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40)
40화. 대파를 수확하다.
40화. 대파를 수확하다.
탑 1층의 외곽 지역.
10명의 각성자들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금발에 황금 갑옷을 입은 남자가 검은 벽 너머에서 나타났다.
오늘은 가겔의 탑농장 프로젝트팀이 심은 E급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수확하는 날. 가겔의 부회장인 마이클 맥라렌이 직접 농장을 찾았다.
“부회장님, 이쪽입니다.”
연구팀장이 탑농부 프로젝트 본부로 마이클을 안내했다. 탑 1층에는 돈을 내면 개인이나 집단이 사용할 건물을 빌릴 수 있었다.
“대농장을 만들 부지의 확보는 어떻게 됐지?”
“현재 노예들이 탑 2층의 고블린 마을들을 몰아내고 땅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노예라고 부르는 이들은 가겔이 사채를 쓴 사람들의 채무를 인수한 후 탑의 계약서를 이용해 강제로 노예 계약을 맺고 티켓으로 각성시킨 각성자들이었다.
그들은 평생 일해도 갚을 수 없는 빚을 갚기 위해 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일만 하고 있었다.
그렇게 대농장 부지 확보에 대한 얘기를 하며 걷는 사이 마이클이 본부의 마당에 도착하자 방울토마토들이 주렁주렁 열린 밭이 보였다.
“드디어…”
톡.
흥분한 마이클이 밭으로 다가가 빨갛게 잘 익은 방울토마토 하나를 수확해 살펴봤다. 자세히 살펴봐도 설명은 나타나지 않았다.
“아이템은 아니군.”
조금 기대하고 있었던 마이클이 실망했다. 하지만 탑농장 프로젝트를 시작할 씨앗을 구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맛은 어떨까?’
마이클이 방울토마토를 입에 넣었다.
뽀득.
촤악.
방울토마토가 터지며 안의 즙이 터져 나왔다.
“…?”
오물오물.
마이클의 표정이 굳어지며 신중하게 방울토마토를 씹었다.
그리고
퉤!
마이클이 방울토마토를 뱉었다.
그리고
톡.톡.톡.
마이클의 손이 다급하게 다른 방울토마토들도 수확해 하나씩 맛봤다.
하지만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마이클이 손에든 방울토마토를 집어 던지며 소리쳤다.
“부회장님, 무슨 일이십니까?”
“무슨 일?! 이거 아무 맛도 안 나잖아!”
“네?!”
마이클의 말에 방울토마토를 키운 연구팀원들이 서둘러 방울토마토를 맛보기 시작했다.
“이럴 리가…어떻게 이런 맛이…”
연구팀장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필요한 영양제를 전부 투입했는데 방울토마토에서는 아무 맛도 나지 않았다.
마이클은 연구팀장과 탑에서 나와 연구팀장에게 방울토마토의 분석을 지시했다.
그래도 회사의 기술을 이용하면 방울토마토의 품종을 개량해 맛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몰랐다.
몇 시간 후 연구팀장이 탑에서 수확한 방울토마토를 분석한 보고서를 들고 찾아왔다.
“어떻게 됐어?”
“모든 성분이 기준치 이하입니다. 최하등급으로 상품성이 전혀 없습니다. 거기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안에 씨앗이 없습니다.”
“씨앗이 없다고?!”
“네.”
씨가 없다면 품종개량은커녕 방울토마토 재배 자체가 불가능하다.
“후우. 이번에 38층에서 거래가 열리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D급 마력의 방울토마토 전부 확보해서 다시 재배해! 알았어?!”
“네!”
마이클은 E급이 안 된다면 D급 마력의 방울토마토에 기대를 걸어보기로 했다.
‘등급이 높아지면 달라지겠지.’
마이클의 지시 덕분에 테오의 매출은 다시 한번 최고치를 찍을 예정이었다.
***
테오가 떠나고 오전 내내 풀만 벤 세준이 점심을 준비했다.
오늘 메뉴는 냄비에 피라니아, 파, 당근을 넣고 고춧가루와 소금으로 간을 한 피라니아 매운탕. 세준이 테오가 사 온 물건을 정리하던 중 냄비 안에서 고춧가루를 발견했다.
“테오 녀석, 이런 귀한 게 있었으면 진작 말해주지. 흐흐흐.”
세준은 테오가 오면 테 대표 5시간에 무릎에 올려두고 츄르를 맘껏 먹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숟가락으로 냄비 안의 국물을 떠먹었다.
후룩.
“크으…”
청양고추로 만든 고춧가루의 매운맛이 세준의 입을 얼얼하게 만들었다.
뺙?
흑토끼가 불길한 붉은 액체를 조심스럽게 앞발로 찍어 먹었다. 세준이 먹는 건 일단 다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흑토끼였다.
뺙!!
