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47)
47화. 노 웨이포인트
47화. 노 웨이포인트
세준이 탑 99층의 보스인 우마왕을 찾아간다고 하자
뺙!
꾸엥!
흑토끼와 꾸엥이가 나섰다. 우리가 지켜줄게!
그리고
“테 사장, 준비해.”
“뭐냥? 나도 가는 거냥?”
봇짐 담당인 테오는 강제로 출장이 잡혔다.
“안내해.”
음머!
세준의 말에 우천삼과 우천사가 앞장섰다.
하지만
쿵쾅.쿵쾅.
“야! 그렇게 빨리 달리면 어떡해!!”
잠깐 사이 우천삼과 우천사가 빠르게 멀어졌다.
“위대한 검은 용이시여. 제가 모시겠습니다.”
엘카가 세준의 앞에 엎드렸고 다른 늑대들이 흑토끼와 테오를 등에 태웠다.
그러나
꾸엥!꾸엥!
꾸엥이는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의 앞발에 붙잡혔다.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로서는 새끼를 우마왕이 있는 위험한 곳에 보낼 수는 없었다.
“꾸엥이는 위험하니까 여기서 기다리자.”
세준이 달랬지만
꾸에엥!
같이 따라가고 싶다고 우는 꾸엥이의 울음소리를 뒤로하며 세준과 테오, 흑토끼가 늑대를 타고 우마왕이 지키는 웨이포인트를 향해 출발했다.
다다다다.
늑대들은 이동 속도는 거의 70km/h로 굉장히 빨랐다.
슈욱.
늑대를 타고 달리는 세준의 눈에 넓은 황무지가 빠르게 지나갔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어느새 끝없는 황무지가 끝나고 붉은 땅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진흙인가? 세준의 머릿속에 진흙벽돌이 떠올랐다.
“벽돌을 만들면 건물을 지을 수 있지.”
세준이 진흙벽돌을 이용해 건물을 짓는 생각을 하며 이동하고 있을 때
“응?!”
저 멀리 천 마리가 넘는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이 보였다.
근데
“쟤네 뭐 하는 거야?”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이 진흙을 뭉쳐 입에 넣는 것이 보였다.
“저런 거 먹으니까 풀만 보면 흥분하는 거 아닐까?”
세준은 갑자기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이 불쌍해 보였다.
***
음머어!
우일이가 서둘러 우마왕을 부르며 달려왔다
무슨 일이냐?
웨이포인트 앞에 누워 잠을 자고 있던 우마왕이 눈을 뜨며 물었다.
우천삼과 우천사가 돌아왔습니다!
뭐?! 우천삼이?!
쿵!
자신의 지시를 무시하고 연애질이나 한 우천삼이 돌아왔다는 말에 우마왕이 땅을 박차며 일어났다.
어디 있어?!
근데 외부인을 데려왔습니다.
외부인? 모두 데려와라.
네!
그렇게 우일이의 안내를 받은 세준과 일행들이 우천삼, 우천사와 함께 우마왕과 마주했다.
우마왕의 옆으로는 붉은 뼈 몽둥이 하나와 새하얀 뿔나팔이 땅에 박혀있었다.
그리고
“저게 웨이포인트구나.”
세준이 우마왕 뒤로 보이는 붉은 크리스탈을 바라봤다.
음머?
“이곳에는 왜 왔는지 물어본다냥.”
테오가 우마왕의 말을 번역했다.
“우마왕에게 3일 전 일에 대한 대가를 받으러 왔다고 전해.”
“알겠다냥! 우마왕 3일 전 대가를 받으러 왔다냥!”
테오가 세준의 말을 우마왕에게 당당하게 전했다. 자신은 꿀릴 게 하나도 없었다. 왜냐하면 자신은 위대한 검은 용의 부하 치명적인 노란 고양이니까.
‘푸후훗. 이것으로 나의 일대기에 멋진 한 장면이 추가되는 거다냥.’
테오가 나중에 다른 이들에게 들려줄 멋진 이야기의 한 장면을 상상하고 있을 때
음머어어!
우마왕이 당당하게 자신에게 대가를 요구하는 태도에 분노했다.
“냥꾹.냥꾹.”
우마왕의 고함에 놀란 테오가 딸꾹질을 하기 시작했다.
“진정해.”
세준이 놀란 테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진정시키고 우마왕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척.
우마왕의 다리에 손을 올리고
“블랙 미노타우루스는 명예를 아는 전사라고 들었는데 그것도 옛날 말인가 보군.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부끄러움은 모르고 오히려 화부터 내다니···그럼 다른 부하들에게 자신들의 우두머리가 남의 음식을 훔쳐먹었다고 말해도 상관없지?”
세준이 자신의 말을 전달하고 손을 떼려 할 때
음머!
[잠깐!]우마왕이 다급히 세준을 붙잡았다.
‘그럴 줄 알았다.’
세준이 올라가는 입꼬리를 억지로 내리고
“뭐지?”
무심한 목소리로 물었다.
