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290)
290화. 아빠의 무병장수를 위해 다음에 또 부탁한다요!
290화. 아빠의 무병장수를 위해 다음에 또 부탁한다요!
세준의 가족이 사는 한남동 검은탑 앞.
“김치는?!”
“통까지 1kg에 맞춰 500개 확인했습니다!”
“반찬은?!”
“세준 님이 평소 잘 드셨다는 멸치볶음, 소시지야채볶음, 장조림 등 10종의 반찬을 1kg씩 통에 담아 반찬마다 각 50개 총 500개를 준비했습니다!”
“좋아. 마지막으로 레시피는?!”
“김미란 님의 김치, 김치찌개와 밑반찬 레시피 전부 기록했습니다!”
김동식의 물음에 각성자 협회 직원들이 대답했다.
그리고
“스승님, 준비가 다 끝났습니다!”
확인을 끝낸 김동식이 한태준에게 최종 보고를 했다.
“좋다! 그럼 탑으로 이동한다!”
“네!”
한태준의 말과 함께 김치통과 반찬통 중 하나를 든 지구방위대 대원 1000명이 검은탑으로 들어갔고
“가자.”
“네!”
레시피북을 1권씩 든 한태준과 김동식이 마지막으로 검은탑에 입장했다.
***
탑 75층.
빠닥.빠닥.
삐욧!
[줄 좀 제대로 서 주세요!]초대장을 사기 위해 줄 선 대략 300명 정도의 인원을 향해 삐욧이가 분주하게 날아다니며 외쳤다.
파티 초대장 1장 가격이 10억 탑코인으로 줄을 선 존재들은 대부분 권력가나, 층의 실세, 부호였지만
‘저는 테오 님의 차기 오른앞발이에요! 쫄지 않아요!’
삐욧이는 기죽지 않고 그들을 통제했다.
‘쁘흐흣. 일을 잘해서 테오 님한테 인정받을 거에요!’
그렇게 테오의 칭찬을 받겠다는 생각으로 주변을 열심히 둘러보는 삐욧이.
줄을 선 존재들도 혹시나 소란을 일으켜 테오의 눈 밖에 나고 싶지 않았기에 삐욧이의 통제를 알아서 잘 따라줬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척.
“야. 오랜만이다.”
하이에나 수인이 앞의 상인과 친한 척 어깨동무를 했다.
“네? 누···.”
상인이 눈치 없이 누구냐고 물으려 하자
꽈악.
“윽!”
“우리 아빠가 탑 88층 보스인 케루자라고 하는데···나랑 자리 좀 바꾸자.”
상인의 어깨를 강하게 누르며 힘과 자신의 신분으로 상대에게 위협을 가하고
휙!
상대를 뒤로 잡아끌며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 자신이 섰다. 새치기였다.
그리고
삐욧!삐욧!
[거기 새치기하지 마세요! 빨리 제대로 줄 서주세요!]당연히 매의 눈으로 지켜보던 삐욧이에게 딱 걸렸다.
그러나
“뭐?! 너 손님 대하는 태도가 왜 이따위야?!”
새치기한 주제에 삐욧이의 태도를 문제 삼는 탑 88층 보스 케루자의 아들 하차르.
보통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 숙이고 들어왔지만
삐욧!삐욧!
[그쪽만 손님 아니거든요! 다른 분들도 손님이니까 제대로 줄 서주세요!]삐욧이는 물렁한 아이가 아니었다.
‘이익! 탑 88층이었으면 한 입 거리도 안 되는 게!’
탑 88층에서 아버지의 권력을 믿고 항상 자신의 마음대로 살았던 하차르는 지금의 상황이 아주 짜증 났다.
그래도 이곳은 자신의 구역인 탑 88층이 아니라 최대한 폭력을 안 쓰려고 참고 있던 하차르.
“이익! 너 몇 살이야?!”
삐욧!
[저 먹을 만큼 먹었거든요!]“그래서 몇 살이냐고?!”
삐욧!
[47일 살았어요!]“뭐?!”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빠직.
삐욧이의 대답에 하차르는 이성의 끈이 풀려버렸다.
콰드득.
몸을 키우며 전투형으로 변하는 하차르.
“흐르릉. 죽여 버리겠다!”
3m 크기로 거대하게 변한 하차르가 입을 벌리며 삐욧이를 덮치려 했다.
···!
살기 가득한 공격에 몸이 얼어버린 삐욧이.
그렇게 삐욧이가 하차르의 날카로운 이빨에 갈기갈기 찢기려 할 때
“실드.”
쾅!
삐욧이의 앞에 푸른색의 불투명한 벽이 생기며 하차르의 공격을 막았다.
“흐르릉. 누구냐?!”
자신을 막은 존재를 찾는 하차르.
그리고
“뀨-뀨-삐욧이 괜찮아요?”
삐욧!삐욧!
[네! 감사합니다!]하차르의 눈에 삐욧이에게 말을 거는 새하얀 햄스터 한 마리가 보였다.
