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ming in the tower alone RAW novel - Chapter (54)
54화. 진화하다.
54화. 진화하다.
탑 75층.
유랑 상인 협회의 협회장실.
유랑 상인 협회 협회장 여우족 메이슨.
자유 용병 협회 협회장 호랑이족 한니발.
마법사 협회의 협회장 햄스터족 이오나.
탑의 전 층에 영향을 미치는 3대 세력의 수장들이 모였다.
“탑 67층에 레드 로커스트가 나타난 지 이미 5일이 지났습니다. 저희 정보에 의하면 탑 67층의 3분의 2가 레드 로커스트에게 초토화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는 리자드맨들이 웨이포인트를 중심으로 필사적으로 방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메이슨이 자신이 알아 온 정보를 말했다.
“왜 위대한 검은 용께서 나서시지 않는 걸까요?”
이오나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러다 100년 전의 대기근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100년 전 대기근. 그 일의 시작은 탑 최고의 곡창지대인 탑 55층에 레드 로커스트들이 침입하면서 시작됐다.
그 이전에도 레드 로커스트의 침략은 있었지만, 항상 위대한 검은 용이 나서주었기에 탑의 존재들은 큰일로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는 무슨 일인지 위대한 검은 용이 레드 로커스트의 침입이 일어난 지 몇 시간이 지난 후에 나타났다.
그 결과 탑 55층을 지배하던 토끼들의 왕국, 레드리본은 멸망했다. 운이 없게도 레드 로커스트가 왕국의 상공에 나타났기 때문. 그로 인해 탑 전체에 엄청난 식량난이 발생했다.
“맞다. 웨이포인트가 점령당하는 건 시간문제다. 이대로 레드 로커스트들이 탑 67층의 웨이포인트를 점령하면 곧 위층으로 올라오기 시작할 거다.”
메이슨의 말에 한니발이 강하게 동의했다.
레드 로커스트들이 탑 68층의 웨이포인트까지 점령하면 그다음은 탑 69층이다.
그리고 탑 69층에는 리자드맨들의 왕국이 소유한 드라켄 대농장이 있었다. 그곳은 탑의 5대 곡창지대 중 하나. 이건 리자드맨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식량이 줄어들면 그만큼 식량의 유통량이 줄어들며 가격이 올라가고 돈이 없어 식량을 못 사는 존재들은 굶어 죽거나 도적으로 변한다.
전체적인 탑의 질서가 무너지는 것. 이미 한 번 경험한 그들이기에 그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알고 있었다.
“유랑 상인 협회는 군비 100만 탑코인에 해당하는 물자를 지원하겠습니다.”
“자유 용병 연합은 자유 용병 1만을 파견하지.”
“7대 마탑 협회는 워메이지 200명을 파견할게요.”
그렇게 탑 67층으로 레드 로커스트를 막기 위한 지원군이 출발했다.
***
탑 38층.
“고양이 유랑 상인은 도대체 언제 오는 거야?!”
“조금만 기다려보고 오늘도 안 오면 돌아가지.”
5명의 헌터가 거래 장소로 오기 전에 지나는 길목에서 테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요즘 마력의 방울토마토가 밖에서 엄청난 가격에 팔리자 테오를 납치해 마력의 방울토마토가 있는 농장의 위치를 알아내려는 납치범들이었다.
그때
“냥냥냥.”
테오의 콧노래 소리가 들려왔다.
“온다.”
헌터들이 서둘러 벽 뒤에 몸을 숨겼다.
그리고
‘지금이다!’
헌터들이 테오를 향해 몸을 날리려 할 때
“크르릉. 감히 테 대표님을 건드리다니!”
“크르릉. 불쌍한 놈들.”
어느새 그들의 뒤에 나타난 은빛 늑대 두 마리가 살기 살짝 보이며 으르렁거리자
‘뭐야?!’
헌터들은 살기에 놀라 기절해 버렸다.
