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36)
36화. 파티를 하다.
36화. 파티를 하다.
경매가 끝나고 테오가 여성 헌터들과 포토타임을 가졌다.
하지만 남은 여성 헌터의 숫자는 넷에 그 중 테오와 사진을 찍겠다고 하는 여성 헌터의 수는 둘뿐이었다.
그렇게 사진을 찍어주고 받은 것은 츄르 3개와 커피 믹스 2개.
“이번에는 성과가 나쁘다냥. 테 대표 시간을 두 시간밖에 못 벌었다냥.”
테오가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테오, 나랑도 사진 하나만 찍자. 우리 딸이 고양이를 좋아하거든. 대신 나는 이걸 줄게.”
그동안 여성 헌터들이 많아 끼지 못했던 김동식이 붉은 가루를 내밀며 말했다.
“이게 뭐냥?”
“고춧가루야.”
“좋다냥!”
뭔지는 잘 몰랐지만, 박세준이 좋아할 것 같았다.
찰칵.
김동식은 쿨하게 사진 하나를 찍고 갔다.
거래가 끝나고 테오는 서둘러 탑을 올랐다. 세준의 무릎을 차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멋진 삼촌인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조카들을 위해서였다.
이미 새끼 토끼들에게 멋진 삼촌은 세준으로 바뀌었지만, 테오는 몰랐다.
그렇게 테오가 40층에서 50층으로 이동하는 상인 통로를 이용하려 할 때
“잠깐 멈춰라.”
“그래. 우리를 도와줘야겠어.”
“우리가 묻는 것에만 대답하면 해치지는 않겠다.”
크기 5m의 거대한 은빛 늑대가 3마리가 다가왔다.
“뭐냥?! 안 도와줄 거다냥!”
도와달라는 말에 테오는 세준의 지시 사항을 떠올리고 그냥 무시하려 했다.
하지만
“어딜 가려고?”
늑대 하나가 빠르게 움직여 테오의 앞을 막아섰다.
“왜…왜 그러냥? 안 도와줄 거다냥! 박세준이 도와주지 말라고 했다냥!”
“크르릉. 이걸 확! 좋은 말로 할 때 협조해라. 너 대장간에서 산 밀짚모자 어떻게 했어?”
늑대가 날카로운 이빨을 테오에게 들이밀며 말했다.
“그…그건…”
달달달.
늑대의 위협에 테오가 떨고 있을 때
퍼엉!
회색 연기가 퍼지며 고약한 냄새가 주변으로 퍼졌다.
“크윽!”
“으악!”
“이게 무슨 냄새야!”
후각이 좋은 늑대들이 냄새로 고통받는 사이
“어?!”
“쉿! 조용히 하세요.”
복면을 쓴 존재가 테오를 잡아끌고 실버 울프족을 피해 상인 통로로 도망쳤다.
타다다닥.
“이제 잠깐 쉬죠.”
테오를 끌고 30분쯤 달리던 존재가 멈췄다.
그리고
“테오 님, 괜찮으십니까?”
테오를 바라보며 물었다.
“너는 누구냥? 어떻게 내 이름을 아냥?”
복면을 쓴 존재가 자신의 이름을 알자 테오가 경계하며 물었다.
“접니다. 제라스.”
제라스가 복면을 벗으며 말했다.
30분 전.
‘어떻게 하지?’
미행을 하고 있던 제라스는 테오가 실버 울프족에게 둘러싸이자 테오를 구할지 말지 고민했다.
테오가 자신의 임무를 방해하기는 했지만, 나름 의도는 선했다. 나쁜 놈은 아닌 것이다.
그리고
‘그 밀짚모자가 정말 대지주 그리드의 물건이었다니.’
대지주 그리드, 자신이 가진 땅과 식량을 이용해 소작농들을 노예처럼 부리고 식량을 대가로 탑에 거대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
그리드를 싫어하는 제라스로서는 그리드의 일을 방해하고 테오에게도 접근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 테오에게 어떻게 접근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실버 울프족 덕분에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래서 제라스는 늑대들이 싫어하는 악취탄을 터트리고 테오를 구한 것이다.
“제라스! 고맙다냥!”
“저번에 절 구해주셨잖아요. 그러니 이제 비긴 거로 해요.”
“그래도 고맙다냥.”
테오가 제라스에 대한 경계심을 상당 부분 풀었다. 둘은 대화를 나누며 상점 구역까지 함께 이동했다.
***
세준이 독꿀벌 여왕에게 꿀을 충분히 먹이자
윙윙.
독꿀벌 여왕은 세찬 날갯짓을 하며 날아올라 주변을 가볍게 둘러보고는 다시 세준이 파준 구덩이로 들어갔다. 자려는 모양이었다.
“나도 슬슬 내려가야지.”
