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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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화. 용서 할 수 없어!
421화. 용서 할 수 없어!
“빨리 말해야 될 거 아냐?! 앙?!”
“바케장, 자모했땨냥!”
방법이 있는 데도 늦게 말한 대가로 테오는 세준에게 볼살을 잡혀 늘리는 찹쌀떡 형벌을 받아야 했다.
덕분에 응징과 힐링을 동시에 한 세준.
“테 부회장, 그래서 끌리는 게 뭔데?”
테오의 앞발이 끌린 게 뭔지 물었고
“이거다냥!”
테오는 다시 자신의 봇짐을 가리켰다.
“그래. 봇짐에 든 건 알지. 그래서 끌림이 느껴지는 게 뭐냐고?”
“냥? 봇짐 안에 안 들었다냥! 이 봇짐에 끌린 거다냥!”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세준이 의아해할 때
“이거 잡아보라냥!”
“네?”
테오가 룬에게 자신의 봇짐을 내밀었고, 룬은 엉겁결에 테오의 봇짐에 손을 올렸다.
···!
봇짐에 손을 올리는 순간 룬은 손끝을 타고 흘러들어오는 약간의 짜릿한 청량감과 함께 머리가 맑고 개운해지는 걸 느꼈다.
동시에 머릿속에 뭔가가 떠올랐다.
내가 누군지 알 것 같아!
명확하지 않아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모든 것이 뿌옇게 느껴졌지만, 룬은 자신의 본모습의 특징 중 하나를 알 수 있었다.
난 어두운 갈색 털을 가지고 있었어!
스르륵.
“어?!”
세준은 푸른털 개코원숭이로 변한 룬의 털이 흑설탕 색으로 변하는 걸 발견했다.
뭐지?
테오의 봇짐 때문인 건 알겠는데···좋은 건가?
세준이 룬을 지켜볼 때
“정말 고맙습니다! 덕분에 제 원래 털색이 갈색이라는 걸 알았어요!”
룬이 환하게 웃으며 세준과 테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자신의 털색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기쁜 모양이었다.
하지만
“냥···.”
그런 룬을 보며 테오는 크게 실망했다.
당사자도 기뻐하는데, 왜?
“도장을 찍을 수 없다냥···.”
룬이 본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
우리 집념의 테 부회장은 아직도 룬의 손도장을 받아 노예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둘에게 감사 인사를 한 룬이 봇짐에서 손을 떼자
스르륵.
룬의 털은 순식간에 본래 색인 푸른색으로 변했다.
어?!
룬은 자신의 털 색이 갈색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겠는데, 몸에는 없는 이상한 경험을 했다.
걷는 방법은 아는데, 다리가 없는 것과 비슷했다.
아···
아득한 상실감에 실망하는 룬.
그렇게 테오와 룬이 각기 다른 이유로 실망하고 있을 때
뭐가 룬을 변하게 만든 거지?
세준은 테오의 봇짐인 ‘아홉 탑을 유랑하는 대상인의 봇짐’의 설명을 자세히 살펴봤다.
다른 탑으로 이동하는 능력은 상관이 없을 거고···
잠시 생각하던 세준.
“그럼 재료인가?”
테오의 봇짐을 만들기 위해 들어간 5가지 재료들을 살펴봤다.
위대한 검은용의 비늘, 세계수의 가지, 붉은 뼈, 재앙의 지팡이, 피닉스의 꼬리 깃털.
이 중에 방금 룬의 색을 변하게 한 재료가 있을지도 몰랐다.
위대한 검은용의 비늘은 아닐 거고···
그랬다면 카이저가 거만한 표정으로 냉큼 줬을 거다.
붉은 뼈, 재앙의 지팡이, 피닉스의 꼬리 깃털도 룬의 모습을 찾는 것과는 큰 연관이 없을 텐데···
“그럼 세계수의 가지인가?”
“네?! 세계수의 가지요?! 혹시 이 봇짐 세계수의 가지로 만들었나요?! 세계수가 어디 있는 줄 아시나요?”
세준의 혼잣말에 흥분한 룬이 질문 세례를 퍼부었다.
룬이 이곳에 잡혀 오기 전, 본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개발한 물약 레시피의 핵심 재료가 바로 세계수의 가지였다.
세계수의 가지가 가진 엄청난 복원력.
룬은 그게 자신의 모습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조금 전에 테오의 봇짐을 만졌을 때 털색이 변한 것도 세계수의 가지 덕분이었다.
“세계수? 당연히 알지. 저기 있잖아.”
세준이 세계수인 포도리를 가리켰다.
“네? 저건 그냥 포도나무인데요?”
룬이 세준이 가리킨 포도리를 보며 어리둥절해했다.
