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288)
288화. 이 녀석 옛날 박 회장만큼 약하다냥!
288화. 이 녀석 옛날 박 회장만큼 약하다냥!
요르문간드 파편 안에서 검은탑에 걸리지 않기 위해 몸속에 있는 멸망의 기운을 봉인하던 펜릴.
“이제 곧이다!”
펜릴이 거의 끝나가는 봉인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잠시 후.
우웅.
“크크크. 끝났다.”
멸망의 기운이 봉인된 코어가 완성됐다.
덕분에 펜릴의 힘은 엄청나게 약해졌지만, 봉인된 코어에서 새어 나오는 미약한 힘조차도 멸망의 사도 파편들이 가진 힘보다는 훨씬 강했다.
쿵.
“윽. 조금 불편하군. 몸을 바꿔야겠어.”
현재의 육체는 강한 힘을 버틸 수 있게 만든 몸. 현재 힘으로는 한 발짝 움직이는 것도 힘들었다.
스르륵.
펜릴이 자신의 육체를 약해진 힘에 맞춰 재구성했다.
“조금만 기다려라! 검은탑의 미물들아. 나 멸망의 사도 1좌 신을 삼키는 늑대 펜릴 님의 무서움을 보여주마! 크크큭.”
그렇게 펜릴이 검은탑의 주민들에게 자신의 무서움을 보여주겠다며 비릿한 웃음을 흘릴 때
팅!
뭔가가 펜릴의 재구성되는 육체의 틈을 뚫고 코어를 때렸다.
그리고
“어?!”
그 충격에 펜릴의 코어가 펜릴의 몸에서 튕겨 나갔다.
0.00001초도 안 되는 찰나의 순간을 뚫고 들어와 펜릴의 코어를 때린 공격. 테오의 일냥섬이었다.
검은탑의 모든 존재에게는 행운이었고, 펜릴에게는 불행이었다.
하지만 펜릴의 불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스스스.
튕겨 나간 펜릴의 코어는 요르문간드 파편의 몸이 가루로 변하며 계속 밖으로 나갔고
······
수직 방향으로의 속도가 중력에 의해 0에 수렴하며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낑!
[ㄱ!]코어가 빠져나가며 엄청나게 약한 몸으로 재구성된 펜릴이 몸을 바둥거리며 필사적으로 코어를 잡으려 했지만
삐욧!
촥!
웬 쬐끄만 녀석이 자신을 낚아채 버렸다.
낑!낑!!!
덕분에 펜릴은 떨어지는 자신의 코어를 무기력하게 지켜보며 바둥거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낑!
[죽일 거야!]그렇게 펜릴은 쬐끄만 녀석의 두목으로 보이는 녀석에게 살기를 보내며 자신의 분노를 표출했고
꾸욱.
“푸후훗. &%#@”
그 두목으로 보이는 존재는 악당 같은 웃음을 지으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더니 자신의 앞발을 뭔가에 찍었다.
몇천 년을 살아온 펜릴. 10분도 채 안 되는 아주 짧은 시간에 최악의 불행들이 몰아쳤다.
펜릴의 생에서 가장 재수 없는 날.
“푸후훗. 훌륭한 부하가 생겼다냥! 오늘도 열심히 일하는 나 테 부회장이다냥!”
물론, 반대로 테오에게는 최고의 날이었다.
그리고
삐욧?
[테오 님, 제가 얘보다 위 맞죠?]삐욧이는 불안한 눈으로 펜릴을 바라봤다.
왠지 높은 확률로 상급자가 하나 더 생길 것 같았다.
***
탑 99층 취사장 안.
슥.슥.
거대한 그릇에 갓 완성돼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슬고슬한 밥과 에그 푸릇, 간장을 넣고 세준이 양손을 사용해 재료들을 골고루 섞었다.
그리고
꾹.꾹.
비벼진 간장계란밥을 손으로 뭉쳐 작은 주먹밥을 만든 후
냠.
입에 넣었다.
오물.오물.
‘흐흐흐. 맛있다.’
하긴 맛없는 게 더 이상했다.
간장계란밥은 밥이 이상하거나 계란이 상하지 않는 한 절대 실패할 수 없는 메뉴였다.
“국은 다 됐나?”
세준이 생선뼈 육수로 끓인 계란국을 살펴보며
송송송.
대파와 청양고추를 썰어 넣었다.
잠시 후
“얘들아 밥 먹자.”
세준이 동물들을 부르자
꾸엥!
우끼!
뒤에서 요리가 완성되기만 기다리며 식탁에 앉아있던 동물들이 환호했다.
잠시 후
척.
“꾸엥아 맛있지?”
세준이 간장계란밥이 가득 담겨있던 밥그릇을 순식간에 비워버리고 밥그릇을 내미는 꾸엥이에게 물었다.
꾸엥!꾸엥!
[맛있다요! 아빠는 천재다요!]세준의 물음에 간장계란밥을 먹던 꾸엥이가 흥분하며 극찬했다.
