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45)
45화. 위대한 검은 용의 위엄을 보이다.
45화. 위대한 검은 용의 위엄을 보이다.
테오의 도착으로 인해 세준의 저녁 식사가 뒤로 미뤄졌다. 테오가 데려온 늑대들 때문이었다.
“테오, 이 늑대들은 왜 데려왔어?”
“이 늑대들에게 내 목숨을 노린 대가를 치르게 할 거다냥! 근데 얼마를 받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냥! 박 회장이 정해달라냥!”
테오가 늑대들의 발도장이 찍힌 계약서를 꺼내 세준에게 건네며 말했다.
“아. 그건 어렵지 않지.”
세준이 어렵지 않게 계약서에 테오가 받을 보상금을 적었다.
“1만 탑코인.”
“오! 내 목숨값이 그렇게 비싼 것이냥?!”
세준의 말에 테오가 감동했다. 세준이 자신의 목숨값을 그렇게 비싸게 봐주고 있었다니.
“당연하지. 넌 우리 농장의 유통을 책임지는 테 대표 이사니까.”
‘푸후훗. 역시 박세준은 나 없이는 안 되는 거다냥!’
테오가 세준의 말에 서둘러 자신의 봇짐을 뒤집었다. 테 대표 기간이 이제 한 달 정도밖에 안 남았기 때문이다.
후두둑.
봇짐에서 거래로 받은 돈과 세준이 심부름으로 시킨 유리병과 사진을 찍고 받은 양념과 커피 믹스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번에는 사진을 많이 찍어서 30시간 정도는 나올 양이었다.
“···2870탑코인?”
“이제 테 대표 몇 시간 추가냥?”
탑코인을 세고 있는 세준에게 테오가 기대 가득한 목소리로 믈었다. 역대 최고의 매출이다 보니 기대가 컸다.
”앞으로 테 대표 추가 시간은 없어.”
“무슨 소리냥?!”
세준의 말에 테오가 큰 충격을 받았다. 테 대표 시간권을 주지 않겠다니!
“설마 나를 쫓아내려는 것이냥?! 박 회장, 나쁘다냥! 나 일 잘한다냥!”
덥썩.
테오가 서럽게 외치며 세준의 다리를 끌어안았다. 나를 쫓아낸다고?! 내 무릎은?! 자신은 박세준의 무릎과 함게 해야했다.
박세준의 무릎과 함께하지 못하는 자신은 그냥 하찮은 고양이 유랑 상인. 다시 혼자 유랑 상인으로 활동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냥무룩.
상심한 테오의 귀가 축 늘어졌다.
하지만···그건 테오의 오해였다.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테오 너같이 유능한 유랑 상인을 왜 쫓아내. 이제 계속 테 대표일 거니까 앞으로 테 대표 시간권은 필요 없다는 말이었어”
“…!”
“테오 너를 정식으로 우리 농장의 유통 담당 대표로 임명할게. 여기 인센티브.”
세준이 태오에게 145탑코인을 건넸다.
“고…고맙다냥!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냥!”
테오가 세준의 다리에 찔끔 나왔던 눈물을 닦으며 외쳤다.
“그리고 테 대표 승진 기념으로 오늘은 테 사장을 하루 시켜줄게.”
“테…테 사장?! 뭔가 끌린다냥!!!”
방금 테 대표가 됐지만, 테오는 사장이라는 말에 더 끌리는 자신을 발견했다.
‘테 사장이 되겠다냥!’
테 대표로 승진하자마자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테오.
“근데 이건 무슨 냄새냥? 맛있는 냄새가 난다냥!”
더 큰 권력을 꿈꾸는 야망냥 테오가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역시 생선애호가인 테오가 장어구이 냄새를 놓칠 리 없었다.
“나머지는 내일 처리하고 저녁부터 먹자.”
저녁을 먹지 못한 세준도 배가 고팠다. 세준이 기절한 늑대들의 앞발과 뒷발을 파 이파리 밧줄로 꽉 묶었다.
그리고
“우천삼이랑 우천사한테 오늘은 돌아가지 말고 여기서 늑대들을 지켜달라고 말해줘. 대신 야식과 내일 아침도 주겠다고 하고.”
둘을 남겨둔 것은 내일 우마왕한테 보상금을 받으러 갈 때 같이 가려는 이유도 있었다.
“알겠다냥! 테 사장에게 맡겨달라냥!”
테오가 큰소리를 치며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에게 세준의 말을 전하자
음머!
음머!
우천삼과 우천사가 기쁨의 울음소리를 내며 세준의 제안을 승낙했다. 밥을 계속 주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좋아. 이제 밥 먹자. 너희들은 대파밭에 쌓인 파 이파리 먹어.”
음머.
음머.
우천삼과 우천사가 늑대들을 어깨에 메고 대파밭으로 이동했고 세준과 테오도 저녁을 먹기 위해 동굴로 내려갔다.
삐익!
뺘아!
뺙!
세준이 오기만 기다리며 배고픔을 참고 있던 토끼들이 빨리 오라고 재촉했다.
