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296)
296화. 바보야! 이쪽이야!
296화. 바보야! 이쪽이야!
저벅.저벅.
[불꽃이 님, 세준 님 집으로 누가 가고 있어요! 도둑입니다!]포도리가 세준의 농장에 침입한 도둑을 발견해 보고하자
[감히 주인님의 농장에?!]분노하는 불꽃이.
하지만
[어?! 도둑 안 잡으세요?] [일단 지켜보자.]어떤 액션도 취하지 않았다.
‘이 기회에 까망이가 믿을 만한 녀석인지 봐야겠어.’
테오가 데려왔을 때부터 기분 나쁜 기운을 뿜어내는 펜릴. 불꽃이는 펜릴을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펜릴을 계속 세준의 곁에 둬도 되는 존재인지 시험해 보기로 했다.
[까망이, 넌 어떻게 할 거지?]불꽃이가 펜릴을 지켜봤다.
***
낑··· 낑···?!
[나쁜 놈들···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버섯개미의 더듬이로 엉덩이 회초리를 맞은 펜릴.
치욕스러움에 이를 갈며 세준의 집 앞에 앉아 있었다. 아주 얌전히.
괜히 돌아다니다가 버섯개미들에게 걸리면 또 맴매를 당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낑!낑!
[이 몸은 멸망의 사도 1좌 신을 사냥하는 늑대 펜릴 님이시다! 다 덤벼라!]펜릴은 금세 자신감을 회복했고
뚱땅!뚱땅!
힘찬 발걸음으로 다시 농장 탐험을 시작했다.
그렇게 펜릴이 농장 마당을 열심히 이동하고 있을 때
저벅.저벅.
뭔가가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다가왔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가까이 있다는 건 느껴졌다.
낑?!낑!
[감히 겁도 없이 내 영역에 들어오다니?! 물러나라!]침입자가 느껴지는 방향을 향해 크게 짖는 펜릴.
그러자 갑자기 허공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도둑.
“뭐야?! 이 개는?! 저기엔 뭔가 있겠지?”
퍽!
끼깅!
도둑은 펜릴을 발로 차서 쫓아내고 세준의 집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낑!낑!
[거긴 나에게 맛있는 걸 주는 놈의 집이다! 그리고 이 몸은···멸망의 사도 펜릴 님이시다!]앙.
얻어먹은 값은 하고 싶었던 펜릴이 세준의 집에 들어가려는 도둑의 발을 온 힘을 다해 꽉! 물었다. 절대 못 보내!
“윽! 이놈의 개새끼가! 가뜩이나 짜증 나 죽겠는데!”
펜릴의 전력을 다한 물기에 약간의 통증을 느낀 도적이 인상을 쓰며 짜증을 냈다.
파티 초대장을 훔쳐 탑 99층에 들어온 도적 카멜.
일확천금을 노리고 탑 99층에 왔지만, 이곳에는 농작물 말고는 훔칠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기분이 좋지 않은데···
개까지 자신의 성질을 건드리니 카멜은 인내심의 한계가 왔다.
“죽어!”
슥.
카멜이 검을 꺼내 망설임 없이 펜릴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낑!
[그깟 공격 피해주지!]펜릴은 가볍게 검을 피하려 했다.
검의 궤적이 너무 선명하게 보여 맞고 싶어도 맞아 줄 수가···
낑?낑···
[있겠는데? 피할 수가 없어···]검은 점점 가까워지는데 몸은 아직도 제자리.
낑···
[아···나 약해졌지···]몸의 능력이 따라주지 않아 눈에 보일 정도로 허접한 공격인데도 피할 수 없었다.
끼잉···끼잉···
[내가 여기서 이렇게 허무하게 죽다니··· 아쉽군. 그 노랗고 쫀득한 걸 한 번 더 먹어보고 싶었는데···]펜릴이 바로 앞까지 다가온 검을 보며 군고구마 말랭이를 더 먹지 못한 걸 아쉬워했다.
그때
꾸엥!