“냥냥냥. 돈이 굴러 들어온다냥!”
테오가 기절한 헌터들의 엄지손가락을 계악서에 찍으며 콧노래를 불렀다.
‘푸후훗. 나를 노렸으니 돈을 잔뜩 받아주마!’
테오의 머릿속에 ‘나를 공격하는 적 = 나한테 돈을 주는 존재’라는 공식이 만들어져 있었다.
‘푸후훗. 박세준이 내 목숨값은 1만 탑코인이라고 했다냥!’
“너희들은 여기서 얘네들 깨어나면 1만 탑코인을 받아내라냥!”
테오는 세준이 평가해준 자신의 목숨값을 헌터들에게 전부 받아낼 생각이었다.
“네.”
테오가 늑대들에게 헌터들을 맡기고 늑대들의 가방에 있던 방울토마토를 봇짐에 옮겨 담았다.
이동하면서 식량을 먹으며 봇짐에 자리가 생겼다.
“그럼 다녀오겠다냥.”
테오가 거래 장소로 이동했다.
***
조난 220일 차.
음머어!
드디어 완성된 진흙벽돌들과 진흑이 세준의 동굴 근처로 배달되기 시작했다.
삐빅!
음머!
건축가 회색토끼가 벽돌을 놓을 위치를 알려주면 블랙 미노타우루스가 그 위치에 벽돌을 내려놨다.
그리고
슥슥.
세준과 회색토끼들이 벽돌의 주변에 진흙을 발라 벽돌들 사이의 틈을 메꿨다. 30평 정도 되는 집의 외벽 1층이 빠르게 완성됐다.
그리고 중간중간 벽돌을 놓고 그 위를 벽돌로 완전히 덮었다. 밑에 벽돌 1층은 불을 피우기 위한 공간이었다. 세준은 집에 온돌을 만들었다.
별로 춥지도 않은 곳에 무슨 온돌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온돌이 있으면 집 안의 습기를 제거할 수 있고 가끔 몸이 찌뿌둥한 날 지지면서 땀을 쫙 빼면 엄청나게 개운하다.
그렇게 벽돌을 몇 층 쌓자 세준의 허리 높이까지 집이 완성됐다.
하지만 그걸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보는 한 존재가 있었다.
꾸엥…
꾸엥이였다. 꾸엥이가 들어가기에는 집의 문이 너무 좁았다.
아빠는 내 생각도 안 해주고…나도 작아져서 집에 들어가고 싶다요…
그렇게 꾸엥이가 상심하고 있을 때
스르륵.
꾸엥이의 소원이 이루어지며 몸이 작아지기 시작했다.
꾸엥?!
꾸엥이가 자신의 작아지는 몸을 바라봤다.
그리고
꾸엥!
신이 난 꾸엥이가 세준에게 달려가 몸을 날렸다. 아빠, 나 작아졌다요!
하지만
퍽!
“커억!”
세준은 대형 트럭에 치인 듯한 충격을 받으며 날아가 대파밭에 떨어졌다. 크기는 작아졌지만, 무게는 그대로인 꾸엥이였다.
대파가 충격을 해소해주지 않았으면 한참은 더 멀리 날아갔을 것이다.
할짝.할짝.
잠깐 저세상에 다녀온 세준이 축축함을 느끼며 눈을 떴다.
꾸엥!
꾸엥이가 눈을 뜬 세준을 보며 기뻐했다.
“으음…너…어떻게 된 거야?”
세준이 작아진 꾸엥이를 보며 물었다. 처음 봤을 때 정도로 작아져 있었다.
꾸엥.꾸엥!
[모른다요. 그냥 몸이 작아졌다요!]그때
“응?”
세준이 꾸엥이의 머리 위 이름이 바뀐 것을 확인했다.
[크림슨 자이언트 허니베어]“허니베어?”
꾸엥이가 허니베어로 진화했다.
“그럼 이제 다시 못 커져?”
