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373)
373화. 나 이제 무적인가?
373화. 나 이제 무적인가?
갈색탑 63층.
대부분의 땅이 검붉은색으로 썩어있는 대지 위.
“휴우. 이게 효과가 있나?”
붉은 피부를 가진 레드 고블린 하나가 갈색의 콩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설명에도 죽은 땅을 살릴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진짜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위대한 갈색용 그레이브 님이 명하신 일이니까.”
갈색탑 탑농부 오릭이 의심을 지우고 콩을 썩은 땅에 심었다.
그리고
[지력의 강낭콩을 심었습니다.] [독점 재배권을 가진 검은탑의 탑농부 박세준의 농작물을 허락 없이 무단으로 심었습니다.] [탑의 율법에 따라 갈색탑의 탑농부 오릭은 앞으로 100년간 검은 탑의 탑농부 박세준의 노예가 됩니다.]나타나는 메시지.
“서···설마 나 팔린 건가?”
오릭이 메시지를 보며 그레이브가 자신을 노예로 팔았다고 생각했다. 그레이브가 심으라고 했으니, 합리적 의심이었다.
“그레이브 님이 날 팔다니···.”
오릭이 그레이브가 자신을 팔았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있을 때.
꼼지락.꼼지락.
지력의 강낭콩은 썩은 땅에서도 죽지 않고 빠르게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
[위대한 농부 업적에 대한 보상으로 거느린 탑농부들의 스탯을 빌려오는 직업 특성이 강화됩니다.] [직업 특성에 따라 하얀탑 탑농부 아작스의 스탯 0.3%를 빌려옵니다.]···
..
.
0.2%에서 0.3%로 0.1%의 상승.
큰 숫자는 아니지만, 크고 작은 건 상대적이었다.
그리고
“와. 나 이제 무적인가?”
개복치 세준이 무모한 헛소리를 하게 만들 정도로 엄청나게 큰 숫자였다.
그렇게 자신감이 넘쳤지만, 세준은 갈색탑 탑농부 오릭을 소환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안전이 우선인 세준에게 혼자 뭔가를 하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흐흐흐. 총 스탯이 거의 1000이나 올랐네.”
세준이 스탯창을 확인하며 흐뭇한 웃음을 지은 후
“까망이, 너 이제 클 났다. 이제 나 절대 못 이김. 흐흐흐.”
괜히 슬링백에서 잘 자고 있는 펜릴의 배를 살살 긁으며 말했다.
낑···낑···낑···
‘시끄러워···나 잘 거야···배는 더 쓰다듬···.’
세준의 목소리에 잠을 방해받은 펜릴이 찡찡거리다, 세준의 손길에 다시 잠들었다.
그때
[자신의 큰 성장에 흐뭇함을 느낀 영혼이 충만해집니다.] [정신력이 1 상승합니다.]세준의 앞에 나타나는 메시지.
“에?”
왜 1밖에 안 올라? 나 지금 엄청나게 흐뭇하다고!
세준이 메시지를 향해 자신이 얼마나 흐뭇한지 열심히 설명했지만, 메시지는 변하지 않았다.
“쳇. 단호박 같은 녀석. 내 마음도 모르면서···.”
세준이 투덜거리며 단호박밭으로 가서
“후훗. 단호박 녀석, 네가 그래 봤자 단호박이지!”
독을 배출하는 단호박을 수확하며 화풀이를 했다. 뒤끝 있는 세준.
“끝났다.”
그렇게 열심히 화풀이하며 단호박 수확을 끝냈을 때
위잉.
[세준 님, 안녕하세요.]부비부비.
독꿀벌 대여왕의 로얄젤리 만들기 실습을 마친 독꿀벌 여왕이 세준의 어깨에 앉아 자신의 몸을 세준의 볼에 비볐다.
“응. 안녕. 실습은 잘 끝냈어?”
위잉!위잉!
[네! 제가 엄청난 걸 만들었어요!]세준의 물음에 기다렸다는 듯 큰 원을 몇 바퀴나 그리며 대답하는 독꿀벌 여왕.
‘불안한데···.’
세준은 그런 독꿀벌 여왕을 보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강한 부정은 긍정인 것처럼, 독꿀벌 여왕의 강한 자신감은 맛없음이었다.
그런 세준의 마음을 모르는지
위잉.위잉.
[이번에는 세준 님이 진짜 좋아하실 거예요. 왜냐하면 드디어 저만의 특제 레시피를 개발했거든요.]더욱 강한 자신감을 뿜뿜 뿜어내는 독꿀벌 여왕. 거기다 특제 레시피란다···아주 불안했다.
위잉.
[대여왕님도 좋아하셨어요.]다행히 이번에는 믿을 만한 근거가 있는 자신감이었다.
“그래? 한 번 줘봐.”
독꿀벌 대여왕도 좋아했다는 말에 세준이 얼른 손바닥을 내밀었다.
