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332)
332화. 근데 너 부탁하는 입장에서 말이 되게 짧다?
332화. 근데 너 부탁하는 입장에서 말이 되게 짧다?
검은탑 99층의 늦은 밤.
어두워지길 기다리며 영약급 방울토마토를 먹고 마력 잠재력의 끝인 2412까지 마력 스탯을 올린 세준.
“좋아! 불도 껐고.“
주변을 완전히 캄캄하게 해놓고 황금 열쇠에 마력을 불어 넣었다.
하지만
“에이···.”
황금열쇠에서는 아무런 빛도 나지 않았다. 실패였다.
“냐아앙. 박 회장, 늦었다냥. 잠이나 자자냥.”
곁에서 기다리던 테오가 하품을 하며 자러 가자고 세준을 재촉했다.
“응. 그래야겠다.”
이 정도 했으면 지금 상황에서 해볼 수 있는 건 다했다고 생각한 세준. 미련 없이 집으로 들어가 잠들었다.
몇 시간 후.
세준이 잠든 침실 안
커어어.
고로롱.
뀨로롱.
아로롱.
끼로롱.
5개의 코 고는 소리가 들렸다. 이오나가 마법사 협회 업무를 마치고 합류해 있었다.
그때
(뱃뱃! 세준 님, 저 왔어요.)
지구에서 돌아온 황금박쥐가 조용히 복귀 신고를 하고
찰싹.
세준의 옆구리에 달라붙어 은신했다.
그리고
배로롱.
코를 고는 황금박쥐. 오랜만에 지구에 갔다 와서 피곤했던 모양이었다.
그렇게 세준의 침실 안에 울려 퍼지는 6개의 코 고는 소리가 서로의 자장가가 되어 주었다.
오늘도 평화로운 검은탑 99층.
하지만 밑에서는 거대한 전쟁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
탑 83층.
“왕의 명이시다! 카이만 왕국의 앞을 가로막는 적은 하나도 남기지 말고 모두 죽여라!”
카이만 왕국의 30만 병사들이 탑 79층 코브 왕국을 공격하기 위해 탑 83층을 침공했다.
그리고
“카이만 왕국군이 온대! 빨리 짐 싸!”
“도망가자!”
탑 83층의 주민들은 침략자와 싸우기보다는 도망을 택했다.
카이만 왕국군은 자신의 앞을 막지만 않으면 쫓아가서 죽이지는 않았으니 나름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하지만 밤송이 고슴도치들은 그러지 않았다.
꼬싯!꼬싯!
[여기는 위대한 검은용 박세준 님의 땅이다! 우리가 반드시 지킨다!]카이만 왕국군이 지나가는 길목 한가운데 밤나무 농장이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
꼬싯!
[우리가 지킨다!]꼬싯!
[다 뿌신다!]밤송이 고슴도치들의 우두머리 고도리의 말에 다른 밤송이 고슴도치들이 앙증맞은 손을 하늘로 뻗으며 동조했다.
꼬싯!
[가시를 뽑아서 땅에 박아라!]꼬싯!꼬싯!
고도리의 말에 질서 정연하게 줄을 선 고슴도치들이 자신의 앞에 있는 고슴도치의 등에서 가시 두 개를 뽑아
푹.푹.
땅에 박았다. 자신의 등에 있는 가시를 뽑기에는 고슴도치들의 팔이 너무 짧았다.
그렇게 가시를 박고
척.
고슴도치들이 옆으로 한 발짝 이동 후
푹.푹.
다시 앞 고슴도치의 가시를 뽑아 땅에 박으며 밤나무 농장 주변을 가시로 도배했다.
1만이 조금 넘는 고슴도치들이 30만 카이만 왕국군을 상대로 밤나무 농장에서 결사항전에 들어갔다.
***
[자는 동안 가진 생명력의 10%를 저장했습니다.] [생명의 구슬이 1.8% 완성됐습니다.] [24시간 동안 마력이 0.1 축적됐습니다. [마력이 0.1 상승합니다.]“후훗. 오늘도 난 성장했다.”
잠에서 일어나며 메시지를 확인한 세준.
“냐앙···.”
평소처럼 자신의 무릎에서 자는 테오의 목덜미를 잡아 무릎에 착용했다.
그때
뀨로롱.
“어?! 이오나, 왔었네?”
세준이 테오의 꼬리로 자신의 몸을 돌돌 감고 자는 이오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아. 그게 있었지.”
이오나를 보자 절망의 마왕 모르도르를 처치하고 챙긴 회색 바위가 생각났다.
“이따 이오나가 일어나면 보여줘야지.”
이오나의 몸에 봉인된 악몽의 마왕 나이트메어. 어쩌면 손쉽게 두 번째 마왕의 심장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잠시 후.
