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297)
297화. 여기 뭔가 잘못됐어.
297화. 여기 뭔가 잘못됐어.
“여기가 검은탑? 대단하네.”
검은탑 99층에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여러 종류의 농작물과 광활한 농장을 보며 베로니카가 감탄했다.
그때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퀘스트 : 농장을 불법 점유한 검은탑 탑농부 박세준과 무리들을 처치하거나 합의를 하고 땅의 권리를 되찾아라.]보상 : 검은탑 99층 농장의 정당한 주인으로 인정
베로니카 앞에 퀘스트 메시지가 나타났다.
“박세준과···무리들?”
무슨 소리야?! 메시지를 읽던 베로니카가 당황하며 서둘러 주변을 둘러봤다.
혹시라도 자신을 농장을 뺏으러 온 적으로 오해할 수도 있으니 빨리 세준을 찾아 오해를 풀 생각이었다.
‘누가 세준 님이지?’
마음이 급해진 베로니카.
‘저분이 세준 님일 거야!’
베로니카는 누가 봐도 탑농부다운 강한 기운을 뿜어내는 존재를 향해 냅다 인사했다.
하지만
척.
꾸엥!꾸엥!
[아빠는 저쪽이다요! 꾸엥이 아빠 이름이 세준이다요!]자신이 인사한 존재는 세준이 아닌 세준의 아들.
“네?!”
망했다! 오해를 피하려다가 상대에게 모욕을 주는 행동을 해버린 베로니카.
서둘러 꾸엥이의 앞발이 가리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팔락.팔락.
‘베로니카, 이쪽이라고요!’
그제야 세준과 세준의 어깨에서 열심히 이파리를 흔드는 불꽃이가 보였다.
“세준 님, 몰라봬서 죄송합니다!”
베로니카가 서둘러 세준에게 사과했다.
‘탑농부가 왜 이렇게 약하지?’
약한 탑농부가 신기한 베로니카. 근데 하나도 안 닮았는데?
베로니카가 꾸엥이와 세준의 다른 모습에 의아해할 때
“괜찮아요···그럴 수도 있죠···근데 자색탑의 탑농부가 여긴 무슨 일이죠?”
세준이 경계심 가득한 목소리로 베로니카에게 말했다. 꾸엥이 쪽으로 슬금슬금 걸어가면서.
여차하면 꾸엥이 뒤에 숨을 생각이었다.
생각해 보니 자색탑에서 자객을 침투시켜 여러 명을 죽이고 땅문서를 훔친 적이 있었다.
거기다 상대는 자색탑의 탑농부.
이렇게 방심시키고 갑자기 공격할지도 몰랐다.
“아. 저···.”
자색탑에서 머물 수 없기 때문에 온 베로니카.
베로니카가 뭐라고 말할지 고민할 때
펄럭.펄럭.
-세준아, 괜찮냐?!
-세준이에게서 떨어지거라!
-세준아 다친 데는 없어?!
공간이동의 마력 파동을 느낀 용들이 서둘러 날아왔다.
그리고
-다크엘프잖아?
-다크엘프면 자색탑 애들인데?
-그럼 죽이자.
고오오오.
베로니카를 발견한 용들이 기운을 끌어 올렸다.
세준에게 위험이 될 수 있는 건 주변에 두지 않겠다는 게 용들의 의지였다.
‘여기에 왜 용이 셋이나? 그것도 위대한 하얀용과 위대한 붉은용이 함께 있다니?’
베로니카는 왜 다른 탑의 용들이 같이 있는지 의문이 생겼지만, 지금 급한 건 그게 아니었다.
“위대한 용들이시여! 저는 자색탑의 탑농부 베로니카라고 합니다! ···망명하고 싶습니다!”
용들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죽이려 들자 베로니카가 서둘러 외쳤다.
-망명?!
베로니카의 말에 카이저가 놀랐다.
자색탑의 탑농부가 망명하면 자신이야 땡큐였다.
티어 페텐이 뭐라고 항의야 하겠지만, 어쩌겠는가?
-크흐흐흐. 탑농부 관리를 못 한 자기 잘못이지.
-티어 녀석 얼굴 볼만하겠는데···.
-프흐흐흐. 기대된다.
용들이 분노하는 티어의 모습을 상상하며 즐거워했다.
***
“망명?”
옆에서 듣고 있던 세준이 의아한 표정을 지을 때
뚱땅.뚱땅.
열심히 이동해 세준의 앞에 앉은 펜릴.
낑!낑!
‘나 앉았어! 빨리 노랗고 쫀득한 거 줘!’
‘앉아’를 한 펜릴이 당당히 군고구마 말랭이를 요구했다.
“까망이, 간식 받으려고 알아서 앉은 거야? 우리 까망이, 착하네. 자.”
