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31)
31화. 새 가족들이 태어나다.
31화. 새 가족들이 태어나다.
“왜 탑이 열리지 않는 것이야?!”
흑발에 호쾌한 얼굴을 한 50대 남자가 활성화되지 않는 포탈을 보며 화를 냈다.
자신의 손녀인 에일린의 마지막 발작 이후 10년하고 3일이 지났는데 포탈은 그대로였다.
“가주님, 고정하시지요.”
같은 흑발에 호쾌하지만,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얼굴의 30대 남자가 50대 남자를 향해 말했다.
“지금 내가 고정하게 생겼느냐! 우리 에일린을 볼 수 없는데!”
“아버님, 체통을 지키십시오. 다른 용들이 보고 있습니다.”
에일린을 치료하기 위한 진귀한 약들을 챙기고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프리타니가의 수십 마리 용들을 보며 안톤이 조용히 말했다.
둘은 프리타니가의 가주 카이저 프리타니와 카이저의 아들이자 에일린의 아버지인 안톤 프리타니였다.
“모두 우리 프리타니가의 용들인데 어때서! 저 녀석들도 모두 에일린을 걱정해서 모인 것이 아니냐.”
“에일린도 저희 프리타니가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발작을 잘 이겨내고 있을 겁니다.”
안톤은 마치 남얘기 하듯이 차갑게 말했다.
“안톤, 에일린은 너의 딸이다. 네가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도 뭐라 할 용은 없어.”
카이저는 안톤이 가문의 다른 용들의 눈치를 보며 자신의 딸인 에일린을 차갑게 대하는 것이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프리타니가의 용들은 해츨링인 에일린을 살리기 위해 많은 희생을 하고 있었다.
탑의 관리자 공간은 원래 프리타니가의 용들이 교대로 맡아 힘을 기르는 곳.
탑의 관리자 공간의 넘치는 마나가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 용들을 강하게 만들어줬지만, 프리타니가 용들은 그 특권을 모두 에일린에게 양보했다.
거기다 프리타니가의 용들은 에일린을 치료할 약재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렇게 에일린에게 여러 가지를 양보해 주는 용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안톤은 딸을 걱정하는 내색을 할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렇게 탑이 열리지 않아 며칠씩 대기까지 하고 있으니 안톤의 미안한 마음은 더욱 커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들을 돌려보낼 수도 없는 일. 에일린이 발작할 때마다 약과 함께 수십 마리 용들이 마나를 넣어서 육체의 불균형을 해소해 줘야 했다.
‘에일린의 드래곤하트에 뭔가 좋은 변화가 생긴 걸까?’
그러면 정말 다행이지만…
안톤은 포탈이 열리지 않는 것이 기쁘면서도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 용들을 보면 기뻐할 수가 없었다.
“일단 탑이 열릴 때까지 여기서 대기한다.”
“네!”
지시를 내린 카이저가 다시 포탈을 바라봤다.
“우리 손녀 밥은 잘 먹고 있는 것이냐?”
카이저가 요즘 에일린이 식도락에 빠진 것도 모르고 자신의 손녀를 걱정했다.
***
풍년이 든 방울토마토밭. 갑자기 방울토마토 가지에 꽃들이 추가로 빠르게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윙윙.
독꿀벌들이 새로 피어난 꽃에 다가가 꿀을 빨았다.
“이렇게 수확량을 50% 늘려주는 거구나.”
수확량 50%를 수확할 때 추가로 아이템으로 주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세준의 생각과는 달랐다.
중간중간 가지에 꽃이 피어나는 바람에 세준은 풍년이 든 밭에서는 방울토마토를 하나씩 따야 했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꽃 하나하나가 방울토마토를 만들어 낼 것이기에 전혀 불만이 없었다.
그렇게 방울토마토 수확을 끝내고
“테오, 앞으로 일주일간 테 대표로 복직이야.”
세준이 자기 전 자신의 머리맡에 자리를 잡은 테오에게 말했다.
유물 : 대지의 성인 패트릭의 밀짚모자라는 엄청난 물건을 뽑아왔으니 이 정도 혜택은 당연했다. 솔직히 기간을 더 늘려주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나중에 테 대표 약발이 떨어질 것 같아서 참았다.
“저…정말이냥?! 일주일이나 테 대표를 시켜주는 것이냥?!”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일주일이나 테 대표를 시켜주겠다니! 테오는 자신이 금손이라는 것을 몰랐다.
커어어.
테오가 감동하는 사이 세준은 이미 잠에 빠졌다.
스륵.