음머!음머.음···
[나는 명예를 아는 블랙 미노타우루스의 대전사다! 내가 나중에 찾아가서 보상을 하려 했다. 저번에 내가 먹은 풀의 대가로…]우마왕이 대가를 제시하려 할 때
“잠깐! 받을 대가는 내가 정해. 대가로 우선 웨이포인트를 사용하게 해줘.”
세준이 우마왕의 말을 막으며 자신이 생각한 대가를 말했다.
음머?
[웨이포인트를 말이냐?]“어때?”
세준의 말에 우마왕은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음머. 음머···
[좋다. 허락하지. 그대에게는 소용없어 보이지만···]우마왕이 세준이 웨이포인트로 다가갈 수 있게 옆으로 비켜줬다.
됐다!
세준은 웨이포인트에 다가가느라 우마왕의 뒷말을 듣지 못했다.
“드디어···”
세준이 공중에 떠 있는 붉은 크리스탈에 손을 올렸다.
[탑 99층 웨이포인트가 저장됐습니다.] [저장된 다른 층의 웨이포인트를 불러옵니다.] [탑 99층 외에 저장된 웨이포인트가 없어 다른 층으로 이동할 수 없습니다.]“뭐?!”
처음부터 탑 99층에서 시작한 세준에게는 저장된 다른 웨이포인트가 없었다. 갈 수 있는 데가 없었다.
보통 다른 헌터들은 1층에서부터 시작하기에 1층의 웨이포인트를 찍고 탑을 오른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웨이포인트를 저장하면 다음 층으로 가는 포탈이 나타난다.
이건 보스 공략과 상관없이 가능했다. 층의 보스 위치와 웨이포인트의 위치가 다른 층도 많았다.
하지만 내려가는 포탈이 생긴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웨이포인트를 이용해 내려가면 되니 굳이 그럴 이유도 없었다.
그렇게 세준이 실망하고 있을 때
음머.
자신의 애병을 지킨 우마왕이 안도했다. 우마왕은 자신의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대전사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대가로 애병인 붉은 뼈를 세준에게 주려 했다.
붉은 뼈는 수많은 몬스터의 피를 흡수하며 붉게 변한 몽둥이로 등급은 전설급. 탑에 3개 밖에 없는 전설급 아이템이었다.
제대로 쓰지도 못할 웨이포인트 때문에 전설급 몽둥이를 얻을 기회가 사라졌다. 물론 제어하지 못하면 피에 미친 광인이 되는 효과가 있어 세준이 얻었어도 좋을 건 없었다.
“다음 대가는…”
세준이 우마왕에게 대가로 몇 가지를 더 요구했다.
그리고 세준이 테오를 바라보자 테오가 봇짐에서 작은 동산을 이룰 정도의 파 이파리를 꺼냈다.
“이건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는 선물이야.”
말이 선물이지 선물보다는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에게 파 이파리를 홍보하기 위해서 가져온 것이었다. 우리한테 이런 게 있으니 관심 있으면 와서 일해라라는 의미였다.
꿀꺽.
우마왕이 파 이파리를 보며 침을 삼켰다. 벌써 일꾼 하나를 구한 것 같았다.
***
우마왕을 만나고 온 지 3일이 지났다.
그사이 몇 가지 일이 있었다. 가장 큰 일은 아내 토끼가 다시 임신을 했다. 장어구이 때문이었다.
“새끼 토끼들을 1대 자식들의 굴에 보낼 때부터 이상하더니…다음부터 장어구이 주나 봐라.”
세준은 괜히 심술이 났다.
그리고 우마왕과의 거래로 황무지 지역 전부를 세준의 땅으로 인정받아 매일 10마리의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이 세준의 땅으로 출근해 황무지 땅을 개간했다.
우천삼의 말로는 매일 이곳에 오고 싶어 블랙 미노타우루스들 간에 경쟁이 치열하다고 했다.
“뭐 매일 진흙을 먹고 살았으니…”
마지막으로 세준이 어제 독꿀벌 여왕의 고치 하나를 추가로 얻었다. 이것으로 벌집 쓰리배럭이 가능해졌다.
“그나저나 곧 블루문인데 괜찮겠지?”
세준이 지상 밭을 보며 한 달 전쯤 일을 떠올렸다.
블무문 때 우천삼으로 인해 지상 밭이 파괴되자 세준은 고민에 빠졌다.
“이 일이 계속 반복되면 지상 밭에 농작물을 심을 이유가 없어.”
운이 좋아 블루문 때 몬스터가 오지 않으면 괜찮지만, 몬스터가 한 번이라도 와서 밭을 난장판으로 만들면 모든 농사가 헛수고가 된다.
이건 어떻게 할 방법이 없기에 세준은 지상 밭을 포기할 생각까지 했다.
그때
[탑의 관리자가 블루문 때 날뛰는 몬스터들 때문에 고민하는 거라면 자신에게 맡기라고 합니다.]“맡기라고? 뭘 어떻게 하려고?”
