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353)
353화. 흐흐흐. 기특한 노예군.
353화. 흐흐흐. 기특한 노예군.
“흥흥흥.”
쉐킷.쉐킷.
꾸엥이, 아작스, 펜릴이 물놀이를 하는 사이 세준이 취사장에서 콧노래를 부르며 열심히 텀블러를 흔들었다.
그리고
“다 됐나?”
통에 담긴 액체를 컵에 따라 마셨다. 걸쭉한 노란색 액체. 바나나와 우유를 섞은 바나나우유였다.
밖에서 먹던 그 맛을 낼 수 없지만, 그래도 목욕 끝내고 바나나우유를 먹는 기분은 내고 싶었다.
“좀 덜 단가?”
꿀렁.
세준이 바나나우유에 꿀을 1꿀렁 넣어 다시 마셨다.
“음. 좋아.”
꿀이 들어가자 단맛이 강화되며 맛있는 바나나우유가 완성됐다.
그렇게 모두가 먹을 만큼의 바나나 우유를 만들어 차갑게 만들어 아공간 창고에 넣고 다시 목욕탕으로 가는 길.
“그러고 보니 아까만큼 감각이 선명하지 않네?”
세준이 아까와는 달리 감각이 조금 둔해진 것을 느끼며 말했다.
숨 쉬는 게 좀 답답해지고 시야가 흐릿해진 느낌에 어느덧 소리만 들어도 그려지던 감각도 사라졌다.
전이라면 몰랐겠지만, 확장된 감각을 한 번 느낀 후기 때문에 세준은 전과 후의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했다.
“뭐지?”
세준이 의아해하고 있을 때
“냥! 박 회장, 얼굴이 또 썩었다냥!”
세준의 무릎에 매달린 테오가 앞발로 세준의 얼굴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100억 탑코인으로는 어림도 없다냥···.’
체념한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테오.
묘하게 기분이 나빴다.
아니. 그냥 기분이 나빴다.
이 자식이!
그래서 테오의 볼살을 늘리며 응징에 들어갔다.
“바케장, 자모해따냥!”
“앞으로 썩었다고 할 거야 안 할 거야?”
“하 꺼다냥! 그짓마를 하 쑤는 없다냥!”
세준의 물음에 단호하게 대답하는 테오. 위대한 무릎을 가진 세준 앞에서 거짓을 말 할 수 없었다.
“그럼 썩었다는 말 말고 다른 거로 바꿔!”
“그건···.”
잠시 생각하는 테오.
“알겠다냥! 그럼 앞으로 썩었다 대신 부패했다로 바꾸겠다냥!”
“아냐···그냥 바꾸지 마···.”
‘썩었다’라는 말은 그나마 적응했는데 ‘부패했다’로 다시 적응하기 싫었다.
결국 건진 게 없는 세준.
다시 이동해 목욕탕에 들어가자
낑히···힛.낑···
‘히···힛. 오늘도 나는 고고했어···.’
개헤엄을 하다 지친 펜릴이 목욕탕에서 나와 물에 젖은 자신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철푸덕 엎어졌다.
낑···낑···
‘힘들어···이제 잘래···.’
눈을 감는 펜릴.
하지만
“까망이, 아직 씻지도 않았는데 왜 나와?”
아직 씻지 않은 펜릴은 물에서 나올 수 없었다.
세준이 펜릴을 다시 탕에 담그고 펜릴의 몸을 손으로 벅벅 긁으며 씻겼다.
끼히···힛.낑···낑···
‘히···힛. 거기 시원해···더 긁어 봐···.’
세준에게 자신의 몸을 맡기고 극락을 체험 중인 펜릴.
잠시 후
끼로롱.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낸 펜릴이 마른 수건에 엎어져 코를 골며 잠들었다.
“자. 다음.”
꾸엥!
[이제 꾸엥이다요!]세준의 말에 만세를 부르며 세준 앞에 서는 꾸엥이. 세준이 꾸엥이의 몸도 벅벅 긁으며 씻겼다.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기분 좋다요!]세준의 손길에 좋아 죽는 꾸엥이.
그렇게 세준이 꾸엥이의 전신을 다 씻기고
“다 됐다.”
세준이 거대한 수건으로 꾸엥이를 덮어 온몸의 물기를 닦아줬다.
“꾸엥이, 까망이 옆에서 얌전히 대기하고 있어.”
꾸엥!
[알겠다요!]꾸엥이가 펜릴 옆에 깔린 마른 수건 위에 앉았다.
“형! 이제 내 차례야!”
다음 차례인 아작스도 만세를 부르며 세준의 앞에 섰다.
세준이 아작스의 비늘 방향을 따라 손으로 슥슥 쓸어내려 아작스의 몸을 씻겼다.
‘조심해야지.’
펜릴, 꾸엥이와 다르게 극도로 조심하는 세준. 실수로라도 절대 비늘의 역방향으로 손을 움직이면 안 된다.