세준이 군고구마 말랭이를 꺼내서 주자
짭.짭.짭.
펜릴이 군고구마 말랭이를 받아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나도 먹고 싶어지네.”
펜릴의 맛있게 먹는 모습에 입맛이 돈 세준.
냠.
자신의 입에 군고구마 말랭이 한 조각을 넣었다.
꾸엥!
[아빠 꾸엥이도 먹고 싶다요!]“그래. 자.”
쏙.
꾸엥이의 입에도 군고구마 말랭이를 한 움큼 넣어줬다.
꾸헤헤헤.
그렇게 세준, 꾸엥이, 펜릴이 군고구마 말랭이를 사이좋게 나눠 먹는 사이
-너 정말 망명할 거냐?
카이저가 진실의 눈을 사용해 베로니카에게 다시 물었다.
진실의 눈은 거짓말을 판별하는 고위 마법. 베로니카가 거짓말을 하면 알 수 있다.
“네. 망명할게요!”
카이저의 물음에 베로니카가 이번에는 좀 더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엉겁결에 망명한다고 말한 베로니카.
하지만 생각해 보니 자색용의 수장 티어 페텐에게 시달리는 것도 힘들고.
자색탑에 돌아가서 독 내성을 다시 쌓는 것도 싫었다.
독을 쌓는 과정이 굉장히 고통스럽기 때문.
물론 한 번 가본 길이기에 수월하겠지만, 그래도 아픈 건 아픈 거다.
이 기회에 그냥 검은탑에서 살기로 했다.
-좋다. 대신 우리 세준이를 해칠 수 없도록 종속 계약을 걸겠다. 동의하느냐?
“네···.”
카이저의 물음에 바로 승낙하는 베로니카.
물어는 봤지만, 어차피 거절하면 죽음. 승낙 말고는 다른 답이 없는 일지선다 문제였다.
-그럼 종속의 계약을 시작하지.
지잉.
카이저가 마법을 사용하자 허공에 검은 구슬이 만들어졌다.
-세준아, 여기다 마력을 넣어라.
“네.”
카이저의 지시에 세준이 주먹 크기의 구슬에 마력을 불어넣자
갑 : 박세준
검은색 구슬 표면에 황금빛 글씨로 세준의 이름이 새겨졌다.
-너도 마력을 불어넣어라.
“네.”
을 : 베로니카
베로니카도 마력을 넣어 이름을 새겼다. 세준과는 다르게 하얀색 글씨였다.
-계약이 완성됐다. 이 계약은 위대한 검은용 카이저 프리타니의 이름으로 공증한다.
공증인 : 카이저 프리타니
카이저의 말과 함께 새겨지는 카이저의 이름.
그렇게 계약이 끝나갈 때
-위대한 하얀용 켈리온 마므브의 이름으로 공증한다.
-위대한 붉은용 램터 자히르의 이름으로 공증한다.
두 용이 구슬에 마력을 넣으며 자신의 이름을 같이 새겼다.
이런 식으로 세준에게 자신들도 도와주고 있다고 생색을 내는 것.
공증 : 카이저 프리타니, 켈리온 마므브, 램터 자히르
세 용의 이름이 새겨진 계약서가 만들어지는 동안
‘전부 수장들이셨어?!’
베로니카는 세 용의 이름을 듣고 크게 놀랐다.
검은탑의 관리자가 에일린이라는 것은 다른 탑의 탑농부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났다.
그래서 다른 용 조각상들도 그 정도 수준의 용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그때
“카이저 님, 이거 이렇게 들고다녀야 되는 거예요?”
척.척.
세준이 완성된 계약의 구슬을 던졌다 받았다 하며 말했다.
감히 위대한 용들 앞에서 눈치 없이 불편한 걸 말하는 세준.
그것도 위대한 용족의 수장 이름이 셋이나 쓰여진 구슬로 장난을 치면서!
‘말려야 되는 거 아냐?’
베로니카가 용들의 눈치를 보며 고민할 때
-왜 불편하냐?
화내기는커녕 세준의 말을 주의 깊게 듣는 카이저.
”아무래도 그렇죠. 굴러다니다 잃어버릴 수도 있잖아요.“
세준이 계약의 구슬을 땅에 굴리며 말할 때
낑!
’검은 열매!‘
눈앞에 검은색 둥근 물체가 보이자 펜릴이 달려들었다.
삼킬 수 있냐 없냐는 펜릴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검은색 열매라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주르륵.
펜릴의 입이 아닌 턱에 구슬이 닿으면서 미끄러졌고
휙.
낑?
펜릴은 아랫배로 구슬을 타면서
휘리릭.
하늘에서 공중 1회전을 하고
철푸덕.
땅에 만세 자세로 떨어졌다.
낑.낑···
‘아프다. 제길··· 용들도 보고 있는데···.’
