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532)
532화. 역시 하트는 뺄 걸 그랬나?
유랑상인 협회 협회장실.
소매치기 쒱쒱이의 현상금을 받으러 유랑상인 협회 본부에 온 김에 메이슨을 찾아간 세준.
“여기 그동안 모은 땅문서입니다.”
“고마워요.”
메이슨에게 땅문서 3개를 받았다.
[검은 거탑 72층 땅문서] [검은 거탑 89층 땅문서] [하얀탑 55층 땅문서]“세준 님, 오신 김에 차라도 한잔하시고 가시지요.”
메이슨이 땅문서를 챙기는 세준에게 차를 권했다.
그러나
“아니에요. 저랑 오래 떨어져 있으면 꾸엥이랑 까망이가 불안해해서요.”
세준은 노점상에 있을 둘을 걱정하며 서둘러 일어났다.
그렇게 세준이 다시 노점상 거리로 향하고 있을 때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아빠의 3번 깎기는 다 통한다요!]끼히힛.낑!낑!
[히힛. 형! 이거 맛있어! 더 먹자!]꾸엥이와 까망이는 세준의 걱정과 달리 노점상에서 신나게 군것질거리를 사 먹고 있었다.
거기다 둘은 죽도 잘 맞아서
꾸엥!
[깎아준다요!]꾸엥이가 깎기를 시도하면
낑!낑!
[깎아달라고! 깎아줘!]옆에서 시끄럽게 짖거나
낑!낑!
[깎아줄 때까지 안 일어나! 장사하고 싶으면 우리 형의 말을 들어라!]바닥에 누워 땡깡을 부렸다.
진상도 이런 진상이 없었다.
그렇게 노점상 사장님들 사이 꾸엥이와 까망이의 악명이 조금씩 쌓여갈 때
“얘들아, 가자!”
다행히 세준이 둘을 부르며 둘의 악명은 완전히 자리를 잡기 전에 사라졌다.
꾸엥!
[아빠다요!]낑!
[집사다!]세준의 부름에 꾸엥이와 까망이는 서둘러 세준에게 달려갔다.
“우리 오늘은 외식하고 들어가자.”
저녁이 하기 싫었던 세준이 외식을 제안하자
꾸엥!
낑!
새로운 걸 먹는 것에 꾸엥이와 까망이는 바로 좋아라 했지만
“싫다냥! 난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이 구워준 생선구이가 먹고 싶다냥!”
집밥파 테오는 반대를 외쳤다.
그러나
“테오는 내가 만들어 준 츄르 먹어. 그럼 됐지?”
“푸후훗. 됐다냥! 박 회장이 만들어 준 츄르 맛있다냥!”
츄르라는 다른 대안이 있었기에 테오는 쉽게 설득됐고
“자. 가자.”
세준은 일행들과 저녁에 후식까지 먹고 저녁 늦게 탑 99층에 도착했다.
그리고
“좀 있으면 블루문 뜨겠네.”
블루문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세준은 블루문의 기운을 잘 흡수할 수 있게 문푸릇 씨앗과 블루베리를 꺼내 잘 펼쳐 놓고
후루룩.
“푸후훗.”
꾸헤헤헤.
바리스타 꾸가 내려준 커피를 마시며 자신의 무릎과 옆구리에 매달린 테오와 꾸엥이를 쓰다듬으며 블루문이 뜨길 기다렸다.
끼로롱.
엄로롱.
끼루룽.
···
..
.
오늘 밖에 나가서 노느라 피곤했는지 까망이 패밀리는 이미 꿈나라로 가버렸다.
잠시 후.
주변을 푸른 빛으로 밝히며 푸른 달 하나가 갑자기 허공에서 나타나자
께엑!
버섯개미들이 블루문이 깃든 농작물을 수확하기 위해 흩어져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근데 버섯개미는 버섯신을 모실까? 아니면 개미신을 모실까?
“땅 움직이기.”
세준은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대파의 신 업적비]자신에게 도움을 준 존재들을 대표하는 신을 위한 업적비를 만들었다.
[버섯의 신 업적비] [개미의 신 업적비] [방울토마토의 신 업적비]···
..
.
대량으로.
그동안 감사했고, 기다리기 심심했기 때문.
업적비를 하나씩 세우던 세준.
용도 신이 있겠지?
[용의 신 업적비]용의 신 미르나를 위한 업적비도 세워줬다.
용과를 판 게 용의 신 미르나였지만, 용과의 설명에 미르나에 대한 정보가 아무것도 없었기에 세준은 용의 신이 있다는 걸 아직도 모르고 있었다.
그렇게 세준이 업적비를 30개쯤 세웠을 때
께엑!
문푸릇 씨앗을 살펴보는 임무를 맡은 버섯개미가 세준을 불렀다.
