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38)
38화. 고용하다.
38화. 고용하다.
[마력의 방울토마토]“이게 이번에 새로 판매됐다는 D급 마력의 방울토마토인가? 이걸 먹기만 해도 20g의 지방이 분해된다니 정말 놀랍군.”
세계 식량 시장의 39%를 장악하고 있는 거대 식량 기업 가겔의 부회장 마이클 맥라렌이 붉은색 방울토마토를 보며 말했다. 그는 각성자라서 마력의 방울토마토의 옵션을 볼 수 있었다.
“E급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지구에 심어본 결과는?”
마이클은 몇 달 전부터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구해 연구를 하게 했고 최근에 첫 수확을 했다.
“방울토마토가 자라기 좋은 최상의 조건을 가진 곳에 심었지만, 탑과 환경이 달라서인지 아이템이 아닌 저희가 아는 일반적인 방울토마토로 성장했습니다.”
“흐음…”
마이클 맥라렌이 생각에 잠겼다.
10년 전 마이클이 아버지의 지시로 회사일을 배우고 있을 때 탑이 등장했다.
그리고 탑이 등장하고 몇 달이 지났을 때 마이클은 운 좋게 배니싱으로 탑에 들어갈 수 있었다.
탑은 겉에서 보기와는 다르게 엄청나게 넓었다. 한 층에서만 제대로 자리를 잡아도 현재 가겔이 생산하는 농작물의 5%는 충분히 수확할 수 있을 정도.
거기다 탑 안에는 24시간 해가 뜨니 수확 주기도 짧았다. 탑에서 농작물을 키울 수만 있다면 전 세계 식량 시장을 전부 장악하는 것도 꿈이 아니었다.
마이클은 탑에서 나오자마자 가겔의 회장인 아버지를 설득해 탑에 대규모 농장을 세우는 탑농장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탑농장 프로젝트팀이 탑으로 가지고 들어간 씨앗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발아하지 않았다.
발아 조건과 환경을 바꾸고 모종을 들고 가는 방법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지만, 전부 실패했다.
그리고 그들이 실패한 원인을 알게 된 것은 다른 연구팀의 연구보고서를 통해서였다.
-각성자들이 불임이 되는 이유에 대한 고찰
연구보고서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탑에 들어가는 순간 각성자들이 생식 능력을 잃어버린다는 것.
지금은 마력 적응으로 인한 일식적인 부작용이고, 각성자 레벨이 10을 넘으면 생식 능력이 대부분 회복된 다는 것이 알려졌지만, 탑이 나타난 초창기만 해도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번식력을 잃어버리는 것은 식물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됐고, 씨앗의 레벨을 올릴 방법이 없는 마이클은 외부에서 씨앗을 들여오는 방법을 포기했다.
대신 씨앗을 직접 구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탑에도 여러 가지 농작물을 이용해 만든 식량을 팔고 있었다. 그래서 탑의 상인들에게 씨앗을 구매하려 하자
“씨앗이요? 그건 55층의 그리드라는 탐욕스러운 놈이 독점하고 있어서 판매가 안 돼요.”
그렇게 마이클의 탑농장 프로젝트는 55층은 가야 뭐라도 해볼 수 있다는 시대에 앞선 프로젝트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폐기됐다.
하지만 마력의 방울토마토가 세상에 등장하면서 다시 탑농장 프로젝트에 대한 마이클의 의욕이 불타올랐다.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탑에 심은 결과는?”
“시험적으로 탑 1층에 E급 마력의 방울토마토 100개를 파종했는데 10개가 발아에 성공했고 곧 수확을 앞두고 있습니다.”
“정말인가?!”
“네. 회장님.”
지금은 발아율이 10%지만, 마이클은 가겔이 가진 노하우를 이용하면 발아율을 끌어올리는 건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당장 탑농장 프로젝트의 예산안 통과시킬 테니까 각성자들 고용해서 농장을 만들 곳 주변의 몬스터들 밀어버려.”
