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307)
307화. 손자야, 유학 가거라.
307화. 손자야, 유학 가거라.
“잠시만요.”
세준이 켈리온의 부름에 대답하며
척.
낑?
군고구마 말랭이를 잘 먹고 있는 펜릴을 들어 품에 안았다.
자신이 없는 사이 펜릴이 갑옷을 벗을 수도 있기 때문.
그렇게 세준이 펜릴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자
-으흐흐흐. 우리 세준이 나왔느냐?
켈리온이 세준에게 말했다. 이뻐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목소리로.
-우리 세준이라니?!
옆에 있던 카이저가 켈리온의 말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으흐흐흐. 뭘 흥분하고 그래? 우리 카이저.
빛의 힘을 발견한 것에 흥분한 켈리온은 카이저가 뭐라고 하든 마냥 좋았다.
-뭐?! 우리 카이저라니?! 너 미쳤냐?!
켈리온의 말에 카이저가 더욱 분노하자
“켈리온 님, 근데 왜 부르셨어요?”
세준이 서둘러 나섰다. 이러다 싸움이 나면 펜릴이 위험하다.
개복치기 때문에 세준은 누구보다 개복치의 고충을 잘 알았다.
-아. 내가 세준이 너를 부른 이유는···세준아, 저 꽃의 씨앗을 나에게 팔거라!
켈리온이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꽃이요?”
켈리온이 가리킨 곳을 보자 그곳에는 완전히 성장한 빛바라기꽃과 명중의 대봉시 나무가 보였다.
“아. 저게 있었지.”
피자를 만든다고 수확의 비약을 뿌려둔 다른 농장물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
‘가서 확인해 봐야지.’
세준이 움직이려 할 때
-빨리 가자!
덥석.
“어?!”
마음이 급한 켈리온이 손수 세준을 들어 빛바라기꽃이 있는 곳으로 날랐고
착.
순식간에 빛바라기꽃 앞에 도착했다.
-어서 수확해 보거라!
“네.”
쏙.
켈리온의 재촉에 세준이 꽃 안에 빼곡하게 박힌 빛바라기 씨앗 중 하나를 뽑자
[빛바라기 씨앗을 얻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채종하기 Lv. 8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직업 퀘스트 완료까지 채종하기 스킬을 74만 6159번 더 사용하셔야 합니다.]나타나는 메시지
꽃을 꺾으면 씨앗을 한 번에 수확할 수 있지만, 직업 퀘스트 완료를 위해 세준은 그러지 않았다.
“먼저 살펴보세요.”
-으흐흐흐. 고맙구나!
세준이 켈리온에게 수확한 씨앗을 건넸을 때
[탑에서 신품종을 탄생시키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
.
[직업 특성으로 모든 스탯이 10씩 상승합니다.]이어서 신품종 업적 메시지까지 나타났다.
“어?! 이거 신품종이었어? 역시 테 부회장, 잘했어!”
세준이 의외의 메시지에 기뻐하며 빛바라기 씨앗을 가져온 테오를 칭찬했다.
그러자
“푸후훗. 안다냥! 나 테 부회장은 항상 잘한다냥!”
테오는 당연히 우쭐해 하며 가슴을 내밀었다.
하지만
낑?!낑?!
‘뭐야?! 이거 내가 기운만 먹고 뱉은 건데 왜 여기서 빛의 힘이 나와?!‘
세준의 품에 안겨 있던 펜릴은 세준이 든 빛바라기 씨앗과 꽃을 보며 당황했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검은 열매를 구한다고 검은탑에 들어가서 오히려 빛의 힘을 찾게 도와주다니···
그것도 하필 빛의 힘이었다. 멸망의 힘에 가장 높은 저항력을 가진 힘.
과거 빛의 힘을 가진 하얀용들이 몸빵을 하고 다른 용들이 공격하면 상대하기 까다로웠다.
그래서 졌고···
이게 다른 멸망의 사도들에게 알려지면 망신도 이런 대망신이 없었다.
낑···
‘난 멸망의 사도 1좌 펜릴인데···용놈들을 도와주다니···.’
상심한 펜릴의 귀와 꼬리가 축 늘어졌다.
그때
“박 회장, 까망이도 씨앗 구하는 걸 도와줬다냥! 까망이가 씨앗을 물어와서···.”
펜릴의 침울한 울음소리를 들은 테오가 얘기를 시작했다. 푸후훗. 까망이, 알겠다냥!
펜릴이 슬프게 우는 이유가 빛바라기 씨앗을 구할 때 자신의 공이 있었음을 알아달라는 뜻으로 생각한 것.
덕분에 펜릴이 한 일을 이곳에 있는 모두가 알게 됐다.
