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52)
52화. 딸기와 청양고추를 심다.
52화. 딸기와 청양고추를 심다.
에일린은 요즘 스스로 뛰는 드래곤하트의 박동을 느끼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었다.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드래곤하트가 뛰고 있었다.
쿵…
“오! 뛴다!”
쾅…
“또 뛴다!”
아주 느리지만, 꾸준히 뛰고 있었다. 아직 박동이 너무 약해 마나를 축적하는 건 엄두도 낼 수 없지만, 드래곤하트가 뛴다는 것만으로 에일린은 너무 행복했다.
“이게 다 기특한 인간 덕분이야! 그나저나 기특한 인간은 뭘 하고 있지? 위대한 검은 용인 나 에일린 프라타니 님이 보살펴 줘야 하는데…”
생각이 세준에게로 향하자 에일린은 세준이 궁금해졌다. 혹시 그사이 위험할 수도 있는 미감정 아이템을 쓰고 있을지도 몰랐다. 아니면 혼자 맛있는 걸 먹고 있거나…
“이익! 그건 용서 못 해!”
자신만 빼고 맛있는 걸 먹는다니! 생각만 해도 화가 났다.
그때
“응?”
[탑에서 잊힌 요리 고구마맛탕 재현 업적이 달성됐습니다.] [탑에서 잊힌 요리 감자맛탕 재현 업적이 달성됐습니다.]“크히히. 날 위해 새로운 요리를 재현하다니! 기특한 인간이 또 기특한 일을 했어! 빨리 달라고 해야지!”
에일린이 서둘러 수정구로 달려갔다.
하지만
[읽지 않은 알람이 1000개를 넘어갔습니다.] [알람을 정리해주세요.]수정구의 알람이 에일린을 방해했다.
“에잇! 바쁜데!”
에일린이 알람을 읽지도 않고 빠르게 넘겨 버렸다. 그중에는 경고를 알리는 붉은색 알람도 있었지만, 빨리 새로운 요리를 먹겠다는 일념으로 후다닥 넘겨버렸다.
그리고
“크히히. 위대한 검은 용인 나 에일린 프리타니께서 기특한 인간이 뭘 만들었는지 봐주도록 할까?”
에일린이 서둘러 수정구로 세준이 뭘 먹는지 확인했다.
***
세준의 배가 어느 정도 찼을 때
[탑의 관리자가 고구마맛탕과 감자맛탕의 소문을 듣고 왔다며 군침을 흘립니다.]에일린의 메시지가 나타났다.
“아까 부를 때 대답하지. 다 식었잖아.”
[탑의 관리자가 바쁜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그래. 퀘스트나 줘.”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퀘스트 : 탑의 관리자에게 고구마맛탕과 감자맛탕을 대접하라.]보상 : 에일린이 음식을 아주 맛있게 먹음.
거절 시 : 에일린이 아주 서운해함.
“동굴에 뚜껑 덮여 있는 냄비에 챙겨놨어. 그거 가져가면 돼.”
세준의 말과 함께 퀘스트가 완료됐다.
[탑의 관리자가 맛있는 걸 먹게 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너무 달달하고 힘이 넘친다고 말합니다.]힘이 넘친다고? 힘의 고구마와 힘의 감자를 먹어서 그럴 거다. 세준과 동물들도 지금 힘이 넘쳐나고 있었다.
“그래. 많이 먹어.”
점심을 먹고 테오, 흑토끼, 꾸엥이와 함께 낮잠을 잔 세준은 오전에 못다 한 고구마순을 다시 심기 시작했다.
오후에는 자신의 일을 끝낸 다른 토끼들도 합류해 함께 고구마순을 심으면서 빠르게 고구마밭이 완성됐다.
[고구마밭 2500평을 만들었습니다.] [경험치 5000을 획득했습니다.]“휴우. 끝났다. 이제 대파밭으로…”
세준이 대파밭으로 이동하려 할 때
뺙!
흑토끼가 수산물을 끌어 올리러 가자고 세준을 불렀다.
“알았어.”
세준이 동굴로 내려가자 연못 앞에 못 보던 것이 있었다. 파 이파리로 만든 그물이었다.
“이거 너희들이 만든 거야?”
세준이 회색토끼들을 보며 묻자
삐빅!
삐릭!
삐믹!
뺘앙!
“응?!”
세준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는 회색토끼들 사이에 홍일점 토끼가 함께 있었다. 정확히는 건축가 토끼 옆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낫 토끼랑은 어떻게 된 거냐고 묻고 싶었지만, 아직 어릴 때다. 마음이 하루에도 여러 번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할 나이.
대신 나중에 낫 토끼에게 위로의 뜻으로 당근이나 줘야겠다고 생각할 때
첨벙!