이오나에 대한 얘기를 들은 적은 있지만
‘누구지?’
하차르는 떠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분노의 뀨 2단계다!”
“서둘러 도망쳐!”
“아! 여기에 테오 님이 계시잖아!”
“맞아! 테오 님한테 빨리 알려!”
이오나의 정체를 아는 존재들은 당황하며 서둘러 테오를 불렀고
“이오나, 왔냥?”
다다다.
이오나가 왔다는 말에 테오가 달려왔다.
“뀻뀻뀻. 테오 님!”
테오를 보자마자 분노가 눈 녹듯 사라진 이오나.
슈웅.
포옥.
이오나가 서둘러 테오에게 날아가 꼬리에 파묻혔다.
“이오나, 근데 왜 화가 났던 것이냥?”
“뀻뀻뀻. 감히 저 녀석이 테오 님의 차기 오른앞발인 삐욧이를 죽이려고 하잖아요!”
“삐욧이를 말이냥?!”
이오나의 말에 테오가 하차르를 바라봤다.
‘뭐지?’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하차르였지만, 너무 늦어버렸다.
“여기다 도장 찍어라냥!”
하차르에게 계약서를 내미는 테오.
계약서에는 삐욧이 목숨값 100억 탑코인을 갚을 때까지 노예로 일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100억 탑코인이요?! 무슨 말도 안 되는···저 새의 목숨값이 그렇게 비쌀 리가 없잖습니까?!”
계약서의 내용을 부정하는 하차르.
하지만
“푸후훗. 아니다냥! 삐욧이의 목숨값은 아주 비싸다냥! 왜냐하면 나 테 부회장의 차기 오른앞발이기 때문이다냥! 그러니 빨리 발도장을 찍어라냥!”
테오가 그렇다면 그런 거였다.
덕분에 황금고양이 테오 박의 부하 삐욧이에 대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거기다 삐욧이의 가슴에 있는 코브 왕국 외교관 배지를 알아본 이들이 코브 왕국이 레드리본 왕국과 더불어 용의 수호를 받게 됐다는 소문이 퍼졌다.
그러나 삐욧이에게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었다.
삐욧!삐욧!
[노예야! 빨리 도장 찍어!]콕.콕.
계약서의 갑란에 발도장을 찍고 기고만장해진 삐욧이가 하차르의 머리를 부리로 쪼며 재촉했다. 쁘흐흣. 삐르르르 요트의 공식 부하 1호에요!
꾸욱.
그렇게 성질 한 번 잘못 부렸다가 삐욧이의 공식 부하 1호가가 된 하차르였다.
***
탑 99층.
톡.톡.
[옥수수 씨앗을 얻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채종하기 Lv. 8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직업 퀘스트 완료까지 채종하기 스킬을 91만 23번 더 사용하셔야 합니다.]···
..
.
세준이 직업 퀘스트 완료를 위해 옥수수 알갱이를 열심히 떼내고 있을 때
쿵.쿵.
멀리서 우마왕과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이 세준의 농장을 찾아왔다.
“우마왕, 일찍 왔네?”
테오의 초대를 받고 왔다고 생각한 세준이 우마왕을 보며 말했다.
음머!
[파티를 준비하려면 바쁘실 것 같아서 도우려고 왔습니다!]“준비? 그럼 일단 탑 98층에 가서 멜론 몇 개만 가져다줄래?”
음머!음머!
[네! 얘들아 가자!]쿵.쿵.
세준의 말에 우마왕이 블랙 미노타우루스 전부를 끌고 내려갔다.
“한 명만 가도 되는데···왜?”
검은탑에 파티 소식이 쫙 퍼진 걸 모르는 세준.
세준은 블랙 미노타우르스 전부를 데리고 가는 우마왕의 뒷모습을 의아하게 바라봤다.
조촐한 파티를 생각하는 세준과 성대한 파티를 생각하는 우마왕.
둘이 생각하는 ‘몇 개’의 양은 엄청나게 차이가 났다.
“좀 배고프네.”
냠.
떠나는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을 보던 세준이 에일린이 준 고기를 먹었다.
[에일린의 더 건강한 주먹 고기 조각을 섭취했습니다.] [음식을 모두 먹어야 효과를 발휘합니다.] [455조각 남았습니다.]메시지와 함께 느껴지는 포만감. 챙겨 먹기 귀찮을 때 배를 채울 수 있어 유용했다.
그렇게 배를 채우고
톡.톡.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채종을 하던 세준.
“어?! 벌써 저녁인데 꾸엥이가 왜 안 오지? 토룡아!”
세준이 저녁이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는 꾸엥이를 찾아 토룡이를 타고 서쪽 숲으로 향했다.
하지만
“꾸엥아! 어디 있어?!”
······
서쪽숲에 도착한 세준이 아무리 꾸엥이를 불러도 꾸엥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꾸엥이가 어디 간 거지? 에일린, 꾸엥이 좀 찾아줘.”
그래서 세준은 에일린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탑의 관리자가 꾸엥이는 탑 88층에 있다고 말합니다.]“엥? 탑 88층? 꾸엥이가 거길 왜···?”