둠칫둠칫.
꿍실꿍실.
얼마나 맛있는지 요즘은 볼 수 없던 궁둥이 댄스와 어깨춤까지 추는 꾸엥이.
“흐흐흐. 계란국도 같이 먹어. 그래야 더 맛있어.”
꾸엥이의 반응에 뿌듯해하며 세준이 밥그릇에 밥을 그득그득 눌러 담아 꾸엥이에게 건넸다.
꾸엥!
[알겠다요!]후루룩.
목이 조금 메었는지 꾸엥이는 계란국을 시원하게 들이켰다.
세준이 청양고추를 넣어 만든 계란국.
칼칼한 계란국이 간장계란밥의 느끼함을 깔끔하게 씻어내고 그 자리에 남은 약간의 매움이 입안에 남아 다시 입맛을 돋웠다.
그럴 때
왑.
느끼한 간장계란밥 한 입.
그리고
후루룩.
다시 칼칼한 계란국 한 모금.
무한 흡입이 가능한 무적의 조합.
파바밧.
꾸엥이의 몸에서 밥이 보약 효과가 나타나며 황금빛으로 눈이 부실 정도로 빛났다.
“어?! 이럴 때가 아니지!”
빠르게 줄어드는 간장계란밥과 계란국을 보며 세준도 서둘러 먹었고
“활력.”
스킬을 사용해 음식을 빠르게 소화시키며 열심히 밥을 먹었다.
[벼 10만 톨을 섭취하셨습니다.] [밥이 보약 효과가 발생합니다.] [총 스탯 100만큼 힘, 체력, 민첩, 마력 스탯이 랜덤하게 오릅니다.] [힘 23, 체력 9, 민첩 37, 마력 31이 상승했습니다.]···
..
.
덕분에 30그릇 정도의 밥을 먹어 밥이 보약 효과가 3번 발동했고 힘 53, 체력 23, 민첩 110, 마력 114가 상승했다.
맛있는 것도 먹고 강해지기까지 하는 1석2조의 효과.
‘꾸엥아 이런 기분이었니?’
세준이 밥을 다 먹고 계란국을 냄비째 들이키고 있는 꾸엥이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
탑 75층 상인 거리.
“무지개송어 10마리만 주세요.”
“무지개송어 한 마리에 3탑코인인데 괜찮나?”
“네?! 3탑코인이요?! 무지개송어 가격이 그렇게 올라갔다고요?!”
한 식재료 상점에 들어간 상인이 상점 주인의 말에 크게 놀랐다. 보름 전보다 가격이 3배로 올랐기 때문.
“자네 오랜만에 오더니 어디 외진 데라도 있다 왔나 보군.”
“네. 장거리 상행을 갔다 오느라···.”
“그럼 그렇게 놀랄 수 있지.”
상점 주인은 상인을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레드리본 왕국과 코브 왕국에서 식재료뿐만 아니라 모든 물자를 대량으로 사들여서 물가가 엄청나게 올라갔어.”
“네? 레드리본 왕국이랑 코브 왕국이요? 설마 전쟁인가요?”
상인이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 전쟁이 일어나면 상행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물론 그 위험도만큼 상행에서 많은 이문을 챙길 수 있겠지만, 목숨은 한 개뿐. 조금 덜 벌더라도 안전한 게 나았다.
“아니네. 위대한 검은용의 1주년을 기념하는 파티를 연다더군. 무슨 1주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그나저나 자네 그런 감으로 상인 일 계속할 수 있겠나?”
상점 주인이 상인에게 농담했다.
하지만
“하하하···그러게요···이제 그만둘까 봐요.”
큰맘 먹고 장거리 상행을 갔다가 큰 손해를 본 상인은 웃을 수 없었다. 상점 주인의 말에 시무룩해진 상인.
“에이. 젊은 친구가 왜 그렇게 자신감이 없어?! 힘내라고! 대신 내가 좋은 정보를 주지!”
손님을 잃기 싫은 상점 주인은 젊은 상인에게 정보 하나를 주기로 했다.
“혹시 감정이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마법사 협회 지부에 한 번 가보게. 지금 무료로 감정해주거든.”
현재 마법사 협회는 이오나의 지시를 받고 세준에게 선물할 특별한 물건을 찾고 있었다.
“무료요?! 아! 하나 있기는 한데 한 번 가볼까요?”
상인은 이번 상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얻은 물건 하나를 떠올렸다.
“그래! 한 번 가봐. 또 알아? 자네가 가진 게 엄청난 보물일 수도 있잖아.”
“감사합니다. 혹시 감정해서 좋은 물건이면 제가 여기 와서 많이 팔아드릴게요!”
“그래. 행운을 빌지.”
“네!”
상인이 서둘러 마법사 협회 지부로 달려갔다.
***
아장.아장.
“어디 도망가냥?”
끼잉!
‘이 몸은 고고한 늑대 펜릴 님이시다!’
덥석.
