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316)
316화. 나 아니거든!
316화. 나 아니거든!
[검은탑 70층 농장에 도착했습니다.] [최상층인 탑 99층에서 탑 70층으로 이동했습니다.] [29층을 내려갔습니다.] [>이명 : 역행자>의 효과로 모든 스탯이 29 상승합니다.]탑 70층에 도착한 세준.
“읍!”
주변의 고약한 악취에 황급히 코를 막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왜 똥냄새가 나지?
그리고
“어? 이건…”
세준의 눈에 샛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들이 들어왔다. 이곳은 은행나무 농장이었던 것.
“그럼 이 냄새는···?”
세준이 바닥을 보자 바닥에 떨어진 은행 열매들이 무수히 보였다.
“흐흐흐. 맛있겠다.”
껍질을 벗겨 안에 종자를 구워 먹으면 이게 또 별미다.
“빨리 애들 불러야지.”
세준이 서둘러 아공간 창고를 열려고 할 때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퀘스트 : 농장 관리가 너무 안 돼 농장에 심한 악취가 납니다. 악취 제거를 위해 땅에 떨어진 은행 열매를 전부 수거하십시오.]보상 : 검은탑 70층 농장의 정당한 주인으로 인정
“잘됐네.”
퀘스트를 본 세준이 웃으며 말했다. 어차피 다 주우려고 했다.
그리고
철컹.
“얘들아, 나와.”
세준이 아공간 창고를 열어 일행을 불렀다.
하지만
철컹!
다시 닫히는 문.
“뭐지?”
철컹.
세준이 아공간 창고 문을 다시 열자
“이걸로 코를 막으라냥! 박 회장이 똥 싼 거 같다냥!”
꾸엥!꾸엥!
[아빠 몸에서 나는 똥냄새 너무 지독하다요!]“아무리 세준이 형을 좋아해도 당분간은 멀리해야겠어.”
삐욧!
[테오 님! 저도 주세요!]낑?!
‘너 뭘 먹은 거야?!’
일행들이 테오가 준 대파로 부랴부랴 코를 막고 있는 게 보였다. 이것들이!
“나 아니거든!”
자신을 오해하는 일행들에게 발끈한 세준.
“여기서 나는 거야!”
푹.
은행 열매 과육은 맨손으로 만지면 안 되기 때문에 세준이 테오가 가져온 맥기의 단검으로 은행 열매 하나를 찔러서 보여줬다.
구릿한 냄새를 풍기는 진범, 은행 열매를 보여준 덕분에 세준은 똥을 쌌다는 오해에서 벗어났다.
그렇게 오해는 풀렸지만, 그래도 코를 대파로 막은 일행들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냄새나는 은행 열매를 밟고 싶지 않기 때문.
거기다 나가기 싫은 이유가 더 있었다.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맛있다요!]“으힛. 맛있다.”
낑!낑!
‘먹을 게 많아! 여기서 안 나갈 거야!’
바닥에 앉아 세준이 만든 군고구마 말랭이를 열심히 먹고 있는 꾸엥이, 아작스, 까망이.
“꾸엥이, 아작스 은행 열매를 여기다 담아줘.”
세준이 그런 둘에게 가죽 주머니의 입구를 벌리며 말했다.
은행 열매를 만지기 싫기는 세준도 마찬가지.
그래서 염력과 마법을 쓸 수 있는 꾸엥이와 아작스에게 부탁했다.
꾸엥!꾸엥!
[알겠다요! 떠오른다요!]“응! 레비테이션!”
세준의 부탁에 꾸엥이와 아작스가 군고무마 말랭이를 씹으며 은행 열매를 띄워 가죽 주머니 안으로 넣었다.
엄청나게 많은 양이었지만, 끝도 없이 들어가는 가죽 주머니.
용들이 세준에게 돈을 줄 때 주는 돈을 담는 가죽 주머니로.
공간 확장과 경량화 마법이 걸려있어 세준이 농작물을 담아두는 용도로 쓰고 있었다.
1시간 후
[은행나무 농장에 떨어져 있던 은행 열매 10만 231개를 깨끗이 수거했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탑 70층 은행나무 땅문서의 정당한 주인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땅문서의 스킬 : 농장 정보 Lv. Max가 활성화됩니다.]은행나무 농장에 떨어진 열매를 전부 가죽 주머니에 담으며 퀘스트가 완료됐다.
땅문서 퀘스트가 끝나자
“이제 밤고구마 찾으러 가야지.”
세준은 원래 목표였던 밤고구마를 찾기로 했다.
“일단 너희들은 주변에 뭐가 있는지 찾아봐 줘.”
세준이 하늘을 날 수 있는 꾸엥이, 아작스, 삐욧이에게 정찰을 부탁했다.