블루문의 달빛을 흠뻑 흡수한 문푸릇 씨앗이 은은한 푸른 빛을 내며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마치 세준을 부르듯이.
척.
세준이 서둘러 달려가 씨앗을 집자
[푸른 달빛을 흠뻑 머금은 문푸릇 씨앗]???
수확을 해야 옵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블루문의 기운을 흠뻑 흡수하며 문푸릇이 달빛의 힘을 각성했습니다.
씨앗의 성장 의욕이 엄청납니다.
의욕이 꺾이기 전에 빨리 심어주세요!
씨앗의 설명이 변해있었다.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금방 심어줄게.”
철컹.
세준은 서둘러 아공간 창고를 열고
푹.
[너는 밭이다 Lv. 9가 발동합니다.] [멸망의 사도 9좌 현혹하는 거미 앨리스의 몸에 푸른 달빛을 흠뻑 머금은 문푸릇 씨앗을 심었습니다.]···
..
.
생명력이 넘치는 앨리스의 몸에 문푸릇을 심었다.
뿌드득.
성장 의욕이 가득했던 만큼 문푸릇은 앨리스의 생명력을 쪽쪽 빨아들이며 빠르게 자라났다.
그리고 수박 크기의 박 하나가 열렸다. 아주 동그란 황금색 박.
이게 끝?
달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았다.
박 안에 다른 게 들어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실망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문푸릇아, 실망해서 미안.
세준은 서둘러 문푸릇에게 마음속으로 사과했다.
문푸릇이 힘들게 노력해 얻은 결실에 대해 실망할 자격은 자신에게 없다고 생각했다.
결실에 실망할 자격을 가진 건 결실을 만든 문푸릇 자신뿐이었다.
“와. 완전 달이네. 이쁜 달.”
문푸릇에게 사과한 세준은 진심을 다해 문푸릇을 칭찬해 줬다.
그리고 문푸릇의 결실이 클라이막스에 이르러 찬란한 황금빛으로 주변을 밝힐 때
똑.
달을 담은 열매를 수확했다.
[문푸릇을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9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경험치 100을 획득했습니다.]수확 메시지와 함께
쩌저적.
박이 저절로 열렸고, 황금빛 기운이 하늘로 승천했다.
황금빛 기운은 하늘로 올라가며 거대하게 팽창했고 조용히 밤하늘의 끝에 자리를 잡으며 드디어 온전한 밤하늘이 완성됐다.
[검은 거탑의 밤하늘에 달을 띄우는 위대한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위대한 업적 보상으로 이명 : 달을 띄운 자를 획득했습니다.] [이명 : 달을 띄운 자의 효과로 달빛이 있는 동안 마력이 20% 상승합니다.] [이명 : 신을 거느리는 자의 효과로 신을 한 명 거느릴 때마다 신격이 1 상승합니다.] [위대한 업적 보상으로 이후 검은 거탑 0층 체류 비용이 0.1% 감소합니다.]이어서 나타나는 메시지.
그때
[이명 : 달을 띄운 자와 비슷한 이명 2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
.
이명 : 태초를 엿본 자가 발동하며 이명 : 밤을 되찾은 자, 이명 : 별을 밝힌 자를 이명 : 달을 띄운 자와 합쳐 하나의 이명을 만들었다.
이명 : 밤하늘을 완성한 자
-밤 동안 모든 스탯이 25% 상승합니다.(최대 상승 스탯 100만)
-밤하늘에 별을 밝힐 때마다 신격이 1 상승합니다.
-블루문이 뜰 때마다 블루문의 가호를 받습니다.
“오. 좋은데?”
흐흐흐. 이름도 멋있고.
이명을 확인한 세준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애매한 용이 당신을 위해 신전을 지었습니다.] [신성력이 300 상승합니다.]···
..
.
“에헤헤.”
씨앗 상점 본부에도 아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신 하나가 있었다.
“나를 따르는 용이 있었다니?!”
앞에 붙은 말이 조금 거슬렸지만, 애매한 용도 용은 용이니까.
“괜찮아! 이 누나가 확실하게 키워줄게!”
용의 신 미르나가 활짝 웃으며 용의 신으로서 자신을 따르는 애매한 용 세준에게 선물할 신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
검은 거탑 99층.
블루문 이후 일주일이 지난 489일 차 아침.
오늘은 3차 용들의 회의가 있는 날로 마지막 음식을 준비하느라 세준은 아침부터 굉장히 바빴다.
“좋아! 꾸엥아, 초콜릿을 이쪽으로 옮겨줘!”
꾸엥!
세준의 말에 꾸엥이가 검은 거탑을 닮은 거대한 초콜릿을 생크림 케이크의 중앙에 조심스럽게 올렸다.