세준의 머리맡에 있던 테오가 일어나 세준의 배 위로 올라가 누웠다.
그리고
고로롱.
위아래로 움직이는 새준의 배에서 안정감을 느끼며 테오도 금세 잠들었다.
그렇게 고요가 내린 동굴에서 모두가 숙면을 취하고 있을 때
삐이이!!!
아내 토끼의 비명이 동굴에 울려 퍼졌다. 아내 토끼의 산통이 시작된 것이다.
삐이!!!
세준은 이미 한 번 겪어봤기에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지만
“무…무슨 일이냥?!”
뺘아?!
뺙?!
테오와 자식 토끼들은 그렇지 않았다.
“괜찮아. 이제 동생들이 나오는 거야.”
세준이 앉아서 테오와 토끼들을 불러 진정시켰다.
뺘아…
뺘악…
자식 토끼들이 세준의 다리를 붙잡고 불안하게 토끼 부부가 있는 동굴을 바라봤다.
그리고
오들오들.
테오는 뭐가 무서운지 세준의 다리 사이에 들어가 몸을 잔뜩 웅크리고 떨고 있었다. 진짜 겁보였다.
한 시간 정도가 지나자
뺘아.
뺘아.
토끼 부부의 동굴에서 새로 태어난 새끼 토끼들의 가녀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삐익!
남편 토끼가 동굴 밖으로 달려 나와 새로운 토끼들의 탄생을 알렸다.
하지만
커어어.
고로롱.
뺘로롱.
기다리다 지친 세준과 테오 그리고 토끼는 서로를 의지해 잠들어 버린 상태였다.
조난 179일 차 새벽 새로운 동굴 식구들이 태어났다.
***
이른 아침.
꾸엥!
새끼 곰이 동굴 천장 구멍에 고개를 내밀며 자신의 등장을 알렸고 새끼 곰의 울음소리가 동굴에 울려 퍼졌다.
동시에
뺘아!
뺘아!
토끼 부부의 동굴에서 화답하듯이 새끼 토끼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꾸엥?
처음 듣는 생소한 소리에 새끼 곰이 갸웃거리고 있을 때
삐익!!!
겨우 새끼 토끼들을 재우고 간신히 잠들었던 남편 토끼가 분노의 샤우팅을 질렀다.
“쉿!”
잠에서 깨어난 세준이 입에 검지를 대며 새끼 곰을 조용히 시켰다.
세준이 벽에 획 하나를 추가하고 조용히 아침을 준비했다. 토끼들도 토끼 부부의 동굴을 한 번씩 보며 조용히 움직였다.
세준이 생선구이 2마리와 파 이파리 그리고 당근 중 튼실한 놈으로 2개를 골라 토끼 부부의 동굴 앞에 놔뒀다.
그리고 이어진 아침 식사. 모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퀭한 얼굴로 기계적으로 음식을 입에 넣고 씹었다.
“자 이제 일하자.”
뺘압!
백토끼 5마리가 기합을 넣으며 자신의 농기구 아이템을 들고 밭으로 갔다.
뺙!
일손이 부족한 걸 아는 흑토끼도 형제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
그리고
“자 우리도 가자.”
세준이 테오를 들고 일어났다.
“응? 그게 무슨 말이냥? 어디를 간단 말이냥?”
테오가 세준의 손에 들린 상태로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저번에 해봤지? 내가 방울토마토 가지를 잘라 오면 방울토마토를 따서 봇짐에 넣으면 돼. 다른 토끼들에게는 어렵겠지만, 우리 테 대표에게는 너무 쉬운 일이야. 그치 테 대표?”
세준이 방울토마토밭 옆에 테오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당연하다냥! 테 대표에겐 너무 쉽다냥!”
세준의 부추김에 얼떨결에 농사일에 투입된 테오였다.
토끼 부부가 빠졌지만, 세준의 스탯이 증가하며 작업 속도가 빨라졌고 흑토끼와 테오까지 농사에 합류하며 아침에 할 일을 모두 끝낼 수 있었다.
테오는 중간에 테 대표의 위엄을 보여주겠다며 발톱을 꺼내 파 이파리까지 깔끔하게 자르며 세준을 놀라게 했다. 덕분에 테오는 파 이파리 자르는 일까지 맡아버렸지만…
점심이 되자 토끼 부부의 동굴 앞에 음식을 놔두고 모두 지상으로 올라와 함께 식사했다. 세준이 아침에 토끼 부부의 동굴 앞에 두었던 음식은 언제 나와 가져갔는지 사라져 있었다.