셋이 주변을 정찰하는 사이
툭.
세준이 아공간 창고에서 아까 은행 열매를 넣은 가죽 주머니와 갈색 장갑 한 켤레를 꺼냈다.
[방독의 장갑]독을 다룰 때 사용하기 위해 특수 처리한 가죽으로 만든 장갑입니다.
B급 이하의 독을 만져도 중독되지 않습니다.
사용 제한 : Lv. 30 이상, 마력 100 이상
제작자 : 가죽 장인 윌슨
등급 : B+
장갑은 테오가 가져온 블랙 마켓에서 털어온 물건 중 하나.
척.척.
세준이 방독의 장갑을 착용하고 은행 열매의 씨앗을 빼기 시작했다. 흐흐흐. 구워 먹어야지.
그렇게 세준이 은행 열매에서 씨앗을 빼내자
[은행 씨앗을 얻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채종하기 Lv. 8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직업 퀘스트 완료까지 채종하기 스킬을 63만 3716번 더 사용하셔야 합니다.]나타나는 메시지.
“아. 이것도 채종이지.”
은행을 구워 먹을 생각만 하느라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다.
“일석이조네. 흥흥흥.”
덕분에 세준은 콧노래까지 부르며 열심히 은행을 깠다.
그때
(으헙!)
지금까지 은행 냄새를 안 맡기 위해 1시간 넘게 숨을 참고 있던 황금박쥐가 가쁜 숨을 들이마시며 모습을 드러냈다.
숨이 차서 은신이 풀린 것.
“어?! 황금박쥐, 거기 있었어?!”
세준이 갑자기 옆구리에서 나타난 황금박쥐를 발견하며 놀랐다.
어딘가 은신하고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옆구리에 있었다니? 전혀 느끼지 못했다.
(헉.헉. 네···)
“푸후훗. 황금박쥐도 빨리 이거 끼라냥!”
테오가 대파로 코마개를 만들어 황금박쥐에게 건넸다.
(뱃뱃. 감사합니다.)
황금박쥐가 테오가 만들어준 대파 코마개로 코를 막았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스르륵.
자연스럽게 다시 은신하는 황금박쥐. 황금박쥐에게는 은신이 더 편한 상태였다.
그러나 대파는 황금박쥐의 몸이 아니기에 그대로 보였고
‘다리에 있네’
‘지금은 테오 등에 있구나.’
세준은 황금박쥐가 어디에 은신해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황금박쥐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찾으며 은행 열매를 까고 있을 때
꾸엥!
[아빠 저쪽에 숲이랑 웨이포인트가 있다요!]“세준이 형, 저쪽에는 바위산이 있어!”
삐욧!
정찰을 한 셋이 돌아왔다. 숲, 바위산, 호수라···
“그럼 숲으로 가자.”
결론을 내린 세준이 말했다.
아무래도 밤고구마가 자라는 환경과 가장 비슷한 건 숲이고 거기다 웨이포인트까지 있으니까.
“푸후훗. 모험이다냥!”
새로운 곳을 탐험하는 것에 신난 테오가 세준의 다리에 매달린 채 앞발을 들며 외쳤다.
그렇게 숲을 향해 길을 나선 세준과 일행들.
숲의 초입에 도착하자
꼬르르륵.
점심시간을 알리는 꾸엥이의 배꼽시계가 울렸다.
“잠깐 쉬고 있어.”
세준이 서둘러 불을 피우고 요리를 시작했다.
오늘의 요리는 꼬치 요리.
은행도 생겼으니 은행 꼬치를 만드는 김에 다른 꼬치 요리도 함께 만들 생각이었다.
쏙.쏙.쏙.
세준이 은행 꼬치, 가래떡 꼬치. 생선 꼬치, 과일 꼬치를 준비하고
“흐흐흐. 꾸엥이랑 아작스가 이걸 먹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네.”
아공간 창고에서 소시지야채볶음이 든 반찬통을 꺼냈다.
그리고
슥.슥.
반찬통에서 소시지만 꺼내 가래떡과 교대로 꼬치에 꼈다. 소떡소떡이었다.
그렇게 꼬치가 완성되자
척.척.척.
세준이 불 위에 은행 꼬치와 가래떡꼬치, 생선 꼬치, 소떡소떡 꼬치를 올리고 구웠다.
어느 정도 꼬치가 익자
“얘들아, 먹자.”
세준이 일행들을 불렀다.
“자. 여기 생선 꼬치.”
생선애호가 테오에게는 당연히 생선 꼬치를 줬고
“잠깐만 기다려.”
자신과 입맛이 비슷한 꾸엥이, 아작스에게는 소떡소떡 꼬치를 줬다.