그렇게 멈춰있던 거대 식량 기업 가겔의 탑농장 프로젝트가 세준의 방울토마토 덕분에 다시 가동됐다.
***
음머?!!!
테오의 말에 우천삼이 분노했다. 전사인 내가 도적질을 했다는 거냐?!!!
“그…그렇다냥. 아니면 가서 박세준에게 물어보자냥!”
우천삼의 분노에 테오가 찔끔했지만, 곧 자신감을 회복했다. 자신에게는 박세준이 있었다. 박세준이라면 다 해결해 줄거다냥.
음머!
우천삼이 코로 뜨거운 숨을 뿜어내며 일어났다. 안내해!
“따라오라냥!”
테오가 우천삼을 데리고 동굴로 갔다.
***
모두가 잠든 동굴.
꾹.꾹.
“으음…테오?”
세준이 자신의 볼을 앞발로 누르는 테오 때문에 잠에서 깼다.
“회장님아 내가 돌아왔다냥!”
“수고했어. 일단 자자.”
세준이 테오를 안고 자려고 손을 뻗었지만
휙.
테오가 세준의 손을 자신의 앞발로 제지했다.
“안 된다냥! 지금 나랑 밖에 나가봐야 한다냥!”
“밖에?”
“그렇다냥! 내가 도둑을 잡았다냥! 영광으로 알아라냥! 이렇게 도둑을 잘 잡는 고양이는 흔하지 않다냥!”
테오가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다.
‘쥐를 잡아 왔나?’
세준은 테오의 말을 가볍게 생각했다.
“아침에 확인하면 안 돼?”
“안 된다냥! 도둑이 도망갈 수도 있다냥! 빨리 밖으로 나가자냥!”
“알았어.”
세준은 테오의 재촉에 자리에서 일어나 지상으로 올라왔다.
후욱.후욱.
그렇게 지상으로 올라온 세준은 세차게 콧김을 뿜어내고 있는 12m의 뿔 달린 검은색 몬스터와 눈이 마주쳤다.
[블랙 미노타우루스]그나마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의 거대한 크기에 적응해서 괜찮은 거지. 아니었다면 블랙 미노타우루스의 크기에서 나오는 위압감에 주저앉았을지도 몰랐다.
“테오, 네가 잡은 도둑이 이분이니?”
“그렇다냥! 얘가 도둑이다냥! 우천삼이 회장님의 풀을 훔쳤다냥!”
테오가 고자질하듯이 세준에게 말했다.
음머!음머!
테오의 말에 우천삼이 억울해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아니라고! 난 주운 거야!
“아니다냥! 우천삼은 도둑이다냥!”
둘은 서로 도둑이네 아니네로 싸우기 시작했다. 우천삼이 아무리 콧김을 뿜어도 테오는 쫄지 않았다. 세준과 함께하는 테오는 기세등등했다.
이게 뭐지? 둘을 보면서 세준은 서둘러 분위기를 파악했다.
머리에 난 뿔로 보아 블루문 때 자신의 밭을 난장판으로 만든 놈이었다. 그런데 테오의 말을 들어보니 저번에 밭을 덮어뒀던 파 이파리와 옥수수나무를 훔쳐 간 것도 이놈의 짓인 것 같았다.
그리고 오늘도 파 이파리를 훔치러 왔다가 테오에게 걸린 것이다. 블랙 미노타우루스 우천삼은 테오의 추궁에 바닥에 떨어진 걸 주웠다고 주장하며 억울해하고 있었다.
“개도 아닌데 도둑을 잡다니.”
개냥이도 이런 개냥이가 없었다. 거기다 잡은 도둑도 그냥 도둑이 아니라 농사에 도움이 되는 힘 잘 쓰는 도둑이었다. 세준이 테오를 기특하게 바라봤다.
“회장님아 지금 표정이 이상하다냥!”
“응?!”
“그것보다 빨리 우천삼에게 풀을 버린 건지 아닌지 말해달라냥.”
“당연히 버린 게 아니지.”
세준이 단호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버렸다고 해도 아니라고 할 판이었다.