[탑의 관리자가 블루문 때 자신이 나서서 몬스터들을 제압하는 것을 보지 못 했냐고 우쭐해하며 묻습니다.]“아…”
생각해 보니 세준이 조난 당하고 첫 번째 블루문 때 검은 용이 나서자 몬스터들이 조용해졌던 적이 있었다. 그게 에일린이었구나.
“알았어. 그럼 에일린 너만 믿을게.”
[탑의 관리자가 자신만 믿고 농작물을 팍팍 심으라고 말합니다.]그렇게 에일린의 말을 믿고 열심히 농작물을 심었지만, 막상 블루문이 다가오자 조금 불안하기는 했다.
“괜찮겠지?”
이왕 믿기로 했으니 세준은 끝까지 에일린을 믿어보기로 했다.
오늘은 블루문 때문에 크림슨 자이언트 모자와 블랙 미노타우루스도 오지 않았다.
그리고 늑대들은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면서 어젯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덩치가 큰 녀석들이 빠져서 그런가 뭔가 허전하네.”
세준이 넓은 밭을 보면서 말했다.
그때
촵촵촵.
“뭐가 허전하냥?! 치명적인 노란 고양이 테 사장이 있다냥!”
세준의 무릎에 앉아 쉬는 동안 츄르를 받아먹고 있던 테오가 세준의 가슴을 자신의 앞발로 두드리며 존재감을 어필했다.
“그래. 네가 있는데…미안.”
저런 미사여구는 어디서 배워 온 건지…세준이 서둘러 테오의 등을 쓰다듬으며 달랬다. 오늘은 블루문을 대비해 일을 일찍 끝내야 했기에 테오의 노동력이 필요했다.
그렇게 서둘러 일을 마치고 모두가 블루문을 준비했다.
세준은 불을 끄고 냄새를 없앴고, 토끼들은 굴에, 독꿀벌들은 벌집에 들어가 입구를 막았다.
그리고
“아침에 보자냥!”
테오는 자신의 봇짐 안으로 들어갔다.
모두가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자 동굴 안은 지독히 고요해졌다.
“춥네.”
그렇게 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세준은 외로움 때문인지 추위를 느끼며 모포를 뒤집어썼다.
잠시 후 블루문이 떴다.
***
“크히히. 인간은 위대한 검은 용 에일린 프리타니 님만 믿으라고.”
에일린은 인간에게 도움을 줄 생각을 하니 신이 났다.
얼마 전 에일린은 매번 신세를 지고 있는 인간의 탑 입주 200일을 기념하여 고마움과 미안함을 담아 창고에 있던 영약들을 다 넣고 약한 인간의 건강을 위한 수프를 몇 시간 동안 저어서 만들었다.
하지만
“요리는 내 적성이 아니었어.”
솔직히 요리는 너무 힘들었다.
에일린은 인간이 너무 맛있다고 더 만들어달라고 하면 어떡하지?라고 걱정했지만, 인간은 자신의 고생을 아는지 또 만들어 달라고 하지는 않았다.
거기다 인간은 다음부터는 절대 만들지 말라고 부탁까지 했다.
“크히히. 기특한 인간 녀석 나를 그렇게까지 걱정해 주다니.”
세준은 자신의 생명을 걱정한 것이지만, 에일린은 자신을 걱정해 줬다고 생각했다.
에일린이 기특한 인간을 생각하면서 탑의 관리자 공간의 옥상으로 이동했다.
그곳에는 서치라이트처럼 생긴 직경 5m에 두께는 1m 정도 되는 원통형 물건이 놓여져 있었다.
“크릉.크릉.크릉.”
뽀득.뽀득.
에일린이 콧노래를 부르며 검은 용이 그려져 있는 원통의 앞부분을 열심히 닦았다.
그리고 잠시 후 주위가 푸르스름하게 변하며 블루문이 떴다.
“크히히. 이제 내가 나설 때인가?”
달칵.
에일린이 원통형 물건의 옆면에 있는 스위치를 누르자
파앗!
달에 박쥐맨 표시가 뜨듯이 원통에서 빛이 나며 원통 앞부분에 그려진 검은 용이 움직이며 검은 용의 그림자가 블루문이 뜬 하늘 위를 날기 시작했다.
그리고 검은 용의 그림자가 하늘의 정점에 이르자
쿠아앙!
에일린이 원통 뒤에서 크게 울었다.
쿠아앙-!
원통에서 에일린의 목소리에 마력을 실어 탑 99층 전체에 퍼트려줬다.
이 원통은 에일린의 할아버진인 카이저 프리타니가 자신의 손녀를 위해 만들어준 마법도구로. 관리자 공간을 벗어날 수 없는 손녀가 탑을 관리하기 어려울 때 한 번씩 쓰라고 만들어준 아이템이었다.
“크히히. 인간은 저게 나인 줄 알겠지?”
에일린이 하늘 위에 떠 있는 검은 용을 뿌듯하게 바라보며 다시 한번 크게 울었다.
쿠아앙-!
위대한 검은 용의 포효소리가 블루문으로 인해 미쳐버린 탑 99층의 몬스터들을 진정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