[까망이 건드리면 안 된다요!]쾅!
염력을 사용해 꾸엥이가 몸통박치기로 도둑을 날려버렸다.
압도적인 물리량에 압사돼 흔적도 남기지 못한 카멜.
“까망이, 괜찮아?”
뒤늦게 달려온 세준이 달려와 어디 다친 데는 없는지 펜릴의 몸을 살펴봤다.
낑?낑!낑
[어디 갔다 왔어? 나 죽을 뻔했어! 네가 없으니까 애들이 나 때리잖아!]세준을 보자 왈칵 서러움이 폭발한 펜릴이 세준에게 징징거렸다.
그리고
‘능력은 없지만, 충성심(?)은 있군요. 까망이, 합격이에요. 앞으로 함께 해봐요.’
세준의 어깨에서 불꽃이가 흐뭇해하며 그런 펜릴을 바라봤다.
그렇게 세준의 집에 침입한 도둑을 처리하고 펜릴을 구하는 동안
“냥? 유렌이 왜 여기 있냥?”
남아서 노예 계약을 받고 있던 테오가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유렌을 보며 물었다.
유렌이 자신에게 초대장을 산 걸 기억하기 때문.
“하하하. 그게···누가 훔쳐 갔어요.”
카멜이 훔친 초대장의 주인이 유렌이었다. 역시 성실하게 불행한 유렌.
“그걸 잃어버리다니 바보다냥!”
“하하하. 그러게요.”
“좋다냥! 유렌은 특별히 봐주겠다냥!”
불행한 유렌을 보고 테오가 특별히 냥심을 썼다.
“아. 감사합니다!”
테오의 말에 유렌이 가려 하자
“유렌, 어디 가냥?!”
유렌을 붙잡는 테오.
“네?! 방금 봐주신다고?”
“푸후훗. 유렌은 특별히 봐줘서 노예 반년이다냥! 발도장 찍어라냥!”
“아···감사합니다.”
꾸욱.
유렌이 테오가 내미는 계약서에 발도장을 찍었다.
***
“어쩌지?”
세준은 탑에 바글거리는 인파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래도 자신의 파티에 온 손님. 이왕 이렇게 된 거 다 같이 파티를 즐기기로 했다.
“그럼 메뉴는 뭐로 하지?”
세준이 메뉴 선정에 고심하는 동안
꾸엥!꾸엥!
[가만히 있어! 까망이, 앉아!]꾸엥이는 군고구마 말랭이를 들고 펜릴을 훈련시켰다.
낑!낑!
‘곰탱아, 내 먹을 거 내놔라! 그거 내 거야!’
물론 고고한 늑대 펜릴은 꾸엥이의 말을 듣지 않았다.
꾸엥이가 펜릴의 말을 못 알아들어서 다행이었다.
그때
“꾸엥아, 그렇게 하면 안 돼.”
메뉴를 생각 중이던 세준이 꾸엥이가 하는 걸 보고는 말했다. 후훗. 내가 너튜브에서 봐서 좀 알지.
“까망이.”
세준이 펜릴을 부르자
낑?낑!
‘아. 왜 불러? 빨리 먹을 거나 줘!’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자기 이름을 인식한 펜릴이 세준의 부름에 고개를 돌리며 짜증을 냈다.
“까망이, 앉.아.”
그런 펜릴에게 세준이 군고구마 말랭이를 든 손을 펜릴의 머리 위로 가져가자
낑!낑!
‘배고파! 빨리 줘!’
펜릴은 군고구마 말랭이를 보기 위해 고개를 들었고
척.
고개가 올라가니 엉덩이는 자연스럽게 바닥에 닿았다.
붕붕.붕붕.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바닥을 쓰는 건 덤이었다.
“까망이, 잘했어. 자.”
바닥에 앉은 펜릴에게 세준이 칭찬과 함께 군고구마 말랭이를 주자
낑!
‘먹을 거다!’
짭.짭.짭.