꾸엥이가 탑 88층에 있다는 걸 알게 됐다.
***
탑 88층.
(꾸엥이 형님, 여기에 약초가 있는 게 맞나요?)
하늘에서 주변을 둘러보던 황금박쥐가 꾸엥이에게 물었다.
사방이 황무지에 회색 바위들만 잔뜩 보이기 때문. 식물은 보이지 않았다.
꾸엥!꾸엥!
[맞다요! 나만 믿는다요!]팡!
옆에서 함께 날고 있던 꾸엥이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하며 속도를 높였다.
파닥.파닥.
(같이 가요!)
황금박쥐가 날개를 열심히 움직이며 그런 꾸엥이를 쫓아갔다.
잠시 후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여기다요!]황무지 가운데 덩그러니 놓여 있는 붉은색 거대 바위를 보며 말했다.
뱃?
꾸엥이의 말에 황금박쥐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
쾅!
꾸엥이가 염력으로 붉은 바위에 바위 하나를 던지자
빼액!
바위처럼 위장했던 꽃봉오리가 활짝 열리며 상대의 균형감각에 혼란을 주는 괴성을 질렀다.
그리고
꿈틀.꿈틀.
꽃봉오리 안에 있던 수백 가닥의 촉수들이 허공을 휘저으며 먹이를 옭아매려 했다.
꾸엥이가 던진 바위를 먹이라고 생각하고 잡아먹으려는 것.
동시에 몬스터의 머리 위에 나타난 이름.
[붉은 바위 시체꽃]이름까지 위장으로 숨길 수 있는 몬스터였다.
꾸엥!
[올라온다요!]목표를 확인한 꾸엥이가 염력으로 붉은 바위 시체꽃의 몸을 하늘에 띄웠다.
그러자
쿠구궁.
땅이 진동하며 붉은 바위 시체꽃의 뿌리가 뽑혀 나오기 시작했다.
빼액!빼액!
자신의 뿌리가 뽑히자 당황하며 계속 괴성을 지르는 붉은 바위 시체꽃.
그렇게 뿌리까지 완전히 뽑히자
꽈악.
꾸엥이가 허공에 앞발을 뻗어 꽉 쥐었고
꾸드득.
붉은 바위 시체꽃의 뿌리 착즙이 시작했다.
꾸엥!
[한 방울도 놓치면 안 된다요!](네!)
황금박쥐가 밑에서 유리병을 들고 붉은 바위 시체꽃의 즙을 열심히 받았다.
잠시 후
쿵.
꾸엥이에게 쥐어짜진 붉은 바위 시체꽃이 다시 땅에 심어졌다.
꾸엥!꾸엥!
[아빠의 무병장수를 위해 다음에 또 부탁한다요! 황금박쥐 간다요!]꾸엥이가 붉은 바위 시체꽃에게 다음에 또 오겠다는 말을 하고 탑 99층을 향해 날아갔다.
빼액···
붉은 바위 시체꽃이 서둘러 다른 곳으로 도망쳤다.
***
테오가 하차르를 삐욧이의 부하로 만드는 사이.
개로롱.
낑···
[배고파···]테오의 봇짐 위에서 자고 있던 펜릴이 배고픔에 눈을 떴다.
낑···
[놈들은 없군···]주변을 둘러본 펜릴이 테오와 삐욧이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
아장.
서둘러 도망치기 위해 한 발짝 움직였을 때
꼬르르르륵.
배꼽시계가 크게 울렸다.
낑···낑···
[배고파···악독한 놈들 밥도 안 주고···]멸망의 사도 1좌 신을 사냥하는 늑대 펜릴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킁킁.
낑···
[저쪽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는군···]아장.아장.
펜릴이 발걸음을 서두르며 서둘러 냄새가 나는 곳으로 향했지만
퍽!퍽!
여기는 펜릴이 다니기에는 너무 복잡했다.
낑!낑!
행인들의 발길에 이리저리 치이기를 수십 번.
낑···
[다 왔다···]꿀꺽.
간신히 냄새를 따라 도착한 펜릴이 한 상인의 손에 들린 물건을 보며 군침을 삼켰다.
그리고
낑!
[잘 먹어주마!]뽈짝.
상인의 손에 든 물건을 향해 점프했다.
하지만
뽈짝.뽈짝.
아무리 점프해도 지면에서 떨어지지 않는 몸.
낑···낑···
[이제 힘들어서 안 되겠어···저거 그냥 안 떨어지나···]지친 펜릴이 좌절하며 땅에 드러누워 상인이 든 물건이 떨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
“어? 강아지네?”
자신의 발밑에 발라당 누워 배를 내밀고 있는 펜릴을 보며 자세를 낮추는 상인.
‘이거구나! 이게 나에게 복종하라는 의미였어!’
펜릴이 자신의 배를 더 내밀었다.
그리고
슥.
상인이 완전히 앉자
덥석.
상인이 든 물건을 펜릴이 입에 물고 냅다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