“푸후훗. 역시 박 회장의 정성이 들어간 생선구이는 맛있다냥!”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이건 뭐다요?! 맛있다요!]“세준이 형이 한 건 다 맛있어!”
그렇게 셋이 꼬치 요리를 맛있게 먹는 동안
쭙쭙.
과일 꼬치에 달라붙어 정신없이 과즙을 빠는 황금박쥐.
모두가 꼬치 요리를 즐겼다.
삐욧···삐욧..
[쁘힝···저만 꼬치가 없어요···]삐욧이만 빼고. 꼬치가 없는 삐욧이.
자신의 땅콩주머니에서 땅콩을 꺼내며 넷을 부럽게 바라봤다.
그때
“자. 이건 삐욧이 거.”
세준이 바늘에 땅콩 5개를 꽂아 만든 땅콩 꼬치를 삐욧이에게 줬다.
바늘에 땅콩을 꽂을 때마다 땅콩이 쪼개져 꼬치를 만드는 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삐욧!삐욧!
[세준 님, 감사해요! 테오 님, 저도 꼬치 있어요!]빠닥.빠닥.
삐욧이가 자신의 땅콩 꼬치를 들고 테오 옆으로 날아가 함께 먹었고
“흐흐흐. 맛있다.”
세준도 일행들과 함께 즐겁게 식사를 했다.
그때
부스럭.
“감히 이기루스 님의 영역에 들어오다니?! 너희들은 누구냐?!”
풀이 움직이는 소리가 나며 캥거루 두 마리가 숲속에서 나타났다. 세준과 일행들을 향해 창을 겨누며.
하지만 타이밍이 너무 나빴다. 하필 밥 먹을 때 나타나다니.
꾸에에에엥!
[밥 먹을 때 건드는 거 아니다요!]“까불지 마라-!”
털썩.
운이 안 좋았던 둘은 꾸엥이와 아작스의 기운을 정면으로 받고 기절했다.
잠시 후.
찰싹.찰싹.
“노예들아 정신 차려라냥!”
점심을 다 먹은 테오가 둘을 깨웠다.
둘의 앞발에는 어느새 검은 잉크가 묻어있었다. 테오가 둘이 기절했을 때 발도장을 찍은 것.
“으음···”
“여긴?
캥거루들이 일어나자
“이기루스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세준이 말했다.
우두머리인 이가루스가 있는 곳이 곧 본거지. 밤고구마가 있을 확률이 높았다.
“좋다. 이기루스 님에게 안내하지. 따라와라!”
‘오히려 잘 됐어.’
‘두목이라면 이길 수 있겠지.’
둘은 이기루스가 이들을 처치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본거지로 세준을 안내했다.
하지만
꾸엥!
[꿇는다요!]꾸엥이의 염력에 너무도 쉽게 무릎 꺾인 이기루스의 무릎.
“사···살려주십시오!”
당연히 이기루스는 세준의 일행을 이길 수 없었고
“푸후훗. 도장을 찍으라냥!”
꾸욱.
테오의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그렇게 상황이 정리되자
“너희들 식량 창고 좀 보여줘.”
세준이 밤고구마를 찾기 위해 캥거루들의 식량 창고를 보자고 했다.
그러나
“식량 창고요? 저희는 그런 거 없는데요?”
캥거루들에게는 식량 창고가 없었다.
당연했다. 숲에 먹을 싱싱한 이파리가 지천으로 널렸는데 굳이 미리 따서 시들게 만들 이유가 없었다.
“그럼 땅에서 자라는 이런 거 본 적 없어?”
세준이 캥거루들에게 호박고구마를 꺼내 보여줬다.
“아니요. 저희는 땅을 파지 않아서···”
이것도 좀 전과 비슷한 이유였다.
눈앞에도 먹을 이파리가 많은 데 굳이 땅에서 식량을 구할 이유가 없었다.
“알았어. 얘들아, 가자.”
결국 세준은 아무런 수확도 없이 일행과 이기루스의 본거지를 나와 붉은 빛기둥을 향해 걸었다.
일단 탑 70층의 웨이포인트를 등록하고 탑 99층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이곳에 남아 밤고구마를 계속 찾을지 정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붉은 크리스탈 앞에 도착한 세준.
척.
[검은탑 70층 웨이포인트가 저장됐습니다.]붉은 크리스탈에 손을 올려 웨이포인트를 등록했다.
그때
킁.킁.
낑!
‘노랗고 쫀득한 거랑 비슷한 냄새가 나!’
세준의 주머니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던 펜릴이 고구마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낑!
‘내꺼야!’
뽈짝.
혼자 먹기 위해 세준의 주머니에서 뛰어내려
뚱땅.뚱땅.
냄새를 따라 달렸다.
그리고
푹.
낑?
바닥이 꺼지며 펜릴이 어둠 속으로 삼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