여러모로 고고한 늑대의 자존심을 구긴 펜릴.
“까망이, 괜찮아?!“
······
세준이 서둘러 펜릴을 불렀지만
‘그냥 놔둬.’
펜릴은 아픔을 참으며 대답하지 않았다. 혼자 있고 싶었다.
그러나
“카이저 님, 까망이가 기절했나 봐요! 치료해 주세요!”
-알았다. 치유돼라.
세준은 펜릴의 마음도 모르고 굳이 깨웠다.
낑···
‘우울하다···.’
덕분에 기절한 척도 할 수 없는 펜릴은 세준의 발등에 고개를 파묻고 엎드렸다.
“아무튼 이렇게 밟고 미끄러질 수도 있으니까 모양 바꿔주세요.”
-그럼 어떤 모양으로 해줄까?
-카이저 그럼 반지로 바꿔줘.
-굳이···그냥 종이 형태로 변형해.
“그게 좋겠네요.”
그렇게 계약의 구슬은 두루마리 형태의 계약서로 변했다.
그리고
‘여기 뭔가 잘못됐어.’
베로니카는 용들의 우쭈쭈를 받는 세준을 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라봤다.
부탁 몇 개 들어준 게 다지만, 베로니카가 봤을 때는 완벽한 우쭈쭈였다.
자신이 아는 탑농부는 용들의 명령을 받고, 못했다고 욕을 먹는 직업이었다.
그렇게 베로니카가 이해할 수 없는 검은탑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을 때
[검은탑 탑농부 박세준이 자색탑 탑농부 베로니카를 거느립니다.] [탑농부 2명을 거느리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위대한 농부의 업적에 대한 보상으로 직업 특성이 1개 추가됩니다.] [직업 특성으로 거느린 탑농부들의 스탯 0.2%를 빌려옵니다.]세준의 앞에 업적 달성 메시지가 나타났고
[직업 특성에 따라 하얀탑 탑농부 아작스 마므브의 스탯 0.2%를 빌려옵니다.] [힘 70, 체력 40, 민첩 38, 마력 100이 증가합니다.] [직업 특성에 따라 자색탑 탑농부 베로니카의 스탯 0.2%를 빌려옵니다.] [힘 5, 체력 8, 민첩 18, 마력 14가 증가합니다.]직업 특성이 발동하며 거느린 탑농부의 스탯 0.2%를 빌려왔다.
“0.2%면···여기다 500을 곱하면 원래 스탯이겠네?”
아작스와 베로니카의 스탯이 궁금해진 세준이 둘의 스탯을 계산해 봤다.
항상 궁금했다. 얼마나 강하길래 자신이 매일 툭 하며 기절하고 죽을 위기에 처하는지.
“먼저 아작스부터 70 곱하기 500은···어?! 힘이 3만 5천?!”
이미 힘에서 자신의 총 스탯의 거의 9배였다.
[아작스]힘 3만 5000, 체력 2만, 민첩 1만 9000, 마력 5만
[베로니카]힘 2500, 체력 4000, 민첩 9000, 마력 7000
그렇게 알게 된 둘의 스탯.
“아.”
세준은 납득이 됐다. 자신이 기절하고 죽을 뻔한 게 너무 당연한 거였다.
오히려 자신이 어떻게 지금까지 살았는지 궁금할 지경.
‘모두의 덕이지.’
세준이 자신을 지켜준 존재들을 떠올리며 감사할 때
“세준 님, 이거 받아주세요.”
베로니카가 검은탑 99층 땅문서와 불꽃이가 부탁한 자색탑 땅문서 5장을 건넸다.
자색탑 11층, 23층, 53층, 72층, 89층의 땅문서였다.
“고마워요. 근데 자색탑 땅문서는 왜 줘요?”
“아. 그건···제 진심을 전하기 위해서요.”
불꽃이가 시켜서라고 말할 수 없는 베로니카가 대충 둘러댔다.
그리고
[검은탑 99층의 정당한 주인이 되셨습니다.]검은탑 99층 땅문서를 얻은 세준이 드디어 농장의 진짜 주인이 됐다.
***
자색탑 관리자 구역.
“베카 녀석···아까 아파 보였는데 치유 마법이라도 써줄 걸 그랬나?”
티어가 아까 안색이 좋지 못했던 베로니카의 얼굴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띵.
수정구에 붉은색 알람이 나타났다.
“뭐지?”
붉은색이면 아주 중요한 알람. 티어가 서둘러 알람을 확인했다.
[자색탑 탑농부 베로니카가 검은탑 탑농부 박세준의 수하로 들어갔습니다.]“뭐?! 감히 카이저 이 자식! 감히 나의 탑농부를?!”
알람을 읽고 분노한 티어가 서둘러 검은탑을 향해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