“까망이도 잘했네.“
테오의 말을 들은 세준이 펜릴에게 상으로 줄 군고구마 말랭이를 꺼내자
낑!
‘먹을 거다!’
침울했던 펜릴의 태도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쫑긋.
펜릴의 귀가 빨딱 서고
붕붕.
꼬리는 사정없이 흔들렸다.
좀 전까지의 고민은 뒤로하고 눈앞의 먹이만을 주시하는 펜릴.
포식자는 사냥할 때 딴생각을 하지 않는다. 역시 고고한 늑대다운 훌륭한 집중력이었다.
“자. 여기.”
짭. 짭. 짭.
‘끼히히히. 먹이다!’
그렇게 펜릴이 군고구마 말랭이에 집중하며 맛있게 먹는 동안
-빛바리기 씨앗을 너희가 가져왔다니! 그럼 내가 둘에게 큰 상을 줘야겠구나.
켈리온이 둘에게 상을 주려 했다.
“푸후훗. 켈리온 님, 뭘 줄거냥?!”
-둘에게 특별히 마므브라는 성을 내려주지.
“냥?! 싫다냥! 나는 박 씨다냥!”
내 이름은 테오 박. 세준의 성을 받은 테오가 켈리온의 제안을 거절했고
-크하하하.
이미 테오에게 거절당한 적 있는 카이저가 켈리온을 보며 기분 좋게 웃었다.
-크음…그래?!
테오의 말에 뻘쭘해진 켈리온.
-그럼···내 가죽을 주지.
잠시 고민하던 켈리온은 자신의 가죽을 주기로 했고
“좋다냥!’
-됐다.
테오가 허락하자 바로 테오의 가죽을 바꿨다. 펜릴의 가죽도.
덕분에 멸망의 사도와 점점 멀어지는 펜릴이었다.
쏙.쏙.
그렇게 테오와 펜릴이 보상을 받는 사이 세준이 본격적으로 빛바라기 씨앗을 수확했다.
***
하얀탑 관리자 구역.
“할아버지 불렀어?”
켈리온의 호출을 받은 아작스가 나타났다.
“그래. 이리 와 보거라.”
심각한 표정으로 아작스를 부르는 켈리온.
“어···할아버지 왜 그래···세요?”
켈리온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아작스가 눈치를 보며 쭈뼛쭈뼛 다가갔다.
“이걸 보거라.”
그런 아작스에게 켈리온이 빛바라기 씨앗을 건넸다.
“이게 뭐예요? 여기서 빛의 힘이 느껴져요.”
“빛바라기 씨앗이라는 거다.”
“아···근데 이거 때문에 절 부른 거예요?”
하얀용이 빛의 힘을 잃은 후 태어난 아작스.
아작스는 켈리온이 이걸 왜 보여주는지 의아해했다.
아작스에게 빛바라기 씨앗은 단지 빛의 힘을 품은 신기한 씨앗일 뿐.
“어휴···.”
그런 아작스를 보며 한숨을 내쉬는 켈리온.
‘종족의 중대한 일을 쟤한테 맡겨도 되나?’
아작스를 보는 켈리온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켈리온이 이러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건 바로 빛바라기 씨앗의 습성 때문.
‘이 정도 힘으로는 수십만 개를 먹어도 예전의 힘을 회복할 수 없어.’
처음에 빛바라기 씨앗을 본 켈리온은 빛바라기 씨앗에 담긴 아주 작은 빛의 힘에 실망했다.
하지만 빛바라기 씨앗을 살펴본 결과 씨앗을 먹는 방법보다 더 많은 빛의 힘을 얻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알아냈다.
그건 바로 빛바라기를 심는 것.
빛바라기는 어둠바라기가 저주를 불러들이는 것과 비슷하게 주변에 빛의 힘을 끌어들이는 습성이 있었다.
그래서 켈리온은 햐얀탑에 빛바라기를 대량으로 키워 주변에 모인 빛의 힘을 모을 생각이었다.
빛의 힘이 많이 모이면 하얀용들이 주변에서 호흡하는 것만으로 빛의 힘을 흡수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빛바라기를 심는 건 당연히 탑농부인 아작스가 해야 했다.
‘아···오늘따라 왜 이렇게 심각하시지? 그냥 가면 안 되나.’
아작스는 심각한 표정의 켈리온을 보며 마음속으로 구시렁거릴 때
“손자야, 유학 가거라.”
결정을 내린 켈리온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유학이요?”
“그래. 검은탑으로 가서 세준이에게 농사를 제대로 배워오거라!”
“뭐라고요?!”
세준의 노예가 됐지만, 얼굴은 보지 않아 편하게 지내던 아작스.
“내가 세준이에게 허락을 받으마.”
“네?!”
제발 거절해! 켈리온의 말에 아작스가 세준이 거절하길 간절히 기도했다.
