐까 봐 서둘러 고개를 흔들며 부정했다.
사실 켈리온과 램터도 세준의 사과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었다. 갑자기 왜 사과하지?
그들이 흥분한 이유는 세준이 용혈을 달라는 요구로 선을 넘어서가 아니다. ’약한’ 세준이 용혈을 달라고 했기 때문.
그게 무슨 차이냐고? 용혈에는 용의 힘이 농축된 상태로 녹아 있어 약하고 하찮은 존재는 만지는 것만으로 소멸할 정도로 위험했다.
즉, 세준이 용혈을 만지면 죽을 수도 있다는 말.
‘세준이 너한테 용혈은 너무 위험해!’
‘넌 너무 약해서 우리 피 만지면 죽어. 다른 거 가지고 놀아!’
‘약한 세준이 주제에 어딜?!’
그래서 용들이 흥분한 것이다.
자신들에게 맛있는 술도 팔아주고 멸망의 사도와 싸울 때 필요한 검은콩도 팔아주는 세준은 너무 소중한 존재니까. 절대 위험에 빠지게 둘 수 없었다.
-근데 용혈은 왜 필요한 것이냐?
흥분이 가라앉자 카이저가 타이르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게 10번째 탑의 시련을 받는 중인데 아홉 용족의 용혈을 1L씩 모으라고 해서요.”
-뭐?! 10번째 탑?!
-으잉?!
-엑?!
세준의 대답에 용들이 크게 놀라서 서로를 바라봤다.
그들은 10번째 탑에 대한 어떤 실마리도 풀지 못했는데···세준이 10번째 탑의 시련을 받고 있을 줄이야.
‘내가 뭐 잘못했나?’
분위가 심상치 않자 세준이 용들의 눈치를 보며 긴장했다.
그때
톡.톡.
“푸후훗. 박 회장, 쫄지 말라냥! 박 회장의 오른팔인 나 테 부회장이 있다냥!”
테오가 그런 세준의 다리를 앞발로 두드리며 토닥여줬다.
“나 안 쫄았거든!”
테오의 말에 정곡을 찔리고 발끈하는 세준.
“아니다냥! 내가 박 회장이 쫄아서 다리 떠는 거 느꼈다냥!”
“아니야! 내가 일부러 흔든 거야!”
“푸후훗. 박 회장, 거짓말한다냥! 나중에 꾸엥이한테 말해야겠다냥!”
“훗. 어차피 우리 꾸엥이는 아빠 말을 더 신뢰해.”
“아니다냥! 꾸엥이는 큰형인 내 말을···”
대화의 주제가 세준이 쫄았냐 안 쫄았냐에서 꾸엥이가 누구 말을 더 신뢰하는지로 넘어갔다. 덕분에 세준의 긴장이 완전 사라졌다.
‘용들이 나한테 뭐라고 하면 에일린한테 다 쫓아내 달라고 해야지.’
그렇게 세준이 굳은 마음을 먹을 때
-크하하하. 역시 우리 세준이구나! 걱정 말거라. 내가 아홉 용족의 피를 쫙쫙 뽑아다 주마.
켈리온과 램터가 협조하기로 얘기를 끝낸 카이저가 큰소리를 쳤다. 태도로 봤을 때는 용들이 거부하면 패서라도 용혈을 받아낼 기세였다.
-세준아, 용혈을 모으기만 하면 되는 것이냐?
“네.”
-알겠다.
용혈을 모으기만 하는 거라면 쉬운 방법이 있었다. 그냥 용의 기운이 새어나가지 않는 용기에 용혈을 담으면 된다.
뭐···그러기 위해서는 아주 튼튼한 재료를 써야겠지만, 용의 육체는 단단하니까.
비늘, 뿔, 발톱, 이빨, 가죽을 재료로 쓰면 용혈의 기운이 새어나가지 않는 용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부탁드려요.”
그렇게 용들에게 용혈을 부탁하고 세준이 잠깐 양조장에 들렀다. 원숭이들에게 줄 게 있었다.
우끼!우끼!
“응. 얘들아, 잘하고 있지?”
세준이 원숭이들의 인사를 받고
“이거 술 만들 때 써.”
원숭이들에게 끊어지지 않는 봉을 건넸다.
봉의 길이를 마음대로 조절 가능해 항아리 바닥까지 잘 저을 수 있고 가벼워 증폭의 대검보다 더 편하게 술을 빚을 수 있다.
우끼!우끼!
원숭이들이 세준의 선물에 황송해했다.
“그럼 계속 수고해줘.”
세준은 양조장을 나와 동굴 안에 있는 불꽃이에게 향했다. >권능 : 풍성해져라!>를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포도리에게 권능을 쓰다 기절하며 흐름이 끊겨 불꽃이를 잊어버린 세준. 오늘은 불꽃이에게 권능을 사용해 크게(?) 자라게 해줄 생각이었다.
‘불꽃아, 기다려. 내가 빨리 자라게 해줄게.’
세준이 서둘러 동굴을 향해 걸어갔다.
“불꽃아, 잘 있었지?”
[네! 주인님, 어서 오세요!]세준이 동굴로 내려가 인사를 건네자 자신의 5개 이파리를 흔들며 세준을 반갑게 맞이하는 불꽃이.
‘역시 어렸을 때 잘 못 먹어서 그래.’
아직도 크기가 작은 불꽃이를 보며 세준은 마음이 아팠다.
작은(?) 불꽃이를 볼 때마다 세준은 자신이 잘 보살펴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자책이 들었다.