용비늘이 워낙 날카롭기에 피부가 그냥 잘려 나간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아작스를 씻긴 세준.
“끝.”
세준이 아작스의 물기를 제거한 후 말했다.
아작스는 털이 없기에 수건으로 툭툭 눌러주는 것만으로 물기를 다 제거할 수 있었다.
“아작스도 대기.”
“응. 형!”
세준의 말에 아작스가 꾸엥이 옆에 앉았다.
꾸로롱.
어느새 꾸엥이는 목욕 후의 나른함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꾸벅이며 졸고 있었다.
“자. 다음은···.”
덥석.
세준이 요염한 자태로 자신의 뒷다리 털을 열심히 핥고 있는 테오의 목덜미를 잡았다.
“냥? 박 회장, 뭐냥?”
“뭐긴 뭐야? 씻을 시간이지.”
세준이 테오를 물에 담그며 대답했다.
수속성 재능 때문에 절대 물에 젖지 않을 수 있는 테오. 그래서 누구보다 꼬순내가 심했다.
“푸후훗. 나 테 부회장은 절대 물에 젖지 않는다냥!”
세준의 말에 테오가 코웃음 쳤다. 실제로 테오의 털은 전혀 젖지 않았다.
하지만 세준에게는 테오의 방수 능력을 해제할 무적의 무기가 있었다.
“목욕하면 무릎 독점권 하루 연장.”
“알겠다냥!”
당연히 세준의 무릎을 선택하는 테오. 동시에 테오가 방수 능력을 풀며 테오의 털이 물감 풀리듯 물에 풀어졌다.
세준이 테오의 몸도 벅벅 긁으며 씻겼고 겸사겸사 테오의 꼬리에서 자는 이오나도 씻겼다.
“뀻뀻뀻.”
자면서도 세준의 손길에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목욕을 즐기는 이오나.
그러나
“냐아앙···.”
이것만 버티면 박 회장의 무릎을 하루 더 독점할 수 있다냥! 테오는 인상을 쓰며 빨리 목욕이 끝나기만을 바랐다.
“끝.”
“떨어지라냥!”
세준의 말과 동시에 방수 능력을 켜서 물을 털어버리는 테오.
“테 부회장도 이오나랑 가서 쉬고 있어.”
“알겠다냥!”
테오도 마른 수건 위로 올라가자 세준이 자신의 몸을 씻기 시작했다.
그렇게 목욕이 끝나자
“뭐야? 다 자네?”
고로롱.
뀨로롱.
꾸로롱.
아로롱.
끼로롱.
모두가 포개져 사이좋게 자고 있었다.
“크으. 좋다. 에일린도 먹어.”
[탑의 관리자가 잘 먹겠다고 말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달고 맛있다고 말합니다.]잘 자는 애들을 깨울 수 없는 세준은 시원한 바나나우유를 에일린과 나눠 먹었다.
그리고
“얘네들 이러다 감기 걸리겠네.”
세준이 모두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 아. 나만 걸리나? 또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
“아냐. 까망이는 걸릴 수 있어.”
까망이는 나보다 약하니까.
“흐흐흐.”
괜히 기분이 좋아진 세준이 웃음을 흘리며 침실로 향했다.
***
녹색탑 99층
후두둑.
“뭐지? 박세준 이놈은 왜 나한테 일을 안 주는 거지?”
오필리아가 짜증을 내며 당근 씨앗을 땅에 심었다.
세준이 일을 시키는 것도 열이 받았지만, 일을 안 시키니까 그건 그거대로 열이 받았다.
뭔가 자신을 무시하는 느낌.
“내가 농사 실력이 얼마나 좋은데! 자라나라.”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오필리아가 당근 씨앗을 향해 스킬을 사용했다.
뿌드득.
당근 씨앗들이 빠르게 땅속에 뿌리를 내리며 자라났다.
잠시 후
“좋아. 수확해야지
쑥.쑥.
오필리아가 땅 위로 높게 올라온 당근 줄기를 뽑았고 줄기 하나당 무 크기의 당근 하나가 뽑혀 나왔다.
당근은 뿌리식물이기에 방울토마토처럼 안 열리는 경우는 없었다. 대신 여전히 맛은 없었다.
“엣헴. 이것 좀 먹어보면 내 실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겠지? 운송.”
오필리아가 뿌듯한 표정으로 자신이 수확한 당근 1000개를 세준에게 보냈다. 800만 탑코인의 탑간 운송비용을 지불하면서.
***
꾸엥!
[핫케이크 냄새다요!]침대에서 맛있는 냄새를 맡고 일어난 꾸엥이.
킁킁.
냄새를 따라 취사장으로 향했고 저녁으로 먹을 핫케이크를 굽고 있는 세준을 발견했다.
“꾸엥이, 일어났어?”
꾸엥!꾸엥!
[그렇다요! 꿀잠이었다요!]세준의 물음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대답하는 꾸엥이.