“미안. 많이 기다렸지? 먼저 해독의 대파부터 먹자.”
우적우적.
세준과 테오, 토끼들이 불에 구운 해독의 대파를 하나씩 먹었다. 장어에 아직 독이 남아있을 지도 몰랐다.
“다 먹었지? 그럼 맛있게 먹어.”
세준의 ‘먹어’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토끼들이 허겁지겁 장어를 먹기 시작했다.
“테오는 조금만 기다려.”
세준이 테오를 위해 간이 되지 않은 장어구이를 불에 올렸다.
“알겠다냥. 쓰읍. 기다릴 수 있다냥!”
장어가 익어가는 황홀한 자태에 넋이 나간 테오가 흐르는 침을 닦으며 대답했다.
세준이 해독의 대파를 하나씩 먹고 소금으로 간을 한 장어구이 한 점을 집었다. 껍질은 바짝 익었고 살은 윤기가 흐르며 노릇노릇했다.
“맛있게 잘 익었어.”
세준이 잘 익은 장어구이를 입에 넣었다.
[독살당한 거대 전기뱀장어의 살을 섭취했습니다.] [거대 전기뱀장어의 살에 미량의 독이 남아있습니다.] [E급 마비독에 중독됩니다.] [해독했습니다.] [E급 산성독에 중독됩니다.] [해독했습니다.]E급?
D+급 해독의 대파를 먹은 세준이 메시지를 보고 안심했다. 그리고 눈을 감고 본격적으로 장어의 맛을 음미했다.
바삭.
장어의 껍질이 바사삭 부서지며 먼저 껍질에 뿌려둔 소금의 짠맛이 혀의 미각세포들을 깨웠고 이어서 장어살이 세준의 이 사이를 힘차게 헤엄치며 쫀득한 식감을 줬다.
그리고
우물우물.
씹으면 씹을수록 장어의 고소하고 묵직한 담백함이 입안을 점령했다.
쏙.
세준이 서둘러 다시 장어구이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었다. 이 고소하고 담백한 맛의 흐름을 끊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테오의 장어구이가 타지 않게 뒤집어 주며 세준이 틈틈이 소금 장어구이를 먹는 동안 테오의 장어구이가 다 구워졌다.
“자 맛있게 먹어.”
“잘 먹겠다냥! 후우! 후우!”
테오가 장어구이가 빨리 식도록 열심히 불었다. 고양이 혀인 테오가 먹으려면 한참은 식혀야 할 것 같았다.
그사이
후추추.
세준이 후추를 한 꼬집 집어 자신이 먹을 장어구이에 뿌렸다. 소금 장어구이가 맛있긴 했지만, 세준에게는 장어의 느끼함을 줄여줄 후추가 필요했다.
그렇게 장어구이를 배불리 먹은 세준과 동물들.
“아 이제 못 먹겠어…”
“배부르다냥…”
삐익…
뺘아…
뺘악…
장어로 배를 채운 모두의 입술이 기름기로 반질반질했다.
“디저트 먹자.”
느끼한 속을 달래기 위해 디저트로 새콤달콤한 방울토마토를 먹고 노곤함을 느낀 모두가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쩝.쩝.
자면서 기름기로 반지르르한 입 주변 털을 핥는 토끼들과 테오의 소리가 밤새 들렸다.
***
정신을 차렸다가 몇 번이나 기절당한 엘카가 조용히 눈을 떴다.
“……”
소로롱.
소로롱.
눈앞에 블랙 미노타우루스 두 마리가 꾸벅꾸벅 졸고 있는 게 보였다.
‘지금 도망쳐야 해!’
질겅징겅.
엘카가 조심스럽게 자신의 발을 묶은 밧줄을 씹어서 끊었다.
그리고 서둘러 동료들을 깨워 도망가려 할 때
쿠어어어엉!
거대한 그림자가 그들을 덮쳤다.
***
다음 날 아침.
쿠어어어엉!
깨갱!
깨개갱!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의 포효와 늑대들의 자지러지는 소리가 세준의 잠을 깨웠다.
“뭐야?”
서둘러 세준이 지상으로 올라가자
크엉.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양 앞발로 늑대 두 마리를 제압하고 있었고
꾸에엥!
한 마리는 꾸엥이가 늑대의 등에 올라타 목을 졸라서 제압했다. 압도적인 피지컬의 모자였다.
“이게 무슨 일이야?”
음머…
음머…
늑대를 놓친 우천삼과 우천사가 머리를 긁적거리며 다가왔다.
“잠깐 졸았다고 한다냥.”
세준의 무릎에 매달린 테오가 대답했다. 둘이 잠든 사이 늑대들이 밧줄을 끊고 도망가려는 것을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 모자가 잡은 것 같았다.
꾸엥?!
꾸엥이가 침을 흘리며 늑대를 바라봤다. 먹어도 돼요?!
“안돼.”
늑대들에게는 테오의 목숨값을 받아야 했다.