물론 작아서 귀엽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계속 작은 상태로 둘 수는 없는 법.
“풍성해져라.”
[어?!]그래서 세준이 불꽃이에게 권능을 사용했다.
지금까지 >권능 : 풍성해져라!>는 나무에 권능을 사용하면 다음 수확량이 2배로 늘어나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새를 잉태하는 나무의 발아를 위해 땅에 권능을 사용하며 세준은 권능을 다르게 쓸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지금 세준은 불꽃이의 크기가 2배로 성장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권능을 사용했다.
당연히 불꽃이의 크기가 자신이 보는 게 전부라고 생각하는 세준은 생명의 구슬은 꺼내지도 않았다.
그렇게 세준이 생명력을 쪽쪽 빨리기 직전
[사과나무에 >권능 : 풍성해져라!>가 작용···]메시지가 갑자기 버퍼링이 걸린 것처럼 멈췄다.
***
[포도리, 너 요즘 왜 이렇게 안 먹어? 어?!] [네?! 저 열심히 먹고 있는데요?]불꽃이의 말에 포도리가 화들짝 놀라며 깨작깨작 흡수하던 영양제를 빠르게 흡수했다.
[그래. 진작 그렇게 먹을 것이지. 여기 더 먹어. 그래야 빨리 세계수 되지.]영양제 하나를 먹자 셋을 건네는 불꽃이.
[고···고맙습니다.]포도리가 울 것 같은 목소리로 불꽃이에게 감사를 표했다. 절대 감동해서는 아니었다.
‘하아. 세계수 때려치우고 싶다.’
세계수가 되려면 이렇게 영양제를 많이 먹어야 되는 줄 알았으면 세계수 후보가 되지 않았을 거다.
그때
[어?!] [불꽃이 님, 왜 그러세요?] [비상 상황이야!]불꽃이의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포도리를 지켜보던 불꽃이의 시선이 사라졌다.
***
‘주인님이 위험해!’
세준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갑자기 권능을 사용하자
뚝.
불꽃이는 자신의 5개 이파리가 달린 가지까지를 급하게 부러트렸다.
생각을 하고 움직인 게 아닌 세준을 구하기 위한 본능적인 움직임. 덕분에 권능의 범위를 줄여 세준의 생명력 소모를 줄였다.
[사과나무 이파리에 >권능 : 풍성해져라!>가 작용합니다.] [사과나무 이파리가 2배 성장합니다.]“어?! 불꽃아!”
메시지와 함께 이파리가 길어지던 불꽃이의 가지가 부러지며 바닥에 떨어지자 세준이 불꽃이를 붙잡기 위해 달려갔다.
그때
척.
네 개의 이파리를 팔다리처럼 사용하며 슈퍼 히어로 랜딩으로 착지하는 불꽃이.
“어?”
세준은 불꽃이의 행동에서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하지만
[주인님···]아직 상황을 깨닫지 못한 불꽃이는 이파리를 움직이며 몸을 일으켰다. 세준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데서 죽고 싶었다.
포옥.포옥.포옥.
그렇게 생전 걸어본 적 없는 불꽃이가 아랫부분의 이파리 두 개를 다리처럼 움직이며 어색하게 세준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세준은 그런 불꽃이를 조용히 지켜봤다. 아까 슈퍼 히어로 랜딩도 그렇고 좀 이상했다. 보통 나무는 부러진다고 걷지 않으니까.
거기다 불꽃이의 몸에서는 뭔가 위태로움보다는 생동감이 더 진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확신했다.
‘우리 불꽃이는 걸을 수 있어! 불꽃아, 힘내!’
그렇게 세준이 불꽃이의 걸음마를 응원하는 사이
[···?]불꽃이도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포옥.포옥.포옥.
이상하게 움직일 만했고 몸이 분리돼 있지만, 다른 뿌리의 감각들도 그대로 느껴졌다.
‘포도리 녀석, 또 딴짓하네. 혼내줘야지!’
‘베로니카는 또 가지를 부러트렸네. 하아. 농사 재능이 너무 없어. 우리 주인님 농사 실력의 100분의 1만큼만 있어도 가르치기 쉬울 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불꽃이는 세준 곁에서 죽겠다는 일념으로 세준을 향해 걸었다.
폭.폭.폭.
점점 더 힘이 붙는 걸음걸이. 불꽃이는 점점 쌩쌩해졌다.
그리고 어느새 불꽃이는 걷는 게 익숙해지더니
[주인님, 저 달릴 수 있어요!]포보복!
세준의 주변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불꽃아, 괜찮아?”
[네!]불꽃이는 자신이 분리돼도 죽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해보면 불꽃이는 세계수도 뛰어넘은 존재. 타락한 앤트들이 가진 꽃이나 가지를 분리하는 능력 정도는 이미 가지고 있었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아서 있는 줄 몰랐을 뿐.
[헤헷! 주인님, 저 주인님이랑 같이 다녀도 돼요?]“그럼 되지. 이제 같이 다니자.”
“푸후훗. 나 테 부회장이 특별히 허락하겠다냥!”
세준의 대답에 테오가 한 마디 얹으며 생색을 냈다.
[고맙습니다!]세준과 테오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하는 불꽃이.
“가자.”
세준이 그런 불꽃이에게 손바닥을 뻗자
[네!]폴짝.
불꽃이가 이파리를 스프링처럼 만들며 세준의 손바닥 위로 점프했다.
조난 361일. 불꽃이가 세준과 함께 여행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