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50)
50화. 합류하다.
50화. 합류하다.
탑 99층의 블루문을 피해 내려간 엘카와 늑대들은 서둘러 탑 85층에 들러 부족의 늑대들에게 자신들이 위대한 검은 용의 밑에서 일하게 됐음을 알렸다.
그리고 세준이 챙겨준 약간의 식량을 전해주고 다시 탑 99층으로 돌아가는 길.
“엘카 족장!”
부하 늑대가 엘카를 불렀다.
“왜?”
“저기 좀 보시죠.”
부하 늑대가 뭔가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토끼 3마리가 길바닥에서 구걸을 하고 있었다.
‘저 토끼들은 위대한 검은 용의 하수인?’
많은 고생을 했는지 털도 더럽고 말라 보였지만, 분명히 토끼들이었다. 엘카는 회색토끼들이 세준에게서 도망쳐 나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감히 위대한 검은 용님에게서 도망치다니!’
“저들을 붙잡아 위대한 검은 용께 데려간다!”
“네!”
“네!”
그렇게 엘카와 늑대들이 구걸하는 회색토끼들을 하나씩 물고 탑 99층으로 올라왔다.
***
세준과 테오가 늑대들을 보러 지상으로 올라가자
툭.
늑대들이 입에 물고 있던 회색토끼 3마리를 세준의 앞에 조심스럽게 내려놨다.
오들오들.
늑대들에게 끌려온 회색토끼들은 겁에 질려 떨고 있었다.
“엘카, 얘네들 뭐야?”
“저희가 위대한 검은 용의 도망친 하수인들을 붙잡아왔습니다.”
“도망친 하수인?”
엘카가 ‘저 잘했지 않습니까?’라는 눈빛으로 꼬리를 흔들며 세준을 바라봤다
“일단 잘했어.”
세준이 엘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디서 이런 애들을 구해 온 거지?’
[건축가 회색토끼] [나무 공예가 회색토끼] [이파리 공예가 회색토끼]늑대들이 기술자들을 물어왔다.
***
오들오들
오빠 어떡해요?
오빠 무서워요.
드래곤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어. 모두들 정신 차려.
건축가 토끼가 자신들을 내려다보는 인간과 고양이 그리고 늑대의 시선을 느끼며 불안해하는 동생들을 다독였다.
자신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여기서 자신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
우리는 위대한 토끼 왕국의 회색토끼들이다!
오빠 토끼가 앞으로 나서 호기롭게 외쳤다. 이렇게라도 해서 불안을 털어내려는 것이었다.
그때
스윽.
인간의 손이 자신을 향했다.
‘내가 너무 나섰나?’
오빠 토끼가 후회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
삐빅!
먹지 못했는지 비리비리한 3마리 중 그나마 가장 건장한 건축가 토끼가 무슨 할 말이 있는지 혼자 떠들고 있었다.
세준이 건축가 토끼와 대화를 하기 위해 손을 내밀자
삐릭!!
삐믹!!
뒤에 있던 다른 회색토끼 2마리가 세준의 손을 향해 몸을 날렸다.
하지만
“크르릉. 감히 위대한 검은 용께!!!”
늑대들이 가볍게 휘두른 앞발에 회색토끼들은 단숨에 기절했다. 그렇게 정리된 분위기에서 세준이 건축가 토끼의 머리에 손을 댔다.
그리고
“일단 미안. 우리 늑대들이 오해를 좀 했어.”
삑?삐빅?
[오해요? 그럼 살려주는 건가요?]“당연하지. 내가 너희를 왜 죽여.”
삐빅…
[다행이네요…]세준의 죽이지 않겠다는 대답에 건축가 토끼가 안심했는지 기절해버렸다.
“일단 자고 내일 다시 얘기하자.”
“네. 위대한 검은 용이시여.”
세준이 늑대들에게 말하고는 회색토끼들을 데리고 동굴로 내려왔다.
그리고 불가에 눕히고 파 이파리를 덮어줬다.
“테 대표, 우리도 자자.”
세준이 누워 모포를 덮으며 말했다.
“뭐냥?! 나 테 사장이다냥!”
“시간 끝났어.”
여러 가지 이유로 늘어났던 테 사장 시간이 끝났다.
“아 그런 것이냥.”
세준의 말에 테오가 순순히 인정하고 세준의 배 위로 올라가 잠들었다.
***
꾸엥!
아침이 되자 꾸엥이가 놀러 와 모두를 깨웠다.
“읏차!”
세준이 일어나 벽에 획 하나를 추가하며 조난 213일 차 아침을 시작했다.
그리고
삐익!
삐이!