독꿀벌 대여왕이 만든 로얄젤리는 다 맛있었으니까, 이것도 괜찮을 거다.
위잉!위잉!
[네! 여기요!]세준의 말에 독꿀벌 여왕이 자신의 솜털에 숨겨뒀던 황금빛 로얄젤리 1개를 꺼내 세준의 손바닥 위에 올려놨다.
[달달한 황금 로얄젤리]일단 빛깔과 이름은 합격이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옵션 확인은 필수였다.
강자들이 우글거리는 이 검은탑 99층에서 개복치급으로 약한 세준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
그중 하나는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 세준의 조심성에 있었다.
물론 세준이 살아남은 가장 큰 비결은 먹을거리로 강자들을 꼬신 거였지만.
“어디 볼까?”
세준이 로얄젤리의 옵션을 확인했다.
[달달한 황금 로얄젤리]독꿀벌 대여왕이 전수한 로얄젤리 제조법을 독꿀벌 대여왕이 개량해 자신만의 특제 레시피로 만든 로얄젤리입니다.
꿀로 만들어 달콤합니다.
섭취 시 모든 스탯이 20 상승합니다.
섭취 시 1시간 동안 몸에서 달달한 맛과 냄새가 납니다.
제조자 : 독꿀벌 여왕
유통기한 : 100년
등급 : A+
다행히 옵션도 좋고 맛도 좋았다.
1시간 동안 몸에서 달달한 맛과 냄새가 나긴 했지만, 예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목숨에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내가 얘 이름을 안 지어줬었네. 그동안 같이한 기간이 얼만데···
세준이 제조자에 달랑 독꿀벌 여왕이라고 쓰여있는 걸 보며 뜨끔했다.
그리고
‘이름을 뭐로 하지···.’
서둘러 독꿀벌 여왕의 이름을 생각했다.
위잉거리면서 나니까 잉잉이.
독꿀벌이니까 독에 bee를 붙여 독비.
첫 번째 독꿀벌이니까 일벌.
···
..
.
하나같이 별로인 이름들만 생각해 내는 세준.
그리고 고심 끝에 독꿀벌 여왕의 이름을 정했다.
“좋아. 앞으로 네 이름은 달콤이야.”
꿀은 달콤하니까 달콤이로.
위잉?!위잉?
[설마?! 세준 님이제 이름을 지어주신 건가요?]“응. 혹시 이름 있어···?”
이름이 있는데 지금까지 내가 안 물어봐서 얘기 안 한 건가? 그건 그거대로 더 뜨끔했다.
세준이 당황할 때
위잉!위잉!위잉!
[아니요! 저 이름 없어요! 저한테 이름이 생기다니 너무 기뻐요!]다행히 독꿀벌 여왕, 아니 달콤이는 세준이 지어준 이름을 마음에 들어 하며 세준의 얼굴에 자신의 몸을 비볐다.
그렇게 세준 작명소의 피해자가 하나 더 늘어났고
“후훗. 역시 내가 이름 하나는 잘 짓는다니까.”
덕분에 더욱 자신감을 얻은 세준은 세준 작명소의 다음 오픈할 날을 기다렸다.
위잉.
[세준 님, 그럼 달콤이는 자러 갈게요.]아침부터 로얄젤리를 만드느라 피곤했던 달콤이가 벌집으로 들어가자
냠.
세준이 달콤이가 준 로얄젤리를 입에 넣었다.
“흐흐흐. 맛있네.”
꽃의 향긋함과 꿀의 달달함이 세준의 입 안에서 노닐며 긴 여운을 줬다.
로얄젤리가 녹아 사라지자
[달콤이의 달달한 황금 로얄젤리를 섭취했습니다.] [모든 스탯이 20 상승합니다.] [1시간 동안 몸에서 달달한 맛과 냄새가 납니다.나타나는 메시지. 이름을 지어준 덕분인지 로얄젤리의 이름이 변해있었다.
“근데 진짜 몸에서 단내가 나는 건가? 잘 모르겠는데.”
세준이 코로 자신의 몸 냄새를 맡아보며 말했다.
그때 슬링백에서 자던 펜릴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리고
낑!낑!
‘단내가 난다! 진한 단내가 나!’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쫓아 세준의 몸을 타고 올라가
핥.핥.핥.
세준의 목을 열심히 핥기 시작했다.
“흐헤헿···핥지 마!”
세준이 간지러움에 서둘러 펜릴을 떼어냈다.
그러자
핥-짝.핥-짝.
고개를 돌려 짧은 혀로 자신의 목덜미를 잡은 세준의 손을 노리는 펜릴. 아주 집요했다.
“야.그러다 목 부러지겠다.”
세준은 펜릴이 다칠까 봐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손을 상납했다.
끼히힛.낑!낑!
‘히힛. 달아! 맛있어!’