“우천삼한테 밭을 난장판으로 만든 것과 기껏 열심히 깔아둔 풀을 훔친 것에 대해 손해배상금으로 100탑코인을 청구하겠다고 전해.”
세준이 엄청난 금액을 불렀다. 밭을 망치고 풀을 훔친 대가로는 너무 과했다.
“알겠다냥!”
음머…
테오가 세준의 말을 전하자 우천삼이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나 돈 없다…
“회장님아 우천삼이 돈이 없다는데 어떻게 하냥?”
“뭘 어떻게 해? 돈이 없으면 몸으로 갚아야지. 여기서 일하면 하루에 1탑코인을 줄게.”
세준이 우천삼에게 일자리를 제안했다. 대가를 과하게 부른 것은 다 이것을 위한 밑밥이었다. 물론 자신의 밭을 망치고 일을 여러 번 하게 만든 것에 대한 앙심도 일부 있었다.
“아! 그런 것도 되는 거냥?!”
세준의 말에 테오가 감탄했다.
‘돈이 없으면 몸으로도 갚을 수 있는 것이었구냥.’
테오가 새로운 거래 수단에 대해서 깨달았다.
음머!
우천삼이 세준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였다. 블랙 미노타우루스의 전사로서 남의 것을 훔치는 짓을 할 수는 없었다.
“가서 쉬고 아침에 출근하라고 전해.”
“알겠다냥.”
우천삼이 도망갈 것 같지는 않았다. 어차피 파 이파리 때문에라도 다시 올 몬스터. 그렇다면 보수로 파 이파리를 주면서 일을 시키는 게 서로에게 윈윈일 수도 있었다.
뭐 압도적으로 세준에게 유리하겠지만…
테오가 세준의 말을 우천삼에게 전했고
음머.
우천삼은 침울한 얼굴로 돌아갔다. 그렇게 세준은 밭을 갈아줄 강력한 검은 소…아니 블랙 미노타우루스를 고용했다.
“테오, 잘했어.”
“나 잘했냥?”
테오가 말하며 세준을 바라봤다. 잘했으면 뭘 줘야 하는지 알지 않느냥?이라는 표정이었다.
“테 대표, 한 달 연장.”
“더 쓰라냥!”
세준에게 흥정을 시도하는 테오.
하지만
쭈욱.
세준이 츄르 봉지를 찢어 테오의 앞에 가져가자
촵촵촵.
흥정에 대한 생각은 금세 저편으로 날아가 버렸다.
덥석.
세준이 츄르를 탐닉하는 테오를 한 손에 안고 동굴로 내려가 다시 잠을 잤다.
조난 192일 차. 세준은 테오를 안고 기분 좋게 꿀잠을 잤다.
***
쿠어어어어엉?!(네가 여기 왜 있어?!)
음머어어어!!(빚 갚으러 왔다!!)
꾸엥!!(형아들, 나 왔어요!)
아침이 되자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와 블랙 미노타우루스 우천삼으로 인해 지상에 소란이 일어났다.
“깜빡했다.”
“뭐냥?!”
세준이 서둘러 배에서 자고 있는 테오 번역기를 등에 매달고 지상으로 올라갔다. 둘 중 누구라도 다치면 큰일이었다.
지상으로 올라가니 동굴을 중심으로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와 우천삼이 원을 그리며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일촉즉발의 상황.
“잠깐!”
세준이 일단 소리를 치며 둘을 말렸다.
쿠어엉!
“위험하니 들어가라고 한다냥.”
음머!
“빚을 갚으러 왔다고 한다냥.”
꾸엥!
“회장님아 쟤가 또 츄르를 달라고 한다냥! 빨리 혼내줘라냥!”
번역을 하던 테오가 새끼 곰을 가리키며 흥분했다.
“일단 모두 진정해. 그리고…”
세준이 혼돈을 단번에 해결할 마법의 단어를 꺼냈다.
“일단 밥 먹고 얘기하자.”
꾸엥!