따라오라고 했더니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는 펜릴의 목덜미를 붙잡은 테오.
낑!낑!
‘이놈들! 이것 놔라!’
펜릴은 어떻게든 도망가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코어를 잃은 펜릴은 테오의 발가락 하나 움직일 힘도 없었다.
“근데 얘가 뭐라는 거냥?”
삐욧!
[저도 모르겠는데요.]펜릴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는 테오와 삐욧이.
낑?!
‘나 빼고 둘이서 무슨 얘기를 하는 거냐?!’
그건 펜릴도 마찬가지. 멸망의 사도는 언어라는 게 없었다. 그냥 자신의 의사를 상대에게 보내고 받을 뿐.
하지만 코어가 사라지며 그런 능력이 사라져 의사소통이 안 됐다.
“일단 출발하자냥!”
낑!
테오가 펜릴이 도망가지 못하게 자신의 앞발과 펜릴의 앞발을 밧줄로 연결하고 다시 탑을 내려갔다.
낑?!낑!
나에게 이런 치욕을?! 이런 건 개나 하는 거잖아! 펜릴이 자신의 앞발을 묶인 밧줄을 빼냈고
“낑낑이, 빼지 말라냥!
결국 목에 밧줄을 걸고 더 치욕스러워졌다.
거기다 낑낑이라는 이상한 이름을 얻은 건 덤. 작명 센스는 세준을 닮은 것 같았다.
낑!
이거 풀 때까지는 안 가! 펜릴은 처음에는 안 가려고 버텼지만
질질질.
낑!낑!
앗! 뜨거워! 계속 끌려가자 뜨거워지는 발바닥에 어쩔 수 없이 걷게 됐다.
아장.아장.
그렇게 고고한 늑대의 자존심을 구기고 걷는 펜릴.
하지만
낑···낑···
이놈들···무슨 체력이 이렇게 좋은 것이냐···펜릴은 10분 만에 지쳐버렸다.
낑···낑···
힘들어···그냥 나 두고가···펜릴은 고고한 늑대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마저 버리고 땅바닥에 大자로 누워버렸다.
질질질.
“안 되겠다냥! 이 녀석 옛날 박 회장만큼 약하다냥!”
테오는 펜릴 때문에 속도를 낼 수 없자
척.
펜릴을 자신의 등에 태웠고
낑···
푹신해서 좋구나···펜릴은 바로 잠들어 버렸다.
개로롱.
자신의 전투력이 검은탑 99층 공식 최약체 세준보다 아래로 평가받았다는 걸 모른 채.
그렇게 펜릴의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 탑 55층에 도착한 테오.
“흑토끼, 박 회장의 파티에 오라냥!”
가장 먼저 흑토끼를 찾아가 세준의 파티에 초대했다.
하지만
뺙?!뺙?!
[삼촌, 너무한 거 아냐?! 어떻게 파티 소식을 이렇게 늦게 전해줘?!]테오에게 따지며 서운해하는 흑토끼.
“냥?! 무슨 말이냥? 흑토끼 너에게 1번으로 전한 거다냥!”
테오는 이미 검은탑에 세준의 1주년 이벤트 소식이 퍼졌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뺙?
[진짜야?]“그렇다냥!”
뺙?
[그럼 탑에 퍼진 소문은 뭐지?]“푸후훗. 차라리 잘됐다냥! 그렇지 않아도 박 회장의 파티를 성대하게 할 생각이다냥!”
뺙!뺙!
[나도! 삼촌이 탑에 온 지 1주년 되는 날이니까 검은탑이 요란할 정도의 파티를 열어야지!]“푸후훗. 좋다냥! 근데 대장 토끼는 어디 있냥?”
뺙?뺙?
[대장 토끼? 아, 아빠?]“그렇다냥! 박 회장의 파티에 초대해야 한다냥!”
뺙!
[코코, 테오 형을 아빠에게 데려다줘!]빡!
[네!]흑토끼의 명령에 몸을 숨기고 있던 호위단 리더 코코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흑토끼와 테오는 은신한 코코가 보여 모습을 드러내는 의미는 없었지만.
***
조난 364일 차 새벽.
세준의 침실.
커어어.
[헤헷. 깊이 잠드셨구나.]코를 골며 자는 세준을 보며 불꽃이가 자신의 뿌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불꽃이가 포도리에게 영양제를 왕창 주며 성장을 독려했다.
하지만
[네? 불꽃이 님, 신입도 들어왔는데 저는 그냥 낙오하면 안 될까요?]불꽃이의 성의를 무시하며 헛소리를 하는 포도리.
[응. 걱정 마. 나는 절.대. 너를 낙오시키지 않을 테니까.]화르르륵.
불꽃이가 뿌리에 불꽃을 만들며 대답했다. 낙오는 없어 대신 죽음은 있지.
[아닙니다! 끝까지 따라가겠습니다!]포도리가 죽기 살기로 불꽃이가 준 영양제를 흡수했고
쿠궁.
작은 지진과 함께 포도리가 한껏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