[태양의 호박고구마가 농사꾼의 발소리에 감사하며 힘을 보탭니다.] [힘 스탯의 잠재력이 1294에서 1295로 상승합니다.]세준이 농장을 걸으며 농작물들의 기운을 받아 잠재력을 올리고 있을 때
“뀨규귯-!”
이오나가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다.
“이오나, 일어났어?”
“뀻뀻뀻. 세준 님, 안녕히 주무셨어요?”
푹 자서 기분이 좋은 이오나가 활기찬 목소리로 아침 인사를 했다.
“응. 나도 잘 잤지. 이오나, 내가 보여줄 게 있어.”
세준이 이오나의 인사를 받으며
철컹.
아공간 창고를 열어 두 쪽으로 갈라진 회색 바위를 꺼냈다.
그러자
“뀻? 뀻! 이건?!”
회색 바위를 보며 놀라는 이오나. 보자마자 회색 바위가 무엇에 쓰는 물건이지 알아챈 것이다.
당연했다. 과거 숙면을 위해 오랜 기간 찾아다니던 물건이니까.
깔끔하게 잘려 조금만 손보면 다시 써도 문제없을 것 같았다.
“이오나, 이게 뭔지 알아?”
“뀻뀻뀻. 그럼요! 이건 마봉석이잖아요!
“마봉석?”
“뀻뀻뀻. 네! 마를 봉인하는 돌, 마봉석이요. 세준 님, 근데 이건 어디서 나셨어요?”
이오나가 흥분하며 물었다.
“푸후훗. 그건 이 몸이 말해주겠다냥!”
이오나의 물음에 자신을 뽐낼 기회를 놓치지 않는 테오가 우쭐해하며 마봉석으로 얻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뀻뀻뀻. 테오 님이 절망의 마왕을 처치하셨다고요?! 정말 대단해요!”
“푸후훗. 그렇다냥! 처음부터 끝까지 나 테 부회장의 활약이었다냥!”
이오나의 칭찬에 테오는 더욱 우쭐해하며 기고만장해졌다.
테오의 끌림을 따라갔고, 테오가 절망의 마왕 모르도르를 처치했으니 맞는 말이기는 했다.
‘녀석.’
세준이 이오나에게 자신의 활약을 자랑하는 테오를 보며 조용히 미소 짓더니
“하지만 마봉석을 챙긴 건 나 박세준 님이지.”
테오의 자랑에 밥숟가락을 올렸다.
“냥?! 내가 챙기려고 했는데 박 회장이 먼저 챙긴 것뿐이다냥!”
“훗. 결과적으로 마봉석을 챙긴 건 나지.”
테오를 얄밉게 약 올리는 세준.
하지만
“뀻뀻뀻. 테오 님, 흥분하지 마세요. 어차피 테오 님이 절망의 마왕이 있던 곳을 찾지 못했다면 이 마봉석도 없었던 거니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테오 님의 활약이 더 커요.”
테오에게는 든든한 아군이 있었다.
“푸후훗. 그렇다냥! 나 테 부회장의 활약이 가장 크다냥!”
이오나의 말에 다시 기세등등해진 테오.
“끄응···.”
어디 내 편 없나? 세준이 지원군을 물색할 때
“푸후훗. 이오나, 그럼 나이트메어를 여기다 봉인시켜 처치하자냥! 박 회장은 마왕의 심장 다섯 개를 먹고 강해져야 한다냥!”
테오가 이오나에게 나이트메어를 처치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처치요···?”
이오나는 흔쾌히 그러자고 대답하지 못했다.
“냥? 이오나, 왜 그러냥?”
테오가 이오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바라봤다. 나이트메어 때문에 악몽만 꾸는데 고민할 이유가 있냥?
“뀽···그게···.”
나이트메어가 사라지면 테오 님과 잘 수 있는 명분이 사라지잖아요!
솔직하게 대답할 수 없는 이오나.
거기다 무슨 이유에선지 요즘 나이트메어가 착해지고 있었다.
그래서 꿈에서 마법 연구도 도와주는 등 도움을 주고 있어 굳이 나이트메어를 처치할 이유가 없었다.
‘어쩌죠?’
이오나가 나이트메어를 어떻게 할지 고민할 때
-인간이여! 나는 악몽의 마왕 나이트메어다, 나를 살려준다면 내 심장을 주겠다!
세준의 머릿속으로 악몽의 마왕 나이트메어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싫은데. 너 이오나 잠 못 자게 괴롭히잖아.’
당연히 거절하는 세준.
-아니다! 요즘에는 우리 제법 친해졌다! 이오나에게 물어봐라!
‘물어봐라? 근데 너 부탁하는 입장에서 말이 되게 짧다?’
-아닙니다! 인간님, 이오나에게 물어봐 주십시오!