세준의 얘기에 꾸엥이가 서둘러 자신의 자리에 앉았고
쿠어엉…
음머어…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와 우천삼도 자리에 엉거주춤 앉았다.
***
쿠어어엉.
피라니아와 크레이피시를 먹은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순찰을 하러 일어났다. 아침을 먹으면서 세준에게 자초지종을 듣고는 우천삼에 대한 경계를 풀었다.
우적우적.
음머어?
파 이파리와 방울토마토 가지를 씹으며 우천삼이 테오에게 다가와 물었다. 난 뭐해?
“우천삼이 자긴 뭐하냐고 묻는다냥!”
“뭐하긴 땅 뒤집어야지.”
세준이 우천삼을 데리고 블루문 때 우천삼이 만든 구덩이로 데려갔다.
“이렇게 구덩이를 만들어줘.”
음머!
세준의 말에 우천삼이 길이가 1m쯤 되는 뿔을 땅에 박고
우드득.
뿔을 길게 만들었다. 뿔이 땅을 뚫고 7m까지 길어졌다.
그리고
음머어어어어!
쿠구궁.
우천삼이 기합을 넣으며 고개를 들자 땅이 함께 들렸다.
“좋아. 점심 먹을 때까지 이것만 해주면 돼.”
음머?!
우천삼이 감동한 표정을 지었다. 점심도 줘?!
“당연하지. 나 그렇게 악독한 고용주 아니야.”
밖에 나가면 바로 노동청에 고소당할 정도의 열악한 노동 조건이었지만, 탑에서 밥을 먹이면서 일을 시킬 정도면 아주 훌륭한 고용주였다.
그렇게 세준은 우천삼에게 일을 시키고 테오와 동굴로 내려왔다.
그때
뺘앙!
뺘압!
뺘앗!
새끼 토끼들이 테오 쪽으로 달려왔다.
“조카들아 멋진 삼촌이 왔다냥!”
두 팔을 벌려 새끼 토끼들을 환영하는 테오. 하지만 새끼 토끼들은 테오를 지나쳐 세준에게 달려갔다. 짧은 새끼 토끼들의 인생에서 테오는 이미 남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쉽게 변하는 것이냥!”
테오가 변심한 새끼 토끼들을 향해 애절하게 외쳤지만, 새끼 토끼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세준은 새끼 토끼들과 조금 놀아주다 토끼 부부에게 보냈다. 테오와 이번 거래에 대한 정산을 해야 했다.
“이번에도 완판을 하고 612탑코인을 벌었다냥.”
그리고
후두두둑.
테오가 봇짐을 잡고 거꾸로 흔들어 사진을 찍고 얻은 츄르와 커피 그리고 잡화점에서 산 물품들을 쏟아냈다.
“이번에는 나를 기다리는 헌터들이 별로 없었다냥…사진도 두 명이랑 밖에 못 찍었다냥.”
테오의 귀가 축 처졌다.
“괜찮아. 뽑기는?”
“이번에는 손이 가는 게 없어서 그냥 왔다냥.”
“수고했어. 여기 인센티브.”
세준이 인센티브로 35탑코인을 테오에게 건넸다.
“감사하다냥!”
“그리고 이건 도둑을 잡은 것에 대한 인센티브.”
테오 덕분에 우천삼에게 100탑코인 만큼 일을 시키기로 했으니 100탑코인의 20%인 20탑코인을 추가 지급했다.
“그…그럼 전부 합치면 55탑코인이다냥!!!”
테오가 자신의 두 발바닥에 올려진 돈을 감격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고향을 떠날 때 가지고 나온 50탑코인 보다 많은 돈을 단숨에 벌었다.
‘역시 박세준이랑 있으면 나는 성공한다냥! 역시 박세준의 무릎은 내 것이어야 한다냥!’
테오가 세준의 무릎을 전부 차지하기 위해 발라당 누웠다.
“야 이제 비켜. 일해야 해.”
“싫다냥!”
조난 193일 차. 세준은 오늘따라 틈만 나면 자신의 무릎에서 질척거리는 테오를 떼어내느라 애를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