점심시간은 아주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그리고 새끼 곰에게 꿀 3꿀렁을 디저트로 주고 세준도 커피를 마시면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자연스럽게 세준의 무릎 위로 테오와 흑토끼가 올라왔고 새끼 곰이 세준을 품에 안고 낮잠을 자기 시작했다.
***
조난 181일 차. 새끼 토끼들이 태어난 지 이틀이 지났다.
그리고 내일은 세준이 조난을 당한 이후 7번째 블루문이 뜨는 날. 오늘은 자정부터 뜰 블루문 때문인지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는 새끼 곰을 데리고 오지 않았다.
덕분에 세준과 토끼들은 오랜만에 제시간에 일어날 수 있었다.
“읏차!”
세준이 일어나 자신의 배에서 자고 있는 테오를 옆에 내려놓고 동굴 벽에 획 하나를 긋고 있을 때
삐익!
삐이!
토끼 부부가 아직 자는 새끼 토끼들을 두고 굴을 나와 아침 인사를 했다.
그리고
빠아!
뺙!
다른 토끼 굴에서도 이젠 형, 오빠가 된 토끼들이 나오며 인사를 했다.
“그래. 좋은 아침.”
오늘은 세준도 토끼들도 일을 서둘렀다. 최대한 빨리 일을 끝내고 블루문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테 대표, 일어나.”
“흠냥…아직 더 자고 싶다냥.”
세준이 테오를 파 이파리 앞에 놓고
서걱.
밭으로 가서 방울토마토 가지를 자르며 수확을 시작했다.
[잘 익은 마력의 방울토마토 8개를 동시에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4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숙련도 상승 Lv. 1의 효과로 수확하기 Lv. 4의 숙련도가 5% 추가 상승합니다.] [경험치 160을 획득했습니다.]“테 대표의 위엄을 보여주겠다냥!”
파바바밧.
어느새 잠에서 깬 테오가 자신의 발톱을 꺼내 파 이파리를 자르며 낫 토끼와 지게 토끼에게 자신의 능력을 자랑했다.
그렇게 하루가 빠르게 흘러갔다.
저녁이 되자 토끼들은 동굴에 들어가 입구를 막았고 독꿀벌들도 벌집의 입구를 막으며 블루문을 준비했다.
그리고
“테 대표, 뭐해?”
“여기 들어가서 블루문을 피하는 거다냥.”
테오는 봇짐의 입구에 자기 몸을 욱여넣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기능이 많은 봇짐이었다.
“테 대표, 그럼 이것도 가지고 있어.”
세준이 만약을 대비해 독꿀벌 여왕의 고치도 테오에게 맡겼다.
얼마 후 블루문이 시작됐다.
쿠어어엉!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의 포효가 들려왔다.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랑 새끼 곰은 괜찮으려나?”
세준이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 모자를 걱정하고 있을 때
쿵.쿵.쿵.
뭔가가 동굴로 다가왔다.
“뭐지?”
척.
긴장한 세준이 단검을 손에 쥐었다.
그리고 만약을 대비해 서둘러 귀마개를 하고 D급 마력의 방울토마토 10개를 한꺼번에 먹고 마력을 2 높였다.
음머어어어!
몬스터가 동굴 위에서 포효했다. 지금까지 들어본 적 없는 포효소리.
“…!”
세준이 흐려지는 의식을 간신히 붙잡고 정신을 차렸다.
다행히 몬스터는 동굴 위에서 난동을 피우다가 다른 몬스터의 포효소리를 듣고 그쪽을 향해 달려갔다.
“휴우.”
세준이 안도하며 긴장한 몸을 풀고 있을 때
스스스.
풍년이 든 방울토마토밭의 나무들에 푸른빛이 맺히기 시작했다. 푸른빛은 줄기를 따라 방울토마토에 담기며 방울토마토를 푸른색으로 변화시켰다.
“저게 다 몇 개야?”
대충 세어도 10개가 넘었다.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방울토마토도 풍년이었다.
세준이 그렇게 방울토마토를 보며 기뻐하고 있을 때
스스스.
다른 밭에도 푸른빛이 맺히기 시작했다.
“어?! 저긴…”
빨리 수확해 맛보고 싶었지만, 알이 차기를 기다리며 꾹꾹 참고 있던 옥수수밭이었다. 옥수수 잎사귀에 맺힌 푸른빛이 옥수수에 깃들고 있었다.
만세!!!
세준이 아직 블루문이 끝나지 않아 소리는 지르지 못하고 손을 하늘로 뻗으며 주체할 수 없는 흥분을 표현했다.
조난 182일 차. 오늘 아침은 옥수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