펜릴이 세준의 손에서 군고구마 말랭이를 받아 허겁지겁 먹었다.
그리고
툭.툭.
낑!낑?!낑!
‘나 다 먹었어! 내가 이거로 배가 찰 거 같아?! 하나 더 줘!’
순식간에 군고구마 말랭이 한 조각을 다 먹은 펜릴이 앞발로 세준의 발을 치며 세준을 불렀다.
“까망이, 앉아.”
다시 앉아 교육을 시키는 세준.
낑!낑!
‘에잇! 귀찮게!
척.
세준의 말에 펜릴이 다시 궁둥이를 붙이고 앉았다.
“오! 나 천잰가 봐! 두 번 만에 앉아를 마스터시켰어!”
앉아 훈련을 너튜브에서 몇 번 본 게 다인 세준.
자신의 훈련으로 펜릴이 앉아에 성공하자 ‘내 적성이 이거였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내 주변에 동물들도 많잖아.’
어느 정도는 맞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그냥 펜릴의 머리가 좋은 것.
“까망이, 앉아.”
낑.낑.
‘그냥 주지. 내가 너니까 해준다.’
척.
그렇게 ‘앉아’를 완벽히 마스터한 펜릴.
꾸엥!
[까망이, 앉아!]낑!
‘웃기지 마!’
꾸엥이의 말은 들은 척도 안 했다.
꾸엥!
[까망이, 형아 말 안 들으면 혼난다요!]꾸엥이가 나름 엄한 얼굴을 하고 펜릴을 혼내려 하자
뚱땅.뚱땅.
펜릴이 서둘러 메뉴를 고민하는 세준의 왼발등으로 올라가
낑.낑.
‘야. 쟤가 나 괴롭혀. 혼내줘.’
세준의 다리를 긁으며 자신을 보호하라고 칭얼거렸다.
세준을 자신의 보호자로 인식한 펜릴이었다.
***
자색탑 53층.
비틀비틀.
자색용의 수장 티어 페텐의 호출로 탑 99층에 갔다 온 베로니카가 위태로운 걸음걸이로 농장을 향해 걸어갔다.
그때
“쿨럭.쿨럭.”
베로니카가 기침을 하며 엄청난 양의 보라색 피를 토해냈다.
땅을 적신 보라색 피.
치이익.
이미 상당한 독기가 담긴 땅조차 베로니카의 피에 담긴 극독을 당해내지 못하고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스윽.
“휴우. 며칠은 요양해야겠네.”
피를 토하며 속이 조금 편해진 베로니카가 다시 위태로운 걸음으로 농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몇 시간 전.
“불꽃이 님, 티어 님이 부르셔서 잠깐 다녀오겠습니다.”
[그래요.]티어 페텐에게 불려 간 베로니카.
티어가 베로티카를 부른 이유는 용에게 효과가 있는 농작물을 찾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다행히 베로니카는 불꽃이의 도움으로 몇 가지 농작물을 찾았고
“여기 있습니다.”
자신 있게 티어에게 농작물을 보여줬다.
하지만
-네가 내 말을 무시하는 것이냐?! 이따위 맛없는 쓰레기 말고 용에게 효과가 있는 농작물을 가져오라고!
농작물을 먹어본 티어는 베로니카에게 분노했다.
베로니카가 가져온 농작물은 용에게 효과도 없었고 거기다 맛까지 없었다.
고오오오.
분노한 티어의 기운이 크게 요동쳤고 기운에 담긴 독기가 주변에 퍼지며 베로니카를 중독시켰다.
그렇게 중독된 상태로 탑 53층의 농장에 도착한 베로니카.
“불꽃이 님, 저 왔어요···저 좀 쉴게요···”
털석.
베로니카는 농장에 도착하자마자 불꽃이의 뿌리에 기대 정신을 잃었다.
[베로니카, 괜찮아요?]불꽃이가 베로니카를 불렀지만
“······.”
베로니카는 이미 기절한 상태.