뺙!
흑토끼가 그물을 가지고 연못 안으로 들어가며 세준을 불렀다. 나 이제 들어가요!
“알았어!”
세준이 밧줄을 움켜잡았다.
잠시 후
팽!팽!
밧줄을 두 번 당기는 신호가 왔다.
“하압!”
그물에 많이도 담았는지 무게가 상당했다. 세준이 기를 쓰며 그물을 끌어 올렸다. 다행히 중간부터 흑토끼가 그물에 담긴 수산물들을 연못으로 옮기면서 무게를 줄여줬다.
그렇게 그물로 끌어 올린 피라니아와 크레이피시가 대략 100마리. 힘들기는 했지만, 전보다 더 편하게 수산물을 건져낼 수 있었다.
“몇 번 더 하자.”
뺙!
세준의 말에 흑토끼가 지체 없이 물 속으로 들어갔다. 100마리 정도면 충분히 많은 양이지만, 아무리 수온이 낮아도 부패를 막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에 빨리 먹어 치우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거기다 자신들에게는 항상 음식을 모자라 하는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 모자가 있다. 음식 남는 걸 걱정하는 것만큼 쓸데없는 걱정도 없었다.
그렇게 꾸엥이와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처음으로 세준이 대접한 식사로 배를 채울 수 있었다.
크어엉.
꾸에엥.
크엉.
꾸엥.
쿵쿠궁.쿵쿠궁.
저녁을 배불리 먹고 기분이 좋아진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꾸엥이와 함께 흥겨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세준은 흑토끼와 다시 수산물을 잡았다. 이왕 빨리 잡기로 한 거 실버 울프족의 늑대들에게도 주기 위해서였다.
그사이 세준의 지시로 회색토끼들이 파 이파리로 늑대들이 들고 갈 수 있는 가방을 만들었다.
몸의 양쪽에 짐을 실을 수 있는 가방으로 나중에 테오의 상행에도 쓸 생각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가방에 늑대들이 피라니아와 크레이피시 그리고 장어 살덩어리를 가지고 탑 85층으로 내려갔다. 내일 오전에 테오와 상행을 떠나야 하기에 오늘밖에 시간이 없었다.
그렇게 바쁜 하루가 지나갔다.
***
꾸엥!
오늘도 꾸엥이가 힘찬 울음소리로 자신이 도착했음을 알렸다.
“읏차.”
슥.
세준이 동굴 벽에 획 하나를 추가하며 조난 215일 차 아침을 시작했다.
“벌써 오늘이 씨앗 상점 열리는 날이네. 뭐가 나오려나?”
세준이 오늘 살 씨앗을 기대하며 일할 준비를 했다.
아그작.
아침은 간단하게 생고구마와 방울토마토 몇 개로 해결하고 작업을 시작했다. 오늘은 감자를 심을 계획이었다.
탁.탁.
세준이 지상에서 밭을 갈다 나온 평평한 돌 위에 감자를 올려놓고서 감자들을 잘랐다.
“이렇게 눈이 붙어있어야 한다고 했지?”
세준이 무조건 4등분 하는 게 아니라 감자의 눈이 너무 몰리지 않도록 적당한 크기로 2~4등분으로 잘랐다.
이전에는 남편 토끼와 말이 통하지 않아 대화를 할 수 없었지만, 남편 토끼와 말이 통하고 나서부터 좀 더 자세한 농사 지식을 들을 수 있었다.
와르르르.
세준이 자른 씨감자들을 두 손으로 퍼서 파 이파리로 만든 크로스백에 담았다. 회색토끼들의 손재주가 좋아서 세준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말하면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줬다.
그렇게 어제 심은 고구마밭 옆에 세준이 씨감자를 심기 시작했다.
물론 꾸엥이를 불러 빈 밭을 덮고 있는 파 이파리를 치워달라고 했다.
꾸엥!
세준이 자신에게 일을 시켜준 것에 기뻐하며 꾸엥이가 열심히 파 이파리를 날랐다. 정확히는 일을 마치고 얻을 꿀에 기뻐하는 것이었지만.
푹.
세준이 단검으로 땅을 찔러 공간을 만들고 크로스백에서 씨감자를 꺼내 눈이 위로 오도록 심었다. 크로스백에 들어가는 양이 그렇게 많지 않았기에 세준은 왔다 갔다 하면서 열심히 감자를 심었다.
그리고 감자를 절반 정도 심었을 때
[씨앗 상점이 열립니다.] [박세준 님의 등급은 평범입니다.] [오늘 판매할 씨앗 4종이 랜덤으로 보여집니다.] [현재 등급에서는 5탑코인 안에서 씨앗을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습니다.]씨앗 상점이 열리며 오늘 구매할 수 있는 씨앗들이 나타났다.