생크림 케이크는 크기가 직경 10m에 높이는 5m로.
그 위에는 초콜릿으로 만든 검은 거탑과 꼬미의 보이지 않는 거미줄로 고정한 수십 마리의 위대한 검은용 초콜릿들이 장식돼 있었다.
검은 거탑 주변을 날아다니며 탑을 수호하는 것 같은 검은용들의 역동적인 모습은 아주 용맹해 보였다.
카이저는 아침에 확인차 왔다가 세준이 만든 위대한 검은용 초콜릿을 보고 위대한 검은용의 수만큼 만들어 달라고 했지만
“그걸 지금 어떻게 다 만들어요? 말하려면 일찍 말했어야죠!”
단칼에 거절당했다.
“좋아. 이제 과일 올리자. 테 부회장, 과일 다 잘랐지?”
“푸후훗. 그렇다냥!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이 시킨 거 다 했다냥!”
“그래. 수고했어. 꾸엥아, 올려줘.”
꾸엥!
꾸엥이가 염력으로 과일을 올릴 때
낑?
과일을 물고 있는 까망이도 대롱대롱 매달려 같이 올라왔다.
“까망이!, 너 거기서 뭐해?!
끼히힛.낑!
[히힛. 도망쳐!]세준의 고함에 까망이가 서둘러 도망쳤다.
“어휴. 저걸···.”
그렇게 세준이 생크림 케이크에 마지막 데코를 하느라 분주할 때
“켈리온 님, 어서 오십시오.”
“검은용의 터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검은용의 터전으로 용들이 하나둘 모이며 안톤과 다른 검은용들도 손님맞이에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어서 오세요!”
“이거 드셔보세요. 우리 세준이가 만든 간식인데 맛있어요!”
에일린도 포털을 열고 위대한 검은용의 일족으로서 검은 거탑 관리자 구역에서 다른 용족 손님들을 열심히 맞이했다.
그때
“크하하하. 위대한 용들이여! 우리 검은 거탑에 온 걸 환영한다! 그럼 지금부터 3차 용의 회의를 시작하겠다!”
카이저가 용족들을 향해 회의 시작을 선포했다.
그리고
“검은 거탑에서 파는 대파의 위력이 좋더군요. 다른 탑에서도 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대파와 포도를 나눠준 이후로 세상이 멸망하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습니다!”
회의 내내 주제는 세준의 농작물이었다.
박세준의 농작물의 효능이 좋다.
박세준의 농작물을 다른 탑에서도 꼭 써야 한다.
박세준의 농작물을 이렇게 써보니 효과가 더 좋더라 같은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렇지. 그렇지. 우리 세준이 농작물이 최고지.’
끄덕.끄덕.
카이저는 팔짱을 낀 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다른 용들의 얘기를 듣고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그럼 이번 회의는 여기서 끝내지.”
카이저가 회의의 종료를 선포하자, 갑자기 모든 용들이 눈을 반짝였다.
곧 나올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 것.
“크하하하. 모두가 출출할 테니 빨리 음식을 먹지.”
카이저의 말과 중앙에 음식들이 나타났다.
아홉 용족의 속성에 맞게 담근 아홉 가지 담금주.
재앙으로 요리한 매콤한 찜닭, 미역국, 얼큰한 오징어찌개, 대게와 랍스터 찜, 돼지갈비까지.
여러 음식이 가득했지만
“와!”
“저게 뭐야?!”
“너무 아름다워!”
그중 가장 돋보이는 건 중앙에 놓인 생크림 케이크.
용들은 초콜릿 조각과 과일로 장식된 아름다운 생크림 케이크를 보며 감탄했다.
용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케이크의 밖에서 안으로, 아래에서 위로 향했고
눈처럼 새하얀 생크림 위에 올라가 있는 역동적인 위대한 검은용과 웅장한 검은 거탑을 보며 연이어 감탄했다.
그리고 용들의 시선은 검은 거탑 위의 정상에 당당하게 서 있는 아름답고 우아한 검은용에서 멈췄다.
······
탄성 하나 없는 긴 침묵이 용들이 얼마나 감동했는지 알려줬다.
저건···
물론 가장 감동한 건 에일린이었다.
세준이 에일린 몰래 준비한 에일린의 모습을 한 초콜릿 조각이었으니까.
세준은 초콜릿 조각만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 에일린에게 – 세준이가♥]조각 옆에 자신의 마음을 듬뿍 담은 말도 잊지 않았다.
***
검은 거탑 99층.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 아무리 생각해도 하트는 좀 아니었다냥!”
“그런가? 으. 역시 하트는 뺄 걸 그랬나?”
테오의 충언을 들은 세준이 뒤늦은 후회를 하며 오글거림에 몸을 비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