세준의 말에 1초의 고민도 없이 급하게 말을 높이는 나이트메어. 진짜 살고 싶은 모양이었다.
‘엣헴. 오냐. 그럼 물어봐 주지.’
세준이 거드름을 한 번 피워준 후
“이오나, 요즘 나이트메어랑 사이는 어때?”
이오나에게 물었다.
“뀻?! 네?!”
세준의 물음이 의외였는지 당황하는 이오나.
“뀽···그게 사실···.”
이오나가 자신의 상황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그러니까 요즘 나이트메어가 너에게 악몽을 꾸게 하지는 않는다는 거지?”
“뀽···네. 요즘은 오히려 나이트메어가 여러 가지로 도와주고 있어요.”
이오나가 테오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았어.”
이오나의 대답을 들은 세준.
‘야. 들리냐?’
머릿속으로 나이트메어를 부르자
-네! 들립니다!
나이트메어가 잽싸게 대답했다.
‘네 말대로 요즘 이오나를 돕고 있다고 하니 심장만 받고 살려는 줄게.’
-인간님, 감사합니다!
‘대신 조건이 있어.’
-조건이요?!
‘응. 이오나를 위협하지 않겠다고 계약서 써.’
-그럼요! 당장 쓰겠습니다!
‘좋아. 그럼 심장 내놔.’
-네! 잠시만요!
나이트메어의 대답과 함께
“뀻?”
이오나의 몸에서 노란색 기운이 빠져나와 구슬 모양으로 뭉쳐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완성된 노랑색 구슬.
척.
세준이 구슬을 들어 살펴보자
[악몽의 마왕 나이트메어의 심장]“거의 비슷하네.”
절망의 마왕 모르도르의 심장처럼 마력 300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었다. 대신 재능이 ‘악몽을 내리는 자’로 달랐다.
“근데···지금은 먹을 수가 없네.”
어제 마력을 잠재력까지 올려버리는 바람에 먹어도 마력이 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뭐···그냥 먹지.”
꿀꺽.
세준은 망설임 없이 노란색 구슬을 삼켰다.
마력 300이 허공에 날아가지만, 그 정도는 세준에게 영약급 방울토마토 30개만 먹으면 해결되는 하찮은(?) 스탯이었다.
그렇게 세준이 악몽의 마왕 나이트메어의 심장을 삼키자
[악몽의 마왕 나이트메어의 심장을 섭취했습니다.] [마력이 300 상승합니다.] [마력이 마력 잠재력의 한계치에 도달했습니다.] [더 이상 마력을 흡수할 수 없습니다.] [마력이 배출됩니다.] [재능 : 악몽을 내리는 자를 개화합니다.]“윽!”
아. 이게 있었지···세준이 엉거주춤한 걸음으로 서둘러 볼일을 보기 위해 움직이자
다다다.
테오가 세준의 무릎에서 내려와 서둘러 빈 땅을 찾아
파바박!
“박 회장, 여기다냥!”
땅을 판 후 세준을 불렀다.
“윽! 테 부회장, 땡큐.”
세준이 구멍을 파준 테오에게 감사를 표하자
“박 회장, 그럼 잘 싸라냥!”
다다다.
세준을 응원하며 멀어지는 테오. 냄새는 참을 수 있지만, 소리는 참을 수 없었다.
“변해라!”
우드득.우드득.
세준이 수호하는 나무 방패에 마력을 불어넣어 주변을 나무벽으로 막고 간이 화장실을 만들었고···.
그렇게 마력이 충만한 땅에 심어진 농작물들은 다른 땅에 심어진 농작물보다 수확량이 많았다고 한다.
세준이 소화하지 못한 마력을 배출하는 사이
“뀽···이제 테오 님이랑 못 자요···가서 연구나 해야겠어요···.”
-그래. 내가 도와주마.
“뀽···고마워요. 나이트메어.”
의기소침해하며 마탑으로 돌아가려는 이오나.
그때
“이오나, 안 자고 어디 가냥?”
테오가 자신의 꼬리를 살랑살랑 움직이며 이오나를 불렀다.
“뀻?”
“푸후훗. 나도 이오나가 꼬리에 있어야 잠이 잘 온다냥!”
“뀻뀻뀻. 정말요?!”
테오의 말에 반색하는 이오나.
“푸후훗. 그렇다냥!”
“뀻뀻뀻. 그럼 빨리 자요!”
슈웅.
테오의 대답에 이오나가 냉큼 테오의 꼬리를 몸에 감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쓰담.쓰담.
“박 회장, 언제 오냥? 똥 너무 많이 싼다냥.”
테오가 이오나를 쓰다듬으며 세준을 기다렸다.
그때
삐욧!
[테오 님, 탑 83층에서 전쟁이 났어요!]삐욧이가 탑 99층에 전쟁 소식을 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