[화염콩 씨앗 1개 – 5탑코인] [당근 씨앗 2만 개 – 4탑코인] [딸기 씨앗 100개 – 0.5탑코인] [청양고추 씨앗 100개 – 0.5탑코인]“화염콩 씨앗?”
1개에 무려 5탑코인이나 했다. 돈은 충분했지만, 5탑코인 안에서 사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화염콩 씨앗을 사면 나머지를 못 산다.
“음… 역시 아는 맛이지.”
세준의 고민은 짧았다. 맛도 모르는 걸 하나 사느니 잘 아는 것 여러 개를 사기로 했다.
[당근 씨앗 2만 개를 구매했습니다.] [딸기 씨앗 100개를 구매했습니다.] [청양고추 씨앗 100개를 구매했습니다.] [씨앗 은행 박세준 님의 계좌에서 총 5탑코인이 빠져나갑니다.] [씨앗 상점 마일리지 50점이 적립됩니다.] [씨앗 상점 마일리지가 총 56점 적립됐습니다.]잘그락.
세준의 손에 씨앗이 든 가죽 주머니 3개가 나타났다.
[씨앗 상점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30일 후에 다시 씨앗 상점 Lv. 2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심을 게 많아졌네.”
일이 늘어난 것이지만, 세준의 얼굴은 밝았다. 딸기와 청양고추를 먹을 상상을 하니 힘이 솟아났다.
“당근 씨앗은 토끼들에게 맡겨야지.”
며칠간 블랙 미노타우루스들과 삽 토끼들이 개간한 광할한 밭이 준비돼 있었고 토끼들의 당근에 대한 열정이라면 잠을 줄여서라도 당근 씨앗을 전부 심을 거다.
그렇게 세준이 감자 4000개를 다 심고 동굴에 딸기와 청양고추를 다 심었을 때
“세준 님, 저희가 왔습니다.”
늑대들이 탑 85층에 있는 늑대들에게 식량을 주고 돌아왔다.
“잠깐 쉬고 있어.”
세준인 탑 85층까지 다녀오느라 고생한 늑대들을 잠깐 쉬게 하고 늑대들에게 메여 있던 가방을 분리해 동굴로 내려갔다.
그리고
“테 대표.”
구석에서 열심히 츄르를 먹고 있는 테오를 불렀다.
촵촵촵.
“무슨 일이냥? 쉬는 시간이냥?”
츄르를 먹고 있던 테오가 세준의 무릎을 향해 달려왔다.
“아니. 이거 같이 담자.”
세준이 자신의 무릎에 매달린 테오를 달고 저장고로 걸어갔다. 그리고 테오와 함께 어제 수확한 방울토마토를 가방에 담았다.
늑대들이 메는 가방에는 테오의 봇짐처럼 보존 마법이 걸려있지 않기에 가장 최근에 수확한 걸로 담았다.
그렇게 방울토마토가 100개씩 담긴 6개의 가방을 다시 늑대들에게 착용시켰다.
“잘 다녀와. 테 대표.”
“알겠다냥! 또 완판하고 오겠다냥! 부하들아 이제 가자냥!”
“세준 님,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엘카, 볼도, 키슈도 잘 다녀와.
테오와 늑대들이 세준의 배웅을 받으며 탑을 내려갔다.
“휴우. 이제 점심 준비해야지.”
세준이 연못으로 가 흑토끼와 함께 피라니아와 크레이피시를 그물로 건져 올렸다.
아직은 먹을 만하지만, 어제와는 다르게 피라니아의 눈알이 조금 탁해진 것이 부패가 진행되는 것 같아 서둘러야 할 것 같았다. 어차피 상해도 해독의 대파가 있으니 식중독 걱정은 없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먹고 싶지는 않지.”
그런 생각을 하며 세준이 그물을 끌어 올렸다.
“끙차!”
이번에 그물로 끌려 올라 온 것은 장어 살덩이었다.
뺙!
흑토끼가 연못으로 들어와 숨을 한 번 쉬고 다시 연못 밖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세준의 단검으로 만든 작살로 장어 살덩이를 조그맣게 잘라 구멍 안으로 넣으면 다른 토끼들이 장어살을 불가로 가져가 구웠다.
그 이후로도 흑토끼는 그물에 장어의 살덩이만을 건져 올렸다.
“흑토끼가 장어가 먹고 싶은가?”
세준이 그런 생각을 할 때
“어?! 윽!”
팽!!
세준의 몸이 끌려갈 정도로 그물과 연결된 밧줄이 강하게 당겨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