세준이 불안해하며 물었다. 왠지 그랬다가는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에게 내 새끼를 어떻게 한 거냐며 혼날 것 같아서였다. 죽을지도?
꾸엥!
꾸엥이가 고개를 저으며 다시 원래 크기로 돌아갔다. 아니 5m로 자라나며 전보다 거대해져 있었다.
그동안 세준과 함께 있고 싶어서 작아지고 싶다는 마음에 무의식적으로 몸을 작게 만들고 있던 꾸엥이였다.
“오!”
세준이 몸을 자유자재로 몸을 키웠다 줄였다 하는 꾸엥이를 신기하게 바라봤다.
“어?!”
그러다 세준은 이 상황이 비상사태라는 것을 깨달았다. 동굴의 저장고!
지금까지는 꾸엥이가 동굴에 내려올 수 없어 안전했지만, 꾸엥이가 다시 동굴을 왔다 갔다 하기 시작하면 저장고의 농작물들이 위험했다.
“흑토끼!”
세준이 동굴을 내려다보며 흑토끼를 부르자
뺙!
연못에서 열심히 사냥을 하고 있던 흑토끼가 지상으로 올라왔다.
“앞으로 꾸엥이랑 같이 다녀. 알았지?”
뺙!
꾸엥!
세준의 말에 둘이 힘차게 대답하고는 신나게 달려갔다. 어디 가니?
세준은 꾸엥이를 감시하라는 말이었지만, 둘은 사이좋게 놀라는 말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꾸엥이에게 감시(?)를 붙인 세준이 점심을 준비하기 위해 동굴로 내려갔다.
오늘 메뉴는 오징어볶음. 세준이 동굴로 내려가자 연못에는 이미 흑토끼가 잡아 손질까지 끝낸 오징어 30마리 놓여 있었다. 역시 믿음직한 흑토끼였다.
서걱.서걱.
세준이 오징어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다.
그리고 냄비를 달궈 마지막 남은 장어의 지방 덩어리를 넣자
치이익.
지방이 녹으며 고소한 냄새와 함께 기름으로 변했다.
송송송.
세준이 대파를 잘라 기름에 넣고 볶으며 파기름을 만들게 시작했다.
그리고 기름에 대파 향이 스며들자 손질한 오징어를 넣고 함께 볶았다.
그렇게 볶기를 10분 정도. 오징어가 익으며 색이 하얗게 변하자 고춧가루와 다른 양념을 넣고 당근을 넣어 함께 볶았다.
잠시 후
[매운 오징어볶음을 완성했습니다.] [요리 Lv. 2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숙련도 상승 Lv. 1의 효과로 수확하기 Lv. 2의 숙련도가 5% 추가 상승합니다.] [요리 Lv. 2에 매운 오징어볶음의 레시피가 등록됩니다.]매운 걸 못 먹는 백토끼와 회색토끼들에게는 오징어숙회와 소금을, 매운 오징어볶음은 세준과 흑토끼, 꾸엥이가 함께 먹었다.
“에일린, 먹을래?”
에일린은 요즘 무슨 일인지 잘 대답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나?”
세준이 에일린을 걱정하고 있을 때
뺘악…
꾸엥…
식사를 끝낸 흑토끼와 꾸엥이가 낮잠을 자러 왔다. 세준의 무릎에 올라올 수 있게 된 꾸엥이가 흑토끼와 함께 세준의 무릎을 차지했다.
뺘로롱.
꾸로롱.
금세 잠들었다.
그리고 휴식 시간이 끝났을 때
“크윽.”
세준은 꾸엥이에게 눌린 다리가 저려 함참을 움직이지 못했다고 한다.
***
“인간들아 내가 왔다냥!”
1만 탑코인을 획득할 예정인 테오가 거래 장소에 밝은 목소리로 나타났다.
하지만
‘왜 이렇게 적은 것이냥?”
생각보다 기다리는 헌터들의 수가 적었다. 30명 정도.