굴에서 나오던 토끼 부부가 아직 자고 있는 회색토끼들을 발견하고는 크게 놀랐다. 토끼 부부의 표정을 보니 아는 눈치였다.
“서로 알아?”
세준의 물음에 남편 토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척.
삐익.
[옛날에 거대한 토끼 왕국이 있었습니다.]세준의 몸에 손을 대며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남편 토끼의 말로는 과거 토끼 왕국에는 3개 토끼족이 서로 어울려 살았다고 한다. 농사를 좋아하는 백토끼족, 뭔가를 만드는 손재주가 좋은 회색토끼족, 싸움에 능한 흑토끼족.
삐익…
[하지만 붉은 괴물들이 하늘을 덮은 날…]갑작스러운 붉은 괴물들의 침입으로 토끼 왕국은 망했고 토끼들은 모두 살길을 찾아 흩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저기 기절해 있는 회색토끼들은 자신의 옆 마을 출신이라고 했다.
그렇게 얘기를 하는 사이
아사악.아사악.
천천히 파 이파리를 씹는 소리가 들려왔다.
“응?”
소리가 나는 곳을 보자 회색토끼들이 세준이 덮어 줬던 파 이파리를 잠결에 조금씩 먹고 있었다. 얼마나 배고팠으면 자면서까지…
“일단 깨워서 먹이고 다시 재우자.”
삐익!
세준의 말에 토끼 부부가 기뻐하며 서둘러 피라니아 몇 마리와 파 이파리를 더 구웠다. 같은 왕국 출신을 만난 게 반가운 모양이었다.
그렇게 아침이 거의 완성되자
움찔.움찔.
회색토끼들이 맛있는 냄새를 따라 코를 움직이며 깨우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깨어났다.
그리고
삐빅?!
삐릭?!
삐믹?!
회색토끼들이 주변을 돌아다니는 백토끼들과 흑토끼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자신들이 죽어 하늘나라의 토끼들이 자신들을 반겨준다고 오해한 것이다.
하지만
꼬르르륵.
배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며 건축가 토끼가 정신을 차렸다. 죽었는데 배에서 소리가 날 리는 없으니까.
그때
삐익!
정신을 차린 회색토끼들에게 토끼 부부가 다가갔다.
아저씨!
아줌마!
잘 지내셨어요?
회색토끼들이 토끼 부부를 보고 반갑게 인사하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너희 부모님은?
붉은 괴물들에게서 저희를 지키다가 돌아가셨어요.
······
토끼 부부가 조용히 회색토끼들을 안아줬다.
그때
꼬르르륵.
회색토끼들의 배에서 다시 소리가 났다.
삐익!
토끼 부부가 서둘러 회색토끼들에게 아침을 먹였다.
여기는 우리 농장의 주인님이야.
그리고 여기는 우리 아이들.
아침을 먹으면서 토끼 부부가 세준과 테오 그리고 자식들을 소개하며 서로 인사를 했다.
그렇게 아침 식사가 끝나자 토끼들이 각자 자신의 일을 하러 갔다.
그리고 덩그러니 남은 회색 토끼들. 그들은 밥값을 하고자 뭔가를 만들기 시작했다.
“응? 이건?!”
점심을 준비하러 불가로 온 세준은 회색 토끼들이 열심히 뭔가를 만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불가에는 파 이파리로 만들어진 바구니 안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린 파 이파리가 가지런히 담겨 있었다.
그리고 주변 나무로 만들어진 숟가락과 젓가락. 세준이 대충 만든 것과는 그 퀄리티부터 달랐다.
“혹시 일자리 필요 없어?”
조금 더 친해진 다음에 제안하려고 했지만, 회색토끼들의 손재주를 직접 목격한 세준이 참지 못하고 말을 꺼냈다.
삐빅!
삐릭!
삐믹!
세준의 말에 회색토끼들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회색토끼들이 열심히 실력 발휘를 한 데에는 농장주인 세준의 눈에 들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매일 오늘 아침처럼만 먹을 수 있다면, 아니 매일 파 이파리만 먹어도 그들은 만족할 수 있었다.
그렇게 회색토끼 3마리가 세준의 농장에 합류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세준의 생활 수준이 크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앞으로 회색토끼들도 우리랑 같이 지낼 거야.”
세준이 점심을 먹으며 회색토끼의 농장 합류를 발표했다.
점심을 다 먹자
“졸리다냥. 무릎을 내놔라냥…”
뺘악…
꾸엥…
테오와 흑토끼가 세준의 양 무릎을, 꾸엥이가 세준의 등을 차지하고 낮잠을 자기 시작했다.
“먹구름 만들기.”
뭉게뭉게.
세준이 먹구름으로 꾸엥이까지 덮는 그늘을 만들었다.