***
“끝.”
빛바라라기꽃에 맺힌 3000개 정도의 씨앗을 수확한 세준.
척.
씨앗 하나를 들어 자세히 살펴봤다.
[빛바라기 씨앗]탑 안에서 자란 빛바라기의 씨앗으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해 맛있습니다.
농사에 익숙한 탑농부가 재배해 맛과 효율이 좋아졌습니다.
빛을 흡수해 저장하기 때문에 빛이 없는 곳에서도 자랄 수 있습니다.
자라면서 주변에 빛의 힘을 불러들입니다. (빛바라기가 많이 자랄수록 빛의 힘을 불러들이는 힘이 강해집니다.)
섭취 시 아주 적은 양의 빛의 힘이 몸 안에 저장됩니다. (빛의 힘이 있으면 부정한 것에 대한 저항력이 증가합니다.)
재배자 : 탑농부 박세준
유통기한 : 150일
등급 : A
“빛의 힘?”
그게 뭐지? 세준이 궁금해할 때
-그건 창조신께서 우리 하얀용들에게 내려주셨지만, 잃어버린 힘이다.
세준이 빛바라기 씨앗을 수확하는 동안 가만히 있던 켈리온이 대답했다.
“잃어버린 힘이요? 아···그래서···,”
세준은 그제야 좀 전 켈리온의 반응이 왜 그렇게 격했는지 이해했다.
그때
-세준아, 빛바라기를 하얀탑에서 키워도 되겠느냐?
켈리온이 물었다.
“하얀탑에서요? 네. 그러세요. 대신 아시죠?”
-으흐흐흐. 그럼. 그럼. 수확한 씨앗은 너에게 다 가져다주마.
세준이 뭘 원하는지 아는 켈리온이 흔쾌히 대답했다.
그리고
-저기···그래서 말인데···하얀탑에서 빛바라기를 아작스가 키워야 하잖아···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내는 켈리온.
“네. 그렇죠.”
-근데 알다시피···아작스가 농사 기술이 별로잖아···
“네. 그렇···죠?”
세준이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 때
-그래서 아작스를 여기로 보내려고 하는데···괜찮을까?
켈리온이 아작스를 검은탑으로 보내겠다고 말했다.
‘네?! 아작스를요?! 그건 안 돼요.”
켈리온의 말을 거절하는 세준. 우리 까망이 죽이면 어떡해요?
아작스가 나타나는 것만으로 그 기운에 노출된 펜릴이 위험하다.
거기다 아작스의 기운에 노출되면 농작물도 죽을 거다.
그리고
‘나도 힘들지.’
예전처럼 기절을 안 할 뿐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자존심을 구기며 자신의 약함을 실토해야 했지만, 이제 펜릴을 팔면 된다.
끼로롱.
그렇게 최약체로 취급받는 것도 모르고 세준의 품에서 잠든 펜릴.
‘흐흐흐. 까망이, 고맙다.’
세준이 그런 펜릴을 사랑스럽게 바라볼 때
-그건 걱정말거라. 내가 아작스의 힘을 봉인시킬 거니까.
켈리온이 대답했다. 아작스를 유학 보낼 생각을 할 때부터 이미 염두에 둔 부분이었다.
“네? 봉인이요?”
-그래. 이 조각상 정도의 힘으로.
조각상을 보내면 되냐고 물을 수 있지만, 조각상을 움직이기에는 아작스가 너무 약했다.
“뭐···그 정도 힘이면 괜찮죠.”
-그래. 잠시만 기다리거라.
그렇게 잠깐 멈춘 하얀용 조각상.
잠시 후.
-이제 아작스를 불러보거라.
아작스의 힘을 봉인한 켈리온이 돌아와 말했고
“네. 아작스 소환.”
세준이 아자스를 소환했다.
[하얀탑의 탑농부 아작스 마므브를 소환합니다.]메시지가 나타난 후 10초 정도가 흐르자
“싫어! 가기 싫다고!”
꾸엥이만 한 귀여운 하얀용 한 마리가 세준의 앞에 나타났다. 바닥에 대(大)자로 누워 생떼를 부리며.
하지만
“아작스, 기상.”
여기는 아작스의 어리광을 받아주던 하얀탑이 아니었다.
‘흐흐흐. 아작스 녀석, 드디어 제대로 부려 먹을 수 있겠군.’
그저 아작스를 부려먹어보겠다는 생각을 하는 검은탑 탑농부 박세준이 있을 뿐.
그리고
“푸후훗. 노예야, 빨리 일어나라냥!”
세준의 충실한 오른팔 테오 박도 있었다.
꾸엥?!
[아빠 이 녀석은 누구다요?!]왼팔 꾸엥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