꾸엥…
자신이 사냥한 먹이를 세준이 먹지 말라고 하자 꾸엥이가 크게 실망했다. 내가 잡은 건데···
“대신 꾸엥이는 장어구이 먹자.”
꾸엥!
세준의 ‘먹자’라는 소리에 꾸엥이의 고개가 빠르게 돌아갔다. 먹을 거!
세준이 어제 먹고 남긴 장어구이를 토끼들에게 말해 가져오게 했고 꾸엥이가 맛있게 장어구이를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물끄럼.
세준의 뒤통수가 따가웠다. 점심에는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먹을 장어도 준비해야 할 것 같았다.
킁.쿵.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점심에 돌아오기 위해 서둘러 순찰을 나가고 토끼들과 테오, 꾸엥이, 블랙 미노타우루스가 늑대들을 포위했다.
“너희가 우리 테 대표를 공격했다고?”
“죄송합니다! 위대한 검은 용이시여! 저 고양이 유랑 상인이 위대한 검은 용의 부하인 줄 몰랐습니다! 제발 실버 울프족의 족장인 제 목숨 하나로 노여움을 풀어주십시오!”
세준의 물음에 세준의 정체를 오해한 엘카가 바짝 엎드리며 외쳤다.
탑 99층의 몬스터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지시하고, 서로 싸워야 할 몬스터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이유. 그건 눈앞의 존재가 위대한 검은 용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엘카는 생각했다.
‘위대한 검은 용?’
세준이 아니라고 반박하려 할 때
[탑의 관리자가 특별히 그대가 위대한 검은 용이라고 사칭하는 것을 용서하겠다고 말합니다.]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퀘스트 : 실버 울프족의 늑대들에게 위대한 검은 용의 위엄을 보여줘라.]보상 : 에일린이 기뻐함
거절 시 : 에일린이 서운해함!
[탑의 관리자가 어서 위대한 검은 용의 위엄을 보여주라며 응원합니다.]아직 위대한 검은 용으로 나서본 적 없는 에일린이 세준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어 했다.
“무슨 소리냥? 우리 박 회장은…억!”
세준이 서둘러 테오의 입을 막았다.
조만간 에일린의 덕을 봐야 했기에 에일린을 서운하게 할 수는 없었다. 에일린과 친해지기는 했지만, 관계가 틀어지는 것은 의외로 작은 서운함에서부터 시작된다.
세준은 퀘스트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탑의 관리자가 자신을 사칭해도 된다고 기회를 주는데 이런 기회를 차버릴 정도로 세준은 바보가 아니었다.
“그래. 알고 있다니 위대한 검은 용인 나의 일을 방해한 너희들의 죄가 얼마나 큰지도 알겠군.”
“위대한 검은 용이시여!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는 정말 몰랐습니다.”
“알고 행해야만 죄가 되는 건 아니다. 몰라도 죄는 죄. 하지만 특별히 너희에게 죄를 용서받을 기회를 주겠다.”
세준이 말하며 계약서를 내밀었다.
“우리 테 대표의 목숨을 노린 대가는 1만 탑코인이다. 이 돈을 갚으면 용서해주지.”
“네? 1만 탑코인이요?! 그…그렇게나 많은 돈을…”
“없으면 몸으로 갚으라냥!”
뒤에서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던 테오가 잽싸게 외쳤다. 이 말을 꼭 해보고 싶었다냥! 세준이 우천삼에게 그 말을 할 때 너무 멋있어 보였던 테오였다.
“몸으로 말입니까?!”
1만 탑코인 만큼 몸으로 갚으라는 테오의 말에 엘카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그리드와의 의뢰는 후불이었고 계약을 파기해도 특별한 불이익은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몸으로 돈을 갚는 동안 마을에 있는 부족의 어린 늑대들은…
“저…위대한 검은 용이시여. 감히 청합니다. 저희 부족원 전부가 돈을 갚겠습니다. 대신 굶어 죽지만 않게 해주십시오!”
엘카는 밭에서 자라는 농작물들을 보면서 세준 밑에서 일한다면 굶어 죽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좋다. 앞으로 테 사장이 너희를 관리할 거다.”
“너희들 앞으로 내 말을 잘 들어야 한다냥!”
세준의 말에 테오가 늑대들에게 큰소리를 쳤다. 그렇지 않아도 사장이 되면 뭐가 좋은지 의문이 들던 테오였다.
테 사장이 되면 뭘 할 수 있는 거냥? 자신은 이미 박세준의 무릎을 정복했다. 더 이상 원하는 게 없다냥.
근데
‘푸후훗. 사장이 되면 부하가 생기는 것이었다냥!”
테오가 자신의 부하가 생긴 것에 기뻐했다.
“알겠습니다. 위대한 검은 용의 명을 따라 테 사장님을 따르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위대한 검은 용이시여!”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탑의 관리자가 위대한 검은 용이 칭송받은 것에 크게 기뻐합니다.]세준이 위대한 검은 용의 위상을 세우고 실버 울프족 전체를 거두며 세력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