“그래. 포도나무이면서 세계수야.”
“···네?!”
세준의 말에 경악하는 룬.
자신이 본 10권짜리 세계수 백과사전에서는 분명 세계수를 키우는 게 엄청 힘들다고 했다.
세계수는 예민해 땅, 물, 공기, 햇빛까지 신경 써야 하는 게 너무 많고 성격도 까다롭기 때문.
그래서 열매를 얻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고 했는데···
하지만 눈앞의 포도나무는···탐스러운 포도가 주렁주렁 많이도 열려 있었다.
그냥 잘 자라는데?
전혀 까다로워 보이지 않았다.
원래 세계수들의 성격은 책에 나온 것보다 더 까다롭다.
포도리도 세준에게 까다롭게 굴고 싶었지만, 불꽃이가 쌍심지를 켜고 지켜보고 있으니 짜증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불꽃이의 관리를 받으며 자란 불싹이는 불평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세계수로 자랐다.
물론 소시지도 곧 그렇게 자랄 예정.
그렇게 룬이 자신이 책으로 배운 세계수와 현실의 세계수 사이의 괴리감에 혼란스러워할 때
“나 가지 몇 개만 가져갈게.”
[네! 그럼요!]세준이 포도리에게 다가가 가지 몇 개를 잘랐다.
그리고
세계수가 자기 가지를 저렇게 쉽게 준다고?!
그걸 본 룬이 다시 경악했다.
세계수 백과사전에서 세계수의 가지를 얻기 위한 파트만 거의 3권 분량에 달했다.
책에서 분명 세계수의 가지를 얻기 위해서는 10년 정도 세계수의 비위를 맞춰야 친해질 수 있고
이후 20년 정도 정성을 들여야 가지 한 개를 얻을 기회가 생긴다고 했는데···
하지만 세준은 너무도 쉽게 세계수의 가지를 잘랐다. 그것도 5개나.
둘 중 하나다.
책이 잘못됐거나, 아니면 자신의 앞에 있는 세준이 세계수와 엄청 친하거나.
물론 책이 잘못될 리는 없었다. 세계수 백과사전은 위키스라는 엄청난 현자가 썼으니까.
그럼 남은 결론은 하나.
세준 님은 수백 년간 세계수와 친분을 다진 거야.
룬이 세준을 존경스럽게 바라볼 때
“포도리, 고마워.”
[네! 안녕히 가세요!]그사이 포도리의 가지 5개를 자른 세준은 포도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돌아왔다.
그러나 세준을 존경스러운 눈으로보던 룬의 눈빛이 세계수의 이름을 듣고는 짜게 식었다.
지금 세계수 이름을 포도나무니까 ‘포도리’라고 지어준 거야?!
세준의 작명 실력 때문.
룬은 이때 다음 피해자가 자신이 될 거라는 건 상상도 못 했다.
“자. 잡아봐.”
세준이 룬에게 포도리의 가지를 건네자
“네.”
룬이 조심스럽게 가지를 잡았다.
그러자
···!!!
이번에는 손끝이 얼얼할 정도로 짜릿한 청량감이 세계수의 가지에서 흘러들어왔다.
봇짐의 재료가 되면서 성질을 많이 잃어버린 세계수 가지와 방금 자른 세계수 가지의 힘은 천지 차이였다.
룬의 머릿속에 명확한 자신의 본모습이 그려졌고
꿈틀.
룬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른 형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점점 작아지는 룬의 몸. 룬은 손바닥만 한 크기의 갈색 햄스터로 변했다.
룬은 원래 이오나와 같은 종족인 햄스터 족이었던 것.
“어떻게······?”
수천 번 변신해도 본모습을 찾을 수 없었는데···
룬이 오른손으로는 세계수의 가지를 꼭 쥐고, 왼손으로는 자신의 몸을 만져보며 감격할 때
“푸후훗. 역시 박 회장은 위대하다냥!”
여기 감격하는 존재가 하나 더 있었다.
박 회장이 준 기회를 놓칠 수 없다냥!
테오가 서둘러 계약서를 꺼내
“세준 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제 모습을 찾았어요! 이 은혜 잊지 않을게요! 앞으로 세준 님을 평생 모시겠습니다!”
“푸후훗. 그럼 도장 찍으라냥!”
꾹.
세준에게 인사를 하는 룬의 손도장을 받아냈다.
해냈다냥!
보람찬 눈빛으로 계약서를 바라보는 테오.
[노예 1명을 거느렸습니다.] [>이명 : 노예왕>의 효과로 모든 스탯이 0.01 상승합니다.]덕분에 세준의 스탯도 올랐다.
잠시 후
“푸후훗. 룬은 뭘 잘할 수 있냥?! 어서 말하라냥!”