이미 늦은 오후였다. 동굴로 내려온 세준은 옥수수나무를 자른 밭에 옥수수 씨앗 400개를 심었다.
원래는 옥수수나무의 뿌리를 전부 뽑고 심을 생각이었지만, 옥수수나무의 뿌리가 생각보다 깊이 박혀 잘 뽑히지 않았기에 그냥 옆에 빈 땅에 심었다.
삐익!
뿌리가 남는 곳에 심는다는 것이 좀 이상했지만, 남편 토끼가 옆에서 농사 코치를 해줬기에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옥수수를 심은 세준이 모포를 덮고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꾸엥!
새끼 곰의 기상 울음소리와 함께 세준이 일어났다.세준은 일어나자마자 벽에 획 하나를 추가하며 조난 188일 차 아침을 시작했다.
그리고 독꿀벌 여왕의 상태를 확인하러 세수도 안 하고 지상으로 올라왔지만
“응?!”
독꿀벌 여왕은 구덩이에 없었다.
“어디 갔지?”
세준이 틈날 때마다 지상으로 올라와 구덩이를 확인했지만, 독꿀벌 여왕은 온종일 보이지 않았다. 옆에 먹으라고 놓아두었던 꿀도 그대로였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지만, 독꿀벌 여왕은 돌아오지 않았다.
조난 189일 차 아침.
방울토마토 수확을 끝낸 세준이 잘라놓은 파 이파리와 방울토마토 가지를 들고 밧줄의 매듭에 발을 걸었다.
그리고
“당겨!”
꾸!엥!꾸!엥!
새끼 곰이 세준과 파 이파리를 끌어 올렸다. 세준은 파 이파리와 방울토마토 가지로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다시 밭을 덮고 있었다.
세준이 파 이파리를 가지고 올라오자 낫 토끼와 지게 토끼가 세준을 도와 열심히 파 이파리로 밭을 덮었다.
그리고 일을 마친 새준이 점심 준비를 위해 다시 동굴로 내려갔을 때
뺙!
흑토끼가 세준을 불렀다.
“피라니아 옮기자고?”
뺙!뺙!
세준의 말에 흑토끼가 고개를 흔들며 연못을 가리켰다. 저기 이상한 놈이 있어요! 내 해머가 안 통해!
흑토끼가 가린 킨 곳에는 우연히 연못 구멍으로 들어온 팔뚝만 한 크기의 자줏빛 갑각류 괴물이 유유히 연못 바닥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어?! 저건?”
세준이 괴물의 정체를 단번에 알아봤다. 감격스럽다. 널 이곳에서 보다니! 밀림의 법칙에서 출연자들이 그렇게 맛이 좋다고 극찬했던 놈이었다.
“흑토끼, 날 엄호해!”
뺙!
풍덩!
세준의 말에 흑토끼가 물속으로 들어가 피라니아의 접근을 막는 사이 세준이 조심스럽게 갑각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푹.
케인즈의 수련용 단검으로 단숨에 갑각류 괴물의 머리를 찔렀다.
[크레이피시를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30을 획득했습니다.]연못에 새로운 단백질 공급원이 나타났다. 세준이 사냥한 크레이피시를 연못에서 건졌다.
그리고
푹.
가슴에 다시 한번 단검을 찔러 피가 빠지길 기다렸다.
“대박이다. 지하에 크레이피시가 살고 있었다니…더 없나?”
크레이피시의 피를 빼는 동안 세준이 연못을 기웃거리며 혹시 크레이피시가 더 있지 않을까 찾아봤지만, 세준이 크레이피시를 잡으며 흘러나온 피로 인해 피라니아들만 바글바글하게 모여들었다.
뺙!
뾱!뾱!뾱!
흑토끼가 신나게 피라니아들을 사냥했다. 오늘 점심은 새끼 곰도 포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크레이피시의 피를 빼고 세준이 파 이파리로 꽁꽁 묶어 불에 넣었다.
오늘 점심은 크레이피시구이다! 시간이 지나자 맛있는 냄새가 동굴에 진동했다.
삐익!
뺘아!
뺙!
꾸엥!
토끼들과 새끼 곰까지 크레이피시구이 냄새에 흥분했다.
“기다려.”
세준이 흥분한 동물들을 진정시키고 크레이피시를 조금 더 불에서 구운 다음 꺼냈다.
그리고 크레이피시의 몸을 꽁꽁 싸맸던 파 이파리를 걷어내자 껍질이 붉은색으로 변한 크레이피시가 세준을 맞이했다.
“와.”
쩌억.
세준이 잘 구워진 크레이피시에 감탄하며 몸통을 반으로 접자 탱글탱글하고 새하얀 속살이 모습을 드러났다.
꾸엥!