후루룩.
세준은 커피를 마시며 자신이 만든 먹구름을 살펴봤다.
“근데 이거 움직이나?”
세준이 먹구름을 움직이겠다는 생각을 하자
스르륵.
먹구름이 옆으로 천천히 움직였다. 느렸지만, 움직이기는 했다.
그때
[>먹구름 만들기>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응?!”
먹구름 만들기의 숙련도가 상승했다. 하지만 우뢰(雨雷) 스킬 자체의 숙련도가 오른 건지는 알 수 없었다.
꾸엥…
먹구름이 옆으로 가며 갑자기 눈 부신 해가 비추자 꾸엥이가 자신의 머리를 세준의 등에 더 붙이며 해를 피했다.
“미안.미안.”
세준이 꾸엥이의 머리를 토닥이며 먹구름을 다시 원위치시켰다.
그리고 이번에는 구름의 모양을 바꿔봤다. 디테일하게는 안 됐지만, 먹구름을 조금 두툼하게나 얇게, 넓게나 좁게 만드는 것은 가능했다.
더불어 세준이 먹구름의 모양을 바꿀 때마다 먹구름 만들기의 숙련도가 상승했다.
“자 그만 일어나자.”
30분 정도 낮잠을 재운 세준이 테오, 흑토끼, 꾸엥이를 깨우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덥석.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다시 낮잠을 자려는 테오의 뒷덜미를 세준이 잡았다.
“뭐냥?”
“우리 테 대표도 오늘은 부하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줘야지.”
“그런 것이냥? 하긴 나의 멋진 모습을 보여줄 때가 됐다냥! 늑대들은 나를 따르라냥!”
파칭!
세준의 말에 테오가 자신의 발톱을 꺼내며 대파밭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크르릉.
늑대들이 테오를 따라 대파밭으로 달려가 날카로운 발톱으로 파 이파리를 자르기 시작했다.
세준은 테오와 늑대들을 대파밭으로 보내고 동굴로 내려왔다.
방울토마토, 감자, 호박고구마.
오늘은 수확할 게 많았다. 세준은 낫 토끼에게 미리 나중에 심을 고구마순을 자르게 하고 수확을 시작했다.
서걱.서걱.
세준이 빠르게 방울토마토 수확을 끝내고
후두두둑.
감자밭에서 감자 줄기를 당겨 감자들을 수확했다. 감자 줄기를 당겨 수확하지 못한 감자들을 삽 토끼들이 땅을 뒤지업 확인하면서 나머지 감자들을 수확했다.
그리고 세준이 고구마순이 다 잘려 나간 고구마밭에서 호박고구마를 수확하려 할 때
터덜터덜.
테오가 힘없이 걸어와 파 이파리를 자르고 있는 세준의 다리에 매달렸다.
“테 대표, 왜 그래?”
“늑대들이 나보다 더 파 이파리를 잘 자른다냥…”
“응?”
세준이 지상으로 올라가 늑대들을 보자
파바바밧.
늑대의 앞발질 한 번에 날카로운 바람이 일어나며 파 이파리 4~5줄기가 동시에 잘려 나갔다. 특히 엘카의 앞발질에는 파 이파리가 거의 10개씩 잘려 나갔다.
“대단한데?”
테오의 자신감이 꺾일 만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테오의 기를 죽일 수는 없는 일. 세준이 서둘러 테오의 기 살리기 처방에 들어갔다.
“괜찮아. 테 대표, 너의 재능은 발톱에 있는 게 아냐.”
“그럼 내 재능은 어디에 있는 것이냥?”
“테 대표, 네 재능은 앞발에 있어.”
“그런 것이냥?!”
세준의 말에 테오가 큰 깨달음을 얻었다.
‘푸후훗. 박세준의 말은 다 맞다냥! 나는 상인! 나의 재능은 치명적인 마성의 앞발로 고객을 유혹하는 상술!’
앞발이 다른 단어와 연결되며 창의적인 생각이 만들어졌다.
척.
다시 기가 살아난 테오가 세준의 다리에서 내려와 동굴의 구석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덥석.
테오가 다시 세준에게 목덜미를 잡혔다.
“테 대표, 어디가 일은 해야지.”
“박 회장, 나 피곤하다냥.”
“응. 일 끝나고 쉬어.”
테오가 기운 없는 표정으로 말했지만, 세준은 단호하게 대답하며 테오를 아직 고구마순이 베어지지 않은 고구마밭에 내려놨다. 그렇게 테오는 낫 토끼를 도와 고구마순을 베었다.
잠시 후
파바박!
“봤느냥! 테 대표님의 멋진 자르기를!”
동굴 안 한정 테오는 아직 최강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