세준의 앞에 선 룬에게 테오가 물었다.
“저는 훔치기, 탈출, 침입을 잘합니다!”
테오의 물음에 룬이 두 손으로 세계수의 가지를 꼭 쥔 채 입사 면접을 치르는 지원자처럼 열심히 대답했다.
룬은 여기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세계수 가지를 계속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세준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혼자서 각박한 세상을 살아온 룬에게는 그게 당연했다.
대도다운 룬의 대답.
하지만
······
룬의 대답에 아무도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큰일이야!
“저 변신 마법에 대해 잘 알고 100가지 필체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간단한 마법 장비 제작도 가능해요!”
마음이 급해진 룬이 서둘러 아무거나 하나 걸리라는 생각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떠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 마법 장비도 만들 수 있어?”
“네! 이것들도 제가 만들었어요!”
세준이 마법 장비에 흥미를 보이자, 룬이 서둘러 조끼에서 자신이 만든 장비들을 꺼내 보여줬다.
그러나
“이런 거밖에 없어?”
룬이 만든 마법 장비 중에 세준의 관심을 끄는 게 없었다. 대부분이 밀실 탈출용 장비였기 때문.
“막 엄청 강한 회복 마법을 사용할 수 있거나, 엄청 강한 방어 마법을 사용할 수 있거나, 주변의 엄청 강한 기운을 잘 견디는 장비는 못 만들어?”
그런 걸 만들 줄 알았으면 제가 세준 님한테 안 붙잡혔죠!
“제가 마법 실력이 부족해서···.”
룬은 목까지 차오른 속마음을 삼키며 이성적인 대답을 했다.
“뭐. 괜찮아. 마법 실력이야 지금부터 키우면 되지. 이오나가 친절하게 잘 가르쳐 줄 거야.”
세준은 룬을 이오나에게 보낼 생각이었다.
“네? 설마 세준 님이 말씀하시는 이오나가 마법사 협회 협회장 이오나 님?”
“응. 맞아.”
저 안 괜찮을 것 같은데요···
룬이 갑자기 이오나에게 마법을 배우게 된 것에 당황할 때
“자. 이제 진짜 중요한 일이 남았어. 얘들아, 잘 들어봐.”
세준이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말하라냥!”
꾸엥!
[잘 듣겠다요!]끼히힛.낑!낑!
[히힛. 좋은 판단이다! 현명한 까망이 님이 판단해 주지···요!]테오와 꾸엥이가 있다는 걸 깜박한 까망이가 거만하게 말하다가 둘의 눈치를 보며 서둘러 마지막에 ‘요’를 붙였다.
그렇게 모두의 이목이 세준에게 집중되자
“룬도 본모습을 찾았으니, 그 모습에 어울리는 이름을 지어야 하지 않겠어? 내가 이름을 몇 개 정해봤는데 어떤 게 좋은지 말해줘.”
세준이 본론을 꺼냈다. 룬은 범죄자의 이름. 새로운 모습을 찾았으니, 새 이름이 필요했다.
그렇게 세준 작명소가 오픈했다.
“흑설, 흑탕, 흑햄, 흑스터 이 중에 하나 골라봐.”
세준은 흑설탕 햄스터에서 영감을 받아 4개의 이름을 만들었다.
“푸후훗. 박 회장은 뭐가 마음에 드냥?”
“난 사실 흑스터가 마음에 들어.”
“푸후훗. 그럼 나도 흑스터에 한 표다냥!”
세준의 대답에 테오가 서둘러 앞발을 들며 외쳤다. 당연했다. 세준은 테오가 아는 검은탑 최고의 작명가니까.
“저기···그냥 저는 룬이라는 이름도 괜찮은···.”
룬이 서둘러 자신의 의견을 말했지만
꾸엥!
[그럼 꾸엥이도 흑스터에 한 표다요]꾸엥이의 외침에 묻혔다. 당연히 꾸엥이가 아는 최고의 작명가도 세준이었다.
“좋아. 과반수 이상이니까. 흑스터 당첨! 흑스터, 앞으로 잘해보자.”
세준이 흑스터에게 새끼손가락을 내밀자
“···네···.”
룬에서 이름이 바뀐 흑스터가 어두운 표정으로 세준의 새끼손가락을 두 손으로 잡았다.
그러면서 눈으로는 까망이를 보며 도움을 요청했다.
뭐라고 말 좀 해주세요.
표를 사용하지 않은 걸 보면 세준의 작명 실력이 형편없다는 자신과 의견이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땅!땅!
낑!낑!
[흑스터, 용서할 수 없어! 내 이름 까망이보다 더 멋있잖아!]까망이는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