새끼 곰이 크레이피시의 속살을 보고는 침을 흘리며 흥분했다.
“저러다 또 떨어지겠네.”
세준이 급하게 크레이피시의 살을 잘라 토끼와 새끼 곰에게 나눠줬다. 혼자 먹었다면 배부른 양이었지만, 입이 많았기에 모두에게 살 한 점 정도의 양밖에 돌아가지 않았다.
세준이 모두에게 크레이피시를 한 점씩 나눠주고 남은 크레이피시의 살점을 집어 조금만 깨물어 씹었다.
오물오물.
크레이피시의 살을 씹자마자 찰진 식감과 함께 입안을 약간의 짠맛과 단맛이 지배했다.
쩝쩝.
살을 씹을면 씹을수록 달았다.
‘이런 맛이구나.’
크레이피시 본연의 살맛을 봤으니 이제 다른 부분과 합쳐진 맛을 볼 때
슥슥.
세준이 크레이피시의 몸통에 있는 내장에 비빈 다음 살점을 입에 넣었다.
“으음.”
내장이 맛있다고 하더니 치즈와 버터 풍미가 입에서 폭발했다.
뺙?
세준의 반응에 흑토끼가 호기심에 꺼림직하게 생긴 크레이피시의 내장을 손가락으로 조금 찍어 먹었다.
그리고
뺙!
오도독.
내장의 맛에 매료된 흑토끼가 자신의 당근을 가져와서 크레이피시의 내장에 찍어 먹기 시작했다.
까드득.까드득.
새끼 곰이 크레이피시의 껍질을 씹어 먹는 것으로 크레이피시구이가 완전히 사라졌다.
“아…”
삐익…
뺘아…
뺘악…
꾸엥…
모두들 입맛을 다시며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크레이피시구이의 여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첨벙!첨벙!
연못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뭐지?”
정신을 차린 세준이 연못으로 다가갔다. 그곳은 피가 철철 넘치는 전쟁터였다. 아니 학살의 현장이라고 하는 게 더 맞았다.
크레이피시 10마리가 피라니아들을 무참히 학살하고 있었다. 아까 세준이 크레이피시를 찌르며 흘러나온 피를 따라 동료들이 복수를 하러 온 것 같았다.
“큰일이네.”
불이 모자랐다. 지금의 불로는 크레이피시 10마리를 요리할 수 없었다.
“얘들아! 빨리 불 더 피우고 흑토끼는 긴 나무랑 끈 가져와!”
오늘은 크레이피시 파티다!
뺙?
세준의 지시에 의문을 가지며 긴 나무와 끈을 가져온 흑토끼가 연못 안에 있는 크레이피시를 보고 흥분했다.
그리고 우다다 불가로 달려가 백토끼들과 말린 파 이파리로 화로를 4개 더 만들었다.
삭.삭.
그사이 세준은 나무에 줄을 걸 수 있게 홈을 파고 단검 손잡이와 끈으로 연결했다.
그리고
푹.
[크레이피시를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30을 획득했습니다.]세준이 나무의 긴 리치를 이용해 크레이피시를 하나씩 사냥해 건져 올렸다.
뺙!
세준이 크레이피시를 잡으면 흑토끼가 불가로 옮기고 백토끼들이 파 이파리로 크레이피시를 꽁꽁 묶어 불에 넣었다.
화르르륵.
크레이피시가 맛있게 구워지기 시작했다.
푹.
[크레이피시를 처치했습니다.] [경험치 30을 획득했습니다.]세준이 사냥한 크레이피시를 건져 올리고 있을 때
“응?”
연못 구멍으로 크레이피시 한 마리가 들어오는 게 보였다. 크레이피시의 피가 다시 다른 크레이피시 동료를 부른 것이다.
“오늘 크레이피시로 배를 채울 수 있겠는데?”
푹.푹.
세준은 일부러 크레이피시의 몸을 여러 번 찔러 피를 퍼지게 만들어 다른 크레이피시를 유인했다.
그날 세준과 동물들은 크레이피시 30마리를 사냥해 배불리 먹었다.
까드득.까드득.
물론 크레이피시의 껍질을 먹고 있는 새끼 곰은 조금 모자라 보였지만, 새끼 곰을 배불리 먹이려면 크레이피시 50마리로도 부족할 것 같았다.
그렇게 크레이피시로 고단백 식사를 한 세준과 토끼들이 오후 농사를 힘차게 시작했다.
그리고 오후 농사가 끝나갈 때쯤
쿠어어엉.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새끼 곰을 데리러 왔다.
쿠엥!
“잘 가.”
세준이 새끼 곰과 서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동굴로 내려가려 할 때
윙윙.
며칠간 자리를 비웠던 독꿀벌 여왕이 꼬리가 통통해져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