“저녁 다 됐으니까. 애들 좀 데려와 줘.”
꾸엥!꾸엥!
[알겠다요! 꾸엥이에게 맡긴다요!]잠시 후
둥실.둥실.
꾸엥이가 자는 이들을 염력으로 띄워서 데려와 각자의 자리에 앉혔다.
그러자
“냥?”
“으잉? 맛있는 냄새 나는데?”
낑?
‘밥 먹을 시간이야?’
음식 냄새를 맡고 하나둘 일어나 기지개를 켜며 밥 먹을 준비를 했다.
“배고프지? 빨리 먹자.”
세준이 각자의 앞에 핫케이크를 올린 접시와 바나나우유가 담긴 잔을 놓으며 말했다.
꾸엥!
[잘 먹겠습다요!]“형, 잘 먹을게!”
낑!낑!
‘야! 나 여기 앉아 있어! 빨리 내꺼도 내놔!”
펜릴이 짖으며 자신이 발밑에서 기다리고 있음을 열심히 어필했다.
“알았어. 우리 까망이도 먹자.”
세준이 미니 5단 핫케이크와 함께 작은 그릇에 바나나우유를 담아줬다.
그렇게 시작된 식사.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요리 천재 아빠가 또 엄청난 걸 만들었다요!]꾸엥이가 바나나우유를 먹고 ‘역시 우리 아빠’라며 세준을 바라봤고
“으히힛. 역시 세준이형님이야!
아작스도 세준을 ‘형님’이라고 부르며 존경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낑!낑?낑!
‘야! 어디 도망가면 안 돼! 내가 살려준 거 기억하지? 넌 영원히 내 집사야!’
펜릴은 실력 좋은 자신의 집사가 어디 도망가지는 않을까 단속했다.
“푸후훗. 박 회장, 나도 배고프다냥!”
“자.”
세준이 왼손으로 테오에게 수제 츄르를 먹이며 오른손으로 핫케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그때
파앗.
[마력을 품은 민첩의 당근 1000개가 도착했습니다.]밝은 빛기둥이 세준의 앞에 떨어지더니 무만 한 당근 1000개가 나타났다.
덕분에 세준의 핫케이크는 완전히 뭉개졌다.
“뭐야?!”
세준이 인상을 쓰며 자신의 앞에 갑자기 나타난 당근을 들어 살펴봤다.
[생명력을 품은 민첩의 당근]짧은 시간에 높은 마력과 생명력을 흡수하며 성장한 당근입니다.
농사의 ‘노’자 정도 아는 어리숙한 농부가 재배해 맛이 없습니다.
섭취 시 체력과 민첩이 영구적으로 1 상승합니다.
재배자 : 녹색탑 탑농부 오필리아
유통 기한 : 100년
등급 : C+
“녹색탑 탑농부 오필리아?”
저번에는 농사의 ‘농’자도 모른다고 하더니 이번에는 ‘노’자 정도는 안다는 설명. 성장하긴 한 건가?
“근데 이걸 나한테 왜 보낸 거지?”
세준이 오필리아가 자신에게 당근을 보낸 의도를 생각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당근 테러?”
실제로 자신의 저녁을 망쳤으니 테러가 맞았다.
거기다 스탯만 오르는 맛없는 당근을 보내 ‘너같이 약한 녀석은 맛없는 당근이나 먹고 강해져라’라는 조롱 담긴 메시지(?)까지 담겨 있었다.
“와. 기분 너무 나쁜데.”
생각할수록 열이 받았다. 응징이다!
세준이 더운 걸 싫어하는 오필리아에게 불세례를 내리려 할 때
[녹색탑의 노예가 자신의 농사 실력을 잘 봤냐고 묻습니다.]오필리아가 말을 걸었다.
“봤지. 아주 잘.”
그래서 혼내주려고 했지.
[녹색탑의 노예가 자신의 농사 실력을 봤는데도 왜 일을 안 시키냐고 묻습니다.]“응? 왜 일을 안 시키냐고? 당연하잖아. 엄청 못 하니까.”
“왜 사실인데?”
세준의 말에 분노한 오필리아.
[녹색탑의 노예가 인정할 수 없다며 누가 농사를 더 잘하는지 대결을 요청합니다.]세준에게 농사 대결을 신청했다.
“그래. 원한다면.”
다른 대결이면 모르지만, 종목이 농사면 자신 있었다.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퀘스트 : 어리석은 녹색탑의 노예가 뛰어난 농부인 당신에게 농사 대결을 요청했습니다. 농사 대결에서 이기십시오.]패배 시 : 녹색탑의 노예 해방
승리 시 : 노예 기간 +500년
세준의 말과 함께 퀘스트 메시지가 나타났다.
“알아서 500년을 더 노예로 일하겠다니··· 흐흐흐. 기특한 노예군.”
세준이 흐뭇하게 웃으며 취사장 밖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