테오의 좋았던 기분이 금세 나빠지려고 할 때
“테오, 잠시만 기다려줘.”
“그래. 팀원들이 오고 있어.”
“10분 정도면 될 거야.”
“감히 치명적인 노란 고양이 테오 박 님을 기다리게 하겠다는 거냥?! 딱 1시간만 기다려 주겠다냥!”
“어? 어. 그래.”
화내는 것 치고는 1시간이나 기다려주는 관대한 고양이 테오였다.
“응 나야! 빨리 와!”
“빨리 와! 테오가 왔어!”
헌터들이 서둘러 주변에 사냥을 나간 동료들에게 헌터폰으로 연락했다.
이곳에 계속 많은 헌터들이 계속 대기를 하게 되자 각 팀의 대표들은 서로 상의를 한 끝에 이곳에 캠프를 만들었다.
계속 기다리기만 하기에는 시간이 아까웠다. 그래서 각 팀의 팀원 1~2명이 이곳에서 쉬면서 테오를 기다리고 나머지 헌터들은 사냥을 하고 있었다.
잠시 후 사냥을 나갔던 헌터들이 돌아왔다. 그러자 거의 300명에 가까운 헌터들이 거래를 위해 모였다.
이번 경매에는 피닉스 길드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로얄나이트 길드와 위자드 길드도 참여했다.
“헌터들이 많군.”
레온이 모인 헌터들을 보며 말했다. 테오가 1시간이나 기다려 준 덕분에 36층에서 해독제 퀘스트를 하던 레온도 참여할 수 있었다.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집에 가져간 이후로 확실히 아내의 대우가 달라졌기에 꼭 확보할 생각이었다.
‘푸후훗. 손님들이 많다냥.’
테오가 300명의 헌터들을 보면서 웃었다.
그리고
“오늘은 C급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경매로 500개씩 총 6000개를 팔겠다냥!”
“뭐! C급?!”
테오의 말에 헌터들이 흥분했다. D급 마력의 방울토마토 풀린 지 한 달. 이제 막 D급 마력의 방울토마토의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그 놀라운 효능에 사람들이 놀라고 있었다. 그런데 C급 이라니?
“500개에 350탑코인!”
아직 옵션도 확인하지 않았는데?
레온이 옵션도 보지 않고 가격을 불렀다. 서둘러 낙찰을 받고 다시 퀘스트를 하러 갈 생각이었다. 그렇게 마력의 방울토마토 경매가 1개당 가격 0.7탑코인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500개 600탑코인 낙찰이다냥!”
첫 경매는 레온이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1개당 1.2탑코인의 가격으로 사며 끝났다.
“여기 있다냥!”
레온이 테오가 건넨 C급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받아 옵션을 확인했다.
“응?!”
레온이 마력을 0.5나 올려주는 옵션을 보고 눈을 부릅떴다. 0.3이 아니라 0.5라고?! 10개를 먹으면 마력 5가 오른다.
레온의 머릿속에 사용 제한으로 마력이 5 부족해 창고에 넣어뒀던 A급 아이템 독거미의 날카로운 이빨검이 떠올랐다. 독거미의 날카로운 이빨검만 착용하면 사냥 속도가 지금보다 3배는 빨리진다.
‘나머지도 다 사버린다!’
“500개에 650탑코인!”
레온이 한 번만 낙찰받으려는 마음을 바꾸고 다시 경매에 참여했다.
그리고 C급 마력의 방울토마토 옵션을 보고 태세가 바뀐 레온을 보면서 확신을 얻은 헌터들도 적극적으로 경매에 참여하며 테오가 경매로 8900탑코인을 벌었다.
그렇게 경매가 끝나고 다시 헌터들이 사냥을 나가려 할 때
“오늘은 팔 물건이 하나 더 있다냥! 바로 해독의 대파다냥…”
테오가 자신 없는 목소리로 봇짐에서 해독의 대파를 꺼냈다.