세준의 손에서 나는 단맛에 신난 펜릴.
“그래도 다른 애들이 없어서 다행이야. 다른 애들이 있을 때 그랬으면···역시 난 운이 좋아.”
세준이 그런 펜릴을 보며 생각할 때
[안 좋은 현실을 정신 승리로 이겨냈습니다.] [영혼이 충만해집니다.] [정신력이 3 상승합니다.]정신력이 올랐다.
“이게 진짜···.”
아까부터 마음에 안 드는 시스템이었다.
잠시 후.
달콤이의 달달한 황금 로얄젤리 효과가 사라지자
낑!
‘짜잖아!’
세준의 손을 핥던 펜릴이 퉤 하면서 침을 뱉었다.
‘망할 까망이 자식.’
자신은 손이 침 범벅이 되는 걸 참아줬는데······
펜릴의 행동에 기분이 상한 세준.
‘오늘 네 저녁은 오필리아가 수확한 고구마로 만든 군고구마 말랭이다.’
맛없는 오필리아의 농작물로 하찮은 복수를 결심했다.
***
검은탑 3층.
“사고가 난 곳이 또 여기야?”
가겔의 부회장 마이클 맥라렌이 사고가 난 경험치 농장을 보며 물었다.
지구에서 회사 일정을 소화하다 급하게 달려왔기에 목소리에는 짜증이 가득 담겨있었다.
“네. 보시다시피···.”
부하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부하의 말처럼 주변에 피가 낭자했기에 보기만 해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사태를 일으킨 주범은 직격 1m의 거대한 방울토마토 머리를 가진 오염된 방울토마토였다.
놈의 입 주변에는 미쳐 삼키지 못 한 헌터들의 옷가지가 넝마처럼 걸려 있었다.
얼마 전부터 탑 3층의 경험치 농장에서 가끔 이런 돌연변이들이 태어나고 있었다.
“이게 벌써 몇 번째야?! 분명 멀리서 불만 지르라고 했잖아!”
“네. 분명 그랬는데 가끔 통제를 따르지 않는 헌터들이 있어서···.”
“짜증 나는군···그래서 돌연변이가 생기는 원인은 알아냈어?”
“그게···돌연변이의 조직을 검사해 봤지만, 다른 오염된 방울토마토와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하아···알았어. 일단 다 태워버리고 앞으로 절대 가까이 못 가게 통제해.”
“네! 태워라!”
마이클의 지시를 받은 부하들이 경험치 농장을 태우기 시작했다.
‘제길. 요즘 경험치 농장을 확장하지 못해 이사회의 압박도 심한데···여기를 정리해야 하나?’
마이클이 활활 타오르는 경험치 농장을 정리해야 하나 생각할 때
-힘이 필요하지 않나?
마이클의 머릿속으로 끈적한 속삭임이 들렸다.
‘힘 필요하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강함 힘이···.’
항상 강한 힘을 원했던 마이클은 속삭임에 거부감 없이 대답했고
-그럼 나를 찾아라.
‘네가 어디 있는데?’
-내 목소리에 집중하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거부할 수 없는 목소리에 점점 이끌렸다.
화르르륵.
목소리는 불이 활활 타오르는 경험치 농장 안에서 들리고 있었다.
-와서 나를 잡아라.
“알았다···.”
목소리의 말대로 경험치 농장 안으로 들어가는 마이클.
마이클은 곧 불길에 삼켜질 것 같았지만, 붉은 안개가 불길을 가르며 마이클을 마중했다.
그렇게 붉은 안개의 인도를 따라 경험치 농장 안으로 들어간 마이클.
“이건가?”
바닥에 떨어진 검은 구슬 하나를 발견했다.
-그래. 그것이 나다. 나를 주워라. 그러면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엄청난···힘···.”
마이클이 넋이 나간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구슬을 집었다.
-크하하하. 넌 이제 최강이다! 나와 함께 검은탑을 관리하는 용을 죽이고 탑을 독점하는 거다!
“최강···흐흐흐···그래···같이 용을 죽이자.”
펜릴의 코어 조각을 주운 마이클의 눈동자가 빨갛게 물들었다.
그리고
꿈틀.꿈틀.
그런 마이클의 기운에 동조하듯이 오염된 방울토마토들이 모습이 전부 돌연변이의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
검은탑 99층.
세준이 저녁을 먹기 전
“얘들아, 모여 봐.”
흑토끼, 꾸엥이, 아작스, 베로니카를 불러 자신의 앞에 세웠다. 흐흐흐. 이제 이제 안전하겠지?
“좋아. 노예 5호 소환!”
세준이 갈색탑 탑농부 오릭을 소환했다.
잠시 후.
“켈켈켈. 주인님, 부르셨습니까?”
붉은 피부를 가진 고블린이 손바닥을 열심히 비비며 간사한 웃음소리와 함께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