매운탕 국물을 먹은 흑토끼가 입에서 불이 난 거처럼 서둘러 연못으로 가서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피라니아 매운탕은 후추를 먹었던 흑토끼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포기한 덕분에 세준 혼자 피라니아 매운탕을 독차지할 수 있었다.
재료 부족으로 밖에서 먹었던 매운탕에 비하면 맛이 많이 부족했지만, 거의 200일 만에 먹는 얼큰한 맛에 세준은 피리니아 매운탕을 바닥이 보이도록 깨끗이 그리고 맛있게 먹었다.
“쓰읍. 하아. 맵다 매워.”
세준은 매운맛을 달래기 위해 방울토마토 주스 제조에 들어갔다.
촥-!촥-!
세준이 빈 냄비 안에 방울토마토즙을 짜기 시작하자
윙윙.
독꿀벌들이 날아와 냄비 안에 꿀을 투하했다. 그렇게 달달한 방울토마토 주스를 완성한 세준이 텀블러에 주스를 국자로 덜어 매운맛을 달래고 있을 때
[탑의 관리자가 자신도 방울토마토 주스를 먹고 싶다고 말합니다.]“그럴 줄 알고 많이 만들었어. 퀘스트 줘.”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퀘스트 : 탑의 관리자에게 꿀을 넣은 방울토마토 주스를 대접하라.]보상 : 에일린의 호감
거절 시 : 서운함
“자 가져가.”
세준이 든 냄비 안의 방울토마토 주스가 사라지며 퀘스트가 완료됐다.
[탑의 관리자가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방울토마토 주스에 기뻐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저번에 먹었던 크레이피시는 왜 또 안 주냐고 묻습니다.]“그건 아껴 먹어야 해. 기다렸다 다음 주에 먹자.”
[탑의 관리자가 자신은 잘 기다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크레이피시는 개체 수가 많지 않은 건지 동료의 피로 몇 번 유인하자 모여드는 숫자가 점점 줄어들더니 이제는 피로 유인해도 1~3마리 정도만 모여들었다.
그래서 세준은 크레이피시의 개체 수를 보호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만 먹기로 했다.
그렇게 세준이 방울토마토 주스를 마시며 탑의 관리자와 얘기를 나누는 동안
꾸엥.
꾸엥이가 꿀이 든 유리병을 들고 세준에게 다가왔다. 꿀 주세요!
“알았어.”
달칵.
세준이 꾸엥이가 가져온 유리병의 뚜껑을 열고 꾸엥이의 앞발에 꿀을 1꿀렁 부었다.
생수통의 입구보다 유리병의 입구가 훨씬 더 컸기에 유리병의 1꿀렁은 예전의 20꿀렁 정도는 되는 양이었다.
핥핥.
꾸엥이가 자신의 발을 타고 흐르는 꿀을 서둘러 핥았다. 꾸엥이가 이렇게 많은 꿀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독꿀벌들의 수가 늘어나며 꿀의 수확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금은 벌집 두 개를 합쳐 독꿀벌들의 수가 대략 400마리. 지금은 독꿀벌들이 동굴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까지 순찰을 다녔다.
그리고 두 번째 벌집의 등장에 자극을 받은 건지 첫 번째 벌집의 독꿀벌 여왕도 낳는 알의 수를 늘렸다.
덕분에 요즘에는 양쪽 벌집을 합쳐 하루에 15마리 정도의 새끼 독꿀벌이 태어나며 더욱 빠르게 독꿀벌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었다.
꾸엥…
그사이 꿀을 다 핥아먹은 꾸엥이가 세준의 옆에 누워 잘 준비를 했고 낌새를 느낀 흑토끼도 세준의 무릎에 와서 잠들었다. 무릎이 허전할 틈이 없는 세준이었다.
그렇게 흑토끼와 꾸엥이의 체온을 느끼며 낮잠을 잔 세준은 오후에는 동굴로 내려가 방울토마토를 수확했다.
오전에 수확하지 못한 양까지 수확하다 보니 수확량이 꽤 많았지만, 세준은 무리 없이 수확을 끝냈다.
그리고
서걱.
땅에 심은 태양의 호박고구마에서 순을 10개 잘랐다. 대파를 지상에 나눠 심기하며 빈자리에 심기 위해서였다.
푹.
세준이 단검으로 구멍을 낸 자리에 태양의 호박고구마순을 심었다.
[태양의 호박고구마순을 심었습니다.] [씨뿌리기 Lv. 3의 효과로 태양의 호박고구마순이 뿌리를 내릴 확률이 증가합니다.] [직업 경험치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씨뿌리기 Lv. 3의 숙련도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숙련도 상승 Lv. 1의 효과로 씨뿌리기 Lv. 3의 숙련도가 5% 추가 상승합니다.]그렇게 태양의 호박고구마순을 다 심고 세준은 채종으로 씨앗을 얻어 심은 대파를 살펴봤다.