[어?! 베로니카, 중독됐네요? 걱정 말아요. 내가 해독해줄게요! 이얍!]베로니카의 몸을 살펴본 불꽃이가 정화의 불꽃으로 베로니카의 몸에 쌓인 독기를 해독했다.
하지만
[어?! 피부색이 왜 변하지?]정화의 힘이 너무 과해 베로니카의 검은 피부가 새하얗게 변해버렸다.
베로니카가 독 내성을 키우기 위해 이독제독의 원리로 힘들게 균형을 맞춰 쌓아 올린 독들이 깔끔하게 해독됐기 때문.
잠시 후
“윽! 어?! 왜 이래?!”
정신을 차린 베로니카가 숨 쉬듯 편안해야 할 독기가 불편하자 당황했다.
그리고
“꺄악! 다크엘프의 비전이 사라졌어요!”
독 내성이 사라진 걸 깨달은 베로니카가 비명을 질렀다.
“불꽃이 님, 제 몸이 왜 이래요?!”
[···글쎄요. 나는 모르는데요.]시치미를 뚝 떼는 불꽃이.
“불꽃이 님, 저 어떡하죠?”
자색탑에서 살 수 없게 된 베로니카가 불꽃이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마력으로 독기를 버티고 있지만, 한계가 있었다.
[걱정 말아요. 저한테 좋은 방법이 있어요.]“뭔데요?”
[검은탑으로 가세요.]“검은탑이요? 제가 가도 괜찮을까요?”
[그럼요. 세준 님이 베로니카를 도와줄 거예요. 가는 김에 이것도 가져가요.]불꽃이가 가지고 있던 자색탑 땅문서를 베로니카에게 건넸다.
일이 좀 꼬였지만, 덕분에 세준에게 선물을 줄 수 있게 된 불꽃이.
[절대 저에 대해서는 말하면 안 돼요.]자신에 대한 비밀도 발설하지 않게 입단속을 시켰다.
“네! 그럼 바로 갈게요!”
촤르륵.
베로니카가 서둘러 가지고 있던 검은탑 99층 농장 땅문서를 펼쳤다.
***
“땅 일으키기.”
세준이 마일러의 괭이로 땅을 찍자
쿠구궁.
집앞 마당에 거대한 화로가 만들어졌다.
파티 참가자가 무려 100만 명. 취사장에서 해결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기에 거대한 화로가 필요했다.
“꾸엥아.”
꾸엥!
[알았다요!]쿵.쿵.
세준의 지시에 거대화한 꾸엥이가 화로 위에 초대형 냄비를 올렸다. 바로 게딱지 냄비였다.
“카이저 님, 물 좀 부탁드려요.”
-알겠다.
세준의 부탁에 카이저가 날아와 물을 채워줬고
따악.
세준이 손가락을 튕겨 만든 불로 화로에 불을 붙였다.
화르르륵.
그렇게 물이 끓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검은탑 99층 농장 땅문서를 가진 정당한 주인이 나타났습니다.] [열실히 일군 농장을 뺏기기 싫으면 상대를 제압하세요.]나타나는 메시지.
“뭐?! 정당한 주인?! 당연히 제압한다!”
세준이 제압할 대상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릴 때
“어?!”
키 3m에 새하얀 피부, 우락부락한 근육질 몸을 가진 존재가 보였다. 베로니카였다.
고오오오.
베로니카에게서 느껴지는 엄청난 위압감.
‘쎈데?’
세준이 서둘러 꾸엥이를 부르려 할 때
척.
“검은탑의 탑농부 세준 님을 만나 봬서 영광입니다! 저는 자색탑의 탑농부 베로니카라고 합니다!”
베로니카가 거대화한 꾸엥이를 향해 무릎을 꿇고 예를 취하며 외쳤다.
꾸엥?
‘바보야! 이쪽이야!’
팔락.팔락.
불꽃이가 서둘러 세준의 어깨에서 자신의 이파리를 흔들었다.
하지만
시무룩.
이미 마음이 상한 세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