2주 전까지만 해도 실파 정도의 굵기였는데 어느새 손가락 두 개 굵기로 굵어져 있었다.
“이제 수확해도 되려나?”
서걱.
세준이 파 이파리를 잘랐다. 하지만 수확했다는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았다.
“열매가 아니라서 그런가?”
투둑.
세준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파를 통째로 뽑았다.
[해독의 대파를 수확하셨습니다.] [수확하기 Lv. 4의 효과로 한 단계 등급 높은 농작물을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크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4의 숙련도가 크게 상승합니다.] [숙련도 상승 Lv. 1의 효과로 수확하기 Lv. 4의 숙련도가 5% 추가 상승합니다.] [경험치 36을 획득했습니다.]“어?! 한 단계 높은 농작물?”
세준이 서둘러 대파의 옵션을 확인했다.
[해독의 대파]탑 안에서 자란 대파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해 맛있습니다.
섭취 시 1시간 동안 C+급 이하의 독을 해독합니다.
비각성자가 섭취 시 24시간 동안 해독을 하는 간의 기능이 활발해집니다.
재배자 : 탑농부 박세준
유통기한 : 135일
등급 : C+
탑 밖에서 인기있는 지방 분해 옵션이 없었다. 그리고 원래 D+등급이었는지 등급이 한 단계 상승하며 C+등급이 됐다.
“좋은 건가? 뭐 맛있으면 됐지.”
독에 중독될 일이 없는 세준에게는 해독의 대파도 그냥 맛있는 대파일 뿐이었다. 세준이 채종할 대파 몇 개를 남겨두고 대파 200뿌리 정도를 수확했다.
***
탑 1층 피닉스 길드의 본부.
“요즘 길드원들이 탑 38층에 가는 횟수가 많이 증가했군. 갑자기 무슨 일이지?”
피닉스 길드의 길드장 레온이 탑 출입 기록을 보면서 물었다. 탑 36층에서 3달간 퀘스트를 수행하고 지금 막 돌아온 참이었다.
“요즘 길드원들이 38층에서 유랑 상인과의 거래에 열을 올리면서 자연스럽게 탑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어요.”
부길드장 캐서린이 대답했다.
“유랑 상인?”
“네. 길드장님, 이거 보세요. 귀엽죠?”
캐서린이 테오와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고양이?”
“네. 테오라는 유랑 상인이에요. 그리고 이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팔고 있죠.”
캐서린이 레온에게 D급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보여줬다.
“마력 0.2? 전투에는 큰 도움이 안 되겠어.”
“뭘 모르시네요. 이거 가지고 부인 분에게 가져가 보세요. 바로 대접이 달라질걸요.”
“그래?”
캐서린의 말에 레온이 솔깃했다. 솔직히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것도 3달 만에 집에 들어가려니 눈치가 보였기 때문이다.
“자요. 저도 어렵게 구한 건데 10개 드릴게요.”
“고마워.”
“그것보다 퀘스트 성과는 있었어요?”
“이제 간신히 해독제 3병을 모았어.”
레온이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탑 38층의 보스인 치명적인 타란툴라는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강한 독가스를 뿜어내는 패턴이 있었다.
그래서 보스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해독제가 필요했지만, 치명적인 타란툴라의 강한 독을 해독할 수있는 해독제를 구할 데가 없었다.
그렇게 38층 공략에 어려움을 겪던 중 레온은 탑 36층에서 우연히 거미독을 연구하는 연금술사를 만났다.
그리고 탑 36층의 특정 구역에서 가끔 나타나는 포이즌 스파이더 100마리의 사체를 가져다주고 해독제 하나를 받는 퀘스트를 받았다.
그리고 피닉스 길드의 1, 2팀과 함께 포이즌 스파이더를 사냥한 결과 3달 동안 퀘스트 3번을 완료하고 해독제 3병을 얻은 것이다.
해독제 하나를 얻는데 1달. 탑 38층 보스를 공략하려면 적어도 20명은 필요하니 17달은 지나야 탑 38층 보스를 공략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휴우.”
“일단 집에 가서 좀 쉬다 오세요.”
“알았어.”
3달 만에 집으로 들어간 레온은 캐서린이 챙겨준 마력의 방울토마토 덕분에 부인의 환대를 받을 수 있었다.
***
“냥냥냥.”
“저기 옵니다.”
“신호하면 덮쳐라.”
“네.”
70층에서 60층으로 통하는 상인 통로에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나오는 테오를 보며 은빛 늑대 3마리가 뛰어나갈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지금이다!”
크르릉. 은빛 늑대 3마리가 달려 나가 테오를 포위했다.
그때
“…!”
“…!”
“…족장?”
테오의 뒤를 이어 블랙 미노타우루스 우천삼과 우천사가 상인 통로에서 나왔다.
“푸후훗. 이제 내 차례다냥!”
테오가 악당처럼 웃으며 은빛 늑대들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